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한국 재벌의 민낯

입력 2015.07.31 (07:36) 수정 2015.07.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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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재계 자산 순위 5위라는 롯데그룹 형제 간의 경영권 다툼이 점입가경입니다. 후계 구도에서 밀려났던 장남이 비밀리에 아흔 살 넘은 아버지와 누나 등을 이끌고 일본으로 건너가 동생을 경영 일선에서 몰아내려 했습니다. 반격에 나선 동생은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사 해임 조치를 무효로 하고 창업주인 아버지마저 해임했습니다. 형제는 서로 승리를 장담하며 주주총회에서 붙어보자며 세력 모으기에 열을 내고 있습니다.

막장드라마로 일컬어지는 재벌들의 재산 분쟁은 롯데 그룹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10대 그룹 가운데 6곳이 이러한 재산 다툼과 분쟁에 휘말렸습니다. 삼성그룹이나 현대와 한진, 한화, 두산 그룹이 소송을 불사하는 집안 다툼을 벌였고 10위권 밖의 금호그룹과 효성, 태광그룹 역시 혈족 간의 다툼이 이어졌습니다. 말로는 한결같이 글로벌 기업이라며 비전과 목표를 외치지만 실제는 어떻게 하면 경영권을 차지하느냐, 지분을 늘려 그룹을 소유할 것이냐가 더 큰 관심삽니다.
당장 먹고사는 일이 더 걱정인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합니다. 경기를 되살리고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역량을 다 해도 버거운 시기에 벌어지는 재벌들의 재산 다툼에 돈 앞에는 부모 형제도 없다는 조롱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등 외국 언론들도 이번 롯데가의 재산 분쟁에 대해 지배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에도 우리나라 재벌과 유사한 형태의 가족기업들이 있지만 경영 형태는 우리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 참여를 제한하고 대주주 일가를 견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까다롭게 선발된 후계자는 종업원의 복지를 위해 노력해 기업의 발전을 꾀한다니 더욱 부러운 얘깁니다.

그렇지 않아도 무더위와 열대야에 시달려 몸과 마음이 지치는 계절입니다. 21세기에 걸맞지 않은 재벌들의 볼썽사나운 재산 싸움, 국민과 소비자를 두렵게 아는 법적, 경제적 시스템의 정비가 절실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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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한국 재벌의 민낯
    • 입력 2015-07-31 07:39:22
    • 수정2015-07-31 08: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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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승 해설위원]

재계 자산 순위 5위라는 롯데그룹 형제 간의 경영권 다툼이 점입가경입니다. 후계 구도에서 밀려났던 장남이 비밀리에 아흔 살 넘은 아버지와 누나 등을 이끌고 일본으로 건너가 동생을 경영 일선에서 몰아내려 했습니다. 반격에 나선 동생은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사 해임 조치를 무효로 하고 창업주인 아버지마저 해임했습니다. 형제는 서로 승리를 장담하며 주주총회에서 붙어보자며 세력 모으기에 열을 내고 있습니다.

막장드라마로 일컬어지는 재벌들의 재산 분쟁은 롯데 그룹뿐만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10대 그룹 가운데 6곳이 이러한 재산 다툼과 분쟁에 휘말렸습니다. 삼성그룹이나 현대와 한진, 한화, 두산 그룹이 소송을 불사하는 집안 다툼을 벌였고 10위권 밖의 금호그룹과 효성, 태광그룹 역시 혈족 간의 다툼이 이어졌습니다. 말로는 한결같이 글로벌 기업이라며 비전과 목표를 외치지만 실제는 어떻게 하면 경영권을 차지하느냐, 지분을 늘려 그룹을 소유할 것이냐가 더 큰 관심삽니다.
당장 먹고사는 일이 더 걱정인 국민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합니다. 경기를 되살리고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역량을 다 해도 버거운 시기에 벌어지는 재벌들의 재산 다툼에 돈 앞에는 부모 형제도 없다는 조롱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등 외국 언론들도 이번 롯데가의 재산 분쟁에 대해 지배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에도 우리나라 재벌과 유사한 형태의 가족기업들이 있지만 경영 형태는 우리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 참여를 제한하고 대주주 일가를 견제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까다롭게 선발된 후계자는 종업원의 복지를 위해 노력해 기업의 발전을 꾀한다니 더욱 부러운 얘깁니다.

그렇지 않아도 무더위와 열대야에 시달려 몸과 마음이 지치는 계절입니다. 21세기에 걸맞지 않은 재벌들의 볼썽사나운 재산 싸움, 국민과 소비자를 두렵게 아는 법적, 경제적 시스템의 정비가 절실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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