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골키퍼 전민경 “팀이 먼저, 이젠 괜찮아요”

입력 2015.08.08 (09:08) 수정 2015.08.08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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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힘 안 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팀이 먼저이니깐 이제는 괜찮습니다"

전민경(이천대교)은 김정미(인천현대제철)와 함께 10년 넘게 한국 여자축구의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다.

그러나 그는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 중국·일본전에서 골문 대신 벤치를 지켰다. 8일 열리는 북한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다.

1985년 1월생인 전민경은 1984년 10월생인 김정미와 오랜 친구다. 1명만 지켜야 하는 골문 앞에서는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그는 2인자다.

김정미보다 10개월 늦은 2004년 4월 아테네 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처음 태극마크를 단 전민경은 어느덧 국가대표 생활도 10년이 넘었다.

그러나 김정미가 A매치 93경기(이번 대회전)를 뛰는 동안 전민경은 절반인 45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김정미가 19살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국가대표 선수가 된 후로 일찍이 주전 골키퍼를 꿰찬 탓에 줄곧 서브 골키퍼를 했기 때문이다.

큰 국제대회의 경기는 언제나 김정미의 몫이었다. 그나마 친구가 몸이 좋지 않거나 그다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에 감사해야 했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때에는 조별리그와 3·4위전을 뛰었고, 8강전과 4강전에는 나서지 못했다.

지난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에도 참가했지만, 조별리그와 16강전까지 4경기를 모두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김정미가 버티고 있는 한 북한과의 사실상 결승전에서도 자신이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전민경은 누구 못지 않게 땀방울을 흘렸다.

전민경은 "모든 선수면 출전 욕심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분명 정미는 나보다 나은 선수이고, 내가 부족하니까 받아들여야 한다"고 고개를 떨구었다.

이어 "내 욕심만 가지고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정미가 나가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 맞는 것"이라며 애써 태연해했다.

그러면서 "훈련할 때에는 마음이 흐트러지기도 한다"며 "어릴 때에는 얼굴로 표출이 됐지만, 마인드 컨트롤을 해왔기 때문에 이젠 정말 많이 괜찮다"고 말했다.

전민경은 "그저 지금은 누군가가 나를 돌아봐주는 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감사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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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브 골키퍼 전민경 “팀이 먼저, 이젠 괜찮아요”
    • 입력 2015-08-08 09:08:00
    • 수정2015-08-08 17:41:55
    연합뉴스
"솔직히 힘 안 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팀이 먼저이니깐 이제는 괜찮습니다" 전민경(이천대교)은 김정미(인천현대제철)와 함께 10년 넘게 한국 여자축구의 골문을 지키는 골키퍼다. 그러나 그는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 중국·일본전에서 골문 대신 벤치를 지켰다. 8일 열리는 북한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이 크다. 1985년 1월생인 전민경은 1984년 10월생인 김정미와 오랜 친구다. 1명만 지켜야 하는 골문 앞에서는 경쟁자이기도 하지만, 그는 2인자다. 김정미보다 10개월 늦은 2004년 4월 아테네 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처음 태극마크를 단 전민경은 어느덧 국가대표 생활도 10년이 넘었다. 그러나 김정미가 A매치 93경기(이번 대회전)를 뛰는 동안 전민경은 절반인 45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김정미가 19살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국가대표 선수가 된 후로 일찍이 주전 골키퍼를 꿰찬 탓에 줄곧 서브 골키퍼를 했기 때문이다. 큰 국제대회의 경기는 언제나 김정미의 몫이었다. 그나마 친구가 몸이 좋지 않거나 그다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에 감사해야 했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때에는 조별리그와 3·4위전을 뛰었고, 8강전과 4강전에는 나서지 못했다. 지난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에도 참가했지만, 조별리그와 16강전까지 4경기를 모두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김정미가 버티고 있는 한 북한과의 사실상 결승전에서도 자신이 출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전민경은 누구 못지 않게 땀방울을 흘렸다. 전민경은 "모든 선수면 출전 욕심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분명 정미는 나보다 나은 선수이고, 내가 부족하니까 받아들여야 한다"고 고개를 떨구었다. 이어 "내 욕심만 가지고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정미가 나가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 맞는 것"이라며 애써 태연해했다. 그러면서 "훈련할 때에는 마음이 흐트러지기도 한다"며 "어릴 때에는 얼굴로 표출이 됐지만, 마인드 컨트롤을 해왔기 때문에 이젠 정말 많이 괜찮다"고 말했다. 전민경은 "그저 지금은 누군가가 나를 돌아봐주는 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감사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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