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구세주’ 로저스, 불펜·야수진도 살린다

입력 2015.08.23 (09:20) 수정 2015.08.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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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73) 한화 이글스 감독은 "9이닝 던져주겠지"라고 기대했고, 불펜의 핵 박정진(39)도 "오늘은 불펜진이 쉬는 날"이라고 말했다.

뉴욕 양키스에서 온 '귀인' 에스밀 로저스(30)의 등판 전 풍경이었다.

기대대로였다. 로저스는 2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방문 경기에 등판해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5피안타 무실점의 완봉승을 거뒀다.

8월 6일 한국프로야구에 처음 등장한 로저스는 22일까지 4경기에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1.31을 기록했다.

더 놀라운 건 이닝 소화 능력이다. 로저스는 4경기에서 3차례 완투승을 거뒀다. 이 중 2차례가 완봉승이었다.

완투를 하지 못했던 1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7⅓이닝을 소화했다.

로저스가 등판한 4경기에서 뒤를 이어 등판한 불펜 투수는 단 한 명뿐이었다.

선발진의 부진으로 시즌 내내 불펜 야구를 펼쳐야 했던 한화에 로저스의 긴 이닝 호투는 가뭄 속 단비다.

9회에도 구속이 떨어지지 않고, 제구도 흔들리지 않는다. 로저스는 22일 KIA전에서 9회 최고 시속 152㎞의 강속구를 뿌렸다. 고속 슬라이더도 시속 140㎞까지 나왔다.

로저스의 9회 피안타율은 0.182(11타수 2안타)에 불과하다. 9회에는 장타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박정진은 "로저스가 9회에 던지는 걸 보면 '안심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로저스 효과' 한화 더그아웃 전체로 번진다.

로저스는 고민 없이 공을 던진다. 좀처럼 포수 사인에 고개를 흔들지 않고, 빠른 템포로 투구한다.

한화 토종 선발 안영명은 "나도 빠른 템포로 공을 던지는 편인데 로저스를 보면서 '더 빨리 던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야수가 그라운드에 오래 서 있으면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는 수비와 타격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로저스가 등판한 날, 한화 야수진은 더 집중하고 호수비를 펼친다.

김성근 감독은 "로저스가 지체없이 공을 던지니 야수들의 집중력이 더 강해진다. 로저스가 던지는 날엔 수비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로저스는 34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9개의 볼넷만 내줬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6%에 달한다.

로저스가 속전속결로, 정면승부를 펼치다 보니 한화 야수진은 '타구'에 대비한다. 그리고 무척 빨리 이닝이 끝난다. 로저스의 이닝당 투구 수는 13.7개에 불과하다.

로저스와 한화 야수진은 이미 깊은 신뢰를 쌓았다. 로저스는 22일 경기 뒤 "야수진의 호수비 덕에 완봉을 할 수 있었다"고 야수진에 고마움을 표했다.

로저스 덕에, 한화는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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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구세주’ 로저스, 불펜·야수진도 살린다
    • 입력 2015-08-23 09:20:57
    • 수정2015-08-23 20:21:36
    연합뉴스
김성근(73) 한화 이글스 감독은 "9이닝 던져주겠지"라고 기대했고, 불펜의 핵 박정진(39)도 "오늘은 불펜진이 쉬는 날"이라고 말했다.

뉴욕 양키스에서 온 '귀인' 에스밀 로저스(30)의 등판 전 풍경이었다.

기대대로였다. 로저스는 2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방문 경기에 등판해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5피안타 무실점의 완봉승을 거뒀다.

8월 6일 한국프로야구에 처음 등장한 로저스는 22일까지 4경기에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1.31을 기록했다.

더 놀라운 건 이닝 소화 능력이다. 로저스는 4경기에서 3차례 완투승을 거뒀다. 이 중 2차례가 완봉승이었다.

완투를 하지 못했던 1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7⅓이닝을 소화했다.

로저스가 등판한 4경기에서 뒤를 이어 등판한 불펜 투수는 단 한 명뿐이었다.

선발진의 부진으로 시즌 내내 불펜 야구를 펼쳐야 했던 한화에 로저스의 긴 이닝 호투는 가뭄 속 단비다.

9회에도 구속이 떨어지지 않고, 제구도 흔들리지 않는다. 로저스는 22일 KIA전에서 9회 최고 시속 152㎞의 강속구를 뿌렸다. 고속 슬라이더도 시속 140㎞까지 나왔다.

로저스의 9회 피안타율은 0.182(11타수 2안타)에 불과하다. 9회에는 장타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박정진은 "로저스가 9회에 던지는 걸 보면 '안심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로저스 효과' 한화 더그아웃 전체로 번진다.

로저스는 고민 없이 공을 던진다. 좀처럼 포수 사인에 고개를 흔들지 않고, 빠른 템포로 투구한다.

한화 토종 선발 안영명은 "나도 빠른 템포로 공을 던지는 편인데 로저스를 보면서 '더 빨리 던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야수가 그라운드에 오래 서 있으면 아무래도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는 수비와 타격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로저스가 등판한 날, 한화 야수진은 더 집중하고 호수비를 펼친다.

김성근 감독은 "로저스가 지체없이 공을 던지니 야수들의 집중력이 더 강해진다. 로저스가 던지는 날엔 수비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로저스는 34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9개의 볼넷만 내줬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6%에 달한다.

로저스가 속전속결로, 정면승부를 펼치다 보니 한화 야수진은 '타구'에 대비한다. 그리고 무척 빨리 이닝이 끝난다. 로저스의 이닝당 투구 수는 13.7개에 불과하다.

로저스와 한화 야수진은 이미 깊은 신뢰를 쌓았다. 로저스는 22일 경기 뒤 "야수진의 호수비 덕에 완봉을 할 수 있었다"고 야수진에 고마움을 표했다.

로저스 덕에, 한화는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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