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심재철 의원(새누리당) “지뢰 도발 직후 정부와 군의 대응, 엇갈리고 원칙 없었다” ①

입력 2015.08.18 (09:38) 수정 2015.08.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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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5년 8월 18일(화요일)
□ 출연자 : 심재철 의원 (새누리당, 유라시아 철도 추진위원장)


[홍지명] 광복 70년을 맞아서 한반도 통일의 염원을 되새기며 20일간 대륙을 달린 유라시아 친선특급열차는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과 맞물려 관심을 모았는데요. 이 열차에 탔던 참가단이 어제 도라산 역에서 해단식을 했습니다. 새누리당 유라시아 철도 추진위원장으로 이번 여정에 참여했던 심재철 의원을 연결해서 친선특급을 통해 돌아본 유라시아 철도 추진 필요성과 실현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심재철]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지금 소개해드린 대로 심 의원께서는 유라시아 철도 추진위원장인데, 지금 위원회 차원에서 유라시아 철도 추진과 관련해서 어떤 논의가 이뤄져왔는지, 지금 어느 정도 단계까지 와있는지 소개를 해주십시오.

[심재철] 박근혜 대통령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라는 국가전략을 2013년 재작년에 발표했습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핵심내용이 유라시아 철도를 서로 연결하고 활용하자는 것인데 새누리당에서는 이를 위해서 유라시아 철도 추진위원회라는 것을 구성했고 현재 60여 명의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유라시아 철도 추진위원회에서 논의됐던 것 중 크게 두 개만 소개를 하면 우선 작년 11월에는 유라시아 철도 건설에 따른 비용이 어떻게 되고 비용을 어떻게 조성해야 할 것이냐, 라는 정책 콘서트를 한 번 했고요. 그리고 올해 4월에는 동아일보, 채널A와 공동으로 국제 콘퍼런스를 진행해서 러시아의 극동개발부장관이 왔었습니다. 그래서 국제협력문제를 논의를 했었는데요. 종합하자면 유라시아 철도 건설에 따른 비용 그리고 국제적인 협력,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논의를 해왔고 이걸 통해서 국민들에게 관심을 환기시키고 미리미리 준비를 해나가자는 것들을 촉구해 왔었습니다.

[홍지명] 광복 70년을 맞아서 기획된 유라시아 친선특급열차, 심 의원께서도 타셨죠? 어제 해단식을 했던데 이건 어떤 프로젝트였고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심재철] 정부나 국회, 대학, 연구소, 이런 관계자들하고 국민공모를 통해서 10대1의 선발과정을 거친 국민들, 그리고 언론인들 해서 250명 정도가 19박 20일 일정으로 다녀왔던 겁니다. 이 프로젝트는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유라시아 철도는 곧 평화와 번영이라는 메시지를 국민들한테 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유라시아 철도가 제대로 연결이 되고 정상가동이 되려면 먼저 북한 구간이 연결돼야 하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관계돼 있는 각 나라 간의 충돌이 없어야만 제대로 운행이 됩니다. 다시 말해서 유라시아 대륙에 걸친 철도를 연결한다는 것은 평화를 만들고 철도를 통해서 서로 번영해 나가자는 의미였습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직접 타보시니까 어땠습니까?

[심재철] 이번 노선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서 바이칼 호 부근의 이르쿠츠크까지 갔고 또 일부 인원은 북경을 통해서 몽골을 거쳐 이르쿠츠크에서 합류를 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함께 모스크바로 갔다가 독일의 베를린까지 19박 20일 동안 있었는데요. 저는 전 노선을 다 가지는 못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7박 8일 절반만 갔었는데요. 실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보니까 우리 한국인들 그리고 한국제품들이 이 열차를 통해서 모스크바나 유럽으로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점들을 다시 한 번 절감할 수 있습니다. 또 시베리아에 흩어져있는 우리 선조들의 조선말 구국투쟁들, 일제시대 항일투쟁의 발자취들을 만나보니까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분들한테 깊이 머리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우리 세대는 우리 후손들한테 어떤 나라를 물려줘야 될 것이냐, 하는 점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던 시간이었습니다.

[홍지명] 아까 심 의원 말씀대로 남북 간의 끊어진 철도를 이어서 서울을 출발해 평양을 거쳐서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셨을 텐데, 끊어진 길을 보면서 남북관계 개선, 나아가 통일의 필요성도 절실히 느끼셨을 듯해요?

