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북 지뢰 도발…남북 관계 여전히 악화일로

입력 2015.08.15 (08:00) 수정 2015.08.16 (20: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광복 70년 8.15 아침, 특집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신년 초만 하더라도 큰 기대를 모았던 광복 70주년 8.15를 맞았지만 남북관계는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최근엔 특히 북한의 지뢰 도발 사건까지 터져 팽팽한 군사적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서도 다음 주 평양에서는 남북이 함께 하는 국제유소년축구대회가 열려 우리 청소년들이 내일 방북 길에 오를 예정입니다.

광복 70주년, 다시 기로에 선 남북관계를 송지현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철책에서 큰 폭발과 함께 뿌연 흙먼지가 하늘로 치솟습니다.

근처에 있던 병사들이 충격에 나가떨어집니다.

지난 4일 오전 서부전선 비무장 지대 안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우리 군의 감시 장비에 잡힌 2차 폭발 당시 영상입니다.

육군 1사단 수색대원 8명이 철책 통문을 열고 막 수색에 나서려는 순간, 맨 앞 김정원 하사가 경계하는 사이 뒤따르던 하재연 하사 발밑에서 지뢰 두 발이 폭발했습니다.

동료 부대원들이 하 하사를 후송하던 도중 이번엔 김 하사가 통문 입구에 설치된 지뢰를 밟았습니다.

<녹취> 정교성(중사/수색대대 작전팀장) : "순간적으로 인원들을 소산시켜야겠다는 판단에 '적 포탄 낙하'라고 외친 후에 소통문으로 바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북한에서 사용하는 목함 지뢰로, 하재연 하사는 두 다리를, 김정원 하사는 오른쪽 발목을 잃었습니다.

군 당국은 수거한 잔해물을 분석한 결과 지뢰 매설을 통한 북한군의 의도된 도발로 결론지었습니다.

<녹취> 구홍모(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 :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불법으로 침범하여 '목함 지뢰'를 의도적으로 매설한 명백한 도발로 판명되었다."

우리 군이 해당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한 지난달 22일 이후부터 폭발 전날인 지난 3일 사이, 2명 이상의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440미터나 넘어와 우리 측 철책까지 접근한 뒤, 출입문 아래에 몰래 지뢰를 묻어두고 갔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안영호(국방부 한미합동조사단장) : "갈고리 같은 것을 가지고 다니거든요. 갈고리로 이렇게 흙을 파고, 여기에다 설치하고 땅을 깨끗이 묻고, 그다음 여기에 설치하고 철수를 했죠."

최고 경계 태세에 돌입한 우리 군은 북한의 지뢰 도발을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해 강력한 대응에 나섰습니다.

특히 북한 정권이 가장 예민해 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했습니다.

아울러 비무장지대 내 작전 개념도 공세적으로 바꾸고, 화공 작전으로 감시의 사각지대도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 "수색, 매복 작전을 강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우리 쪽으로 다가오지 못하도록 주도권을 잡는 것입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한미 통합 화력 훈련에 이어, 다음 주부터는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 군사훈련이 본격 실시되는 상황...

북한은 전쟁연습이자 선전포고라고 반발하며 군사적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녹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 : "미국과 괴뢰 역적 패당은 이번 연습에 참가하는 모든 침략 무력뿐만 아니라 백악관과 청와대를 포함한 침략과 도발의 본거지들이 우리 혁명 무력의 강위력한 최첨단 초정밀 화력 타격 수단들의 조준경 안에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지난주 방북한 이희호 여사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면담 불발.

그리고 최근 우리 정부의 고위급 회담 제의마저 거부된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군사적 긴장 속에 8.15 광복 70주년을 맞고 있는 겁니다.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발생한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로 남북관계는 더욱 얼어붙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그나마 일부 진행되는 민간 교류가 남북관계의 끈을 이어주고 있는데요.

다음 주 평양에서는 남북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유소년축구대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유소년축구대회 참가를 앞두고 경기도 유소년팀의 연습이 한창입니다.

