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시선] 충무로에는 왜 ‘노장 감독’이 없나?

입력 2015.10.2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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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광희 영화평론가: 제가 머리가 좀 큰 편이 아닌데 이렇게 하면 박은영씨하고 비교가 되니까 커보여요 화면에. 그래서 제가 이렇게 좀 누웠습니다

박은영 아나운서: 원근법 적용하시려고. 크지 않아요. 동그랄 뿐이죠.

최: 이렇게 하니까 대충 크기가 비슷해보이죠? 자 이런 질문 한 번 해볼게요. 박은영씨 직업이 아나운서잖아요. 몇 살까지 하실 수 있을 거 같아요

박: 아나운서를요? 아나운서야 뭐 죽을때까지.. 하하 일단 KBS 퇴직할 때까지는 해야될 거고요. 정년이 60세인가 그럴 거예요

최: 희망사항인데 보면 티비 보면은 50대 이상 여자 아나운서 보기가 힘들던데

박: 티비프로그램. 그렇죠 아무래도 40대가 지나고 나면 아무래도 방송이라는 건 좀 그렇잖아요. 젊고 신선한 얼굴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최: 그래서 아나운서도 조로하는 직업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박: 그럴 수 있죠

최: 영화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계도 가만히 보면 60대 이상의 감독을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박: 정말 나이가 지긋하신 원로분들이 왕성하게 활동을 해 줘야 든든하기도 하고 일들도 잘 돌아갈 거 같은데 그렇지 않고 영화계도 마찬가지라고 하니까 씁쓸하네요

최: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날까요 왜 한국영화계에는 원로가 없을까요 이번주 까칠한 시선에서는 바로 그 문제를 짚어봅니다.

[ '거장' 우디 앨런은 팔순 노인 ] 

자 할리우드 영화계부터 살펴보죠. 거의 매해 영화를 만들어 내고 있는 노장 감독

박: 알죠 바로 우디 앨런 감독이잖아요.

최: 이분 올해 나이가 몇 살인지 아세요

박: 그래도 어르신인데 나이보다는 연세라고 하는게 맞겠죠. 일흔 살은 넘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최: 35년생이니까요 올해 딱 80세입니다.

박: 35년생이요? 와

최: 그런데도 지난해 매직인더 문라이트 올해 이래셔널 맨 이런 영화들을 선보이면서 정말 정력적으로 영화활동을 이어가고 있죠.

박: 그 정열이 정말 부럽습니다. 나이를 초월하는 창작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최: 그래도 이 분에 비하면 우디 앨런 옹은 연세가 젊은 편입니다. 올해 85세의 노장 가운데 노장 바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죠.

박: 젊은 시절엔 배우로도 명성을 날렸는데 이제 나이가 들면서 거장의 반열에 오른 감독이죠.

최: 그렇죠. 2011년에 만들어진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 그 전의 연출작인 밀리언달러베이비나 그랜토리노 같은 작품에성는 직접 배우로도 출연을 하기도 했죠. 지난해에도 저지보이즈라는 뮤지컬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 두 편을 제작 연출했습니다

박: 정말 놀라운 노익장이 아닐 수 없어요.

최: 노익장은 이 분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최근 극장가에서 흥행 순항중인 마션의 리들리 스콧 감독 올해 나이 77세

박: 77세요. 또 올 상반기에 개봉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조지밀러 감독도 올해 70세죠. 야 그러고 보면 서구 영화계에는 노장들이 참 적지 않아요.

[ 90세 앞둔  일본 '야마다 요지' 감독 ] 

최: 일본 영화계에도 노장들이 꽤 있습니다. 대표적인 분이 지난해 말 개봉한 동경가족 연출한 야마다 요지 감독이죠. 나이가 89세입니다.

박: 그럼 내년에 아흔이시네요

최: 네 이런 노장 감독들이 일본에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도 70살이 넘는 나이까지 영화를 만들었고요. 지금 아흔이 넘은 스즈키 세이준 감독도 여든살까지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 한국 영화계는? 임권택 감독이 유일 ] 

박: 야 정말 대단하세요.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일단 떠오르는 노장 감독하면 임권택 감독이죠.

최: 네. 지난해 화장이라는 영화를 선보이며 노익장을 과시했는데요. 올해 79세니까 아마도 현역 활동을 하고 있는 최고령 감독일겁니다.

박: 한국 영화계에서는 임권택 감독 빼고는 딱히 70세 이상의 감독이 눈에 띄지 않아요.