[심재철] 물론입니다. 한국에서 출발해 러시아와 중국을 통해 유럽까지 갈 수 있는 기찻길, 이것을 어떻게 서로 연결해야 될 것이냐. 북한 구간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개선돼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지 좋은 방법이 될 것이냐. 이 해답을 찾지는 못했습니다만 그 필요성만큼은 그야말로 절감을 했습니다. 통일이 된다면 물론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통일 이전에라도 남북이 철도만이라도 연결해서 활용한다면 매우 좋을 것 같다, 특히 남과 북을 잇는 중요한 매개체가 철도가 될 수 있을 텐데 이 철도를 통해서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은 뭐가 없을까 하는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유라시아 철도가 만들어지면 이른바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실행하게 되는 셈인데, 이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이라면 뭐가 되겠습니까?

[심재철] 예를 들어 보면 지금은 유럽까지 배로 물건을 실어 나르면 한 달이 걸리는데 유라시아 철도가 연결이 되면 열흘 정도밖에 안 걸립니다. 또 철도로 가게 되니까 물건이 제 시간에 맞춰서 도착하는 정시성이 확보돼서 그야말로 한국제품의 경쟁력은 획기적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통일이 아니더라도 유라시아 철도만이라도 연결돼서 분단된 남북이 연결된다면 그 상징성이 매우 큰 것이고 남북관계가 한 차원 높아진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경제적으로도 우리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한테도 크게 도움이 되는, 그래서 미래의 성장 동력이 창출되는 것입니다. 또 하나만 말씀드리면 한반도가 이렇게 되면 유라시아 대륙하고 동남아시아 해양국가, 태평양 해양국가를 연결하는 허브국가가 된다는 것이어서 그것도 국제적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게 됩니다.

[홍지명] 그런데 이 끊어진 길을 과연 철도로 이을 수 있을지, 기대한 만큼의 경제효과가 날 수 있을지, 이런 데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심재철] 물론 당연히 그렇습니다. 꿈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에 따른 실익을 전부 다 평가를 해야 되는데,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 북한 구간입니다. 그래서 북한 구간을 연결하기 위해서 북한을 어떻게 설득하고 당근은 무엇을 줘야하고 또 채찍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이런 점들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과제였습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한반도가 더 이상 대륙의 변방이나 해양의 변방이 아닌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이른바 교량국가가 돼야 한다면서 남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제시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유라시아 철도 구상과도 관련지을 수 있을 텐데 심 의원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심재철] 만일 북한이 우리하고 협력을 하게 되면 당연히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하고 태평양을 연결하는 허브국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자면 서해 쪽으로는 중국, 동해 쪽으로는 러시아와 협력하는 게 당연한 것이죠. 또 남북이 경제 분야에서 힘을 합치자고 문재인 대표께서 말씀하셨는데 너무도 당연한 얘기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해야 된다는 당위는 누구나 할 수가 있지만 문제는 바로 ‘어떻게’라는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구체적인 방법에서 현실성이 있어야만 좋은 정책으로 제안이 될 텐데, 또 문재인 대표께서는 남북 간 회담과 북미 간 회담을 병행하자고 말씀하셨는데 당장 북한의 입장이 제국주의 우두머리인 미국하고는 회담을 하겠다, 그러나 제국주의 하수인인 남한하고는 회담을 안 하겠다는 입장인데 과연 우리 생각대로 회담 병행이 될 것인가, 이런 점에서 제안은 좋습니다만 현실적으로는 과연 그렇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홍지명] 그래서 북한과의 어떤 대화를 위해서일까요, 문재인 대표가 5.24 조치 해제를 국회 차원에서 여야가 함께 대통령에게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자는 제안도 했는데, 이건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심재철] 이 부분은 뭐 의미는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지뢰도발이 일어난 지 보름도 안 된 상황입니다. 이런 점에서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는 말씀이시고요. 또 하나가 금강산 관광을 당장 풀자고 했는데 금강산 관광은 북한으로서는 현금을 확보하는 달러박스입니다. 이것을 그대로 우리들이 통째로 넘겨주자, 아무런 채찍 수단도 없이 당근만 먼저 주자는 것이 과연 올바른 정책이겠는가, 그리고 이런 점들은 채찍 없이 당근만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은 이미 숱하게 경험을 해왔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홍지명] 그러면 지뢰도발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가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 북한이 무슨 책임 있는 조치나 이런 언급이 없어도 5.24 조치를 우리 쪽에서 일방적으로 해제해도 괜찮겠습니까?

