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좌완 이명우 “제자리 찾아가야죠”

입력 2015.09.0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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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좌완 투수 이명우(33)는 '스마일맨'으로 불릴 정도로 늘 웃는 인상이지만 요즘 웃음이 더 늘었다.

지난 6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명우는 "(박)세웅이가 '선발은 박살이 나면 괴롭지만, 반대로 잘 던지면 4일 동안 편하다'고 하더니 진짜 그러네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명우는 지난 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6안타 3볼넷 2탈삼진 2실점 호투로 팀의 9-4 승리를 이끌었다.

2010년 4월 22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 이후 1천962일 만에 '깜짝 선발승'을 거둔 이명우의 기대 이상의 활약 속에 롯데는 올 시즌 최다인 5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3선발 송승준의 부상으로 임시 선발 자리를 꿰찬 이명우는 그전까지만 해도 팀 내에서 '위기의 남자'였다.

2012년과 2013년에 걸쳐 2년 연속 롯데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한 그는 지난 시즌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2년 2.56, 2013년 3.07이었던 평균자책점은 지난해에는 7.02로 치솟았다. 올해 역시 평균자책점은 4점대를 맴돌았다.

좌타자 상대 원포인트 스페셜리스트로서의 효용 가치마저 떨어진 그는 2군을 들락거렸고, 필승조에서 패전 처리조로 급전직하했다.

그런 이명우에게 손을 내밀어 준 것은 그가 부산공고 시절 가장 존경하는 투수로 꼽은 주형광 현 투수코치였다.

이명우가 2002년 롯데에 입단할 때부터 '방장과 방졸'의 관계로 한방을 쓴 주 코치는 이명우의 장점과 한계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었다.

주 코치는 "(이)명우가 결정구가 없어서 불펜으로서는 임팩트가 약했다"며 "또 좌타자를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신감이 떨어진 이명우도 살리고, 선발진에 생긴 구멍을 메울 방안을 함께 찾던 주 코치는 이명우 선발 카드를 이종운 감독에게 추천했고, 이는 적중했다.

이명우의 설명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는 "원포인트로 나갈 때는 이 타자를 내가 잡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상대 타순이 왼손-왼손-왼손이면 그나마 나은데, 왼손-오른손-왼손일 때에는 무조건 첫 타자를 잡아야 했다"며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좌타자 상대 원포인트 스페셜리스트일 때는 다음 기회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발일 때는 한두 번 실수해도 그게 용납이 된다. 다음 타자를 막아내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명우는 편안한 마음으로 투구했고, 자신이 여전히 팀에서 쓰임새가 있는 투수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명우는 선발 로테이션상으로는 11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 또는 12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 등판할 수 있다.

그는 "선발로 한 번 더 나가라고 하면 해야죠. 그런데 불펜에 좌완 투수가 (강)영식형 혼자밖에 없어서 제자리 찾아가야죠"라며 "또 (송)승준형도 오니까 제자리 찾아가야죠"라고 거듭 말했다.

이명우는 마지막으로 "트레이너들이 선수들 몸 관리 잘해준다고 꼭 기사에 담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트레이너들이 경기 때면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선수들 몸을 잘 챙겨준다"며 "정말로 고생을 많이 하시는데, 팬들이 잘 모르고 오해를 하시는 것 같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트레이너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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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좌완 이명우 “제자리 찾아가야죠”
    • 입력 2015-09-07 11:18:20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의 좌완 투수 이명우(33)는 '스마일맨'으로 불릴 정도로 늘 웃는 인상이지만 요즘 웃음이 더 늘었다. 지난 6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명우는 "(박)세웅이가 '선발은 박살이 나면 괴롭지만, 반대로 잘 던지면 4일 동안 편하다'고 하더니 진짜 그러네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명우는 지난 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6안타 3볼넷 2탈삼진 2실점 호투로 팀의 9-4 승리를 이끌었다. 2010년 4월 22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 이후 1천962일 만에 '깜짝 선발승'을 거둔 이명우의 기대 이상의 활약 속에 롯데는 올 시즌 최다인 5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3선발 송승준의 부상으로 임시 선발 자리를 꿰찬 이명우는 그전까지만 해도 팀 내에서 '위기의 남자'였다. 2012년과 2013년에 걸쳐 2년 연속 롯데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한 그는 지난 시즌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2년 2.56, 2013년 3.07이었던 평균자책점은 지난해에는 7.02로 치솟았다. 올해 역시 평균자책점은 4점대를 맴돌았다. 좌타자 상대 원포인트 스페셜리스트로서의 효용 가치마저 떨어진 그는 2군을 들락거렸고, 필승조에서 패전 처리조로 급전직하했다. 그런 이명우에게 손을 내밀어 준 것은 그가 부산공고 시절 가장 존경하는 투수로 꼽은 주형광 현 투수코치였다. 이명우가 2002년 롯데에 입단할 때부터 '방장과 방졸'의 관계로 한방을 쓴 주 코치는 이명우의 장점과 한계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었다. 주 코치는 "(이)명우가 결정구가 없어서 불펜으로서는 임팩트가 약했다"며 "또 좌타자를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자신감이 떨어진 이명우도 살리고, 선발진에 생긴 구멍을 메울 방안을 함께 찾던 주 코치는 이명우 선발 카드를 이종운 감독에게 추천했고, 이는 적중했다. 이명우의 설명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는 "원포인트로 나갈 때는 이 타자를 내가 잡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고 생각했다"며 "특히 상대 타순이 왼손-왼손-왼손이면 그나마 나은데, 왼손-오른손-왼손일 때에는 무조건 첫 타자를 잡아야 했다"며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좌타자 상대 원포인트 스페셜리스트일 때는 다음 기회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발일 때는 한두 번 실수해도 그게 용납이 된다. 다음 타자를 막아내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명우는 편안한 마음으로 투구했고, 자신이 여전히 팀에서 쓰임새가 있는 투수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명우는 선발 로테이션상으로는 11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 또는 12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 등판할 수 있다. 그는 "선발로 한 번 더 나가라고 하면 해야죠. 그런데 불펜에 좌완 투수가 (강)영식형 혼자밖에 없어서 제자리 찾아가야죠"라며 "또 (송)승준형도 오니까 제자리 찾아가야죠"라고 거듭 말했다. 이명우는 마지막으로 "트레이너들이 선수들 몸 관리 잘해준다고 꼭 기사에 담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트레이너들이 경기 때면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선수들 몸을 잘 챙겨준다"며 "정말로 고생을 많이 하시는데, 팬들이 잘 모르고 오해를 하시는 것 같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트레이너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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