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맹활약…“한국 야수 평가 높아졌다”

입력 2015.09.10 (13:23) 수정 2015.09.1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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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 출신 야수 중 최초로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한국 야수를 보는 눈을 바꿔놓고 있다.

강정호는 10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 방문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입성 후 첫 만루홈런을 기록하는 등 타율 0.287 15홈런 56타점을 기록 중이다.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언급될 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목받는 야수로 떠올랐다.

강정호의 활약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한국프로야구 야수들은 큰 꿈을 키운다.

미국 언론은 '강정호와 4년 1천600만 달러(포스팅 비 포함)에 계약한 피츠버그는 이미 상당한 이익을 봤다'는 기사를 연일 쏟아낸다.

강정호에 이어 빅리그에 입성하려는 한국 야수들에게 무척 반가운 기사다. 강정호 덕에 더 좋은 계약 조건으로 계약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프로야구 최고 거포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강정호의 활약 덕에 박병호를 향한 관심은 더 커졌다.

박병호는 1루수라는 한계가 있지만, 한국프로야구 거의 모든 타격 지표에서 강정호를 앞선다.

강정호가 미국 진출을 추진할 때, 미국 언론은 "한국프로야구에서 40홈런을 친 유격수"라고 그를 소개하면서도 "비교 대상이 없다. 한국에서의 놀라운 성적을 어느 정도로 평가해야할 지 아무도 모른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시즌 시작 전 MLB닷컴은 강정호의 2015년 성적을 타율 0.266(365타수 97안타) 12홈런 45타점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댄 짐보스키가 고안한 야구 예측시스템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를 통해 강정호의 첫 시즌 성적을 타율 0.230(452타수 104안타) 14홈런 57타점으로 점쳤다.

한국과 미국의 리그 수준 차를 매우 높게 본 것이다.

강정호는 보기 좋게 미국 언론과 통계 사이트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한국 야수에 대한 평가를 바꿔놓을 수 있는 활약이다.

지난겨울,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유격수 도리타니 다카시는 미국 진출을 추진했다.

하지만 강정호가 포스팅을 거치면서도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반면, 도리타니는 이적료가 필요 없는 자유계약선수임에도 미국 구단과 계약하지 못했다.

도리타니의 앞길을 막은 요인 중 하나는 '앞선 사례'였다.

석간 후지는 "메이저리그에서 일본인 내야수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미국 구단이 한국 야수에 대해서도 의심을 품겠지만 그래도 '도리타니보다는 (젊고 힘 있는)강정호'라는 게 냉정한 평가다"라고 분석했다.

니시오카 쓰요시는 일본인 내야수 중 최고 포스팅 금액(532만9천 달러)를 기록하며 2011년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했으나 미국 무대 적응에 실패하고 3년 계약을 채우지 못한 채 두 시즌(2011·2012)만 치르고 2013년 일본으로 복귀했다.

이와무라 아키노리는 2006년 말 포스팅을 신청해 탬파베이 레이스로부터 450만 달러를 제시받았다. 이와무라는 2007년 타율 0.285, 2008년 0.274로 활약했지만 홈런은 7개와 6개에 그쳤다.

이와무라는 점점 설 자리를 잃었고 4년 뒤 일본으로 돌아왔다.

강정호는 앞서 예로 든 일본 내야수들과 완전히 다른 유형의 선수다. 일본 야수들은 빠르고 정교한 장점이 있는 반면, 강정호는 일본 선수들이 갖지 못한 '파괴력'을 갖췄다.

메이저리그는 첫해 15홈런을 치는 한국 내야수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야수들의 근육 키우기'가 유행이다. 이에 비례해 타자들의 힘이 세졌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한국 야구는 최근 투수보다 타자의 성장이 훨씬 빠르다. 타고투저 현상이 이어지는 이유"라고 했다.

일본은 투고타저다. 여전히 투수들이 득세한다. 1990년대 노모 히데오 이후 메이저리그 구단의 일본 투수 사랑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 내야수에 대한 관심도는 뚝 떨어졌다.