[심재철] 그 점에 대해서는 저는 다소 입장이 보류적입니다. 북한이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서 아무런 인정도 하지 않고 있는데 우리가 무조건 줘야 될 것인지, 이 점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된다고 봅니다.

[홍지명] 지금 남북관계 상당히 긴장된 상태로 가고 있습니다만, 이런 상태에서 광복 70년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심 의원께서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심재철] 이번 경축사에서 박 대통령께서는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한다, 그러나 대화는 대화대로 꾸준히 해나가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하셨는데요. 그러면서도 DMZ 생태평화공원이랄지 남북 간 철도연결이랄지, 이런 평화통일의 메시지도 함께 전달하셨습니다. 저는 전체적으로 우리 정부의 입장이 무리 없이 잘 전달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새롭게 나온 대북제안은 없었는데 아마 북한의 지뢰도발 때문에 이랬던 게 아닌가 하고 추측을 해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경축사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쪽에서는 이런 얘기를 합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너무 강경했다, 그리고 일본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관대하지 않았느냐는 평가를 하던데,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심재철] 북한에 대해서는 강경했던 게 아니라 북한이 꿈쩍을 안 했던 것이죠. 자기들이 우리는 핵을 보유하고 있다, 덤비려면 덤벼봐라, 우리는 미국과 직접 거래하겠다, 라는 입장 하에서 아예 한국을 외면해왔던 것이기 때문에 남북관계를 종합적으로 살펴야만 그런 판단을 내릴 수가 있습니다. 우리들이 무조건 강경했다고만 말할 일이 아닙니다.

[홍지명] 지뢰도발 직후 우리 정부 또는 군의 대응과 관련해서 안보 컨트롤타워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번에도 또 나왔습니다. 이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심재철] 지뢰도발이 일어난 것이 지난 4일입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인 5일에 통일부는 북한에 고위급 회담을 제의했습니다. 그리고 8일에는 NSC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열렸는데 하나마나한 얘기만 했고요. 그리고 엿새가 지난 10일에는 북한 소행이라고 국방부가 공식발표 했는데 그날 박 대통령께서는 북한의 표준시 변경문제만 비판을 했습니다. 앞뒤가 서로 맞지 않았고 원칙이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결국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당연히 강력하게 대응했어야 하는 것인데 군 당국은 그동안 원점타격 등 즉각 보복을 한다는 것은 수없이 말을 했지만 이번에도 그냥 말뿐이었다는 또 나타났습니다. 이러다보니까 국민들은 도대체 안보 컨트롤타워가 있느냐, 믿을 수 있느냐, 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던 것입니다. 이번에 국민들이 믿었던 것은 안보 컨트롤타워가 아니라 오히려 현장에서 용감하고 단결된 모습으로 기민하게 대응했던 우리 병사들이었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지금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신가요?

[심재철] 예, 그렇습니다.

[홍지명] 하나만 마지막으로 질문을 좀 드리면, 최근 세법개정안이 발표됐습니다. 야당은 지금 법인세 인상을 거론하면서 상당부분 세법개정안 손을 보겠다는 입장인데, 심 의원께서는 이번 세법개정안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심재철] 이번 세법개정안의 전체적인 방향은 잘 잡혔다고 봅니다. 우선 경제를 살려야 되는데 그 방안으로써 청년일자리 창출하고 소비 활성화를 하자는 것이었는데, 재원에 있어서도 고소득자나 대기업한테는 세부담을 늘려야 되겠다, 그래서 세수를 확충하겠다는 방향에서 전체적으로는 괜찮다고 봅니다. 야당에서는 이번에도 법인세를 인상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 경제사정과는 잘 맞지 않는 방안입니다. 뭐냐면 경제성장률이 현재 메르스 때문에 수개월 간 0%를 기록하고 있고 우리 경제의 근간인 수출도 지금 7개월째 연속해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한테 법인세를 더 물리겠다는 것은 기업의 활동을 제약하겠다는 이런 얘기밖에 안 되는 입장이라고 봅니다.

