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확성기’ 포격 도발…강력한 심리전 수단

입력 2015.08.21 (12:10) 수정 2015.08.2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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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군의 두 차례에 걸친 기습 포격부터, 우리 군의 대응 사격까지 어제 오후 서부 전선은 긴박하게 돌아갔습니다.

오후 3시 53분, 북쪽을 향해있던 우리 군 레이더망에 수상한 물체가 잡힙니다.

구경 14.5mm 포탄 한 발이 경기 연천군 중면 야산에 떨어진 겁니다.

우리 군이 탄도의 궤적을 역추적하는 사이, 오후 4시 12분 북한군의 두 번째 포격이 시작됩니다.

이번엔 구경 76.2 mm 포탄 여러 발이 군사분계선 남쪽 700M 부근에 떨어졌습니다.

4시 50분 김양건 당 중앙위 비서 명의의 서한을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보냅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선전 포고라고 주장하면서 현 사태 수습과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할 의사 있다고 전해옵니다.

반면 오후 5시, 북한 총참모부 명의의 전통문이 우리 국방부에 도착합니다.

"48시간 내에 대북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 행동에 들어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른바 화전 양면전술로 보여지는 대목입니다.

이에 우리 군은 대응 사격을 결정하고, 오후 5시 4분 155mm 포탄 수십 발을 북쪽을 향해 발사했습니다.

즉각 연천군 민통선 등 마을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고 약 30여 분뒤인 5시 40분, 전군에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포격은 우리 군이 11년 만에 다시 켠 대북 방송 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이 확성기인데요.

가로 4m, 세로 3m 크기에 500와트의 고출력 스피커 40여 개로 구성됐습니다.

이 스피커를 통해 국내외 뉴스와 날씨 정보, 가요 뿐 아니라, 북한이 감추고 싶어하는 실상을 내보낼 수도 있습니다.

이 대북 확성기의 위력이 대체 어느 정도길래 북한이 포격 도발까지 감행하며 격렬하게 반응하는 걸까요 계속해서 이석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확성기 방송의 위력은 무엇보다 강력한 심리전 수단이라는 점입니다.

확성기 방송은 북한군의 사기를 심하게 떨어뜨려 결국 체제를 흔드는 위협이 된다는 게 군 당국의 분석입니다.

확성기로 전파되는 내용은 북한 군부 인물 처형 등 북한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는 소식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의 발전상과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도 함께 전달됩니다.

외부 소식에 어두운 최전방 북한 병사들이 동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최성국(2011년 탈북) : "처음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만 계속 듣다보면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어요. 사람들이 이걸 을으면 말을 퍼 날라요."

대북 확성기 방송 김정은이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정식의 경우 출력을 최대로 하면 야간에 24km, 주간에 10km 거리까지도 방송 내용이 퍼져나갑니다.

최근 우리 군이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 이동식은 주간에도 20km 이상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북한의 지뢰도발 직후 우리 군이 11년만에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은 보복 공격을 시사하며 강력 반발해왔습니다.

<녹취> 북한군 전선사령부 공개경고장(지난 15일) : "그것이 고정식이든 이동식이든 대북심리전에 도용된 수단들은 우리의 타격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 군의 확성기 방송에 맞서 북한군도 지난 17일부터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습니다.

KBS 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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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확성기’ 포격 도발…강력한 심리전 수단
    • 입력 2015-08-21 12:11:12
    • 수정2015-08-21 13: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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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두 차례에 걸친 기습 포격부터, 우리 군의 대응 사격까지 어제 오후 서부 전선은 긴박하게 돌아갔습니다.

오후 3시 53분, 북쪽을 향해있던 우리 군 레이더망에 수상한 물체가 잡힙니다.

구경 14.5mm 포탄 한 발이 경기 연천군 중면 야산에 떨어진 겁니다.

우리 군이 탄도의 궤적을 역추적하는 사이, 오후 4시 12분 북한군의 두 번째 포격이 시작됩니다.

이번엔 구경 76.2 mm 포탄 여러 발이 군사분계선 남쪽 700M 부근에 떨어졌습니다.

4시 50분 김양건 당 중앙위 비서 명의의 서한을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보냅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선전 포고라고 주장하면서 현 사태 수습과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할 의사 있다고 전해옵니다.

반면 오후 5시, 북한 총참모부 명의의 전통문이 우리 국방부에 도착합니다.

"48시간 내에 대북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군사 행동에 들어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른바 화전 양면전술로 보여지는 대목입니다.

이에 우리 군은 대응 사격을 결정하고, 오후 5시 4분 155mm 포탄 수십 발을 북쪽을 향해 발사했습니다.

즉각 연천군 민통선 등 마을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을 내렸고 약 30여 분뒤인 5시 40분, 전군에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습니다.

북한의 이번 포격은 우리 군이 11년 만에 다시 켠 대북 방송 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이 확성기인데요.

가로 4m, 세로 3m 크기에 500와트의 고출력 스피커 40여 개로 구성됐습니다.

이 스피커를 통해 국내외 뉴스와 날씨 정보, 가요 뿐 아니라, 북한이 감추고 싶어하는 실상을 내보낼 수도 있습니다.

이 대북 확성기의 위력이 대체 어느 정도길래 북한이 포격 도발까지 감행하며 격렬하게 반응하는 걸까요 계속해서 이석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확성기 방송의 위력은 무엇보다 강력한 심리전 수단이라는 점입니다.

확성기 방송은 북한군의 사기를 심하게 떨어뜨려 결국 체제를 흔드는 위협이 된다는 게 군 당국의 분석입니다.

확성기로 전파되는 내용은 북한 군부 인물 처형 등 북한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는 소식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의 발전상과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우월성도 함께 전달됩니다.

외부 소식에 어두운 최전방 북한 병사들이 동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녹취> 최성국(2011년 탈북) : "처음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만 계속 듣다보면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어요. 사람들이 이걸 을으면 말을 퍼 날라요."

대북 확성기 방송 김정은이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정식의 경우 출력을 최대로 하면 야간에 24km, 주간에 10km 거리까지도 방송 내용이 퍼져나갑니다.

최근 우리 군이 투입한 것으로 알려진 이동식은 주간에도 20km 이상까지 도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북한의 지뢰도발 직후 우리 군이 11년만에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은 보복 공격을 시사하며 강력 반발해왔습니다.

<녹취> 북한군 전선사령부 공개경고장(지난 15일) : "그것이 고정식이든 이동식이든 대북심리전에 도용된 수단들은 우리의 타격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 군의 확성기 방송에 맞서 북한군도 지난 17일부터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습니다.

KBS 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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