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당신의 수명은 몇 살입니까?

입력 2015.07.23 (18:07) 수정 2015.07.23 (19:2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지만, 여러가지 사회적인 조건에 따라 큰 격차를 보입니다.

전쟁이나 내전으로 불과 몇 년 만에 평균 수명이 수십년 줄어든 나라도 있고, 선진국이라고 해도 빈부의 격차에 따라 지역 별로 큰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 소식,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살펴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먼저 시리아 이야기를 해 보죠.

전쟁이 일어난 뒤 국민들의 기대수명이 20살이나 줄었다면서요?

<답변>
네, 시리아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벌써 5년 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내전이 일어나기 전인 2010년에는 기대 수명이 76살이었는데 지난해 56살까지 낮아졌습니다.

불과 4년 만에 20살이 낮아진 겁니다.

도시 곳곳이 폐허인 시리아의 모습입니다.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으로 지난 4년 동안 기반 시설은 파괴되고 난민수가 4백만 명을 넘어 섰습니다.

시리아 전체 인구는 천 8백만 명입니다.

CNN은 하루에도 50번 넘게 사제 폭탄이 터진다면서, 규모 7.6의 지진과 맞먹는 파괴력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에는 119같은 정부 구조대도 없어서 고스란히 인명 피해로 이어집니다.

지난 2011년 이후 22만 명이 숨졌고, 지난 한해에만 7만 명 넘게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UN 조차 사망자 집계를 포기한 상황입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전에 빈곤층은 급증했습니다.

80%가 빈곤층인데, 이 중 65%는 극 빈곤층입니다.

내전 4년 동안 기대수명이 20살이나 낮아진 이유입니다.

<녹취> 다니엘 고어반(국제구호단체) : "시리아에는 너무 많은 살인과 폭탄 테러로대규모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질문>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 이 지역은 어떻습니까?

역시 전쟁이 많이 일어나는 곳인데요.

<답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사실상 동일 지역에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대수명은 '극과 극'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팔레스타인 지역보다 남녀 모두, 9살에서 10살 정도 높습니다.

먼저 이 영상을 보시죠.

<녹취> 유튜브 영상 : "이스라엘은 기대수명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한 곳입니다."

해변을 뛰거나 산책하고 테니스를 치는 노년층의 모습입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만든 홍보 동영상인데요.

전운이 감도는 곳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평화로운 분위기입니다.

<녹취> 데시리 마사드(실버타운 매니저) : "이스라엘에는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는 많은 요소가 있습니다. 8달에서 9달은 야외에 나가서 맑은 공기와 햇빛을 즐길 수 있어요."

이번에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가 볼까요?

지난해 이스라엘이 50일 동안 공습을 가하면서 가자지구는 폐허로 변했고, 복구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건설 자재를 포함해 이스라엘이 교역을 제한하고 있어서 물품 부족에도 시달립니다.

그야말로 극과 극입니다.

이스라엘 남성의 기대수명은 80살이지만, 팔레스타인 남성은 71살입니다.

여성은 이스라엘이 84살, 팔레스타인은 74살입니다.

<질문>
전쟁 지역을 살펴봤는데, 선진국 안에서도 빈부 격차에 따른 수명 차이가 크다면서요?

<답변>
네, 선진국이라고 다 수명이 긴 게 아닙니다.

빈부 격차에 따라 최대 20년 넘게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상위 10%의 수명과 하위 10%의 수명을 비교 보도했습니다.

소득이 높은 계층은 평균 수명이 83년, 건강 수명이 74년으로 조사됐는데요.

같은 날 태어난 하위 소득 10%의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은 각각 74년과 52년이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보다 9년 더 빨리 죽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은 무려 22년이나 짧다는 의미입니다.

2008년 스코틀랜드 학자들은 글래스고 안에서 불과 8킬로미터 떨어진 두 지역을 조사했는데요.

부촌인 렌지에서는 남성의 기대수명이 82살이었지만, 빈민가 칼튼은 54살이었습니다.

