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선수보호…삼성, 도박 의심자 KS 제외 이유

입력 2015.10.2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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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스캔들'이 삼성 라이온즈를 강타했고, 구단은 결국 수사 선상에 오르거나 오를 가능성이 큰 주축 투수 세 명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아직 혐의는 밝혀지지 않았다. 무혐의로 결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투수 3명의 이름이 다양한 채널에서 '해외 원정 도박 혐의자'로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면 실명이 사실상 공개됨에도 삼성은 결단을 내렸다.

점점 거세지는 여론과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해당 선수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 팀 분위기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김인 삼성 사장은 20일 대구 시민운동장 관리소 2층 VIP룸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근 불거진 소속 선수의 도박 의혹과 관련해 물의를 빚어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과 국민께 정말 죄송하다"며 "구단은 선수단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구단은 의혹을 받는 선수들에 대해 한국시리즈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향후 수사 당국의 요청이 있으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실명도, 한국시리즈에서 제외할 선수가 몇 명인지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혐의를 받는 선수가 구단에 있다는 걸 인정한다는 의미다.

도박 혐의를 받는 선수가 삼성의 주축 투수라 25일 한국시리즈 출전 명단(28명)이 공개되면 해당 선수가 누군지는 더 명확해진다.

결정을 내리기 전, 구단은 깊이 고민했다.

비판적인 여론과 추후에 해외 원정 도박 혐의가 확정될 경우를 가정하면 수사 선상에 오른 선수를 엔트리에 넣기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구단 내부에서도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선수를 큰 전력 손실을 감수하면서 빼야 하나'라는 반론도 있었다.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핵심 선수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빠지면 구단이 해당 선수를 의심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단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셌다.

15일 '삼성 구단에 해외 원정 도박을 한 선수가 있다'는 첫 보도가 나온 뒤, 매일 새로운 소식이 나왔다.

혐의를 받는 선수 3명은 모두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야구팬 사이에서는 3명의 이름이 떠돌았다.

삼성이 선수를 믿고 한국시리즈에 내보내도 해당 선수가 마운드에 섰을 때, 그라운드에 야유가 쏟아질 가능성이 컸다.

김인 사장은 "의혹을 받는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해한다. 훈련에 집중하기도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우리 팀의 사기 저하가 우려된다. 어수선한 상황이 지속되는 걸 막고자 이런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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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론·선수보호…삼성, 도박 의심자 KS 제외 이유
    • 입력 2015-10-20 22:25:40
    연합뉴스
'도박 스캔들'이 삼성 라이온즈를 강타했고, 구단은 결국 수사 선상에 오르거나 오를 가능성이 큰 주축 투수 세 명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아직 혐의는 밝혀지지 않았다. 무혐의로 결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투수 3명의 이름이 다양한 채널에서 '해외 원정 도박 혐의자'로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하면 실명이 사실상 공개됨에도 삼성은 결단을 내렸다. 점점 거세지는 여론과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해당 선수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 팀 분위기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김인 삼성 사장은 20일 대구 시민운동장 관리소 2층 VIP룸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근 불거진 소속 선수의 도박 의혹과 관련해 물의를 빚어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과 국민께 정말 죄송하다"며 "구단은 선수단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구단은 의혹을 받는 선수들에 대해 한국시리즈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향후 수사 당국의 요청이 있으면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실명도, 한국시리즈에서 제외할 선수가 몇 명인지도 공개하지 않았지만 혐의를 받는 선수가 구단에 있다는 걸 인정한다는 의미다. 도박 혐의를 받는 선수가 삼성의 주축 투수라 25일 한국시리즈 출전 명단(28명)이 공개되면 해당 선수가 누군지는 더 명확해진다. 결정을 내리기 전, 구단은 깊이 고민했다. 비판적인 여론과 추후에 해외 원정 도박 혐의가 확정될 경우를 가정하면 수사 선상에 오른 선수를 엔트리에 넣기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구단 내부에서도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선수를 큰 전력 손실을 감수하면서 빼야 하나'라는 반론도 있었다.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핵심 선수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빠지면 구단이 해당 선수를 의심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단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셌다. 15일 '삼성 구단에 해외 원정 도박을 한 선수가 있다'는 첫 보도가 나온 뒤, 매일 새로운 소식이 나왔다. 혐의를 받는 선수 3명은 모두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야구팬 사이에서는 3명의 이름이 떠돌았다. 삼성이 선수를 믿고 한국시리즈에 내보내도 해당 선수가 마운드에 섰을 때, 그라운드에 야유가 쏟아질 가능성이 컸다. 김인 사장은 "의혹을 받는 선수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고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해한다. 훈련에 집중하기도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우리 팀의 사기 저하가 우려된다. 어수선한 상황이 지속되는 걸 막고자 이런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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