<녹취> 감독 : "무리하지 마, 다치지 않게 하란 말이야."

선수들 표정에선 경기도 경기지만, 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경기를 한다는 설렘이 묻어납니다.

<녹취> 김보섭(경기도 유소년팀 선수/평양) : "가서 경기 뛴다는 거 자체가 좀 설레고 그래요. 저희끼리 잘 뭉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 남북관계 악화로 일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선수단은 예정대로 내일 방북 길에 오릅니다.

대회 출전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출정식도 열렸습니다.

<인터뷰> 남경필(경기도지사) : "길도 자꾸만 가다 보면 넓은 길이 되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정기적인 대회로 발전해 나가다 보면 남북교류의 고속도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합니다."

평양행을 준비하는 또 다른 유소년팀.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첫 도전장을 내민 강원도팀입니다.

<인터뷰> 최문순(강원도지사) : "이게 작은 국제경기기는 하지만 이러한 군사 정치가 모든 남북관계를 지배하는 것을 벗어난 아주 좋은 샘플이 되겠습니다."

남북의 유소년 축구팀은 지난 2006년 평양에서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후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교류전을 가진 유소년 팀은 2008년부터는 정치적인 이유로 제3국인 중국에서 교류전을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연천 대회부터는 국제대회로 성격을 바꿨고, 북한의 유소년 팀이 7년 만에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았습니다.

<녹취> 김영수(지난해 11월/북한 유소년 축구팀 감독) : "우리가 남쪽이나 북쪽이나 서로 합심해서 경기를 나가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오는 21일부터 나흘간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단은 4.25유소년팀과 평양 국제축구학교팀.

최근 새 단장을 마친 5.1경기장에서 남과 북 각 2개 팀과 중국, 브라질, 크로아티아,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 8개 팀이 승부를 겨루게 됩니다.

<인터뷰> 김경성(남북체육 교류협회 이사장) : "개막식 때는 관중이 한 10만 명 정도가 모일 예정이라 그러더라고요. 그럼 평양시민들이 이런 것을 다 볼 수가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러했을 때 우리 그 평양 시민들이 보는데서 남북한 선수들이, 어린아이들이 교류를 하고 또 서로 손을 잡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가장 큰 남북한의 어떤 이질감을 해소하는 그런 가장 큰 기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축구 교류가 지속성을 가질 수 있었던 데는 그동안 축구가 보여준 작은 통일, 울림 때문이었습니다.

2013년 서울 동아시안컵 경기, 그라운드에 쓰러진 지소연 선수의 다리를 북한의 김남희 선수가 풀어주는 모습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관객들이 서로를 응원하며 하나가 된 모습도.

<녹취> "함께 찍자 남과 북!"

역대 남북 축구가 남긴 명장면이었습니다.

<인터뷰> 이영표(KBS 축구 해설위원) : "축구가 그 어느 스포츠보다 사실은 전 세계적으로 내셔널리즘이 제일 강한 스포츠 중에 하나에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축구를 통해 우리가 사실은 정말 한가족이었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줄 수 있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2002년, 남북이 함께 한반도기를 달고 뛴 통일축구는 남북 축구 교류의 정점을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인터뷰> 이영표(KBS 축구 해설위원) : "경기를 하는 동안에 22명의 선수는 같은 곳을 바라본다라고 얘기해도 똑같을 것 같아요. 그것이 이제 공이죠. 하지만 우리가 바라보는 그 시선이 공이 아니라 공보다 더 가치 있는 걸 다 같이 바 라 본다면, 또 그런 것들을 어린 선수들이 느낄 수 있다면 이번 대회가 더 뜻 깊은 대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녹취> “늦었습니다.”

선수단과 함께 KBS 취재진도 내일 평양에 들어가 9박 10일간의 전 일정을 동행 취재합니다.

국내 언론으로는 5,24조치 이후 처음 이뤄지는 이번 평양 취재는 지난 5월 정부가 언론인의 남북 교류 동행 취재를 허용한 데 따른 것입니다.

