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겉핥기 교육…출석 체크도 안해

입력 2015.09.22 (21:34) 수정 2015.09.2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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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남한에 정착한 뒤 적응하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르거나 다시 남한을 떠나는 탈북자들이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정착 초기에 잘 적응하도록 지원과 교육이 절실한데요.

그 목적으로 운영되는 하나원의 교육과정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송수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탈북한 김 모 씨는 하나원에 입소해 석 달간 받은 남한 정착 교육이 시간 보내기에 불과했다고 말합니다.

영어는 너무 쉬운 알파벳 수준이었고, 법률 용어는 반대로 너무 어려웠는데 수박 겉핥기에 그쳤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00(탈북자/음성변조) : "가르쳐주긴 가르쳐주는데 나와보니까 크게 도움이 안 되는 거 같습니다. 나와보니까."

탈북자 이 모 씨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느라 보름 넘게 수업을 빠졌습니다.

석 달 과정의 6분의 1을 병원에서 보낸 셈이지만 보충도 없이 이수증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이00(탈북자/음성변조) : "한국 사회에 대한 기초를 배우고 나온다는 건 맞지 않는 소리입니다. 공허한 시간을 보내는..."

탈북자 한 명이 병원 진료로 수업을 빠지는 횟수는 평균 15번, 그만큼 교육 시간은 줄고 있습니다.

KBS가 입수한 교육 관리 자료를 보면, 하나원은 탈북자들의 출석 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단이탈 같은 큰 결격 사유만 없다면 자동으로 이수하게 되는 겁니다.

하나원은 탈북자들의 외출을 통제한 채 수업 참석을 독려하고 있으며, 개개인의 상황과 성과를 따져 교육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하나원 관계자(음성변조) : "(이수를 못 한) 사람들이 겹쳐지게 되면 (하나원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고요."

지난해 하나원을 거쳐 간 탈북자는 1600여 명.

하나원은 탈북자 한 명당 6백만 원씩 교육 예산을 썼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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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박 겉핥기 교육…출석 체크도 안해
    • 입력 2015-09-22 21:47:59
    • 수정2015-09-22 21:54:39
    뉴스9(경인)
<앵커 멘트>

남한에 정착한 뒤 적응하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르거나 다시 남한을 떠나는 탈북자들이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정착 초기에 잘 적응하도록 지원과 교육이 절실한데요.

그 목적으로 운영되는 하나원의 교육과정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송수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탈북한 김 모 씨는 하나원에 입소해 석 달간 받은 남한 정착 교육이 시간 보내기에 불과했다고 말합니다.

영어는 너무 쉬운 알파벳 수준이었고, 법률 용어는 반대로 너무 어려웠는데 수박 겉핥기에 그쳤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00(탈북자/음성변조) : "가르쳐주긴 가르쳐주는데 나와보니까 크게 도움이 안 되는 거 같습니다. 나와보니까."

탈북자 이 모 씨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느라 보름 넘게 수업을 빠졌습니다.

석 달 과정의 6분의 1을 병원에서 보낸 셈이지만 보충도 없이 이수증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이00(탈북자/음성변조) : "한국 사회에 대한 기초를 배우고 나온다는 건 맞지 않는 소리입니다. 공허한 시간을 보내는..."

탈북자 한 명이 병원 진료로 수업을 빠지는 횟수는 평균 15번, 그만큼 교육 시간은 줄고 있습니다.

KBS가 입수한 교육 관리 자료를 보면, 하나원은 탈북자들의 출석 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단이탈 같은 큰 결격 사유만 없다면 자동으로 이수하게 되는 겁니다.

하나원은 탈북자들의 외출을 통제한 채 수업 참석을 독려하고 있으며, 개개인의 상황과 성과를 따져 교육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하나원 관계자(음성변조) : "(이수를 못 한) 사람들이 겹쳐지게 되면 (하나원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고요."

지난해 하나원을 거쳐 간 탈북자는 1600여 명.

하나원은 탈북자 한 명당 6백만 원씩 교육 예산을 썼습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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