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복귀 한현희 “언젠가 기회가 또 오겠죠”

입력 2015.07.24 (10:03) 수정 2015.07.24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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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펜으로 복귀한 오른손 사이드암 한현희(22·넥센 히어로즈)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한가득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하며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로 자리 잡은 한현희는 올 시즌 선발로 전환했다. 한현희는 올 시즌 19경기에 나와 8승 4패 1홀드에 평균자책점 5.38을 기록했다.

전반기 마지막 두 경기를 제외하고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거의 빠지지 않았고, 선발 첫 시즌치고는 성적 자체도 나쁘지 않았다. 투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선발 투수 자리에서, 그것도 선발 10승에 단 2승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내려와야 했으니 아쉬움은 컸다.

넥센은 2009년 13승을 거둔 이현승(현재 두산 베어스) 이후 토종 선발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넥센 코치진에서도 한현희의 불펜 복귀를 무척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의 방문경기를 앞두고 만난 한현희는 "선발 10승을 꼭 채우고 싶었다"며 "아쉽긴 하지만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잖아요"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넥센은 이미 전반기 막판부터 한현희 불펜 이동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한현희가 선발로 빠져나간 공백을 메워줘야 할 김영민과 김대우가 필승조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조상우만으로는 버티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 결정적이었다. 1차전을 승리로 이끈 넥센은 2차전에서 4-3으로 앞섰으나 8회 불펜진이 무너지며 4점을 헌납하고 4-7로 패했다. 3차전은 재앙과 같았다. 넥센은 10-4로 넉넉한 리드를 잡았지만 7회 4점, 8회 7점을 내주고 13-17로 또 한 번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연이은 역전패 탓에 잡힐 것 같았던 선두 자리는 멀어져갔고, 4위 넥센은 5위 한화 이글스에 1.5게임, 6위 SK 와이번스에 2게임 차로 쫓기는 처지로 전락했다.

자칫 중하위권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한 넥센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후반기에도 또 한 번 불펜이 무너져 역전패를 당한다면 그 후유증은 전반기 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다.

결국 넥센은 한현희를 불펜으로 내려보내는 극약처방을 쓰며 조상우-한현희-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을 다시 한 번 구축했다. 지난 2년간 팀을 포스트 시즌으로 이끈 불펜진이 부활한 것이다.

한현희도 다급한 팀 사정을 알기에 불평하지 않았다.

지난 22일 잠실 LG전에서 1이닝 동안 공 13개로 3타자를 삼자범퇴 처리하며 불펜 복귀전을 치른 한현희는 "재미있었다"라며 웃었고, 염경엽 넥센 감독도 "시원시원하게 던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현희는 "불펜으로 다시 돌아와서 편하다"며 "자꾸 생각하면 머리만 아프다. 그리고 제가 원래 선발하던 사람도 아니고 괜찮다"고 말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미련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언젠가 감독님이 기회를 한 번 더 주시겠죠"라며 다시 선발로 복귀해 10승을 달성하는 날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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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펜 복귀 한현희 “언젠가 기회가 또 오겠죠”
    • 입력 2015-07-24 10:03:54
    • 수정2015-07-24 22:32:30
    연합뉴스
다시 불펜으로 복귀한 오른손 사이드암 한현희(22·넥센 히어로즈)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한가득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하며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로 자리 잡은 한현희는 올 시즌 선발로 전환했다. 한현희는 올 시즌 19경기에 나와 8승 4패 1홀드에 평균자책점 5.38을 기록했다. 전반기 마지막 두 경기를 제외하고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거의 빠지지 않았고, 선발 첫 시즌치고는 성적 자체도 나쁘지 않았다. 투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선발 투수 자리에서, 그것도 선발 10승에 단 2승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내려와야 했으니 아쉬움은 컸다. 넥센은 2009년 13승을 거둔 이현승(현재 두산 베어스) 이후 토종 선발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넥센 코치진에서도 한현희의 불펜 복귀를 무척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의 방문경기를 앞두고 만난 한현희는 "선발 10승을 꼭 채우고 싶었다"며 "아쉽긴 하지만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잖아요"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넥센은 이미 전반기 막판부터 한현희 불펜 이동 카드를 만지작거렸다. 한현희가 선발로 빠져나간 공백을 메워줘야 할 김영민과 김대우가 필승조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조상우만으로는 버티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이 결정적이었다. 1차전을 승리로 이끈 넥센은 2차전에서 4-3으로 앞섰으나 8회 불펜진이 무너지며 4점을 헌납하고 4-7로 패했다. 3차전은 재앙과 같았다. 넥센은 10-4로 넉넉한 리드를 잡았지만 7회 4점, 8회 7점을 내주고 13-17로 또 한 번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연이은 역전패 탓에 잡힐 것 같았던 선두 자리는 멀어져갔고, 4위 넥센은 5위 한화 이글스에 1.5게임, 6위 SK 와이번스에 2게임 차로 쫓기는 처지로 전락했다. 자칫 중하위권으로 밀려날 위기에 처한 넥센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후반기에도 또 한 번 불펜이 무너져 역전패를 당한다면 그 후유증은 전반기 때와는 비교할 수도 없다. 결국 넥센은 한현희를 불펜으로 내려보내는 극약처방을 쓰며 조상우-한현희-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을 다시 한 번 구축했다. 지난 2년간 팀을 포스트 시즌으로 이끈 불펜진이 부활한 것이다. 한현희도 다급한 팀 사정을 알기에 불평하지 않았다. 지난 22일 잠실 LG전에서 1이닝 동안 공 13개로 3타자를 삼자범퇴 처리하며 불펜 복귀전을 치른 한현희는 "재미있었다"라며 웃었고, 염경엽 넥센 감독도 "시원시원하게 던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현희는 "불펜으로 다시 돌아와서 편하다"며 "자꾸 생각하면 머리만 아프다. 그리고 제가 원래 선발하던 사람도 아니고 괜찮다"고 말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미련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언젠가 감독님이 기회를 한 번 더 주시겠죠"라며 다시 선발로 복귀해 10승을 달성하는 날을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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