스포츠와 함께 산림과 문화, 역사 분야도 남북 경색 속에서 교류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강산 소나무 병해충 실태에 대한 우리 산림 전문가들의 현장 조사에 이어 지원 방안이 검토되고 있고, 고려 왕궁터인 개성 만월대에 대한 남북의 역사학자들의 발굴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지뢰도발 등으로 최악의 8.15를 맞고 있지만, 일부 민간 교류가 그나마 남북을 이어주고 있는 겁니다.

우리 민족에게 오늘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지만, 역설적으로 민족의 아픔인 분단 70년을 상징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통일의 과제, 우리 국민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KBS 방송문화연구소가 전국의 성인 남녀 천 명을 상대로 해마다 실시하는 국민통일의식조사 결과입니다.

가장 먼저 북한 정권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는 반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77.3%에 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 대상의 70%는 여전히 통일의 필요성에 긍정적으로 답했습니다.

통일의 시기로는 11년에서 20년 이내를 가장 많이 꼽았고, 선결과제로는 경제교류협력과 이산가족 왕래, 문화, 인적 교류 등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을 우선시했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 : "이런 상황에 너무 흔들리거나 일희일비하지 말고 우리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확고한 안보태세, 대응태세를 유지하는 노력은 그건 지속하면서 동시에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고 또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서 정말 지속가능한 평화, 화해, 협력, 통일로 가는 그런 노력도 우리는 계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

광복 70주년의 골든타임을 맞고도 북한의 지뢰도발까지 겹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남북 관계.

특히 다음 주부터는 한미군사훈련 실시에 따른 북한의 위협 공세와 반발까지 예상돼 군사적 긴장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작은 실천 하나하나를 통해 평화의 물꼬를 트고, 통일의 밑거름을 쌓아가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슈&한반도] 북 지뢰 도발…남북 관계 여전히 악화일로
    • 입력 2015-08-15 08:52:11
    • 수정2015-08-16 20:22:08
    남북의 창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이각경입니다.

광복 70년 8.15 아침, 특집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 한반도>입니다.

신년 초만 하더라도 큰 기대를 모았던 광복 70주년 8.15를 맞았지만 남북관계는 여전히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최근엔 특히 북한의 지뢰 도발 사건까지 터져 팽팽한 군사적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서도 다음 주 평양에서는 남북이 함께 하는 국제유소년축구대회가 열려 우리 청소년들이 내일 방북 길에 오를 예정입니다.

광복 70주년, 다시 기로에 선 남북관계를 송지현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철책에서 큰 폭발과 함께 뿌연 흙먼지가 하늘로 치솟습니다.

근처에 있던 병사들이 충격에 나가떨어집니다.

지난 4일 오전 서부전선 비무장 지대 안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우리 군의 감시 장비에 잡힌 2차 폭발 당시 영상입니다.

육군 1사단 수색대원 8명이 철책 통문을 열고 막 수색에 나서려는 순간, 맨 앞 김정원 하사가 경계하는 사이 뒤따르던 하재연 하사 발밑에서 지뢰 두 발이 폭발했습니다.

동료 부대원들이 하 하사를 후송하던 도중 이번엔 김 하사가 통문 입구에 설치된 지뢰를 밟았습니다.

<녹취> 정교성(중사/수색대대 작전팀장) : "순간적으로 인원들을 소산시켜야겠다는 판단에 '적 포탄 낙하'라고 외친 후에 소통문으로 바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북한에서 사용하는 목함 지뢰로, 하재연 하사는 두 다리를, 김정원 하사는 오른쪽 발목을 잃었습니다.

군 당국은 수거한 잔해물을 분석한 결과 지뢰 매설을 통한 북한군의 의도된 도발로 결론지었습니다.

<녹취> 구홍모(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 :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불법으로 침범하여 '목함 지뢰'를 의도적으로 매설한 명백한 도발로 판명되었다."