<녹취> 브루스 휘테(글래스고 인구건강센터) : "기대 수명이 낮은 지역은 빈곤율, 특히 어린이 빈곤율이 높습니다. 또 교육 수준이 낮고 취업률도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영국의 극빈층들과 아프리카 르완다 국민들 중에서는 누가 더 건강하게 오래 살까요?

참고로 르완다 국민총생산은 영국의 60분의 1입니다.

그래도 선진국이겠지...라는 생각이 들지만 예상 외로 르완다입니다.

영국 극빈층의 건강수명은 52년, 르완다 사람들은 55년입니다.

그만큼 빈부 격차가 나라 전체의 경제력보다 수명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입니다.

<질문>
흑백 인종갈등이 있는 미국은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백인의 수명이 더 길 것 같기는 한데요.

<답변>
맞습니다, 지난해 흑인 폭동사태가 일어났던 퍼거슨 시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퍼거슨시가 있는 세인트 루이스 지역 지도인데요.

동쪽은 흑인들이 주로 사는 동네고, 서쪽은 백인이 모여 사는 부촌, 클레이튼이란 동네입니다.

우편번호로 보시듯이 바로 옆입니다.

16킬로미터 밖에 안 떨어져 있지만 동쪽의 기대수명은 67살, 클레이튼은 85살로 큰 차이가 납니다.

<녹취> 제이슨 퍼넬(워싱턴대 교수) : "우리가 발견한 가장 큰 차이점은 기대수명이 18년이나 차이가 난다는 점입니다. 동쪽 마을은 대개 저임금을 받는 흑인들이 몰려 삽니다. 실업률이 훨씬 높죠."

보통은 어떤 나라가 수명이 높냐, 낮냐를 뭉뚱그려 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인종이나 빈부 격차에 따라 같은 나라, 심지어 같은 지역 안에서도 이렇게 큰 차이가 발생합니다.

사회적 조건이 더 중요하단 얘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이슈] 당신의 수명은 몇 살입니까?
    • 입력 2015-07-23 19:03:09
    • 수정2015-07-23 19:28:58
    글로벌24
<앵커 멘트>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지만, 여러가지 사회적인 조건에 따라 큰 격차를 보입니다.

전쟁이나 내전으로 불과 몇 년 만에 평균 수명이 수십년 줄어든 나라도 있고, 선진국이라고 해도 빈부의 격차에 따라 지역 별로 큰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오늘은 이 소식,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살펴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먼저 시리아 이야기를 해 보죠.

전쟁이 일어난 뒤 국민들의 기대수명이 20살이나 줄었다면서요?

<답변>
네, 시리아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벌써 5년 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내전이 일어나기 전인 2010년에는 기대 수명이 76살이었는데 지난해 56살까지 낮아졌습니다.

불과 4년 만에 20살이 낮아진 겁니다.

도시 곳곳이 폐허인 시리아의 모습입니다.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으로 지난 4년 동안 기반 시설은 파괴되고 난민수가 4백만 명을 넘어 섰습니다.

시리아 전체 인구는 천 8백만 명입니다.

CNN은 하루에도 50번 넘게 사제 폭탄이 터진다면서, 규모 7.6의 지진과 맞먹는 파괴력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시리아에는 119같은 정부 구조대도 없어서 고스란히 인명 피해로 이어집니다.

지난 2011년 이후 22만 명이 숨졌고, 지난 한해에만 7만 명 넘게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UN 조차 사망자 집계를 포기한 상황입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전에 빈곤층은 급증했습니다.

80%가 빈곤층인데, 이 중 65%는 극 빈곤층입니다.

내전 4년 동안 기대수명이 20살이나 낮아진 이유입니다.

<녹취> 다니엘 고어반(국제구호단체) : "시리아에는 너무 많은 살인과 폭탄 테러로대규모 난민이 발생했습니다.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질문>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 이 지역은 어떻습니까?

역시 전쟁이 많이 일어나는 곳인데요.

