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완봉 덕에 한화도 ‘선발 야구’ 시작!

입력 2015.08.11 (22:20) 수정 2015.08.11 (22: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도 항상 선발투수 조기 강판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았다.

선발이 일찍 내려가면서 늘어나는 불펜 투수의 투구와, 20회로 꼴찌에 그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횟수는 한화가 일으키는 돌풍의 어두운 면이었다.

그런 한화가 새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0)의 등장과 함께 꿈에 그리던 '선발 야구'를 시작했다.

로저스는 1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케이티 위즈와 방문 경기에 등판, 9이닝 동안 108구를 던져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한국 무대 데뷔전이었던 6일 LG 트윈스전에서 9이닝 1자책점으로 한국프로야구 무대 데뷔전에서 완투승을 작성한 역대 첫 번째 외국인 투수가 된 로저스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데뷔 첫 2경기 연속 완투 투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쉐인 유먼의 대체 선수로 1일 한화 유니폼을 입은 로저스는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한국에 왔다"는 당찬 입국 일성을 남겼다.

열흘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힘겨운 5위 싸움을 지속하는 한화이기에 외국인 선수가 으레 하는 말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허언이 아니었음이 입증됐다.

로저스는 1, 2회를 삼자범퇴로 막고 순조롭게 출발했다.

3회말 9번 타자 김진곤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지만 도루를 저지하며 역시 세 타자만 상대했다.

4회엔 첫 타자 오정복에게 볼넷을 내주고 이대형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으나 다음 타자 앤디 마르테의 병살타를 유도, 무사 1, 2루를 가볍게 탈출했다.

삼진 1개를 곁들여 5회를 간단히 요리한 로저스는 6회 1사 후 다시 오정복의 볼넷과 이대형의 내야 안타로 1, 2루에 몰렸지만 이번에도 마르테의 병살타를 끌어내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지치지 않은 로저스는 7, 8회에 삼진 3개를 솎아내며 구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그리고 9회말이 됐을 때 한화 더그아웃에서 마운드로 향한 이는 이번에도 로저스였고, 3루측 한화 응원석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8회까지 이미 101구를 던졌던 로저스는 다시 힘차게 공을 던졌고, 오정복, 이대형, 마르테를 차례로 돌려세운 다음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지금까지 불펜의 힘으로 버텨온 한화가 그토록 바라왔던 '확실한 에이스'를 얻는 순간이었다.

로저스는 "완투는 신경 쓰지 않았고, 그저 팀을 위해 온 힘을 다하려고 했다"며 "투구 수에 상관없이 내가 어떤 피칭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2회까지는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는데 그 후로는 제대로 던질 수 있었다"며 "포수가 베테랑이기 때문에 최대한 그의 리드를 따라 던지려고 노력했다"고 이날 마스크를 쓴 조인성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 역시 "로저스가 잘 던져줬고, 조인성의 볼 배합이 좋았다"고 승리 요인을 짚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로저스 완봉 덕에 한화도 ‘선발 야구’ 시작!
    • 입력 2015-08-11 22:20:15
    • 수정2015-08-11 22:45:41
    연합뉴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도 항상 선발투수 조기 강판이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았다. 선발이 일찍 내려가면서 늘어나는 불펜 투수의 투구와, 20회로 꼴찌에 그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횟수는 한화가 일으키는 돌풍의 어두운 면이었다. 그런 한화가 새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0)의 등장과 함께 꿈에 그리던 '선발 야구'를 시작했다. 로저스는 1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케이티 위즈와 방문 경기에 등판, 9이닝 동안 108구를 던져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한국 무대 데뷔전이었던 6일 LG 트윈스전에서 9이닝 1자책점으로 한국프로야구 무대 데뷔전에서 완투승을 작성한 역대 첫 번째 외국인 투수가 된 로저스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데뷔 첫 2경기 연속 완투 투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쉐인 유먼의 대체 선수로 1일 한화 유니폼을 입은 로저스는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한국에 왔다"는 당찬 입국 일성을 남겼다. 열흘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힘겨운 5위 싸움을 지속하는 한화이기에 외국인 선수가 으레 하는 말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허언이 아니었음이 입증됐다. 로저스는 1, 2회를 삼자범퇴로 막고 순조롭게 출발했다. 3회말 9번 타자 김진곤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지만 도루를 저지하며 역시 세 타자만 상대했다. 4회엔 첫 타자 오정복에게 볼넷을 내주고 이대형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으나 다음 타자 앤디 마르테의 병살타를 유도, 무사 1, 2루를 가볍게 탈출했다. 삼진 1개를 곁들여 5회를 간단히 요리한 로저스는 6회 1사 후 다시 오정복의 볼넷과 이대형의 내야 안타로 1, 2루에 몰렸지만 이번에도 마르테의 병살타를 끌어내고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지치지 않은 로저스는 7, 8회에 삼진 3개를 솎아내며 구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그리고 9회말이 됐을 때 한화 더그아웃에서 마운드로 향한 이는 이번에도 로저스였고, 3루측 한화 응원석에선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8회까지 이미 101구를 던졌던 로저스는 다시 힘차게 공을 던졌고, 오정복, 이대형, 마르테를 차례로 돌려세운 다음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지금까지 불펜의 힘으로 버텨온 한화가 그토록 바라왔던 '확실한 에이스'를 얻는 순간이었다. 로저스는 "완투는 신경 쓰지 않았고, 그저 팀을 위해 온 힘을 다하려고 했다"며 "투구 수에 상관없이 내가 어떤 피칭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2회까지는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는데 그 후로는 제대로 던질 수 있었다"며 "포수가 베테랑이기 때문에 최대한 그의 리드를 따라 던지려고 노력했다"고 이날 마스크를 쓴 조인성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 역시 "로저스가 잘 던져줬고, 조인성의 볼 배합이 좋았다"고 승리 요인을 짚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