우리 군이 해당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한 지난달 22일 이후부터 폭발 전날인 지난 3일 사이, 2명 이상의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440미터나 넘어와 우리 측 철책까지 접근한 뒤, 출입문 아래에 몰래 지뢰를 묻어두고 갔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안영호(국방부 한미합동조사단장) : "갈고리 같은 것을 가지고 다니거든요. 갈고리로 이렇게 흙을 파고, 여기에다 설치하고 땅을 깨끗이 묻고, 그다음 여기에 설치하고 철수를 했죠."

최고 경계 태세에 돌입한 우리 군은 북한의 지뢰 도발을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해 강력한 대응에 나섰습니다.

특히 북한 정권이 가장 예민해 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했습니다.

아울러 비무장지대 내 작전 개념도 공세적으로 바꾸고, 화공 작전으로 감시의 사각지대도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녹취> 김민석(국방부 대변인) : "수색, 매복 작전을 강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우리 쪽으로 다가오지 못하도록 주도권을 잡는 것입니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한미 통합 화력 훈련에 이어, 다음 주부터는 을지프리덤가디언, 한미 군사훈련이 본격 실시되는 상황...

북한은 전쟁연습이자 선전포고라고 반발하며 군사적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녹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 : "미국과 괴뢰 역적 패당은 이번 연습에 참가하는 모든 침략 무력뿐만 아니라 백악관과 청와대를 포함한 침략과 도발의 본거지들이 우리 혁명 무력의 강위력한 최첨단 초정밀 화력 타격 수단들의 조준경 안에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지난주 방북한 이희호 여사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면담 불발.

그리고 최근 우리 정부의 고위급 회담 제의마저 거부된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군사적 긴장 속에 8.15 광복 70주년을 맞고 있는 겁니다.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발생한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로 남북관계는 더욱 얼어붙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그나마 일부 진행되는 민간 교류가 남북관계의 끈을 이어주고 있는데요.

다음 주 평양에서는 남북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유소년축구대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유소년축구대회 참가를 앞두고 경기도 유소년팀의 연습이 한창입니다.

<녹취> 감독 : "무리하지 마, 다치지 않게 하란 말이야."

선수들 표정에선 경기도 경기지만, 특별한 곳에서 특별한 경기를 한다는 설렘이 묻어납니다.

<녹취> 김보섭(경기도 유소년팀 선수/평양) : "가서 경기 뛴다는 거 자체가 좀 설레고 그래요. 저희끼리 잘 뭉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최근 남북관계 악화로 일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선수단은 예정대로 내일 방북 길에 오릅니다.

대회 출전에 앞서 지난 10일에는 출정식도 열렸습니다.

<인터뷰> 남경필(경기도지사) : "길도 자꾸만 가다 보면 넓은 길이 되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정기적인 대회로 발전해 나가다 보면 남북교류의 고속도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합니다."

평양행을 준비하는 또 다른 유소년팀.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첫 도전장을 내민 강원도팀입니다.

<인터뷰> 최문순(강원도지사) : "이게 작은 국제경기기는 하지만 이러한 군사 정치가 모든 남북관계를 지배하는 것을 벗어난 아주 좋은 샘플이 되겠습니다."

남북의 유소년 축구팀은 지난 2006년 평양에서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후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교류전을 가진 유소년 팀은 2008년부터는 정치적인 이유로 제3국인 중국에서 교류전을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연천 대회부터는 국제대회로 성격을 바꿨고, 북한의 유소년 팀이 7년 만에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았습니다.

<녹취> 김영수(지난해 11월/북한 유소년 축구팀 감독) : "우리가 남쪽이나 북쪽이나 서로 합심해서 경기를 나가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오는 21일부터 나흘간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단은 4.25유소년팀과 평양 국제축구학교팀.

최근 새 단장을 마친 5.1경기장에서 남과 북 각 2개 팀과 중국, 브라질, 크로아티아, 우즈베키스탄 등 6개국, 8개 팀이 승부를 겨루게 됩니다.