<답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사실상 동일 지역에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대수명은 '극과 극'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팔레스타인 지역보다 남녀 모두, 9살에서 10살 정도 높습니다.

먼저 이 영상을 보시죠.

<녹취> 유튜브 영상 : "이스라엘은 기대수명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 가운데 한 곳입니다."

해변을 뛰거나 산책하고 테니스를 치는 노년층의 모습입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만든 홍보 동영상인데요.

전운이 감도는 곳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평화로운 분위기입니다.

<녹취> 데시리 마사드(실버타운 매니저) : "이스라엘에는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는 많은 요소가 있습니다. 8달에서 9달은 야외에 나가서 맑은 공기와 햇빛을 즐길 수 있어요."

이번에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가 볼까요?

지난해 이스라엘이 50일 동안 공습을 가하면서 가자지구는 폐허로 변했고, 복구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습니다.

건설 자재를 포함해 이스라엘이 교역을 제한하고 있어서 물품 부족에도 시달립니다.

그야말로 극과 극입니다.

이스라엘 남성의 기대수명은 80살이지만, 팔레스타인 남성은 71살입니다.

여성은 이스라엘이 84살, 팔레스타인은 74살입니다.

<질문>
전쟁 지역을 살펴봤는데, 선진국 안에서도 빈부 격차에 따른 수명 차이가 크다면서요?

<답변>
네, 선진국이라고 다 수명이 긴 게 아닙니다.

빈부 격차에 따라 최대 20년 넘게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상위 10%의 수명과 하위 10%의 수명을 비교 보도했습니다.

소득이 높은 계층은 평균 수명이 83년, 건강 수명이 74년으로 조사됐는데요.

같은 날 태어난 하위 소득 10%의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은 각각 74년과 52년이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보다 9년 더 빨리 죽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은 무려 22년이나 짧다는 의미입니다.

2008년 스코틀랜드 학자들은 글래스고 안에서 불과 8킬로미터 떨어진 두 지역을 조사했는데요.

부촌인 렌지에서는 남성의 기대수명이 82살이었지만, 빈민가 칼튼은 54살이었습니다.

<녹취> 브루스 휘테(글래스고 인구건강센터) : "기대 수명이 낮은 지역은 빈곤율, 특히 어린이 빈곤율이 높습니다. 또 교육 수준이 낮고 취업률도 낮은 경향이 있습니다."

영국의 극빈층들과 아프리카 르완다 국민들 중에서는 누가 더 건강하게 오래 살까요?

참고로 르완다 국민총생산은 영국의 60분의 1입니다.

그래도 선진국이겠지...라는 생각이 들지만 예상 외로 르완다입니다.

영국 극빈층의 건강수명은 52년, 르완다 사람들은 55년입니다.

그만큼 빈부 격차가 나라 전체의 경제력보다 수명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입니다.

<질문>
흑백 인종갈등이 있는 미국은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백인의 수명이 더 길 것 같기는 한데요.

<답변>
맞습니다, 지난해 흑인 폭동사태가 일어났던 퍼거슨 시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퍼거슨시가 있는 세인트 루이스 지역 지도인데요.

동쪽은 흑인들이 주로 사는 동네고, 서쪽은 백인이 모여 사는 부촌, 클레이튼이란 동네입니다.

우편번호로 보시듯이 바로 옆입니다.

16킬로미터 밖에 안 떨어져 있지만 동쪽의 기대수명은 67살, 클레이튼은 85살로 큰 차이가 납니다.

<녹취> 제이슨 퍼넬(워싱턴대 교수) : "우리가 발견한 가장 큰 차이점은 기대수명이 18년이나 차이가 난다는 점입니다. 동쪽 마을은 대개 저임금을 받는 흑인들이 몰려 삽니다. 실업률이 훨씬 높죠."

보통은 어떤 나라가 수명이 높냐, 낮냐를 뭉뚱그려 따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인종이나 빈부 격차에 따라 같은 나라, 심지어 같은 지역 안에서도 이렇게 큰 차이가 발생합니다.

사회적 조건이 더 중요하단 얘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