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미각, 나물을 즐기는 사람들

입력 2002.04.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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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말 맛있게 드시네요.
여기도 두 그릇만 배달해 주시면 20초 안에 드시는지 확인할 수가 있을 텐데, 오늘은 정말 입맛 돋구는 음식들이 많습니다.
요즘에는 또 봄나물이 맛있죠.
향긋한 봄나물이 보약입니다.
⊙앵커: 특히 봄나물은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식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앵커: 뉴스7 테마기획,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봄나물을 즐기는 사람들을 임기순 프로듀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봄내음 가득한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농가입니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이성준 씨와 장복순 씨 부부가 밭일을 하고 있습니다.
파릇파릇하게 지천에 돋아난 봄나물을 보니 아련한 추억이 떠오릅니다.
⊙장복순(경기도 남양주시): 많이 캤다기보다도 시어미니나 시집식구들과의 언짢은 일이 있다든가 그러면 슬그머니 나가서 나물도 캐고 경치도 보면서 콧노래도 불러가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많이 했죠.
⊙기자: 22살의 어린 나이에 가난한 농부의 아내가 된 장복순 씨, 일곱 식구를 건사해야 했던 그녀에게 봄나물은 먹을 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남편에게 해 줄 수 있는 소박한 정성이었습니다.
⊙이성준(경기도 남양주시): 제가 밭에 가서 일을 하면 밭두렁에 있는 쑥을 뜯어서 쑥개떡을 만들어 가지고 갖다주는 것,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기자: 그때 당시는 새댁이었죠
⊙이성준(경기도 남양주시): 그렇죠, 새댁이죠.
⊙기자: 좋으셨겠네요.
⊙이성준(경기도 남양주시): 좋았죠, 웃고 있잖아요.
⊙기자: 오늘 점심식사는 향긋한 향의 달래를 넣어만든 된장찌개입니다.
제때 먹는 봄나물은 산해진미 부럽지 않은 건강식입니다.
소박한 밥상에는 작은 행복이 넘칩니다.
⊙이성준(경기도 남양주시): 여기 전부가 쑥밭이야, 쑥대밭이에요.
⊙장복순(경기도 남양주시): 정말로, 그야말로 쑥밭이네요.
⊙기자: 농촌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봄나물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회원이 6000명이나 되는 좋은 먹거리모임 회원들은 주말마다 우리 자연을 느끼러 산과 들로 나섭니다.
처음 산나물을 캐는 젊은이들의 손길은 서툴지만 아주 재미있어 합니다.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어릴적 나물을 캤던 추억을 되살리며 봄나물 캐는 즐거움에 빠집니다.
⊙문행금: 뜯으면서도 아이고, 옛날에 고향에서는 이렇게 좋은 줄 몰랐는데 하고 뜯었죠.
⊙기자: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봄나물을 한 아름씩 뜯은 사람들은 흥에 겨워 노래가 절로 납니다.
제철 나물에는 비타민, 칼슘 등의 영양소가 들어 있어 나른해지기 쉬운 봄철, 춘곤증을 이기는 데 필요한 기운을 제공해 줍니다.
그래서 제철 봄나물을 보약이라고도 합니다.
특히 올봄 황사가 심해지면서 봄나물은 먼지로부터 기관지를 보호해 줄 수 있어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음식입니다.
⊙강명자(꽃마을 한방병원 원장): 봄이라는 것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고 발생기가 동하는 계절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모든 생물들에 발생하는 기운이 있으니까 우리 인체의 기가 처져 있을 때 봄나물을 드시면 기를 소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고급호텔에서 각광받는 요리입니다.
이곳에서는 봄나물을 이용한 퓨전요리를 손님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다양한 음식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봄나물은 화려한 변신을 합니다.
봄나물, 신선초 등의 봄나물이 게살과 어우러져 부드러움을 더한 게살나물 샐러드, 무순에 미나리 등의 봄나물과 새우, 연어가 어우러진 싱거푸 등은 구수한 된장소스를 첨가해 그 맛이 일품입니다.
죽순, 두릅 등 갖가지 향긋한 나물을 얇게 민 전병에 싸먹는 퓨전 밀전병도 눈길을 끕니다.
⊙유한수(경기도 고양시): 그냥 이렇게 무쳐놓는 나물 같은 것은 이렇게 적성에 안 맞을 수도 있고 그런데 저렇게 해 놓으니까 누구나 다 좋아할 것 같아요.
나이먹은 사람이나, 젊은 사람이나 다 좋아할 것 같아요.
⊙기자: 입맛을 잃기 쉬운 봄, 봄나물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선물입니다.
