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경기 출장’ 마정길 “아들에게 자랑할 기록”

입력 2015.07.28 (18:46) 수정 2015.07.2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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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이지는 않아도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마정길(36·넥센 히어로즈)이 이정표를 세웠다.

마정길은 지난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 7회초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⅓이닝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며 자신의 500번째 경기를 자축했다.

프로 통산 31번째로 5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한 마정길은 28일 목동구장에서 케이티 위즈와 경기를 앞두고 "후련하고 덤덤하다"는 말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달성하고 나니 '내게도 이런 기록을 세우는 날이 오는구나' 싶어서 후련했고, 지금까지 오래 했으니 덤덤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2002년 한화 이글스에서 데뷔해 2010년 넥센으로 옮긴 마정길은 기억에 남는 경기로 루키 시절 두 경기를 꼽았다.

마정길은 "아마 2002년 개막전이었을 것"이라며 "롯데 자이언츠전 홀드 상황에 나가서 긴장을 정말 많이 했는데 홀드를 챙겼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어 "이후 그해 LG 트윈스전 무사 만루에 등판해서 3타자 연속 삼진을 잡았는데 '내가 프로 타자 3명을 삼진으로 잡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떠올렸다.

오랜 경력만큼이나 안 좋은 기억도 많았다. 마정길은 "연장 끝내기 안타를 맞고 들어올 때가 제일 속상했다. 5∼6번 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마정길은 2008년 한화에서 92⅔이닝을 던졌다. 불펜 투수로 상상하기 어려운 수치였다.

그는 "그만큼 던진 것을 시즌이 끝나고서야 알았다"며 "그때도 서른 줄이라 젊은 나이는 아니었는데 힘든지도 모르고 던졌던 것 같다. 마운드에 나가는 것이 재밌었다"고 웃었다.

마정길은 키 177㎝, 체중 95㎏다. 야구선수, 특히 투수치고 키가 작은 편이지만 그는 오랜 세월 꿋꿋이 마운드를 지켰다.

마정길은 "체격 조건이 좋은 선수들보다 몇 배로 더 많이 훈련하고 연습한 것이 비결"이라며 "운동 스케줄을 꼭 지켰고, 때로는 남들이 하지 않는 과한 운동을 하기도 했다"고 불리함을 극복한 원동력을 밝혔다.

그러면서 "청주기공 시절 당시 최주현 감독님도 체격이 작으셨는데 그분이 야구선수로서 깨달음을 얻게 하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옛 스승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제 마정길의 목표는 선배들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는 "송신영 선배의 나이를 넘어서까지 롱런하고 싶다"며 "요즘은 오랫동안 잘하시는 선배들도 많으니 그보다 못하면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마정길은 "큰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라며 "지금은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아들이 컸을 때 '아빠가 이런 것도 했단다'고 말해줄 수 있는, 자랑할 수 있는 기록이 생겨서 기쁘다"고 500경기의 의미를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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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경기 출장’ 마정길 “아들에게 자랑할 기록”
    • 입력 2015-07-28 18:46:33
    • 수정2015-07-28 18:51:23
    연합뉴스
돋보이지는 않아도 꾸준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마정길(36·넥센 히어로즈)이 이정표를 세웠다. 마정길은 지난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 7회초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⅓이닝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며 자신의 500번째 경기를 자축했다. 프로 통산 31번째로 5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한 마정길은 28일 목동구장에서 케이티 위즈와 경기를 앞두고 "후련하고 덤덤하다"는 말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달성하고 나니 '내게도 이런 기록을 세우는 날이 오는구나' 싶어서 후련했고, 지금까지 오래 했으니 덤덤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2002년 한화 이글스에서 데뷔해 2010년 넥센으로 옮긴 마정길은 기억에 남는 경기로 루키 시절 두 경기를 꼽았다. 마정길은 "아마 2002년 개막전이었을 것"이라며 "롯데 자이언츠전 홀드 상황에 나가서 긴장을 정말 많이 했는데 홀드를 챙겼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이어 "이후 그해 LG 트윈스전 무사 만루에 등판해서 3타자 연속 삼진을 잡았는데 '내가 프로 타자 3명을 삼진으로 잡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떠올렸다. 오랜 경력만큼이나 안 좋은 기억도 많았다. 마정길은 "연장 끝내기 안타를 맞고 들어올 때가 제일 속상했다. 5∼6번 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마정길은 2008년 한화에서 92⅔이닝을 던졌다. 불펜 투수로 상상하기 어려운 수치였다. 그는 "그만큼 던진 것을 시즌이 끝나고서야 알았다"며 "그때도 서른 줄이라 젊은 나이는 아니었는데 힘든지도 모르고 던졌던 것 같다. 마운드에 나가는 것이 재밌었다"고 웃었다. 마정길은 키 177㎝, 체중 95㎏다. 야구선수, 특히 투수치고 키가 작은 편이지만 그는 오랜 세월 꿋꿋이 마운드를 지켰다. 마정길은 "체격 조건이 좋은 선수들보다 몇 배로 더 많이 훈련하고 연습한 것이 비결"이라며 "운동 스케줄을 꼭 지켰고, 때로는 남들이 하지 않는 과한 운동을 하기도 했다"고 불리함을 극복한 원동력을 밝혔다. 그러면서 "청주기공 시절 당시 최주현 감독님도 체격이 작으셨는데 그분이 야구선수로서 깨달음을 얻게 하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옛 스승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제 마정길의 목표는 선배들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는 "송신영 선배의 나이를 넘어서까지 롱런하고 싶다"며 "요즘은 오랫동안 잘하시는 선배들도 많으니 그보다 못하면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마정길은 "큰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라며 "지금은 친구들과 노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아들이 컸을 때 '아빠가 이런 것도 했단다'고 말해줄 수 있는, 자랑할 수 있는 기록이 생겨서 기쁘다"고 500경기의 의미를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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