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슈퍼 엘니뇨 예고 속 ‘벌써부터 기상재해’

입력 2015.10.13 (18:08) 수정 2015.10.13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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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때이른 폭설에 홍수, 가뭄까지...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 역대 두번째로 강력한 이른바 슈퍼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고됐는데요.

올해 슈퍼엘니뇨로 천만명이 기아에 시달릴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엘니뇨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지현기자와 얘기나눠보겠습니다.

조 기자, 어서오세요.

<질문>
아직 겨울이 오기는 이른거 같은데, 폴란드에서는 때아닌 눈이 내렸다고요?

<답변>
네, 폴란드 남부지역에서 20cm까지 쌓일정도로 폭설이 내렸는데요.

폴란드에서 10월에 이정도 폭설이 내리는 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녹취> 주민 : "원래 눈은 지금이 아니라 11월 중순쯤에나 내려야죠."

<녹취> 주민 : "기상예보를 봤지만 정말 믿을수가 없었어요."

끊임없이 쏟아지는 눈을 치워봐도 소용이 없는데요.

온통 하얗게 변한 풍경이 마치 겨울같죠?

갑자기 때이른 폭설이 내리면서 교통사고도 속출해 7살 여자아이가 숨지기도 했고요.

공원에서 자던 노숙자도 동사하는 등 이번 폭설로 2명이 숨졌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기상이변이 엘니뇨 때문이라면서요?

엘니뇨라는게 어떤건가요?

<답변>
엘니뇨는 적도부근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오르는 현상입니다.

해수면 온도가 평균 0.5도 이상 오른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엘니뇨라고 하는데, 바닷물 온도가 2도이상 상승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수퍼엘니뇨'라고 합니다.

그런데 수퍼엘니뇨가 왔던 1997년과 위성사진을 비교해보면 최근의 해수면 온도가 비슷한 분포를 보이는데요.

세계기상기구 등은 올해 이미 바닷물 온도가 2도를 넘었다면서 슈퍼엘니뇨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습니다.

<녹취> 루파 쿠마 콜리(세계기상기구) : "이번 달부터 내년 1월 사이에 엘니뇨가 가장 강력할 것입니다."

슈퍼엘니뇨가 발생했던 1997년부터 1998년까지 남미의 기록적인 물난리에다 인도에서는 폭염으로 3천여명이 죽는 등 2만 3천여명이 엘니뇨로 인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쌀생산량이 급감하는 등 당시 관련 국가가 입은 경제적 손실이 330억 달러, 약 39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질문>
이 슈퍼엘니뇨의 영향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는건가요?

폴란드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기상이변이 잇따르고 있다면서요?

<답변>
엘니뇨가 발생하면 높은 바닷물 온도로 형성된 에너지가 전 지구의 기후를 교란하게 되는데요.

엘니뇨는 겨울에 영향력이 커지는데, 일반적으로 주황색으로 표시된 동남아지역과 남아프리카 등은 극심한 가뭄이, 파란색으로 표시된 미국 남부와 남미 태평양연안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게 됩니다.

올해 이미 벌써부터 이런 엘니뇨의 영향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요.

인도네시아에서는 5년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가뭄으로 커피와 코코아, 쌀 등 농작물 작황도 좋지 않을 뿐아니라 식수까지 모자란 상황입니다.

<녹취> 수라노(농부) : "여기 우물들은 다 말라버렸어요. 마실물을 사려고 소를 팔았습니다."

기록적인 가뭄으로 지난 7월부터 산불이 번지고 있는데 엄청난 연기가 이웃나라까지 뒤덮어 휴교령까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최근 미국 남부에서는 천년만이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만 19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올해 페루에서도 기록적인 폭설과 홍수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이렇게 기상이변이 계속되면 아무래도 농산물 작황이 좋지 않을텐데요.

식량난이 우려된다고요?

<답변>
네, 영국 구호단체 옥스팜은 올해 슈퍼 엘니뇨로 곡물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전 세계 천만 명 이상이 굶주림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유엔도 이번 엘니뇨로 태평양 연안에서만 410만여 명이 기아에 노출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미 남아프리카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옥수수 수확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는데요.

엘니뇨로 농산물 작황이 안좋아 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 5년간 안정적이었던 농산물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이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식량가격까지 올라간다면 엘니뇨가 전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겠네요?

<답변>
IMF는 1980년대 이후 엘니뇨 영향으로 오히려 미국과 중국, 유럽은 성장률이 더 상승한 효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엘니뇨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로 동남아 신흥국입니다.

이 지역은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엘니뇨에 따른 농업 수확량 감소로 경제난이 가중되기도 했습니다.

동남아 신흥국뿐아니라 앞서 말씀드렸듯이 남아프리카 등의 식량난이 가중되면서 이들 지역의 정정불안도 커질 가능성이 있는데요.

엘니뇨가 발생할 때 수단이나 르완다 같은 적도 부근 빈곤국들의 인종 간 무력충돌이 21%나 증가했다는 조사도 있었습니다.

국제사회가 엘니뇨같은 기후변화에 손을 놓고 있으면 시리아처럼 또 한번 대량 난민 사태를 겪게 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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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슈퍼 엘니뇨 예고 속 ‘벌써부터 기상재해’
    • 입력 2015-10-13 18:31:48
    • 수정2015-10-13 19:14:42
    글로벌24
<앵커 멘트>

때이른 폭설에 홍수, 가뭄까지...