[홍지명] 지금은 맞지 않다는 말씀이시군요.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심재철]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새누리당의 심재철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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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심재철 의원(새누리당) “지뢰 도발 직후 정부와 군의 대응, 엇갈리고 원칙 없었다” ①
    • 입력 2015-08-18 09:38:23
    • 수정2015-08-18 09:40:34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5년 8월 18일(화요일)
□ 출연자 : 심재철 의원 (새누리당, 유라시아 철도 추진위원장)


[홍지명] 광복 70년을 맞아서 한반도 통일의 염원을 되새기며 20일간 대륙을 달린 유라시아 친선특급열차는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과 맞물려 관심을 모았는데요. 이 열차에 탔던 참가단이 어제 도라산 역에서 해단식을 했습니다. 새누리당 유라시아 철도 추진위원장으로 이번 여정에 참여했던 심재철 의원을 연결해서 친선특급을 통해 돌아본 유라시아 철도 추진 필요성과 실현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심재철]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지금 소개해드린 대로 심 의원께서는 유라시아 철도 추진위원장인데, 지금 위원회 차원에서 유라시아 철도 추진과 관련해서 어떤 논의가 이뤄져왔는지, 지금 어느 정도 단계까지 와있는지 소개를 해주십시오.

[심재철] 박근혜 대통령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라는 국가전략을 2013년 재작년에 발표했습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핵심내용이 유라시아 철도를 서로 연결하고 활용하자는 것인데 새누리당에서는 이를 위해서 유라시아 철도 추진위원회라는 것을 구성했고 현재 60여 명의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유라시아 철도 추진위원회에서 논의됐던 것 중 크게 두 개만 소개를 하면 우선 작년 11월에는 유라시아 철도 건설에 따른 비용이 어떻게 되고 비용을 어떻게 조성해야 할 것이냐, 라는 정책 콘서트를 한 번 했고요. 그리고 올해 4월에는 동아일보, 채널A와 공동으로 국제 콘퍼런스를 진행해서 러시아의 극동개발부장관이 왔었습니다. 그래서 국제협력문제를 논의를 했었는데요. 종합하자면 유라시아 철도 건설에 따른 비용 그리고 국제적인 협력,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논의를 해왔고 이걸 통해서 국민들에게 관심을 환기시키고 미리미리 준비를 해나가자는 것들을 촉구해 왔었습니다.

[홍지명] 광복 70년을 맞아서 기획된 유라시아 친선특급열차, 심 의원께서도 타셨죠? 어제 해단식을 했던데 이건 어떤 프로젝트였고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심재철] 정부나 국회, 대학, 연구소, 이런 관계자들하고 국민공모를 통해서 10대1의 선발과정을 거친 국민들, 그리고 언론인들 해서 250명 정도가 19박 20일 일정으로 다녀왔던 겁니다. 이 프로젝트는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유라시아 철도는 곧 평화와 번영이라는 메시지를 국민들한테 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유라시아 철도가 제대로 연결이 되고 정상가동이 되려면 먼저 북한 구간이 연결돼야 하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관계돼 있는 각 나라 간의 충돌이 없어야만 제대로 운행이 됩니다. 다시 말해서 유라시아 대륙에 걸친 철도를 연결한다는 것은 평화를 만들고 철도를 통해서 서로 번영해 나가자는 의미였습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직접 타보시니까 어땠습니까?

[심재철] 이번 노선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해서 바이칼 호 부근의 이르쿠츠크까지 갔고 또 일부 인원은 북경을 통해서 몽골을 거쳐 이르쿠츠크에서 합류를 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함께 모스크바로 갔다가 독일의 베를린까지 19박 20일 동안 있었는데요. 저는 전 노선을 다 가지는 못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7박 8일 절반만 갔었는데요. 실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보니까 우리 한국인들 그리고 한국제품들이 이 열차를 통해서 모스크바나 유럽으로 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점들을 다시 한 번 절감할 수 있습니다. 또 시베리아에 흩어져있는 우리 선조들의 조선말 구국투쟁들, 일제시대 항일투쟁의 발자취들을 만나보니까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그분들한테 깊이 머리 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우리 세대는 우리 후손들한테 어떤 나라를 물려줘야 될 것이냐, 하는 점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던 시간이었습니다.

[홍지명] 아까 심 의원 말씀대로 남북 간의 끊어진 철도를 이어서 서울을 출발해 평양을 거쳐서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셨을 텐데, 끊어진 길을 보면서 남북관계 개선, 나아가 통일의 필요성도 절실히 느끼셨을 듯해요?

