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납북 합의, 관계 개선 획기적 전기돼야

입력 2015.08.25 (07:35) 수정 2015.08.25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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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해설위원]

전운이 짙어가던 한반도에 평화의 서곡이 울려 퍼졌습니다. 정면충돌로 가는 막다른 골목에서 만난 남북 대표단은 나흘간의 피 말리는 협상 끝에 극적으로 6개항의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무박 4일 43시간이란 사상 초유의 마라톤협상을 통해 일촉즉발 전쟁의 위기를 남북 관계 개선의 획기적 전기로 바꿔놓았습니다.

남북 대표단은 지난 22일 오후부터 오늘 새벽 0시 55분까지 1·2 차에 걸쳐 도합 43시간 10분에 이르는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 지었습니다.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북측 도발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그에 따른 대북 심리전 방송의 중단을 포함한 6개항에 합의를 이뤘습니다. 북측은 최근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데 이어 준전시 상태를 해제했고,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오늘 정오부터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지뢰·포격 도발이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해온 북측으로서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원칙에 밀려 사실상 결단을 내린 셈입니다.
남북은 또 당국 회담을 서울이나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열고,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로써 경색 국면을 면치 못하던 남북 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오늘로 임기 후반기에 들어가는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결실을 볼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정부가 북한 도발의 악순환 고리를 끊겠다는 원칙을 견지하며 승부수를 던졌고 우리 국민들의 결연한 의지와 성숙한 안보 의식이 뒷받침되면서 일궈낸 성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 이번 합의를 이끌어낸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비서의 남북 대화 채널이 상시 가동될 경우 남북 간의 난제 해결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갖게 합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남북은 전쟁의 위기에서 평화의 기회를 찾았습니다. 물론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은 좀 더 두고 볼일입니다. 그럼에도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남북이 화해와 협력을 향한 새 출발선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합의의 의미는 충분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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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25 07:39:11
    • 수정2015-08-25 08: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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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진 해설위원]

전운이 짙어가던 한반도에 평화의 서곡이 울려 퍼졌습니다. 정면충돌로 가는 막다른 골목에서 만난 남북 대표단은 나흘간의 피 말리는 협상 끝에 극적으로 6개항의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무박 4일 43시간이란 사상 초유의 마라톤협상을 통해 일촉즉발 전쟁의 위기를 남북 관계 개선의 획기적 전기로 바꿔놓았습니다.

남북 대표단은 지난 22일 오후부터 오늘 새벽 0시 55분까지 1·2 차에 걸쳐 도합 43시간 10분에 이르는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 지었습니다.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북측 도발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그에 따른 대북 심리전 방송의 중단을 포함한 6개항에 합의를 이뤘습니다. 북측은 최근 비무장지대 남측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데 이어 준전시 상태를 해제했고,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오늘 정오부터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지뢰·포격 도발이 자신들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해온 북측으로서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원칙에 밀려 사실상 결단을 내린 셈입니다.
남북은 또 당국 회담을 서울이나 평양에서 빠른 시일 내에 열고, 올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로써 경색 국면을 면치 못하던 남북 관계가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오늘로 임기 후반기에 들어가는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결실을 볼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정부가 북한 도발의 악순환 고리를 끊겠다는 원칙을 견지하며 승부수를 던졌고 우리 국민들의 결연한 의지와 성숙한 안보 의식이 뒷받침되면서 일궈낸 성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 이번 합의를 이끌어낸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비서의 남북 대화 채널이 상시 가동될 경우 남북 간의 난제 해결 창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갖게 합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처럼 남북은 전쟁의 위기에서 평화의 기회를 찾았습니다. 물론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은 좀 더 두고 볼일입니다. 그럼에도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남북이 화해와 협력을 향한 새 출발선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합의의 의미는 충분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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