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아이의 비극…난민 사태 어디까지?

입력 2015.09.04 (12:29) 수정 2015.09.04 (13: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해맑은 미소의 세살배기 꼬마였습니다.

곰 인형을 좋아했고 두 살 위인 형을 따랐습니다.

시리아 어린이, 3살 쿠르디의 슬픈 사연이 지금 전 세계인들을 울리고 있습니다.

먼저 이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숨진채 해안가로 떠밀려온 어린이의 작은 몸 위로 파도가 밀려듭니다.

터키의 보드룸 해변에서 발견된 3살배기 쿠르딥니다.

다섯살인 형 갈립도 함께 숨졌습니다.

시리아 난민인 쿠르디 형제는 부모 등 23명과 함께 보우트를 타고 터키에서 그리스로 가던 중 배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모두 12명이 숨졌는데 두 형제를 포함해 8명이 어린이었습니다.

이 사진은 '파도에 휩쓸린 인도주의'란 제목으로 퍼져나가 전세계인의 연민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인터뷰> 아와 데이먼(cnn 기자) : "국제사회가 지금 난민들의 곤경을 돕기위해 어떤 것이든 시도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난민선에 탄 어린이들은 어른들에 비해 훨씬 더 참혹한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언제닥칠지 모르는 죽음의 공포, 극심한 배멀미와 굶주림, 또 질병을 이겨내기엔 몸과 마음이 너무 앳띱니다.

갈길이 막힌 땅 어느 거리에서 생명으로 태어난 운명도 있습니다.

수 천명의 난민들이 모여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역 난민촌에선 두 명의 여자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아기들의 이름은 희망과 쉼텁니다.

유럽 각국이 서로 난민들을 떠넘기는 상황.

이 아기들이 과연 언제쯤 희망의 땅을 찾아 편안한 쉼터에 안길 수 있을지, 앞날은 기약이 없습니다.

KBS 뉴스 이예진입니다.

<앵커 멘트>

전 세계 SNS에서는 쿠르디를 애도하는 글과 사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쿠르디의 영혼이 하늘나라에 있는 엄마를 향하는가 하면 UN의 공개회의장에 맥없이 쓰러져 있는 모습, 날개는 달았지만 결국 날지 못한 아기 천사로도 묘사됐습니다.

목숨을 걸고 유럽으로 떠나는 난민 대부분이 쿠르디와 같은 시리아인입니다.

시리아는 5년째 내전 중입니다.

여기에 이슬람 무장단체 IS의 횡포가 극에 달하면서 시리아인 다섯 명 중 1명이 난민 신세가 됐습니다.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등에서도 각각 내전과 종교 분쟁으로 수많은 난민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중해를 건너 유럽 대륙으로 가려고 합니다.

일자리와 최소한의 '복지'가 있는 독일과 영국, 스웨덴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최근 1년 사이에만 약 3천5백명의 난민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루 열 명 꼴입니다.

'죽음의 바다'가 된 지중해를 피해, 헝가리와 오스트리아를 거치는 육로를 택하기도 하지만, 이 길도 험난하긴 마찬가집니다.

지난달 27일 냉동트럭 안에서 난민 71명이 질식사한 사건도 헝가리 국경을 넘어가려다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유럽에 도착한 이들을 받아줘야 할 나라들도 무척 고민스럽습니다.

일단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유럽연합 회원국이 일정 정도 이상의 난민을 의무적으로 분산 수용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습니다.

영국은 이런 저런 조건을 내걸며 난민 수용에 주저하는 상황이었습니다만, 앞서 보신 쿠르디 시신 사진이 공개되자 캐머런 총리는 "아버지로서 깊은 슬픔을 느꼈다"며
영국은 도덕적인 나라로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시리아 난민에게 유독 엄격했던 미국도 쿠르디 사건을 계기로 난민을 더 받으라는 대내외 압박에 직면해있습니다.

