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절도에 뺑소니까지…‘겁없는’ 10대 검거

입력 2015.08.21 (08:31) 수정 2015.08.2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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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SUV 차량이 사람들이 서 있는 도로를 막무가내로 질주하더니, 급기야 길가에 서 있던 행인들을 향해 달려듭니다.

이 위험천만한 무법 차량, 알고 봤더니 무면허인 10대 청소년이 그것도 훔쳐서 몰고 다니던 차량이었습니다.

경찰이 조사했더니, 이 청소년은 사고를 내기 3시간여 전부터 마치 무법자처럼 도심 곳곳을 돌아다니며, 각종 범행을 잇따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도대체 왜 이런 걸까요?

뉴스 따라잡기에서 사건을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부산에 있는 한 상가골목.

사건은 임시 공휴일이었던 지난 14일 이른 아침에 일어났습니다.

가게 문을 여는 순간, 도둑이 들어왔다 간 걸 알고 소스라치게 놀랐다는 식당 주인.

<녹취> 식당 관계자(음성변조) : "8시 한 20분 정도 됐을 거예요. 망치로 (금고를) 다 때려 부수어서 난리가 나 버렸어요. 금고 안에 돈은 없었어요. 동전만 항상 만 원 정도 있습니다."

도둑이 다녀간 식당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돼 있었습니다.

부서진 금고 안에는 만 원 남짓한 동전밖에는 없었지만, 문제는 식당 밖에 주차해 놓은 SUV 차량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차 안에는 신용카드까지 놓여 있었던 상황.

확인해보니, 이미 범인은 훔친 신용카드로 여기저기 결제까지 한 상태였습니다.

<녹취> 식당 관계자(음성변조) : "00카드에서 전화가 들어온 거예요. 메시지가. 셀프주유소 3만 몇 천 원어치 넣었다 그러고 그다음에 (편의점에서) 담배 13만 얼마."

바로 이 장면이 훔쳐간 차량에 훔친 카드로 태연하게 기름을 넣는 용의자의 모습입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꼬리를 잡힐 게 뻔한데도, 도난 차량을 몰고, 또 신용카드까지 버젓이 사용하고 다니는 절도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현장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인터뷰> 손영삼(부산 해운대경찰서 강력5팀) : "(현장 출동) 도중에 관내 송정해수욕장 도로에서 인명피해 사고를 내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식당에서 도난당한 차량 번호를 입수하고 색깔도 동일하다고 해서 동일 피의자가 사고 낸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우려했던 상황이 생각보다 빨리 벌어졌습니다.

차를 훔쳐간 용의자가 또 다른 사고를 낸 게 분명했습니다.

도난 차량에 설치돼 있었던 블랙박스에 찍힌 당시 긴박했던 영상입니다.

위험하게 질주를 한다, 길을 건너는 어린아이를 앞에 두고 아슬 아슬하게 급제동을 하는 차량.

그런데 여기서도 멈추지 않고, 곧바로 차선을 넘더니 도롯가 주차 구역에 서있던 행인들을 기어이 치고 맙니다.

사고 차량 뒤쪽으로 부상을 당한 여성이 쓰러져 있는 상황.

하지만 운전자는 사고 수습은 커녕, 내려 보지도 않은채 그대로 달아나 버립니다.

<녹취>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하얀색 차 타고 (운전자가) 젊은 사람이던데 (사람을) 치고 도망가 버려서 군인들이 잡으러 갔는데 그냥 도망가 버리더라고요."

조사를 해봤더니, 용의자는 이 사고를 내기 직전에도 해수욕장 진입로에서 또 다른 운전자와 다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녹취> 교통사고 조사 담당자(음성변조) : "(사고) 그전에 다른 차량하고 시비가 있었거든요. 상대방이 유턴하는 것을 보고 그냥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매우 불안한 상태로 추정되는 용의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빨리 용의자를 찾는 일이 시급했습니다.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절도 현장인 식당 인근의 CCTV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이른 아침 이곳을 찾아온 수상한 젊은 남성을 발견 합니다.

어디선가 파란색 화물차를 몰고 나타나 운전석에서 내리는 바로 이 남성입니다.

화물차에서 내린 남성은 곧바로 골목길에 주차된 차량으로 접근해 문을 열어보려 합니다.

하지만 실패를 하자, 이번엔 식당 창문을 뜯어내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손영삼(부산해운대경찰서 강력5팀) : "식당 앞에 (화물차를) 대고 (주차된) 차 두 대가 있는데 그것도 훔쳐 가려고 시도를 했단 말이죠. (문이 잠겨서) 못 훔쳤어요. 옆에 창문이 하나 있으니까 창문을 뜯고 들어간 거예요. 식당으로."

