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부패·경제 추락…위기의 브라질

입력 2015.08.25 (18:08) 수정 2015.08.2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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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 사람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입니다.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죠.

2010년 당선된 뒤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탄핵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습니다.

대통령의 위기는, 브라질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브라질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국제부 김영인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서오세요!

<질문>
여기 숫자가 있네요.

80과 8, 이게 뭐죠?

<답변>
네, 80은 2011년 초 취임 직후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입니다.

그러면, 여기 있는 8, 짐작하시겠죠.

5년 가까이 지난, 최근 지지율입니다.

10분의 1 토막이 났습니다.

<질문>
대통령의 리더십이 이렇게 추락한 원인은 뭔가요?

<답변>
첫째, 권력층의 부패,

둘째, 심각한 경제 위기 때문으로 분석이 되고 있습니다.

<질문>
네, 정치, 경제, 모두 위기군요.

먼저, 부패 문제부터 보죠.

대형 부패 스캔들이라도 터진 건가요?

<답변>
네, 브라질에 페트로브라스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국영 석유기업인데요.

지난해부터 브라질과 미국 사법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대형 건설업체들이 이 페트로브라스에 장비를 납품하거나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임원들에게 막대한 뇌물을 준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조성된 비자금 규모가 우리 돈으로 8천 백 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 돈의 일부가 세탁을 거쳐서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핵심정치인들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요.

며칠 전엔, 현직 하원의장과 전직 대통령 출신인 연방상원 의원도 기소됐습니다.

<녹취> 메리트 폭스(미 콜롬비아대 법학교수) : "페트로브라스 스캔들 때문에 정부가 소유하거나 관여하는 다른 기업들에 대해서도 의혹이 일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그런데, 호세프 대통령은 2000년대 중반 페트로브라스의 이사회 의장을 지냈습니다.

룰라 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일할 땐 이 회사에 독점권 등 특혜를 줬고요.

호세프 대통령, 기소되진 않았는데요.

하지만,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 싸늘하기만 합니다.

<질문>
여기에, 경제 위기까지,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네요?

<답변>
네, 브라질은 석유나 광물 등 사실, 원자재 팔아서 먹고 사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원유값 떨어지고, 원자재 붐 꺼졌죠.

페트로브라스같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국영 석유 기업은 부패스캔들로 휘청거리죠.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올해 성장 전망치가 마이너스 2%로 나왔고요.

물가상승률은 9%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물가상승률 억제 상한선이 6.5%인데, 이를 크게 넘어서는 거죠.

실업률은 7.5%, 최근 5년새 최악입니다.

주가는 1년 사이 21% 폭락했고요.

정부 재정이 적자다보니까 긴축 재정을 하겠죠.

그러다보니, 공공과 민간투자가 감소했고 경기 회복을 위한 동력조차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제이슨 비에이라(경제 분석가) : "단기적으로 브라질 국내 상황이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심각한 침체 상황이 곧 해소될 거라는 징후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질문>
권력층은 부패를 저지르고 경제는 추락하고, 국민들의 반발이 심할 것 같은데요?

<답변>
네, 그래서, 지금, 브라질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엔, 수도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 등 240여 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올해 들어서만 세번 째입니다.

부정 부패 척결하고 정치 개혁하라,

호세프 대통령은 물러나라, 이런 요구들을 하고 있습니다.

<녹취> 카르멘(시위 참가자) : "돈이 없어서 집세를 낼 지 먹을 것을 살지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형편입니다. 지금 받고 있는 임금으로는 생활이 안 됩니다. 호세프 대통령은 물러나야 해요. 브라질을 망치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비율은 66%, 조사 대상자의 3분의 2에 달했습니다.

국민들의 불만은 이렇게 높은데, 브라질 정부는 공권력을 무자비하게 행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발생한 살인 사건 가운데 16%가 현직 경찰이 저지른 거고요.

사망자가 1500명이 넘습니다.

인권단체죠.

국제 엠네스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브라질 경찰들이 "먼저 총을 쏘고 질문은 나중에 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시민 보호의 책임을 회피하면서 국가 자체가 살인자로 성장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질문>
총체적인 위기네요.

이 위기가 얼마나 지속될까요?

<답변>
장기화될 것 같습니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은 낮지만, 개혁을 이끌고 경제를 살려야 할 대통령의 리더십은 실종됐기 때문입니다.

임기는 3년이나 남았는 데 말이죠.

때문에 앞으로 몇년 간 브라질발 위기로 세계 경제도 영향을 받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정보회사인 톰슨 로이터는 "현재로선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르기를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우울한 전망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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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부패·경제 추락…위기의 브라질
    • 입력 2015-08-25 18:43:14
    • 수정2015-08-25 19:07:04
    글로벌24
<앵커 멘트>

이 사람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입니다.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죠.

