‘공포의 9번타자’ 박기혁, kt 돌풍의 숨은 핵심

입력 2015.07.23 (13:20) 수정 2015.07.23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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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전력 개선 정도가 가장 큰 팀은 단연 신생구단 케이티 위즈다.

5월까지 10승 42패로 망가졌던 케이티는 외국인 선수 교체와 대형 트레이드 등 진통을 거쳐 투타 핵심자원을 보강, 6월부터는 19승 17패로 대반전을 이뤘다.

그러나 중심 타선과 에이스급 투수는 어느 팀이든 강하기 마련이고, 승부는 작은 부분에서 갈린다.

그런 맥락에서 '하위타순 전담' 박기혁(34)의 비상이 케이티에 주는 의미는 절대 작지 않다.

22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만난 박기혁은 "제가 상승세인가요"라고 오히려 되물었다.

박기혁은 분명히 개인 역대 최고 수준의 상승세에 있다.

5월까지 0.181에 머무르던 개인 타율은 6월 이래 0.367이라는 대약진에 힘입어 어느새 0.293까지 치고 올라왔다. 케이티의 반등과 궤적이 일치한다.

득점권 타율은 0.302로 3할을 넘었으니 영양가를 따질 필요도 없다.

새로운 밀레니엄이 도래하던 2000년 프로에 입문해 어느덧 프로 16년 차인 그의 한 시즌 최고 타율은 2008년 0.291이다.

지난해까지 50타석 이상 소화한 시즌에 타율 0.250을 넘긴 적은 단 세 차례에 불과했던 박기혁이다.

통산 타율 0.242에 그친 30대 중반 노장 유격수의 타격이 이렇게 급격한 변화를 겪는 일은 매우 드물다.

박기혁은 "이 나이에 기술적 변화가 생기기는 어렵다"며 "이제는 잘 먹고, 경기장에 빨리 나와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조금이라도 하고, 사생활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 등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데뷔 이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만 입었던 박기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케이티에 합류했다.

애초 타격이 약한 데다가 전성기 연령대를 지난 그가 신생팀 전력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 부호가 붙었던 것이 사실이다.

박기혁은 "FA로 왔으니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며 "시즌 초반에 많이 출전하지 못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고, '될 대로 되라'는 마음이 든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박기혁은 한참 어린 신인급 선수들과 플래툰으로 유격수에 기용됐다.

수비 경륜이야 말할 것도 없이 박기혁이 한참 우위지만, 워낙 부진한 타격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그는 "솔선수범이라든지 '가자!' 하고 분위기를 만든다기보다는, 출전해서 실책을 줄이고 열심히 하면 후배들이 보고 배울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게 잘 되면서 꾸준히 나아가니까 편안한 느낌이 커지고 타격도 좋아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지금 한 시즌을 끝까지 버틸 만한 체력은 아닌데, 시즌 초반에 자주 못 나간 것이 체력적으로는 도움이 됐다"고 웃었다.

박기혁은 "아직 쭉 잘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며 "끝날 때까지 잘해야 정말 잘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그는 22일 한화 이글스전에도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3타수 2안타로 하위 타순에서 끈질기게 한화를 물고 늘어져 팀의 5-3 승리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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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의 9번타자’ 박기혁, kt 돌풍의 숨은 핵심
    • 입력 2015-07-23 13:20:33
    • 수정2015-07-23 21:56:32
    연합뉴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전력 개선 정도가 가장 큰 팀은 단연 신생구단 케이티 위즈다.

5월까지 10승 42패로 망가졌던 케이티는 외국인 선수 교체와 대형 트레이드 등 진통을 거쳐 투타 핵심자원을 보강, 6월부터는 19승 17패로 대반전을 이뤘다.

그러나 중심 타선과 에이스급 투수는 어느 팀이든 강하기 마련이고, 승부는 작은 부분에서 갈린다.

그런 맥락에서 '하위타순 전담' 박기혁(34)의 비상이 케이티에 주는 의미는 절대 작지 않다.

22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만난 박기혁은 "제가 상승세인가요"라고 오히려 되물었다.

박기혁은 분명히 개인 역대 최고 수준의 상승세에 있다.

5월까지 0.181에 머무르던 개인 타율은 6월 이래 0.367이라는 대약진에 힘입어 어느새 0.293까지 치고 올라왔다. 케이티의 반등과 궤적이 일치한다.

득점권 타율은 0.302로 3할을 넘었으니 영양가를 따질 필요도 없다.

새로운 밀레니엄이 도래하던 2000년 프로에 입문해 어느덧 프로 16년 차인 그의 한 시즌 최고 타율은 2008년 0.291이다.

지난해까지 50타석 이상 소화한 시즌에 타율 0.250을 넘긴 적은 단 세 차례에 불과했던 박기혁이다.

통산 타율 0.242에 그친 30대 중반 노장 유격수의 타격이 이렇게 급격한 변화를 겪는 일은 매우 드물다.

박기혁은 "이 나이에 기술적 변화가 생기기는 어렵다"며 "이제는 잘 먹고, 경기장에 빨리 나와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조금이라도 하고, 사생활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 등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말했다.

데뷔 이후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만 입었던 박기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케이티에 합류했다.

애초 타격이 약한 데다가 전성기 연령대를 지난 그가 신생팀 전력에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 부호가 붙었던 것이 사실이다.

박기혁은 "FA로 왔으니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며 "시즌 초반에 많이 출전하지 못하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고, '될 대로 되라'는 마음이 든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박기혁은 한참 어린 신인급 선수들과 플래툰으로 유격수에 기용됐다.

수비 경륜이야 말할 것도 없이 박기혁이 한참 우위지만, 워낙 부진한 타격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그는 "솔선수범이라든지 '가자!' 하고 분위기를 만든다기보다는, 출전해서 실책을 줄이고 열심히 하면 후배들이 보고 배울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게 잘 되면서 꾸준히 나아가니까 편안한 느낌이 커지고 타격도 좋아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지금 한 시즌을 끝까지 버틸 만한 체력은 아닌데, 시즌 초반에 자주 못 나간 것이 체력적으로는 도움이 됐다"고 웃었다.

박기혁은 "아직 쭉 잘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으며 "끝날 때까지 잘해야 정말 잘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그는 22일 한화 이글스전에도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3타수 2안타로 하위 타순에서 끈질기게 한화를 물고 늘어져 팀의 5-3 승리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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