메이저리그는 강정호를 통해 한국 야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타고투저가 지배하는 한국프로야구에서 '야수 찾기'에 돌입할 가능성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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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정호 맹활약…“한국 야수 평가 높아졌다”
    • 입력 2015-09-10 13:23:04
    • 수정2015-09-10 21:35:18
    연합뉴스
한국프로야구 출신 야수 중 최초로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한국 야수를 보는 눈을 바꿔놓고 있다.

강정호는 10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 방문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입성 후 첫 만루홈런을 기록하는 등 타율 0.287 15홈런 56타점을 기록 중이다.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언급될 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목받는 야수로 떠올랐다.

강정호의 활약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한국프로야구 야수들은 큰 꿈을 키운다.

미국 언론은 '강정호와 4년 1천600만 달러(포스팅 비 포함)에 계약한 피츠버그는 이미 상당한 이익을 봤다'는 기사를 연일 쏟아낸다.

강정호에 이어 빅리그에 입성하려는 한국 야수들에게 무척 반가운 기사다. 강정호 덕에 더 좋은 계약 조건으로 계약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프로야구 최고 거포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강정호의 활약 덕에 박병호를 향한 관심은 더 커졌다.

박병호는 1루수라는 한계가 있지만, 한국프로야구 거의 모든 타격 지표에서 강정호를 앞선다.

강정호가 미국 진출을 추진할 때, 미국 언론은 "한국프로야구에서 40홈런을 친 유격수"라고 그를 소개하면서도 "비교 대상이 없다. 한국에서의 놀라운 성적을 어느 정도로 평가해야할 지 아무도 모른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시즌 시작 전 MLB닷컴은 강정호의 2015년 성적을 타율 0.266(365타수 97안타) 12홈런 45타점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댄 짐보스키가 고안한 야구 예측시스템 ZiPS(SZymborski Projection System)를 통해 강정호의 첫 시즌 성적을 타율 0.230(452타수 104안타) 14홈런 57타점으로 점쳤다.

한국과 미국의 리그 수준 차를 매우 높게 본 것이다.

강정호는 보기 좋게 미국 언론과 통계 사이트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한국 야수에 대한 평가를 바꿔놓을 수 있는 활약이다.

지난겨울,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유격수 도리타니 다카시는 미국 진출을 추진했다.

하지만 강정호가 포스팅을 거치면서도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반면, 도리타니는 이적료가 필요 없는 자유계약선수임에도 미국 구단과 계약하지 못했다.

도리타니의 앞길을 막은 요인 중 하나는 '앞선 사례'였다.

석간 후지는 "메이저리그에서 일본인 내야수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미국 구단이 한국 야수에 대해서도 의심을 품겠지만 그래도 '도리타니보다는 (젊고 힘 있는)강정호'라는 게 냉정한 평가다"라고 분석했다.

니시오카 쓰요시는 일본인 내야수 중 최고 포스팅 금액(532만9천 달러)를 기록하며 2011년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했으나 미국 무대 적응에 실패하고 3년 계약을 채우지 못한 채 두 시즌(2011·2012)만 치르고 2013년 일본으로 복귀했다.

이와무라 아키노리는 2006년 말 포스팅을 신청해 탬파베이 레이스로부터 450만 달러를 제시받았다. 이와무라는 2007년 타율 0.285, 2008년 0.274로 활약했지만 홈런은 7개와 6개에 그쳤다.

이와무라는 점점 설 자리를 잃었고 4년 뒤 일본으로 돌아왔다.

강정호는 앞서 예로 든 일본 내야수들과 완전히 다른 유형의 선수다. 일본 야수들은 빠르고 정교한 장점이 있는 반면, 강정호는 일본 선수들이 갖지 못한 '파괴력'을 갖췄다.

메이저리그는 첫해 15홈런을 치는 한국 내야수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야수들의 근육 키우기'가 유행이다. 이에 비례해 타자들의 힘이 세졌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한국 야구는 최근 투수보다 타자의 성장이 훨씬 빠르다. 타고투저 현상이 이어지는 이유"라고 했다.

일본은 투고타저다. 여전히 투수들이 득세한다. 1990년대 노모 히데오 이후 메이저리그 구단의 일본 투수 사랑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 내야수에 대한 관심도는 뚝 떨어졌다.

메이저리그는 강정호를 통해 한국 야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타고투저가 지배하는 한국프로야구에서 '야수 찾기'에 돌입할 가능성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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