2010년 당선된 뒤 지난해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탄핵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습니다.

대통령의 위기는, 브라질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브라질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국제부 김영인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 기자, 어서오세요!

<질문>
여기 숫자가 있네요.

80과 8, 이게 뭐죠?

<답변>
네, 80은 2011년 초 취임 직후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입니다.

그러면, 여기 있는 8, 짐작하시겠죠.

5년 가까이 지난, 최근 지지율입니다.

10분의 1 토막이 났습니다.

<질문>
대통령의 리더십이 이렇게 추락한 원인은 뭔가요?

<답변>
첫째, 권력층의 부패,

둘째, 심각한 경제 위기 때문으로 분석이 되고 있습니다.

<질문>
네, 정치, 경제, 모두 위기군요.

먼저, 부패 문제부터 보죠.

대형 부패 스캔들이라도 터진 건가요?

<답변>
네, 브라질에 페트로브라스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국영 석유기업인데요.

지난해부터 브라질과 미국 사법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대형 건설업체들이 이 페트로브라스에 장비를 납품하거나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임원들에게 막대한 뇌물을 준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조성된 비자금 규모가 우리 돈으로 8천 백 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 돈의 일부가 세탁을 거쳐서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핵심정치인들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요.

며칠 전엔, 현직 하원의장과 전직 대통령 출신인 연방상원 의원도 기소됐습니다.

<녹취> 메리트 폭스(미 콜롬비아대 법학교수) : "페트로브라스 스캔들 때문에 정부가 소유하거나 관여하는 다른 기업들에 대해서도 의혹이 일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그런데, 호세프 대통령은 2000년대 중반 페트로브라스의 이사회 의장을 지냈습니다.

룰라 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일할 땐 이 회사에 독점권 등 특혜를 줬고요.

호세프 대통령, 기소되진 않았는데요.

하지만,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 싸늘하기만 합니다.

<질문>
여기에, 경제 위기까지,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네요?

<답변>
네, 브라질은 석유나 광물 등 사실, 원자재 팔아서 먹고 사는 나라입니다.

그런데, 원유값 떨어지고, 원자재 붐 꺼졌죠.

페트로브라스같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국영 석유 기업은 부패스캔들로 휘청거리죠.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올해 성장 전망치가 마이너스 2%로 나왔고요.

물가상승률은 9%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물가상승률 억제 상한선이 6.5%인데, 이를 크게 넘어서는 거죠.

실업률은 7.5%, 최근 5년새 최악입니다.

주가는 1년 사이 21% 폭락했고요.

정부 재정이 적자다보니까 긴축 재정을 하겠죠.

그러다보니, 공공과 민간투자가 감소했고 경기 회복을 위한 동력조차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녹취> 제이슨 비에이라(경제 분석가) : "단기적으로 브라질 국내 상황이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심각한 침체 상황이 곧 해소될 거라는 징후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질문>
권력층은 부패를 저지르고 경제는 추락하고, 국민들의 반발이 심할 것 같은데요?

<답변>
네, 그래서, 지금, 브라질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주엔, 수도 브라질리아와 상파울루 등 240여 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올해 들어서만 세번 째입니다.

부정 부패 척결하고 정치 개혁하라,

호세프 대통령은 물러나라, 이런 요구들을 하고 있습니다.

<녹취> 카르멘(시위 참가자) : "돈이 없어서 집세를 낼 지 먹을 것을 살지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형편입니다. 지금 받고 있는 임금으로는 생활이 안 됩니다. 호세프 대통령은 물러나야 해요. 브라질을 망치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비율은 66%, 조사 대상자의 3분의 2에 달했습니다.

국민들의 불만은 이렇게 높은데, 브라질 정부는 공권력을 무자비하게 행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발생한 살인 사건 가운데 16%가 현직 경찰이 저지른 거고요.

사망자가 1500명이 넘습니다.

인권단체죠.

국제 엠네스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브라질 경찰들이 "먼저 총을 쏘고 질문은 나중에 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시민 보호의 책임을 회피하면서 국가 자체가 살인자로 성장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질문>
총체적인 위기네요.

이 위기가 얼마나 지속될까요?

<답변>
장기화될 것 같습니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은 낮지만, 개혁을 이끌고 경제를 살려야 할 대통령의 리더십은 실종됐기 때문입니다.

임기는 3년이나 남았는 데 말이죠.

때문에 앞으로 몇년 간 브라질발 위기로 세계 경제도 영향을 받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정보회사인 톰슨 로이터는 "현재로선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르기를 기대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우울한 전망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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