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안 된다면 ‘성묘’라도…”

입력 2015.09.01 (06:21) 수정 2015.09.01 (07:2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산 가족들이 고령화하면서 사실상 북한의 가족들이 살아 있다고 기대하기 어려워진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이산가족들은 헤어진 가족 만나는 걸 아예 포기하고, 대신 북의 고향을 찾아 성묘를 하겠다며 방북 신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민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60여 년 전 떠나온 고향 마을이지만 김금옥 할머니는 아직도 집에 가던 길이 생생합니다.

<녹취> "이쪽으로 아주 꼬불꼬불 아주 꼬불꼬불해서 덕바위 고개를 넘어야..."

이미 여든 세 살.

부모님이 살아계시리라는 기대는 품기 어렵지만, 마지막으로 고향에 가서 부모님의 흔적이라도 찾아보고 싶은 것이 할머니의 소원입니다.

<인터뷰> 김금옥(개성 출신 이산가족) : "할머니, 할아버님, 엄마, 아버지. 이제 제가 80이 넘었는데 다 돌아가셨을 거고. 영상 편지를 해도 볼 사람이 있겠어요? 그저 내가 살던 고향 땅 한번 더 밟아보고 오자."

가족을 만나는 것은 포기하고 후손들이 북의 고향을 찾아 성묘라도 할 수 있길 바라는 실향민들도 있습니다.

<녹취> "(안 잊어버리시려고 그려놓으신 거예요?) 아이들이라도 보라고.."

실제로 '성묘 방북'을 추진하기도 합니다.

사단법인 '일천만 이산가족위원회'는 추석을 앞둔 이 달 하순쯤 개성에서 성묘를 하겠다며, 개성 출신 30가족을 선정해 이번 주 중 통일부에 방북 허가를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가 남북 당국에 의해 합의되고, 다양한 차원에서 교류가 활성화되는 그 과정에서 제사나 성묘가 가능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현재, 북한은 2012년부터 2차 대전 종전 후에 북한에 살다 숨진 일본인 유족들의 묘소 방문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이산가족 “상봉 안 된다면 ‘성묘’라도…”
    • 입력 2015-09-01 06:22:46
    • 수정2015-09-01 07:23:11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이산 가족들이 고령화하면서 사실상 북한의 가족들이 살아 있다고 기대하기 어려워진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일부 이산가족들은 헤어진 가족 만나는 걸 아예 포기하고, 대신 북의 고향을 찾아 성묘를 하겠다며 방북 신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김민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60여 년 전 떠나온 고향 마을이지만 김금옥 할머니는 아직도 집에 가던 길이 생생합니다.

<녹취> "이쪽으로 아주 꼬불꼬불 아주 꼬불꼬불해서 덕바위 고개를 넘어야..."

이미 여든 세 살.

부모님이 살아계시리라는 기대는 품기 어렵지만, 마지막으로 고향에 가서 부모님의 흔적이라도 찾아보고 싶은 것이 할머니의 소원입니다.

<인터뷰> 김금옥(개성 출신 이산가족) : "할머니, 할아버님, 엄마, 아버지. 이제 제가 80이 넘었는데 다 돌아가셨을 거고. 영상 편지를 해도 볼 사람이 있겠어요? 그저 내가 살던 고향 땅 한번 더 밟아보고 오자."

가족을 만나는 것은 포기하고 후손들이 북의 고향을 찾아 성묘라도 할 수 있길 바라는 실향민들도 있습니다.

<녹취> "(안 잊어버리시려고 그려놓으신 거예요?) 아이들이라도 보라고.."

실제로 '성묘 방북'을 추진하기도 합니다.

사단법인 '일천만 이산가족위원회'는 추석을 앞둔 이 달 하순쯤 개성에서 성묘를 하겠다며, 개성 출신 30가족을 선정해 이번 주 중 통일부에 방북 허가를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가 남북 당국에 의해 합의되고, 다양한 차원에서 교류가 활성화되는 그 과정에서 제사나 성묘가 가능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현재, 북한은 2012년부터 2차 대전 종전 후에 북한에 살다 숨진 일본인 유족들의 묘소 방문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민정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