<인터뷰> 김경성(남북체육 교류협회 이사장) : "개막식 때는 관중이 한 10만 명 정도가 모일 예정이라 그러더라고요. 그럼 평양시민들이 이런 것을 다 볼 수가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러했을 때 우리 그 평양 시민들이 보는데서 남북한 선수들이, 어린아이들이 교류를 하고 또 서로 손을 잡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 가장 큰 남북한의 어떤 이질감을 해소하는 그런 가장 큰 기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축구 교류가 지속성을 가질 수 있었던 데는 그동안 축구가 보여준 작은 통일, 울림 때문이었습니다.

2013년 서울 동아시안컵 경기, 그라운드에 쓰러진 지소연 선수의 다리를 북한의 김남희 선수가 풀어주는 모습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관객들이 서로를 응원하며 하나가 된 모습도.

<녹취> "함께 찍자 남과 북!"

역대 남북 축구가 남긴 명장면이었습니다.

<인터뷰> 이영표(KBS 축구 해설위원) : "축구가 그 어느 스포츠보다 사실은 전 세계적으로 내셔널리즘이 제일 강한 스포츠 중에 하나에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축구를 통해 우리가 사실은 정말 한가족이었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줄 수 있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2002년, 남북이 함께 한반도기를 달고 뛴 통일축구는 남북 축구 교류의 정점을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인터뷰> 이영표(KBS 축구 해설위원) : "경기를 하는 동안에 22명의 선수는 같은 곳을 바라본다라고 얘기해도 똑같을 것 같아요. 그것이 이제 공이죠. 하지만 우리가 바라보는 그 시선이 공이 아니라 공보다 더 가치 있는 걸 다 같이 바 라 본다면, 또 그런 것들을 어린 선수들이 느낄 수 있다면 이번 대회가 더 뜻 깊은 대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녹취> “늦었습니다.”

선수단과 함께 KBS 취재진도 내일 평양에 들어가 9박 10일간의 전 일정을 동행 취재합니다.

국내 언론으로는 5,24조치 이후 처음 이뤄지는 이번 평양 취재는 지난 5월 정부가 언론인의 남북 교류 동행 취재를 허용한 데 따른 것입니다.

스포츠와 함께 산림과 문화, 역사 분야도 남북 경색 속에서 교류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금강산 소나무 병해충 실태에 대한 우리 산림 전문가들의 현장 조사에 이어 지원 방안이 검토되고 있고, 고려 왕궁터인 개성 만월대에 대한 남북의 역사학자들의 발굴 작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지뢰도발 등으로 최악의 8.15를 맞고 있지만, 일부 민간 교류가 그나마 남북을 이어주고 있는 겁니다.

우리 민족에게 오늘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뜻깊은 날이지만, 역설적으로 민족의 아픔인 분단 70년을 상징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통일의 과제, 우리 국민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KBS 방송문화연구소가 전국의 성인 남녀 천 명을 상대로 해마다 실시하는 국민통일의식조사 결과입니다.

가장 먼저 북한 정권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는 반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77.3%에 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 대상의 70%는 여전히 통일의 필요성에 긍정적으로 답했습니다.

통일의 시기로는 11년에서 20년 이내를 가장 많이 꼽았고, 선결과제로는 경제교류협력과 이산가족 왕래, 문화, 인적 교류 등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을 우선시했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 : "이런 상황에 너무 흔들리거나 일희일비하지 말고 우리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확고한 안보태세, 대응태세를 유지하는 노력은 그건 지속하면서 동시에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고 또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서 정말 지속가능한 평화, 화해, 협력, 통일로 가는 그런 노력도 우리는 계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

광복 70주년의 골든타임을 맞고도 북한의 지뢰도발까지 겹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남북 관계.

특히 다음 주부터는 한미군사훈련 실시에 따른 북한의 위협 공세와 반발까지 예상돼 군사적 긴장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작은 실천 하나하나를 통해 평화의 물꼬를 트고, 통일의 밑거름을 쌓아가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