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시구’ NC 원종현 “155K 생각하며 암 극복”

입력 2015.10.18 (11:00) 수정 2015.10.18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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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극복하고 18일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의 시구자로 나선 NC 다이노스 투수 원종현은 "마산에 오랜만에 오니 힘든 게 싹 가신다. 내년에 빨리 복귀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활짝 웃었다.

원종현은 18일 오후 2시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NC와 두산 베어스의 2015 타이어뱅크 KBO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시구 전 취재진을 만난 원종현은 "가을야구까지 함께 할 수 있게 해준 구단과 팬들에게 많이 감사하다"며 "공을 안 던진 지 오래돼서 걱정되는 데 예전 같지는 않겠지만 열심히 던지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살이 많이 빠져서 예전에 입던 유니폼의 품이 많이 남았지만, 얼굴에는 웃음과 설렘이 가득했다.

지난해 NC의 필승조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원종현은 2015시즌을 준비하던 지난 2월 미국 전지훈련 중 대장암을 발견해 수술을 받았고, 최근 완치 판정을 받았다.

NC는 시즌 초 원종현의 쾌유를 빌고, 투병 중인 원종현이 팀과 함께 한다는 마음을 모아 '155K'라는 상징을 만들어 선수단 모자에 새겼다.

'155K'는 원종현이 지난해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던진 시속 155㎞ 강속구를 의미한다.

원종현은 "155라는 숫자는 제가 위기 상황에서 힘을 발휘했다는 상징적인 숫자"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그 숫자를 생각하고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료들도 같은 마음으로 힘을 내 정규시즌을 2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마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원종현은 "선수들은 저에게서 힘을 받는다고 했지만, 저도 치료를 받으면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주는 것을 보고 오히려 많은 힘을 받았다"고 고마워했다.

특히 최금강, 임정호 등 젊은 투수들이 필승조 공백을 잘 채워준 것에 대해 "시즌 초반에는 순위가 처져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금강이와 정호를 비롯해 작년에 활약 못했던 선수들이 잘해줘서 제가 편하게 치료를 잘 받았다"고 흐뭇해했다.

그는 "차근차근 준비해 내년에 진짜 멋지게 던지고 싶다"며 복귀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원종현은 "현재 몸 상태는 괜찮다. 먹는 것도 잘 먹고 훈련에 전혀 지장 없다"고 전하면서 "서서히 재활조에서 시작하고 있는데, 마무리 훈련과 내년 스프링캠프에도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그는 올 시즌 암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복귀한 한화 이글스의 정현석을 보고서도 용기를 얻었다면서 "잘 모르는 사이지만, 저와 비슷한 아픔을 겪고 다시 뛰는 모습을 보니까 힘이 됐다. '저도 가능하겠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원종현의 시구는 창단 두 번째 가을야구를 맞이하는 NC에 투혼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은 원종현이 시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포스트시즌에 올라간 것 이상으로 기쁘다"며 "감독을 10년 넘게 하고 있지만,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미국 전지훈련 도중 원종현이 대장암 진단을 받은 때를 떠올리면서 "사연이 많은 선수여서 계속 잘했으면 했는데 나도 많이 놀랐다. 불펜 투수를 만드는 게 10승 투수 만들기보다 어렵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종현이 빠진 자리를 선수들이 마음을 뭉쳐 잘 채웠다. 종현이도 뒤에서 항상 선수들에게 힘을 줬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선수단의 단결력에 흐뭇해했다.

김 감독은 투병 중인 원종현에게 끊임없이 용기를 불어줬다. 원종현은 "감독님은 치료받을 때 항상 먼저 안부를 물어주시고, '힘들어도 참고 견디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항상 위로해주셨다"고 말했다.

원종현은 "작년 준플레이오프에서 155㎞ 공을 던진 것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내년에 복귀해서 또 한 번 그런 감동을 만들고 싶다"며 "선수들도 올해는 경험이 쌓였으니 더 잘할 거로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원종현은 자신의 등번호 46번이 붙은 유니폼을 입고 불펜에서 등장한 뒤 시구를 하고, 더그아웃으로 퇴장한다.

