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 1위’ 중국식 교육법 영국 학교에 도입했더니…

입력 2015.08.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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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강의를 일방적으로 받아적는 것밖에 배운 게 없어요"(영국학생), "아이들이 게으르고 버릇없이 굴어서 수업에 지장을 줬어요"(중국선생님)

영국의 한 학교가 세계 최고의 학업성취도를 자랑하는 중국의 교육법을 한 달간 전면 적용하는 파격적인 실험을 한 결과, 나온 소감이다.

영국 BBC방송의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중국식 교육을 실시한 학교는 남서부 햄프셔에 위치한 보헌트 중학교로 3학년 학생 50명이 한달간의 교육실험에 참여했다.

이 반은 4주간 중국인 교사 5명이 맡아 철저히 중국식으로 운영됐다.

학생들은 특별한 교복을 입고 오전 7시까지 등교하고, 한 주일에 한 차례씩 국기에 대한 맹세를 했다.

수업은 필기와 반복 학습 위주로 구성됐다. 집단체조를 하고 교실청소도 직접 했다. 12시간의 일과 동안 점심과 저녁 2차례의 식사시간이 주어졌다.

중국 상하이 학생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2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수학, 읽기, 과학 부문에서 OECD 회원국 34개국과 비회원국 31개국 등 65개국 학생 51만명 중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영국 학생들은 각각 26위, 23위, 20위였다.

중국인 교사들은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 익스프레스에 영국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떠들고, 먹고, 화장을 해서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는 학생들이 버릇없고 무례하고 수업에 지장을 준다고 하기도 했다.

과학교사 양 쥔은 데일리 익스프레스에 "중국에서는 학급운영기술이 필요 없다. 모든 학생은 가정과 사회에서 잘 훈련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교사 웨이자오는 "영국은 복지제도 덕택에 학생들이 학습의욕이 없다"면서 "일을 안 해도 국가에서 돈이 나오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학생들은 선생님의 주입식 강의를 빨리 필기하는 것밖에 배운 게 없다고 혹평했다.

실험에 참가한 영국인 학생 로지 런스키(15.여)는 "우리 교육에 대해 우리는 아무런 의견을 제시할 수 없고 교사 마음대로 했다"면서 "로봇처럼 행동하는 게 올바른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런스키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재빨리 필기하는 것 밖에 배운 게 없다"면서 "시험성적 외에 중요한 것은 없었고 계속 급우들과 경쟁해 1등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닐 스트로거 보헌트 중학교 교장은 "중국 학생들이 학업성취도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이유는 중국인 부모의 태도나 중국문화 또는 가치 때문이지, 교육방식 때문은 아니라는 게 명백해졌다"면서 "영국 학교의 시계를 1950년대로 돌려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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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업성취도 1위’ 중국식 교육법 영국 학교에 도입했더니…
    • 입력 2015-08-04 17:38:36
    연합뉴스
"선생님의 강의를 일방적으로 받아적는 것밖에 배운 게 없어요"(영국학생), "아이들이 게으르고 버릇없이 굴어서 수업에 지장을 줬어요"(중국선생님) 영국의 한 학교가 세계 최고의 학업성취도를 자랑하는 중국의 교육법을 한 달간 전면 적용하는 파격적인 실험을 한 결과, 나온 소감이다. 영국 BBC방송의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중국식 교육을 실시한 학교는 남서부 햄프셔에 위치한 보헌트 중학교로 3학년 학생 50명이 한달간의 교육실험에 참여했다. 이 반은 4주간 중국인 교사 5명이 맡아 철저히 중국식으로 운영됐다. 학생들은 특별한 교복을 입고 오전 7시까지 등교하고, 한 주일에 한 차례씩 국기에 대한 맹세를 했다. 수업은 필기와 반복 학습 위주로 구성됐다. 집단체조를 하고 교실청소도 직접 했다. 12시간의 일과 동안 점심과 저녁 2차례의 식사시간이 주어졌다. 중국 상하이 학생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2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수학, 읽기, 과학 부문에서 OECD 회원국 34개국과 비회원국 31개국 등 65개국 학생 51만명 중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영국 학생들은 각각 26위, 23위, 20위였다. 중국인 교사들은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 익스프레스에 영국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떠들고, 먹고, 화장을 해서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는 학생들이 버릇없고 무례하고 수업에 지장을 준다고 하기도 했다. 과학교사 양 쥔은 데일리 익스프레스에 "중국에서는 학급운영기술이 필요 없다. 모든 학생은 가정과 사회에서 잘 훈련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교사 웨이자오는 "영국은 복지제도 덕택에 학생들이 학습의욕이 없다"면서 "일을 안 해도 국가에서 돈이 나오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학생들은 선생님의 주입식 강의를 빨리 필기하는 것밖에 배운 게 없다고 혹평했다. 실험에 참가한 영국인 학생 로지 런스키(15.여)는 "우리 교육에 대해 우리는 아무런 의견을 제시할 수 없고 교사 마음대로 했다"면서 "로봇처럼 행동하는 게 올바른 것 같았다"고 지적했다. 런스키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재빨리 필기하는 것 밖에 배운 게 없다"면서 "시험성적 외에 중요한 것은 없었고 계속 급우들과 경쟁해 1등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닐 스트로거 보헌트 중학교 교장은 "중국 학생들이 학업성취도에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이유는 중국인 부모의 태도나 중국문화 또는 가치 때문이지, 교육방식 때문은 아니라는 게 명백해졌다"면서 "영국 학교의 시계를 1950년대로 돌려야 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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