전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 역대 두번째로 강력한 이른바 슈퍼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예고됐는데요.

올해 슈퍼엘니뇨로 천만명이 기아에 시달릴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습니다.

엘니뇨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지현기자와 얘기나눠보겠습니다.

조 기자, 어서오세요.

<질문>
아직 겨울이 오기는 이른거 같은데, 폴란드에서는 때아닌 눈이 내렸다고요?

<답변>
네, 폴란드 남부지역에서 20cm까지 쌓일정도로 폭설이 내렸는데요.

폴란드에서 10월에 이정도 폭설이 내리는 건 매우 이례적입니다.

<녹취> 주민 : "원래 눈은 지금이 아니라 11월 중순쯤에나 내려야죠."

<녹취> 주민 : "기상예보를 봤지만 정말 믿을수가 없었어요."

끊임없이 쏟아지는 눈을 치워봐도 소용이 없는데요.

온통 하얗게 변한 풍경이 마치 겨울같죠?

갑자기 때이른 폭설이 내리면서 교통사고도 속출해 7살 여자아이가 숨지기도 했고요.

공원에서 자던 노숙자도 동사하는 등 이번 폭설로 2명이 숨졌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기상이변이 엘니뇨 때문이라면서요?

엘니뇨라는게 어떤건가요?

<답변>
엘니뇨는 적도부근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오르는 현상입니다.

해수면 온도가 평균 0.5도 이상 오른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엘니뇨라고 하는데, 바닷물 온도가 2도이상 상승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수퍼엘니뇨'라고 합니다.

그런데 수퍼엘니뇨가 왔던 1997년과 위성사진을 비교해보면 최근의 해수면 온도가 비슷한 분포를 보이는데요.

세계기상기구 등은 올해 이미 바닷물 온도가 2도를 넘었다면서 슈퍼엘니뇨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습니다.

<녹취> 루파 쿠마 콜리(세계기상기구) : "이번 달부터 내년 1월 사이에 엘니뇨가 가장 강력할 것입니다."

슈퍼엘니뇨가 발생했던 1997년부터 1998년까지 남미의 기록적인 물난리에다 인도에서는 폭염으로 3천여명이 죽는 등 2만 3천여명이 엘니뇨로 인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쌀생산량이 급감하는 등 당시 관련 국가가 입은 경제적 손실이 330억 달러, 약 39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질문>
이 슈퍼엘니뇨의 영향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는건가요?

폴란드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기상이변이 잇따르고 있다면서요?

<답변>
엘니뇨가 발생하면 높은 바닷물 온도로 형성된 에너지가 전 지구의 기후를 교란하게 되는데요.

엘니뇨는 겨울에 영향력이 커지는데, 일반적으로 주황색으로 표시된 동남아지역과 남아프리카 등은 극심한 가뭄이, 파란색으로 표시된 미국 남부와 남미 태평양연안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게 됩니다.

올해 이미 벌써부터 이런 엘니뇨의 영향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요.

인도네시아에서는 5년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가뭄으로 커피와 코코아, 쌀 등 농작물 작황도 좋지 않을 뿐아니라 식수까지 모자란 상황입니다.

<녹취> 수라노(농부) : "여기 우물들은 다 말라버렸어요. 마실물을 사려고 소를 팔았습니다."

기록적인 가뭄으로 지난 7월부터 산불이 번지고 있는데 엄청난 연기가 이웃나라까지 뒤덮어 휴교령까지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최근 미국 남부에서는 천년만이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서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만 19명이 숨지기도 했습니다.

올해 페루에서도 기록적인 폭설과 홍수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이렇게 기상이변이 계속되면 아무래도 농산물 작황이 좋지 않을텐데요.

식량난이 우려된다고요?

<답변>
네, 영국 구호단체 옥스팜은 올해 슈퍼 엘니뇨로 곡물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전 세계 천만 명 이상이 굶주림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유엔도 이번 엘니뇨로 태평양 연안에서만 410만여 명이 기아에 노출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미 남아프리카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옥수수 수확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는데요.

엘니뇨로 농산물 작황이 안좋아 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 5년간 안정적이었던 농산물 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섰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이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식량가격까지 올라간다면 엘니뇨가 전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겠네요?

<답변>
IMF는 1980년대 이후 엘니뇨 영향으로 오히려 미국과 중국, 유럽은 성장률이 더 상승한 효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결국 엘니뇨가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주로 동남아 신흥국입니다.

이 지역은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엘니뇨에 따른 농업 수확량 감소로 경제난이 가중되기도 했습니다.

동남아 신흥국뿐아니라 앞서 말씀드렸듯이 남아프리카 등의 식량난이 가중되면서 이들 지역의 정정불안도 커질 가능성이 있는데요.

엘니뇨가 발생할 때 수단이나 르완다 같은 적도 부근 빈곤국들의 인종 간 무력충돌이 21%나 증가했다는 조사도 있었습니다.

국제사회가 엘니뇨같은 기후변화에 손을 놓고 있으면 시리아처럼 또 한번 대량 난민 사태를 겪게 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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