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60대 경비원 ‘6분간 방치’…끝내 숨져

입력 2015.10.16 (21:23) 수정 2015.10.17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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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0대 경비원이 출근길에 심근 경색으로 쓰러져 숨졌습니다.

쓰러진 직후에 조치를 취했더라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텐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쳤습니다.

김범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가방을 멘 남자가 골목길을 걸어가다가, 주저앉듯 길가에 쓰러집니다.

쓰러진 남성 옆으로 차량 석 대와 사람 여섯 명이 지나가지만,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쓰러진 사람은 출근 중이던 인근 아파트 경비원 69살 박 모 씨였습니다.

박 씨는 퇴근하던 동료 경비원에 의해 발견될 때까지 6분 동안 길가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녹취> 동료 경비원(음성 변조) : "근무 동료가 가다가 발견했어, 호텔 앞에서. 여기 쓰러져 있다고.. 가 보니까 누워 있어. 그래서 내가 인공호흡을 하고..."

박 씨는 동료의 119신고로 쓰러진 지 14분이 지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녹취> 병원 관계자(음성 변조) : "들어왔을 때 자가호흡이나 맥박이 전혀 없었어요. 심폐소생술은 했고, 한 한 시간 정도 하고 바로 사망 선언한 거로..."

경찰은 2년 전 심장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박 씨의 사인이 심근경색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그분이 평소에 지병이 있어서...그날 새벽에도 출근하기 전에 부인한테 가슴이 좀 답답하다."

급성 심정지 환자에게 산소가 공급되어야 하는 이른바 골든 타임은 4분, 지나친 시민 중 한 사람이라도 관심을 가졌더라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일반인들의 삶이 각박해지다 보니까 그런 점에서 뭔가 일이 있을 때 남들을 돕거나 나서는 일들이 갈수록 줄고..."

타인에게 무관심한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린 안타까운 희생이었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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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러진 60대 경비원 ‘6분간 방치’…끝내 숨져
    • 입력 2015-10-16 21:24:21
    • 수정2015-10-17 08: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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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0대 경비원이 출근길에 심근 경색으로 쓰러져 숨졌습니다.

쓰러진 직후에 조치를 취했더라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을텐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골든타임을 놓쳤습니다.

김범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가방을 멘 남자가 골목길을 걸어가다가, 주저앉듯 길가에 쓰러집니다.

쓰러진 남성 옆으로 차량 석 대와 사람 여섯 명이 지나가지만,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쓰러진 사람은 출근 중이던 인근 아파트 경비원 69살 박 모 씨였습니다.

박 씨는 퇴근하던 동료 경비원에 의해 발견될 때까지 6분 동안 길가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녹취> 동료 경비원(음성 변조) : "근무 동료가 가다가 발견했어, 호텔 앞에서. 여기 쓰러져 있다고.. 가 보니까 누워 있어. 그래서 내가 인공호흡을 하고..."

박 씨는 동료의 119신고로 쓰러진 지 14분이 지나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녹취> 병원 관계자(음성 변조) : "들어왔을 때 자가호흡이나 맥박이 전혀 없었어요. 심폐소생술은 했고, 한 한 시간 정도 하고 바로 사망 선언한 거로..."

경찰은 2년 전 심장 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박 씨의 사인이 심근경색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경찰 관계자 : "그분이 평소에 지병이 있어서...그날 새벽에도 출근하기 전에 부인한테 가슴이 좀 답답하다."

급성 심정지 환자에게 산소가 공급되어야 하는 이른바 골든 타임은 4분, 지나친 시민 중 한 사람이라도 관심을 가졌더라면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이병훈(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일반인들의 삶이 각박해지다 보니까 그런 점에서 뭔가 일이 있을 때 남들을 돕거나 나서는 일들이 갈수록 줄고..."

타인에게 무관심한 현대인들에게 경종을 울린 안타까운 희생이었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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