[심재철] 물론입니다. 한국에서 출발해 러시아와 중국을 통해 유럽까지 갈 수 있는 기찻길, 이것을 어떻게 서로 연결해야 될 것이냐. 북한 구간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가 개선돼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지 좋은 방법이 될 것이냐. 이 해답을 찾지는 못했습니다만 그 필요성만큼은 그야말로 절감을 했습니다. 통일이 된다면 물론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통일 이전에라도 남북이 철도만이라도 연결해서 활용한다면 매우 좋을 것 같다, 특히 남과 북을 잇는 중요한 매개체가 철도가 될 수 있을 텐데 이 철도를 통해서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방안은 뭐가 없을까 하는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유라시아 철도가 만들어지면 이른바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실행하게 되는 셈인데, 이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실익이라면 뭐가 되겠습니까?

[심재철] 예를 들어 보면 지금은 유럽까지 배로 물건을 실어 나르면 한 달이 걸리는데 유라시아 철도가 연결이 되면 열흘 정도밖에 안 걸립니다. 또 철도로 가게 되니까 물건이 제 시간에 맞춰서 도착하는 정시성이 확보돼서 그야말로 한국제품의 경쟁력은 획기적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통일이 아니더라도 유라시아 철도만이라도 연결돼서 분단된 남북이 연결된다면 그 상징성이 매우 큰 것이고 남북관계가 한 차원 높아진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경제적으로도 우리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한테도 크게 도움이 되는, 그래서 미래의 성장 동력이 창출되는 것입니다. 또 하나만 말씀드리면 한반도가 이렇게 되면 유라시아 대륙하고 동남아시아 해양국가, 태평양 해양국가를 연결하는 허브국가가 된다는 것이어서 그것도 국제적으로 매우 큰 의미가 있게 됩니다.

[홍지명] 그런데 이 끊어진 길을 과연 철도로 이을 수 있을지, 기대한 만큼의 경제효과가 날 수 있을지, 이런 데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심재철] 물론 당연히 그렇습니다. 꿈만 있는 것이 아니고 그에 따른 실익을 전부 다 평가를 해야 되는데,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 북한 구간입니다. 그래서 북한 구간을 연결하기 위해서 북한을 어떻게 설득하고 당근은 무엇을 줘야하고 또 채찍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이런 점들에 대해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과제였습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가 한반도가 더 이상 대륙의 변방이나 해양의 변방이 아닌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이른바 교량국가가 돼야 한다면서 남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제시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유라시아 철도 구상과도 관련지을 수 있을 텐데 심 의원께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심재철] 만일 북한이 우리하고 협력을 하게 되면 당연히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하고 태평양을 연결하는 허브국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자면 서해 쪽으로는 중국, 동해 쪽으로는 러시아와 협력하는 게 당연한 것이죠. 또 남북이 경제 분야에서 힘을 합치자고 문재인 대표께서 말씀하셨는데 너무도 당연한 얘기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해야 된다는 당위는 누구나 할 수가 있지만 문제는 바로 ‘어떻게’라는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구체적인 방법에서 현실성이 있어야만 좋은 정책으로 제안이 될 텐데, 또 문재인 대표께서는 남북 간 회담과 북미 간 회담을 병행하자고 말씀하셨는데 당장 북한의 입장이 제국주의 우두머리인 미국하고는 회담을 하겠다, 그러나 제국주의 하수인인 남한하고는 회담을 안 하겠다는 입장인데 과연 우리 생각대로 회담 병행이 될 것인가, 이런 점에서 제안은 좋습니다만 현실적으로는 과연 그렇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홍지명] 그래서 북한과의 어떤 대화를 위해서일까요, 문재인 대표가 5.24 조치 해제를 국회 차원에서 여야가 함께 대통령에게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자는 제안도 했는데, 이건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심재철] 이 부분은 뭐 의미는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지뢰도발이 일어난 지 보름도 안 된 상황입니다. 이런 점에서 타이밍이 전혀 맞지 않는 말씀이시고요. 또 하나가 금강산 관광을 당장 풀자고 했는데 금강산 관광은 북한으로서는 현금을 확보하는 달러박스입니다. 이것을 그대로 우리들이 통째로 넘겨주자, 아무런 채찍 수단도 없이 당근만 먼저 주자는 것이 과연 올바른 정책이겠는가, 그리고 이런 점들은 채찍 없이 당근만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은 이미 숱하게 경험을 해왔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홍지명] 그러면 지뢰도발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가 어느 정도 가라앉으면 북한이 무슨 책임 있는 조치나 이런 언급이 없어도 5.24 조치를 우리 쪽에서 일방적으로 해제해도 괜찮겠습니까?