NC는 "단순한 이벤트성 시구가 아니라 또 한 명의 불펜 선수로서 힘을 보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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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 시구’ NC 원종현 “155K 생각하며 암 극복”
    • 입력 2015-10-18 11:00:05
    • 수정2015-10-18 13: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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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극복하고 18일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의 시구자로 나선 NC 다이노스 투수 원종현은 "마산에 오랜만에 오니 힘든 게 싹 가신다. 내년에 빨리 복귀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활짝 웃었다.

원종현은 18일 오후 2시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NC와 두산 베어스의 2015 타이어뱅크 KBO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시구 전 취재진을 만난 원종현은 "가을야구까지 함께 할 수 있게 해준 구단과 팬들에게 많이 감사하다"며 "공을 안 던진 지 오래돼서 걱정되는 데 예전 같지는 않겠지만 열심히 던지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살이 많이 빠져서 예전에 입던 유니폼의 품이 많이 남았지만, 얼굴에는 웃음과 설렘이 가득했다.

지난해 NC의 필승조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원종현은 2015시즌을 준비하던 지난 2월 미국 전지훈련 중 대장암을 발견해 수술을 받았고, 최근 완치 판정을 받았다.

NC는 시즌 초 원종현의 쾌유를 빌고, 투병 중인 원종현이 팀과 함께 한다는 마음을 모아 '155K'라는 상징을 만들어 선수단 모자에 새겼다.

'155K'는 원종현이 지난해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던진 시속 155㎞ 강속구를 의미한다.

원종현은 "155라는 숫자는 제가 위기 상황에서 힘을 발휘했다는 상징적인 숫자"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그 숫자를 생각하고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료들도 같은 마음으로 힘을 내 정규시즌을 2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마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원종현은 "선수들은 저에게서 힘을 받는다고 했지만, 저도 치료를 받으면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주는 것을 보고 오히려 많은 힘을 받았다"고 고마워했다.

특히 최금강, 임정호 등 젊은 투수들이 필승조 공백을 잘 채워준 것에 대해 "시즌 초반에는 순위가 처져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금강이와 정호를 비롯해 작년에 활약 못했던 선수들이 잘해줘서 제가 편하게 치료를 잘 받았다"고 흐뭇해했다.

그는 "차근차근 준비해 내년에 진짜 멋지게 던지고 싶다"며 복귀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원종현은 "현재 몸 상태는 괜찮다. 먹는 것도 잘 먹고 훈련에 전혀 지장 없다"고 전하면서 "서서히 재활조에서 시작하고 있는데, 마무리 훈련과 내년 스프링캠프에도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그는 올 시즌 암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복귀한 한화 이글스의 정현석을 보고서도 용기를 얻었다면서 "잘 모르는 사이지만, 저와 비슷한 아픔을 겪고 다시 뛰는 모습을 보니까 힘이 됐다. '저도 가능하겠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원종현의 시구는 창단 두 번째 가을야구를 맞이하는 NC에 투혼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은 원종현이 시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포스트시즌에 올라간 것 이상으로 기쁘다"며 "감독을 10년 넘게 하고 있지만,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미국 전지훈련 도중 원종현이 대장암 진단을 받은 때를 떠올리면서 "사연이 많은 선수여서 계속 잘했으면 했는데 나도 많이 놀랐다. 불펜 투수를 만드는 게 10승 투수 만들기보다 어렵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종현이 빠진 자리를 선수들이 마음을 뭉쳐 잘 채웠다. 종현이도 뒤에서 항상 선수들에게 힘을 줬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선수단의 단결력에 흐뭇해했다.

김 감독은 투병 중인 원종현에게 끊임없이 용기를 불어줬다. 원종현은 "감독님은 치료받을 때 항상 먼저 안부를 물어주시고, '힘들어도 참고 견디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항상 위로해주셨다"고 말했다.

원종현은 "작년 준플레이오프에서 155㎞ 공을 던진 것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내년에 복귀해서 또 한 번 그런 감동을 만들고 싶다"며 "선수들도 올해는 경험이 쌓였으니 더 잘할 거로 생각한다"고 응원했다.

원종현은 자신의 등번호 46번이 붙은 유니폼을 입고 불펜에서 등장한 뒤 시구를 하고, 더그아웃으로 퇴장한다.

NC는 "단순한 이벤트성 시구가 아니라 또 한 명의 불펜 선수로서 힘을 보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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