이렇게 화물차를 타고와 식당을 턴 뒤 밖에 세워놨던 차까지 훔쳐간 용의자.

경찰이 CCTV에 나온 이 화물차의 소유주를 추적했더니, 황당하게도 이 화물차 역시 그날 아침 도난 신고가 된 상태였습니다.

<녹취> 화물차 주인(음성변조) : "밤에 차 세워놓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침에 와보니 차가 없어가지고 도난 신고하고 그랬죠. 차에 비상 키를 넣어놨더니만 문은 어떻게 열었는지 모르겠고요."

그럼, 경찰수사를 토대로 상황을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용의자는 이른 아침 길가에 세워둔 화물차를 훔쳐 타고 달아납니다.

이동을 하던 도중 상가 골목에서 내려, 주차된 차량을 털려다 미수에 그칩니다.

그런 다음 곧바로 식당에 무단 침입 하고, 식당 안의 기물을 파손한 뒤 돈을 훔칩니다.

그리고, 밖에 세워진 식당 주인의 차를 몰고 달아나 차안에 있던 신용카드로 편의점과 주유소를 이용하고, 급기야 무면허 교통사고로 인명 피해를 낸 뒤 뺑소니까지 친겁니다.

도대체 이날 아침, 이 정체불명의 남성이 저지른 범법, 범죄행위가 몇 개인지 세기조차 힘듭니다.

이 모든게 고작 몇 시간 안에 벌어졌다는게 놀라뿐이었는데요.

그렇다면, 이렇게 무법자처럼 막무가내로 도심을 누비며 시민들을 위협한 용의자는 누굴까?

범행 11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는 놀랍게도 18살 청소년이었습니다.

<인터뷰> 송영삼(부산 해운대경찰서 강력5팀) : "자기가 술을 먹고 취하면 항상 돈이 없을 때 차량을 훔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술에 취한 상태로 광란의 행동을 이어갔다는 피의자.

큰 인명 피해가 날 수도 있던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일부 사고에 대해선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고 진술해 경찰관들을 허탈하게 했습니다.

<녹취> 교통사고 조사 담당자(음성변조) : "소주 2병 이상 마셨다고 말했고. 술 취해가지고 정확하게 (기억을) 자기도 못하더라고요."

철없는 10대의 위험천만한 돌발 범죄.

경찰은 피의자를 도로 교통법 위반과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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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절도에 뺑소니까지…‘겁없는’ 10대 검거
    • 입력 2015-08-21 08:38:22
    • 수정2015-08-21 09: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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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SUV 차량이 사람들이 서 있는 도로를 막무가내로 질주하더니, 급기야 길가에 서 있던 행인들을 향해 달려듭니다.

이 위험천만한 무법 차량, 알고 봤더니 무면허인 10대 청소년이 그것도 훔쳐서 몰고 다니던 차량이었습니다.

경찰이 조사했더니, 이 청소년은 사고를 내기 3시간여 전부터 마치 무법자처럼 도심 곳곳을 돌아다니며, 각종 범행을 잇따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도대체 왜 이런 걸까요?

뉴스 따라잡기에서 사건을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부산에 있는 한 상가골목.

사건은 임시 공휴일이었던 지난 14일 이른 아침에 일어났습니다.

가게 문을 여는 순간, 도둑이 들어왔다 간 걸 알고 소스라치게 놀랐다는 식당 주인.

<녹취> 식당 관계자(음성변조) : "8시 한 20분 정도 됐을 거예요. 망치로 (금고를) 다 때려 부수어서 난리가 나 버렸어요. 금고 안에 돈은 없었어요. 동전만 항상 만 원 정도 있습니다."

도둑이 다녀간 식당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 돼 있었습니다.

부서진 금고 안에는 만 원 남짓한 동전밖에는 없었지만, 문제는 식당 밖에 주차해 놓은 SUV 차량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차 안에는 신용카드까지 놓여 있었던 상황.

확인해보니, 이미 범인은 훔친 신용카드로 여기저기 결제까지 한 상태였습니다.

<녹취> 식당 관계자(음성변조) : "00카드에서 전화가 들어온 거예요. 메시지가. 셀프주유소 3만 몇 천 원어치 넣었다 그러고 그다음에 (편의점에서) 담배 13만 얼마."

바로 이 장면이 훔쳐간 차량에 훔친 카드로 태연하게 기름을 넣는 용의자의 모습입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꼬리를 잡힐 게 뻔한데도, 도난 차량을 몰고, 또 신용카드까지 버젓이 사용하고 다니는 절도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현장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인터뷰> 손영삼(부산 해운대경찰서 강력5팀) : "(현장 출동) 도중에 관내 송정해수욕장 도로에서 인명피해 사고를 내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식당에서 도난당한 차량 번호를 입수하고 색깔도 동일하다고 해서 동일 피의자가 사고 낸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우려했던 상황이 생각보다 빨리 벌어졌습니다.

