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백화점 ‘갑질 논란’…감정노동자 실태는?

입력 2015.10.19 (12:19) 수정 2015.10.1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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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부천의 한 백화점에서 주차 요원이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는데요,

이번엔 또 다른 백화점 직원 2명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영상이 올라 와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먼저 김빛이라 기자가 보도입니다.

<리포트>

동영상 게시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됐던 동영상입니다.

지난 16일 오후 인천의 한 대형 백화점 귀금속 매장에서 촬영된 화면입니다.

직원 2명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손님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은 직원들을 다그치고 있습니다.

<녹취> 고객 : "너네 백화점에서 일하는 게 창피해? 야, 니네들도 나 똑바로 봐."

이 동영상은 매장에 있었던 다른 백화점 손님이 촬영해 인터넷에 게시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직원들에게 훈계를 하는 고객은 1시간 동안 서비스 태도 등을 문제 삼다가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이 고객은 귀금속의 무상수리 여부를 두고 직원들과 전화로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점원 : "그게 아니고요. 그게 아니고요 고객님 본사 방침인데요."

<녹취> 고객 : "알았다고 그런데, 너희들 서비스에 대해서는 너희들이 해결하라고."

백화점 측은 이와 관련해 당시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어 점원들이 스스로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점원들은 정신적 충격으로 지난 17일부터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김빛이라입니다.

<앵커 멘트>

최근에도 비슷한 사례들이 여러 건 있었습니다.

올해 초에는 대전의 한 백화점에서 40대 여성이 규정상 옷 교환을 거부하는 백화점 직원의 뺨을 때려 형사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백화점과 패스트 푸드점 같은 유통업체 뿐만이 아닙니다.

한때 "사랑합니다. 고객님"으로 대표되던 전화 응대 직업도 일부 고객들의 욕설 등 횡포에 시달린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 모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한 채 고객들을 항상 밝은 얼굴로 상대해야 하는 이른바 감정 노동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비정규직이나 계약직, 파견직으로, 이들의 지나친 친절은 이같은 특수한 고용 관계와도 무관치 않습니다.

국내에는 대략 7백40만 명의 감정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최근 한 조사 결과 전화통신판매원, 이른바 텔레마케터의 감정노동 강도가 가장 센 것으로 나타났고 호텔관리자, 네일아티스트 순이었습니다.

특히 화난 고객이나 무례한 사람을 마주칠 빈도가 높은 직업으론 역시 텔레마케터가 1위 경찰관, 보건위생검사원, 항공기 승무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용정보원은 고객 만족을 이유로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 하는 감정노동자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노동개혁 5대 입법안엔 감정노동자의 산업 재해 인정과 관련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국회에는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률안도 다수 발의돼 있습니다.

하지만 법과 제도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성찰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정노동자들 역시 나와 똑같이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라는 사실.

우리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은 친절이 그들에겐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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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백화점 ‘갑질 논란’…감정노동자 실태는?
    • 입력 2015-10-19 12:22:20
    • 수정2015-10-19 13:3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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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해 부천의 한 백화점에서 주차 요원이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는데요,

이번엔 또 다른 백화점 직원 2명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는 영상이 올라 와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먼저 김빛이라 기자가 보도입니다.

<리포트>

동영상 게시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됐던 동영상입니다.

지난 16일 오후 인천의 한 대형 백화점 귀금속 매장에서 촬영된 화면입니다.

직원 2명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손님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은 직원들을 다그치고 있습니다.

<녹취> 고객 : "너네 백화점에서 일하는 게 창피해? 야, 니네들도 나 똑바로 봐."

이 동영상은 매장에 있었던 다른 백화점 손님이 촬영해 인터넷에 게시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직원들에게 훈계를 하는 고객은 1시간 동안 서비스 태도 등을 문제 삼다가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이 고객은 귀금속의 무상수리 여부를 두고 직원들과 전화로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점원 : "그게 아니고요. 그게 아니고요 고객님 본사 방침인데요."

<녹취> 고객 : "알았다고 그런데, 너희들 서비스에 대해서는 너희들이 해결하라고."

백화점 측은 이와 관련해 당시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어 점원들이 스스로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점원들은 정신적 충격으로 지난 17일부터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KBS 뉴스 김빛이라입니다.

<앵커 멘트>

최근에도 비슷한 사례들이 여러 건 있었습니다.

올해 초에는 대전의 한 백화점에서 40대 여성이 규정상 옷 교환을 거부하는 백화점 직원의 뺨을 때려 형사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백화점과 패스트 푸드점 같은 유통업체 뿐만이 아닙니다.

한때 "사랑합니다. 고객님"으로 대표되던 전화 응대 직업도 일부 고객들의 욕설 등 횡포에 시달린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 모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한 채 고객들을 항상 밝은 얼굴로 상대해야 하는 이른바 감정 노동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비정규직이나 계약직, 파견직으로, 이들의 지나친 친절은 이같은 특수한 고용 관계와도 무관치 않습니다.

국내에는 대략 7백40만 명의 감정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최근 한 조사 결과 전화통신판매원, 이른바 텔레마케터의 감정노동 강도가 가장 센 것으로 나타났고 호텔관리자, 네일아티스트 순이었습니다.

특히 화난 고객이나 무례한 사람을 마주칠 빈도가 높은 직업으론 역시 텔레마케터가 1위 경찰관, 보건위생검사원, 항공기 승무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용정보원은 고객 만족을 이유로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 하는 감정노동자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노동개혁 5대 입법안엔 감정노동자의 산업 재해 인정과 관련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국회에는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률안도 다수 발의돼 있습니다.

하지만 법과 제도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성찰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정노동자들 역시 나와 똑같이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이라는 사실.

우리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작은 친절이 그들에겐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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