이 철조망 너머에는 과연 희망이 있을까요?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목숨 건 탈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세 살 아이의 비극…난민 사태 어디까지?
    • 입력 2015-09-04 12:30:44
    • 수정2015-09-04 13:03:00
    뉴스 12
<앵커 멘트>

이렇게 해맑은 미소의 세살배기 꼬마였습니다.

곰 인형을 좋아했고 두 살 위인 형을 따랐습니다.

시리아 어린이, 3살 쿠르디의 슬픈 사연이 지금 전 세계인들을 울리고 있습니다.

먼저 이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숨진채 해안가로 떠밀려온 어린이의 작은 몸 위로 파도가 밀려듭니다.

터키의 보드룸 해변에서 발견된 3살배기 쿠르딥니다.

다섯살인 형 갈립도 함께 숨졌습니다.

시리아 난민인 쿠르디 형제는 부모 등 23명과 함께 보우트를 타고 터키에서 그리스로 가던 중 배가 뒤집히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모두 12명이 숨졌는데 두 형제를 포함해 8명이 어린이었습니다.

이 사진은 '파도에 휩쓸린 인도주의'란 제목으로 퍼져나가 전세계인의 연민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인터뷰> 아와 데이먼(cnn 기자) : "국제사회가 지금 난민들의 곤경을 돕기위해 어떤 것이든 시도하려고 하지 않는다면 도대체 앞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난민선에 탄 어린이들은 어른들에 비해 훨씬 더 참혹한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언제닥칠지 모르는 죽음의 공포, 극심한 배멀미와 굶주림, 또 질병을 이겨내기엔 몸과 마음이 너무 앳띱니다.

갈길이 막힌 땅 어느 거리에서 생명으로 태어난 운명도 있습니다.

수 천명의 난민들이 모여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역 난민촌에선 두 명의 여자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아기들의 이름은 희망과 쉼텁니다.

유럽 각국이 서로 난민들을 떠넘기는 상황.

이 아기들이 과연 언제쯤 희망의 땅을 찾아 편안한 쉼터에 안길 수 있을지, 앞날은 기약이 없습니다.

KBS 뉴스 이예진입니다.

<앵커 멘트>

전 세계 SNS에서는 쿠르디를 애도하는 글과 사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쿠르디의 영혼이 하늘나라에 있는 엄마를 향하는가 하면 UN의 공개회의장에 맥없이 쓰러져 있는 모습, 날개는 달았지만 결국 날지 못한 아기 천사로도 묘사됐습니다.

목숨을 걸고 유럽으로 떠나는 난민 대부분이 쿠르디와 같은 시리아인입니다.

시리아는 5년째 내전 중입니다.

여기에 이슬람 무장단체 IS의 횡포가 극에 달하면서 시리아인 다섯 명 중 1명이 난민 신세가 됐습니다.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등에서도 각각 내전과 종교 분쟁으로 수많은 난민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중해를 건너 유럽 대륙으로 가려고 합니다.

일자리와 최소한의 '복지'가 있는 독일과 영국, 스웨덴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최근 1년 사이에만 약 3천5백명의 난민이 지중해를 건너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루 열 명 꼴입니다.

'죽음의 바다'가 된 지중해를 피해, 헝가리와 오스트리아를 거치는 육로를 택하기도 하지만, 이 길도 험난하긴 마찬가집니다.

지난달 27일 냉동트럭 안에서 난민 71명이 질식사한 사건도 헝가리 국경을 넘어가려다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유럽에 도착한 이들을 받아줘야 할 나라들도 무척 고민스럽습니다.

일단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유럽연합 회원국이 일정 정도 이상의 난민을 의무적으로 분산 수용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습니다.

영국은 이런 저런 조건을 내걸며 난민 수용에 주저하는 상황이었습니다만, 앞서 보신 쿠르디 시신 사진이 공개되자 캐머런 총리는 "아버지로서 깊은 슬픔을 느꼈다"며
영국은 도덕적인 나라로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시리아 난민에게 유독 엄격했던 미국도 쿠르디 사건을 계기로 난민을 더 받으라는 대내외 압박에 직면해있습니다.

이 철조망 너머에는 과연 희망이 있을까요?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목숨 건 탈출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