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타임] 명절에 싸운 부부를 위하여

입력 2015.09.30 (08:46) 수정 2015.09.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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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매주 수요일,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게 받는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시간,‘힐링타임’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엊그제가 바로 추석이었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동근 선생님께서 오늘은 명절과 관련된 갈등에 대해 얘기해주신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신동근입니다.

오늘은 ‘명절, 축제인가, 갈등인가’라는 주제로 명절과 관련된 부부갈등을 다뤄보겠습니다.

사실 명절이라고 하면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고 화목한 모습을 떠올리지 않습니까?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명절은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취업을 못한 사람, 결혼을 못한 사람은 명절에 고향 가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기도 하고, 고향에 갔다 온 후에도 다양한 이유로 심한 부부싸움을 하기도 합니다.

통계에 의하면 명절 후 가정 폭력이나 이혼이 20~30% 더 증가한다고 합니다.

명절 후 심하게 싸운 부부의 대화를 한 번 들어보실까요?

혹시 두 앵커 분께서 부인과 남편 역할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네. 그러죠.

오늘은 성우까지 하게 되었네요.

부인 : "당신네 집은 도대체 왜 그래?

남편 : "왜? 무슨 일 있었어?"

부인 : "내가 형님한테 무시당하는 거 못 봤어? 큰 집으로 이사 갔다고 자랑만 했잖아. 어머님도 잘사는 형님 집에 재산도 더 물려주시고."

남편 : "또 재산 얘기냐? 그만하자. 부인 : 할 말도 못해? 내가 뭘 어쨌다고?"

남편 : "그만하랬지. 이혼하기 싫으면 다음 명절부턴 아예 내려가지 마."

두 분 성우 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이 대화를 들으니까 어떠세요?

사소한 일이 큰 싸움이 된 것 같아요.

<질문>
그런데 명절에 싸움이 더 크게 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답변>
네. 있습니다.

첫째는 가족과 관련된 이유입니다.

가족은 나의 뿌리가 되는 가장 가까운 존재이기도 하지만 뿌리 깊은 갈등이 존재하는 관계이기도 합니다.

가족에 대한 비난은 곧 나 자신을 근본적으로 비난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또한 가족 문제는 깊은 감정이 실려 있기 때문에 더욱 예민해질 수가 있습니다.

위의 사례처럼 부모의 편애, 유산문제 같은 것이 바로 그런 가족의 갈등 중에 하나입니다.

두 번째로 가족 문제는 해결할 수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람이 얽혀있고 오래 지속된 관계이다 보니 대부분 변화가 어렵습니다.

해결이 안 되니 갈등이 오래 가는 것입니다.

위의 사례에서 부모나 형님을 바꿀 수도 없고 얼굴을 안 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세 번째로 여러 사람이 모여서 서로 비교하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형제간에도 연봉, 경제적 상황, 집의 평수나 차의 종류가 다르고 아이들의 성적이 다릅니다.

이런 점을 은근히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위의 사례에서 집의 평수를 비교하는 것 처럼요.

또한 남자와 여자의 양쪽 집안을 비교하게 되기도 합니다.

방문횟수나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 같은 것이 차이가 날 때 서운함을 넘어서 큰 싸움이 되기도 하죠.

네 번째로 남녀의 대화방식의 차이로 인해 갈등이 폭발하게 됩니다.

여성은 관계지향적인 사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나누려고 합니다.

반면 남성은 목적지향적이고 매사를 해결하려는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커지는 것입니다.

위의 사례에서 부인은 힘들었다며 넋두리를 하고 위로를 받고 싶었던 것인데 남편은 이혼을 하던지, 명절에 내려가지 말라는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 바로 남녀의 사고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것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위의 사례에서 남편은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요?

<답변>
사실 저도 쉽지는 않은 것인데요,

교과서적인 정답을 말씀드리면 이렇게 해야 합니다.

손을 지긋이 잡으면서“여보, 나 같은 남자 만나서 우리 집 같이 말도 많고 힘든 집에서 이해하고 살아줘서 고마워~. 내가 다 미안해. 많이 힘들었지? 올라가서 내가 안마해줄게.”

<질문>
그렇게 얘기를 한다면 정말 많은 부인들이 감동을 받을 것 같아요.

<답변>
네.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집안문제는 예민한 것이기 때문에 서로 자극하지 않도록 조심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평소 양쪽 집에 차별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남편분들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여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알아달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그 말의 의미가 뭔지,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그런 생각하지 마시고 무조건 편을 들어주고 호응을 해주세요.

부인이 말을 하면 “오. 그랬어?”, “진짜?”, “우와~”, “뭐라고? 우리 자기를 무시했다고?”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러면 가정이 훨씬 더 화목해 질 것입니다.