최: 임권택 감독이 유일하죠. 사실 60대 이상의 감독으로 낮춰 잡아도요. 활동하고 있는 감독들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박: 감독들이 나이가 들면 다들 쉬고싶어 지는 건가요?

최: 그런 감독들이 어딨겠어요. 다들 하고 싶죠 영화를 하고 싶어 하는데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가 않는 거죠. 실제로 1980년대 고래사냥들의 걸출한 작품을 내놓았던 배창호 감독은 2009년에 독립영화 몇 편을 연출하고는 창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박: 배창호 감독이 얼마전에 지하철 선로로 떨어지는 그런 사고를 당했죠.

최: 첨에는 투신이 아니냐 이런 말이 나왔다가 실족사고로 해명이 되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창작을 못하고 있는 상황과 왠지 무관한 거 같지 않아서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박: 듣고보니까 얼마전에 이명세 감독이 제작 중간에 연출에서 물러난 일도 기억이 나네요.

최: 스파이란 영화를 찍다가요 중간에 사실상 감독직에서 해고를 당했죠. 인정사정 볼것없다 같은 걸작을 내놓았던 한국 영화계의 비주얼리스트가 이제는 외곽으로 밀려났다는 정황증거로 볼 수 있겠죠.

박: 씁쓸하네요. 이명세 감독같은 거장도 감독직에서 해고될 수 있다는 그런 한국영화계의 현실 잔인하고 씁쓸하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글쎄요 노장들이 트렌드를 빨리 못 쫓아가서 일까요

[ 노장 감독 대우하지 못하는 대기업 ] 

최: 그것도 한 이유라고 할 수 있겠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대기업이 노장 감독들을 대우하지 못하는 거죠

박: 또 대기업

최: 네네. 왜냐면 그들 입장에서는 스타감독이라든가 자기들 말을 잘 듣는 신인 감독들을 우선적으로 선호하다보니까 중견 감독들을 대우할 필요를 못 느끼는 거죠

박: 어머나 세상에. 아니 근데 나이가 들고 연륜이 생기면 그 나이때 할 수 있는 얘기들이 있는 건데 정말 안타깝습니다. 아니 세상에 나이 안드는 사람이 어딨냐고요

최: 저도 뭐 영화평론가 나이 들면 내쳐질 거 같아요. 그래서 그 전에 미리 은퇴하려고요 그래서 50 넘으면 영화평론가 은퇴하려고 생각중입니다

박: 무슨말씀이세요. 저랑 오래오래 까칠한 시선 하셔야죠. 그리고 요 힘만 있고 요 힘만 있으면 다 할 수 있는게 평론가 아니겠습니까

최: 오래오래? 검은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박: 결혼하는 거 같은데 검은머리 파뿌리까지는 좀 그런거 같고 아무튼 오늘 너무 뒤에 계셔가지고 제가 목이 아플 지경이예요. 다음주는 나란히 앉아서 했으면 좋겠고요. 지금까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최: 십년만 더 합시다

