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같은 역전패’…넥센 2015시즌 마감

입력 2015.10.1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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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넘어 올해 더 높은 곳을 바라봤던 넥센 히어로즈가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다사다난했던 올 시즌을 마감했다.

정규리그 4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넥센은 첫 관문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통과했으나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를 넘지 못하고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조기에 탈락했다.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모두 1점차로 아쉽게 패한 넥센은 3차전에서 에이스 앤디 밴헤켄의 역투를 발판 삼아 기사회생했고, 4차전에서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7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11로 거짓말 같은 역전패를 당했다.

3위 두산에 0.5게임차로 뒤진 4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한 탓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에이스 밴헤켄을 일찍 소진하고, 믿었던 마무리 조상우가 무너진 것이 결과적으로는 조기 탈락의 원인이 됐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올 시즌 천적으로 군림했던 NC 다이노스라는 벽에 가로막혀 한국시리즈 제패의 꿈이 무산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넥센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믿을만한 해결사를 잃었다.

사상 첫 200안타를 때려낸 서건창은 무릎 부상으로 두 달 넘게 전열에서 빠져 넥센은 리그 최고의 톱타자 없이 전반기를 버텨야 했다.

그 여파로 4월에 9위까지 추락한 넥센은 김하성이라는 걸출한 신인의 등장과 고종욱, 윤석민의 알토란 같은 활약 속에 위기를 헤쳐나갔다.

여기에 정확성까지 장착한 박병호, 지난해 커리어 하이를 넘어 올해 또 한 단계 도약한 유한준 등 기존 선수들의 성장까지 맞물리면서 넥센 타선은 올 시즌에도 막강 화력을 뽐냈다.

팀 홈런은 203개로 2위 삼성 라이온즈(176개)보다 무려 27개나 앞섰고, 팀 타율은 0.298(2위)로 3할에 육박했다.

또다시 재연된 선발진 붕괴 속에서도 넥센은 리그 최강의 타력을 앞세워 상위권 내에서 버텨낼 수 있었다.

한현희가 선발로 전환하면서 생긴 불펜진의 공백은 김영민과 김대우가 메웠고, 조상우는 2년차에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선두권으로 도약하려는 넥센의 꿈은 NC에 의해 번번이 무산됐다. 넥센은 올 시즌 NC를 16차례 상대해 고작 3승만을 거뒀다. NC전 승률은 고작 0.188. 넥센이 2008년 KBO리그에 뛰어든 이후 최악의 천적을 만난 셈이었다.

NC전 절대 열세는 끝끝내 넥센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주전들의 줄부상이 넥센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지난달 5일 데뷔 후 첫 완봉승을 수확하며 드디어 잠재력을 터뜨리는 듯 보였던 우완 김영민의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은 충격 그 자체였다.

졸지에 포스트 시즌 선발감을 잃은 넥센은 김민성과 윤석민이 각각 무릎 부상, 발목 부상으로 시즌 막판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순위 싸움을 앞두고 힘을 잃었다.

아쉽게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친 넥센은 3위였다면 거치지 않아도 됐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했다.

밴헤켄을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번만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것은 넥센은 치명타였다.

여기에 야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면서 타선의 짜임새는 끝끝내 살아나지 않았다. 또 필승조 손승락과 한현희가 시즌 막판부터 흔들리면서 넥센은 장점이었던 불펜의 힘을 잃었다.

넥센은 조상우를 중용하는 방식으로 불펜진 난조를 헤쳐나가려 했지만 조상우 혼자 포스트 시즌을 버텨내기에는 그 부담의 무게가 지나치게 컸다.

넥센은 이번 포스트 시즌을 끝으로 리그 최고의 거포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기정사실로 되고, 손승락과 유한준, 이택근이 자유계약선수(FA)로 줄줄이 풀린다.