차를 훔쳐간 용의자가 또 다른 사고를 낸 게 분명했습니다.

도난 차량에 설치돼 있었던 블랙박스에 찍힌 당시 긴박했던 영상입니다.

위험하게 질주를 한다, 길을 건너는 어린아이를 앞에 두고 아슬 아슬하게 급제동을 하는 차량.

그런데 여기서도 멈추지 않고, 곧바로 차선을 넘더니 도롯가 주차 구역에 서있던 행인들을 기어이 치고 맙니다.

사고 차량 뒤쪽으로 부상을 당한 여성이 쓰러져 있는 상황.

하지만 운전자는 사고 수습은 커녕, 내려 보지도 않은채 그대로 달아나 버립니다.

<녹취>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하얀색 차 타고 (운전자가) 젊은 사람이던데 (사람을) 치고 도망가 버려서 군인들이 잡으러 갔는데 그냥 도망가 버리더라고요."

조사를 해봤더니, 용의자는 이 사고를 내기 직전에도 해수욕장 진입로에서 또 다른 운전자와 다툼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녹취> 교통사고 조사 담당자(음성변조) : "(사고) 그전에 다른 차량하고 시비가 있었거든요. 상대방이 유턴하는 것을 보고 그냥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매우 불안한 상태로 추정되는 용의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빨리 용의자를 찾는 일이 시급했습니다.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절도 현장인 식당 인근의 CCTV를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이른 아침 이곳을 찾아온 수상한 젊은 남성을 발견 합니다.

어디선가 파란색 화물차를 몰고 나타나 운전석에서 내리는 바로 이 남성입니다.

화물차에서 내린 남성은 곧바로 골목길에 주차된 차량으로 접근해 문을 열어보려 합니다.

하지만 실패를 하자, 이번엔 식당 창문을 뜯어내기 시작합니다.

<인터뷰> 손영삼(부산해운대경찰서 강력5팀) : "식당 앞에 (화물차를) 대고 (주차된) 차 두 대가 있는데 그것도 훔쳐 가려고 시도를 했단 말이죠. (문이 잠겨서) 못 훔쳤어요. 옆에 창문이 하나 있으니까 창문을 뜯고 들어간 거예요. 식당으로."

이렇게 화물차를 타고와 식당을 턴 뒤 밖에 세워놨던 차까지 훔쳐간 용의자.

경찰이 CCTV에 나온 이 화물차의 소유주를 추적했더니, 황당하게도 이 화물차 역시 그날 아침 도난 신고가 된 상태였습니다.

<녹취> 화물차 주인(음성변조) : "밤에 차 세워놓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침에 와보니 차가 없어가지고 도난 신고하고 그랬죠. 차에 비상 키를 넣어놨더니만 문은 어떻게 열었는지 모르겠고요."

그럼, 경찰수사를 토대로 상황을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용의자는 이른 아침 길가에 세워둔 화물차를 훔쳐 타고 달아납니다.

이동을 하던 도중 상가 골목에서 내려, 주차된 차량을 털려다 미수에 그칩니다.

그런 다음 곧바로 식당에 무단 침입 하고, 식당 안의 기물을 파손한 뒤 돈을 훔칩니다.

그리고, 밖에 세워진 식당 주인의 차를 몰고 달아나 차안에 있던 신용카드로 편의점과 주유소를 이용하고, 급기야 무면허 교통사고로 인명 피해를 낸 뒤 뺑소니까지 친겁니다.

도대체 이날 아침, 이 정체불명의 남성이 저지른 범법, 범죄행위가 몇 개인지 세기조차 힘듭니다.

이 모든게 고작 몇 시간 안에 벌어졌다는게 놀라뿐이었는데요.

그렇다면, 이렇게 무법자처럼 막무가내로 도심을 누비며 시민들을 위협한 용의자는 누굴까?

범행 11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는 놀랍게도 18살 청소년이었습니다.

<인터뷰> 송영삼(부산 해운대경찰서 강력5팀) : "자기가 술을 먹고 취하면 항상 돈이 없을 때 차량을 훔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술에 취한 상태로 광란의 행동을 이어갔다는 피의자.

큰 인명 피해가 날 수도 있던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일부 사고에 대해선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고 진술해 경찰관들을 허탈하게 했습니다.

<녹취> 교통사고 조사 담당자(음성변조) : "소주 2병 이상 마셨다고 말했고. 술 취해가지고 정확하게 (기억을) 자기도 못하더라고요."

철없는 10대의 위험천만한 돌발 범죄.

경찰은 피의자를 도로 교통법 위반과 절도 등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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