<앵커 멘트>

오늘은 명절과 스트레스 그리고 남녀의 사고방식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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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9-30 08:48:34
    • 수정2015-09-30 11: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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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매주 수요일, 일상생활에서 나도 모르게 받는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시간,‘힐링타임’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엊그제가 바로 추석이었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동근 선생님께서 오늘은 명절과 관련된 갈등에 대해 얘기해주신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신동근입니다.

오늘은 ‘명절, 축제인가, 갈등인가’라는 주제로 명절과 관련된 부부갈등을 다뤄보겠습니다.

사실 명절이라고 하면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고 화목한 모습을 떠올리지 않습니까?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명절은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취업을 못한 사람, 결혼을 못한 사람은 명절에 고향 가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기도 하고, 고향에 갔다 온 후에도 다양한 이유로 심한 부부싸움을 하기도 합니다.

통계에 의하면 명절 후 가정 폭력이나 이혼이 20~30% 더 증가한다고 합니다.

명절 후 심하게 싸운 부부의 대화를 한 번 들어보실까요?

혹시 두 앵커 분께서 부인과 남편 역할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네. 그러죠.

오늘은 성우까지 하게 되었네요.

부인 : "당신네 집은 도대체 왜 그래?

남편 : "왜? 무슨 일 있었어?"

부인 : "내가 형님한테 무시당하는 거 못 봤어? 큰 집으로 이사 갔다고 자랑만 했잖아. 어머님도 잘사는 형님 집에 재산도 더 물려주시고."

남편 : "또 재산 얘기냐? 그만하자. 부인 : 할 말도 못해? 내가 뭘 어쨌다고?"

남편 : "그만하랬지. 이혼하기 싫으면 다음 명절부턴 아예 내려가지 마."

두 분 성우 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이 대화를 들으니까 어떠세요?

사소한 일이 큰 싸움이 된 것 같아요.

<질문>
그런데 명절에 싸움이 더 크게 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답변>
네. 있습니다.

첫째는 가족과 관련된 이유입니다.

가족은 나의 뿌리가 되는 가장 가까운 존재이기도 하지만 뿌리 깊은 갈등이 존재하는 관계이기도 합니다.

가족에 대한 비난은 곧 나 자신을 근본적으로 비난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또한 가족 문제는 깊은 감정이 실려 있기 때문에 더욱 예민해질 수가 있습니다.

위의 사례처럼 부모의 편애, 유산문제 같은 것이 바로 그런 가족의 갈등 중에 하나입니다.

두 번째로 가족 문제는 해결할 수가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람이 얽혀있고 오래 지속된 관계이다 보니 대부분 변화가 어렵습니다.

해결이 안 되니 갈등이 오래 가는 것입니다.

위의 사례에서 부모나 형님을 바꿀 수도 없고 얼굴을 안 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세 번째로 여러 사람이 모여서 서로 비교하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형제간에도 연봉, 경제적 상황, 집의 평수나 차의 종류가 다르고 아이들의 성적이 다릅니다.

이런 점을 은근히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위의 사례에서 집의 평수를 비교하는 것 처럼요.

또한 남자와 여자의 양쪽 집안을 비교하게 되기도 합니다.

방문횟수나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 같은 것이 차이가 날 때 서운함을 넘어서 큰 싸움이 되기도 하죠.

네 번째로 남녀의 대화방식의 차이로 인해 갈등이 폭발하게 됩니다.

여성은 관계지향적인 사고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나누려고 합니다.

반면 남성은 목적지향적이고 매사를 해결하려는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커지는 것입니다.

위의 사례에서 부인은 힘들었다며 넋두리를 하고 위로를 받고 싶었던 것인데 남편은 이혼을 하던지, 명절에 내려가지 말라는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 바로 남녀의 사고방식의 차이에서 오는 것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위의 사례에서 남편은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요?

<답변>
사실 저도 쉽지는 않은 것인데요,

교과서적인 정답을 말씀드리면 이렇게 해야 합니다.

손을 지긋이 잡으면서“여보, 나 같은 남자 만나서 우리 집 같이 말도 많고 힘든 집에서 이해하고 살아줘서 고마워~. 내가 다 미안해. 많이 힘들었지? 올라가서 내가 안마해줄게.”

<질문>
그렇게 얘기를 한다면 정말 많은 부인들이 감동을 받을 것 같아요.

<답변>
네. 아마도 그럴 것입니다.

집안문제는 예민한 것이기 때문에 서로 자극하지 않도록 조심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평소 양쪽 집에 차별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남편분들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여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알아달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그 말의 의미가 뭔지,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그런 생각하지 마시고 무조건 편을 들어주고 호응을 해주세요.

부인이 말을 하면 “오. 그랬어?”, “진짜?”, “우와~”, “뭐라고? 우리 자기를 무시했다고?”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러면 가정이 훨씬 더 화목해 질 것입니다.

<앵커 멘트>

오늘은 명절과 스트레스 그리고 남녀의 사고방식의 차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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