재정 여건이 탄탄하지 않은 넥센이 FA 3명을 전부 붙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넥센이 투타의 기둥을 잃은 상황에서 내년 시즌에도 강팀의 면모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금의 목동구장(118m)보다 중앙 펜스 거리(122m)가 4m나 먼 고척돔구장을 내년 시즌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넥센은 대대적인 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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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짓말 같은 역전패’…넥센 2015시즌 마감
    • 입력 2015-10-14 22:38:44
    연합뉴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넘어 올해 더 높은 곳을 바라봤던 넥센 히어로즈가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다사다난했던 올 시즌을 마감했다. 정규리그 4위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 넥센은 첫 관문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통과했으나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를 넘지 못하고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조기에 탈락했다.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모두 1점차로 아쉽게 패한 넥센은 3차전에서 에이스 앤디 밴헤켄의 역투를 발판 삼아 기사회생했고, 4차전에서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7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11로 거짓말 같은 역전패를 당했다. 3위 두산에 0.5게임차로 뒤진 4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한 탓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에이스 밴헤켄을 일찍 소진하고, 믿었던 마무리 조상우가 무너진 것이 결과적으로는 조기 탈락의 원인이 됐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올 시즌 천적으로 군림했던 NC 다이노스라는 벽에 가로막혀 한국시리즈 제패의 꿈이 무산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넥센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믿을만한 해결사를 잃었다. 사상 첫 200안타를 때려낸 서건창은 무릎 부상으로 두 달 넘게 전열에서 빠져 넥센은 리그 최고의 톱타자 없이 전반기를 버텨야 했다. 그 여파로 4월에 9위까지 추락한 넥센은 김하성이라는 걸출한 신인의 등장과 고종욱, 윤석민의 알토란 같은 활약 속에 위기를 헤쳐나갔다. 여기에 정확성까지 장착한 박병호, 지난해 커리어 하이를 넘어 올해 또 한 단계 도약한 유한준 등 기존 선수들의 성장까지 맞물리면서 넥센 타선은 올 시즌에도 막강 화력을 뽐냈다. 팀 홈런은 203개로 2위 삼성 라이온즈(176개)보다 무려 27개나 앞섰고, 팀 타율은 0.298(2위)로 3할에 육박했다. 또다시 재연된 선발진 붕괴 속에서도 넥센은 리그 최강의 타력을 앞세워 상위권 내에서 버텨낼 수 있었다. 한현희가 선발로 전환하면서 생긴 불펜진의 공백은 김영민과 김대우가 메웠고, 조상우는 2년차에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선두권으로 도약하려는 넥센의 꿈은 NC에 의해 번번이 무산됐다. 넥센은 올 시즌 NC를 16차례 상대해 고작 3승만을 거뒀다. NC전 승률은 고작 0.188. 넥센이 2008년 KBO리그에 뛰어든 이후 최악의 천적을 만난 셈이었다. NC전 절대 열세는 끝끝내 넥센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주전들의 줄부상이 넥센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지난달 5일 데뷔 후 첫 완봉승을 수확하며 드디어 잠재력을 터뜨리는 듯 보였던 우완 김영민의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은 충격 그 자체였다. 졸지에 포스트 시즌 선발감을 잃은 넥센은 김민성과 윤석민이 각각 무릎 부상, 발목 부상으로 시즌 막판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순위 싸움을 앞두고 힘을 잃었다. 아쉽게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친 넥센은 3위였다면 거치지 않아도 됐을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했다. 밴헤켄을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번만 사용할 수 없었다는 것은 넥센은 치명타였다. 여기에 야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면서 타선의 짜임새는 끝끝내 살아나지 않았다. 또 필승조 손승락과 한현희가 시즌 막판부터 흔들리면서 넥센은 장점이었던 불펜의 힘을 잃었다. 넥센은 조상우를 중용하는 방식으로 불펜진 난조를 헤쳐나가려 했지만 조상우 혼자 포스트 시즌을 버텨내기에는 그 부담의 무게가 지나치게 컸다. 넥센은 이번 포스트 시즌을 끝으로 리그 최고의 거포 박병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기정사실로 되고, 손승락과 유한준, 이택근이 자유계약선수(FA)로 줄줄이 풀린다. 재정 여건이 탄탄하지 않은 넥센이 FA 3명을 전부 붙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넥센이 투타의 기둥을 잃은 상황에서 내년 시즌에도 강팀의 면모를 이어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금의 목동구장(118m)보다 중앙 펜스 거리(122m)가 4m나 먼 고척돔구장을 내년 시즌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넥센은 대대적인 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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