[심재철] 그 점에 대해서는 저는 다소 입장이 보류적입니다. 북한이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서 아무런 인정도 하지 않고 있는데 우리가 무조건 줘야 될 것인지, 이 점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생각해야 된다고 봅니다.

[홍지명] 지금 남북관계 상당히 긴장된 상태로 가고 있습니다만, 이런 상태에서 광복 70년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심 의원께서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심재철] 이번 경축사에서 박 대통령께서는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한다, 그러나 대화는 대화대로 꾸준히 해나가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하셨는데요. 그러면서도 DMZ 생태평화공원이랄지 남북 간 철도연결이랄지, 이런 평화통일의 메시지도 함께 전달하셨습니다. 저는 전체적으로 우리 정부의 입장이 무리 없이 잘 전달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새롭게 나온 대북제안은 없었는데 아마 북한의 지뢰도발 때문에 이랬던 게 아닌가 하고 추측을 해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경축사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쪽에서는 이런 얘기를 합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너무 강경했다, 그리고 일본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관대하지 않았느냐는 평가를 하던데,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심재철] 북한에 대해서는 강경했던 게 아니라 북한이 꿈쩍을 안 했던 것이죠. 자기들이 우리는 핵을 보유하고 있다, 덤비려면 덤벼봐라, 우리는 미국과 직접 거래하겠다, 라는 입장 하에서 아예 한국을 외면해왔던 것이기 때문에 남북관계를 종합적으로 살펴야만 그런 판단을 내릴 수가 있습니다. 우리들이 무조건 강경했다고만 말할 일이 아닙니다.

[홍지명] 지뢰도발 직후 우리 정부 또는 군의 대응과 관련해서 안보 컨트롤타워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번에도 또 나왔습니다. 이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심재철] 지뢰도발이 일어난 것이 지난 4일입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인 5일에 통일부는 북한에 고위급 회담을 제의했습니다. 그리고 8일에는 NSC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열렸는데 하나마나한 얘기만 했고요. 그리고 엿새가 지난 10일에는 북한 소행이라고 국방부가 공식발표 했는데 그날 박 대통령께서는 북한의 표준시 변경문제만 비판을 했습니다. 앞뒤가 서로 맞지 않았고 원칙이 없었던 걸로 보입니다. 결국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당연히 강력하게 대응했어야 하는 것인데 군 당국은 그동안 원점타격 등 즉각 보복을 한다는 것은 수없이 말을 했지만 이번에도 그냥 말뿐이었다는 또 나타났습니다. 이러다보니까 국민들은 도대체 안보 컨트롤타워가 있느냐, 믿을 수 있느냐, 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던 것입니다. 이번에 국민들이 믿었던 것은 안보 컨트롤타워가 아니라 오히려 현장에서 용감하고 단결된 모습으로 기민하게 대응했던 우리 병사들이었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지금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신가요?

[심재철] 예, 그렇습니다.

[홍지명] 하나만 마지막으로 질문을 좀 드리면, 최근 세법개정안이 발표됐습니다. 야당은 지금 법인세 인상을 거론하면서 상당부분 세법개정안 손을 보겠다는 입장인데, 심 의원께서는 이번 세법개정안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심재철] 이번 세법개정안의 전체적인 방향은 잘 잡혔다고 봅니다. 우선 경제를 살려야 되는데 그 방안으로써 청년일자리 창출하고 소비 활성화를 하자는 것이었는데, 재원에 있어서도 고소득자나 대기업한테는 세부담을 늘려야 되겠다, 그래서 세수를 확충하겠다는 방향에서 전체적으로는 괜찮다고 봅니다. 야당에서는 이번에도 법인세를 인상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 경제사정과는 잘 맞지 않는 방안입니다. 뭐냐면 경제성장률이 현재 메르스 때문에 수개월 간 0%를 기록하고 있고 우리 경제의 근간인 수출도 지금 7개월째 연속해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한테 법인세를 더 물리겠다는 것은 기업의 활동을 제약하겠다는 이런 얘기밖에 안 되는 입장이라고 봅니다.

[홍지명] 지금은 맞지 않다는 말씀이시군요.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심재철] 네, 감사합니다.

[홍지명] 새누리당의 심재철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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