소담스럽고 정갈한 향의 봄나물이 건강식으로 새롭게 각광받으면서 봄나물은 우리 음식문화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KBS뉴스 임기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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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철 미각, 나물을 즐기는 사람들
    • 입력 2002-04-25 19:00:00
    뉴스 7
⊙앵커: 정말 맛있게 드시네요. 여기도 두 그릇만 배달해 주시면 20초 안에 드시는지 확인할 수가 있을 텐데, 오늘은 정말 입맛 돋구는 음식들이 많습니다. 요즘에는 또 봄나물이 맛있죠. 향긋한 봄나물이 보약입니다. ⊙앵커: 특히 봄나물은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식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습니다. ⊙앵커: 뉴스7 테마기획,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봄나물을 즐기는 사람들을 임기순 프로듀서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봄내음 가득한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농가입니다. 이곳에서 20년 넘게 살아온 이성준 씨와 장복순 씨 부부가 밭일을 하고 있습니다. 파릇파릇하게 지천에 돋아난 봄나물을 보니 아련한 추억이 떠오릅니다. ⊙장복순(경기도 남양주시): 많이 캤다기보다도 시어미니나 시집식구들과의 언짢은 일이 있다든가 그러면 슬그머니 나가서 나물도 캐고 경치도 보면서 콧노래도 불러가면서 스트레스 해소를 많이 했죠. ⊙기자: 22살의 어린 나이에 가난한 농부의 아내가 된 장복순 씨, 일곱 식구를 건사해야 했던 그녀에게 봄나물은 먹을 거리가 부족했던 시절 남편에게 해 줄 수 있는 소박한 정성이었습니다. ⊙이성준(경기도 남양주시): 제가 밭에 가서 일을 하면 밭두렁에 있는 쑥을 뜯어서 쑥개떡을 만들어 가지고 갖다주는 것,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기자: 그때 당시는 새댁이었죠 ⊙이성준(경기도 남양주시): 그렇죠, 새댁이죠. ⊙기자: 좋으셨겠네요. ⊙이성준(경기도 남양주시): 좋았죠, 웃고 있잖아요. ⊙기자: 오늘 점심식사는 향긋한 향의 달래를 넣어만든 된장찌개입니다. 제때 먹는 봄나물은 산해진미 부럽지 않은 건강식입니다. 소박한 밥상에는 작은 행복이 넘칩니다. ⊙이성준(경기도 남양주시): 여기 전부가 쑥밭이야, 쑥대밭이에요. ⊙장복순(경기도 남양주시): 정말로, 그야말로 쑥밭이네요. ⊙기자: 농촌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봄나물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회원이 6000명이나 되는 좋은 먹거리모임 회원들은 주말마다 우리 자연을 느끼러 산과 들로 나섭니다. 처음 산나물을 캐는 젊은이들의 손길은 서툴지만 아주 재미있어 합니다. 나이 지긋하신 분들은 어릴적 나물을 캤던 추억을 되살리며 봄나물 캐는 즐거움에 빠집니다. ⊙문행금: 뜯으면서도 아이고, 옛날에 고향에서는 이렇게 좋은 줄 몰랐는데 하고 뜯었죠. ⊙기자: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봄나물을 한 아름씩 뜯은 사람들은 흥에 겨워 노래가 절로 납니다. 제철 나물에는 비타민, 칼슘 등의 영양소가 들어 있어 나른해지기 쉬운 봄철, 춘곤증을 이기는 데 필요한 기운을 제공해 줍니다. 그래서 제철 봄나물을 보약이라고도 합니다. 특히 올봄 황사가 심해지면서 봄나물은 먼지로부터 기관지를 보호해 줄 수 있어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음식입니다. ⊙강명자(꽃마을 한방병원 원장): 봄이라는 것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고 발생기가 동하는 계절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모든 생물들에 발생하는 기운이 있으니까 우리 인체의 기가 처져 있을 때 봄나물을 드시면 기를 소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고급호텔에서 각광받는 요리입니다. 이곳에서는 봄나물을 이용한 퓨전요리를 손님들에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다양한 음식문화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봄나물은 화려한 변신을 합니다. 봄나물, 신선초 등의 봄나물이 게살과 어우러져 부드러움을 더한 게살나물 샐러드, 무순에 미나리 등의 봄나물과 새우, 연어가 어우러진 싱거푸 등은 구수한 된장소스를 첨가해 그 맛이 일품입니다. 죽순, 두릅 등 갖가지 향긋한 나물을 얇게 민 전병에 싸먹는 퓨전 밀전병도 눈길을 끕니다. ⊙유한수(경기도 고양시): 그냥 이렇게 무쳐놓는 나물 같은 것은 이렇게 적성에 안 맞을 수도 있고 그런데 저렇게 해 놓으니까 누구나 다 좋아할 것 같아요. 나이먹은 사람이나, 젊은 사람이나 다 좋아할 것 같아요. ⊙기자: 입맛을 잃기 쉬운 봄, 봄나물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선물입니다. 소담스럽고 정갈한 향의 봄나물이 건강식으로 새롭게 각광받으면서 봄나물은 우리 음식문화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KBS뉴스 임기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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