박: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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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칠한 시선] 충무로에는 왜 ‘노장 감독’이 없나?
    • 입력 2015-10-27 18:46:34
    까칠한 시선
 최광희 영화평론가: 제가 머리가 좀 큰 편이 아닌데 이렇게 하면 박은영씨하고 비교가 되니까 커보여요 화면에. 그래서 제가 이렇게 좀 누웠습니다 박은영 아나운서: 원근법 적용하시려고. 크지 않아요. 동그랄 뿐이죠. 최: 이렇게 하니까 대충 크기가 비슷해보이죠? 자 이런 질문 한 번 해볼게요. 박은영씨 직업이 아나운서잖아요. 몇 살까지 하실 수 있을 거 같아요 박: 아나운서를요? 아나운서야 뭐 죽을때까지.. 하하 일단 KBS 퇴직할 때까지는 해야될 거고요. 정년이 60세인가 그럴 거예요 최: 희망사항인데 보면 티비 보면은 50대 이상 여자 아나운서 보기가 힘들던데 박: 티비프로그램. 그렇죠 아무래도 40대가 지나고 나면 아무래도 방송이라는 건 좀 그렇잖아요. 젊고 신선한 얼굴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최: 그래서 아나운서도 조로하는 직업 중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박: 그럴 수 있죠 최: 영화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영화계도 가만히 보면 60대 이상의 감독을 만나기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박: 정말 나이가 지긋하신 원로분들이 왕성하게 활동을 해 줘야 든든하기도 하고 일들도 잘 돌아갈 거 같은데 그렇지 않고 영화계도 마찬가지라고 하니까 씁쓸하네요 최: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날까요 왜 한국영화계에는 원로가 없을까요 이번주 까칠한 시선에서는 바로 그 문제를 짚어봅니다. [ '거장' 우디 앨런은 팔순 노인 ]  자 할리우드 영화계부터 살펴보죠. 거의 매해 영화를 만들어 내고 있는 노장 감독 박: 알죠 바로 우디 앨런 감독이잖아요. 최: 이분 올해 나이가 몇 살인지 아세요 박: 그래도 어르신인데 나이보다는 연세라고 하는게 맞겠죠. 일흔 살은 넘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최: 35년생이니까요 올해 딱 80세입니다. 박: 35년생이요? 와 최: 그런데도 지난해 매직인더 문라이트 올해 이래셔널 맨 이런 영화들을 선보이면서 정말 정력적으로 영화활동을 이어가고 있죠. 박: 그 정열이 정말 부럽습니다. 나이를 초월하는 창작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최: 그래도 이 분에 비하면 우디 앨런 옹은 연세가 젊은 편입니다. 올해 85세의 노장 가운데 노장 바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죠. 박: 젊은 시절엔 배우로도 명성을 날렸는데 이제 나이가 들면서 거장의 반열에 오른 감독이죠. 최: 그렇죠. 2011년에 만들어진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 그 전의 연출작인 밀리언달러베이비나 그랜토리노 같은 작품에성는 직접 배우로도 출연을 하기도 했죠. 지난해에도 저지보이즈라는 뮤지컬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 두 편을 제작 연출했습니다 박: 정말 놀라운 노익장이 아닐 수 없어요. 최: 노익장은 이 분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최근 극장가에서 흥행 순항중인 마션의 리들리 스콧 감독 올해 나이 77세 박: 77세요. 또 올 상반기에 개봉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조지밀러 감독도 올해 70세죠. 야 그러고 보면 서구 영화계에는 노장들이 참 적지 않아요. [ 90세 앞둔  일본 '야마다 요지' 감독 ]  최: 일본 영화계에도 노장들이 꽤 있습니다. 대표적인 분이 지난해 말 개봉한 동경가족 연출한 야마다 요지 감독이죠. 나이가 89세입니다. 박: 그럼 내년에 아흔이시네요 최: 네 이런 노장 감독들이 일본에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도 70살이 넘는 나이까지 영화를 만들었고요. 지금 아흔이 넘은 스즈키 세이준 감독도 여든살까지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 한국 영화계는? 임권택 감독이 유일 ]  박: 야 정말 대단하세요.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일단 떠오르는 노장 감독하면 임권택 감독이죠. 최: 네. 지난해 화장이라는 영화를 선보이며 노익장을 과시했는데요. 올해 79세니까 아마도 현역 활동을 하고 있는 최고령 감독일겁니다. 박: 한국 영화계에서는 임권택 감독 빼고는 딱히 70세 이상의 감독이 눈에 띄지 않아요. 최: 임권택 감독이 유일하죠. 사실 60대 이상의 감독으로 낮춰 잡아도요. 활동하고 있는 감독들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박: 감독들이 나이가 들면 다들 쉬고싶어 지는 건가요? 최: 그런 감독들이 어딨겠어요. 다들 하고 싶죠 영화를 하고 싶어 하는데 그런 기회가 주어지지가 않는 거죠. 실제로 1980년대 고래사냥들의 걸출한 작품을 내놓았던 배창호 감독은 2009년에 독립영화 몇 편을 연출하고는 창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박: 배창호 감독이 얼마전에 지하철 선로로 떨어지는 그런 사고를 당했죠. 최: 첨에는 투신이 아니냐 이런 말이 나왔다가 실족사고로 해명이 되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창작을 못하고 있는 상황과 왠지 무관한 거 같지 않아서 씁쓸하게 느껴집니다. 박: 듣고보니까 얼마전에 이명세 감독이 제작 중간에 연출에서 물러난 일도 기억이 나네요. 최: 스파이란 영화를 찍다가요 중간에 사실상 감독직에서 해고를 당했죠. 인정사정 볼것없다 같은 걸작을 내놓았던 한국 영화계의 비주얼리스트가 이제는 외곽으로 밀려났다는 정황증거로 볼 수 있겠죠. 박: 씁쓸하네요. 이명세 감독같은 거장도 감독직에서 해고될 수 있다는 그런 한국영화계의 현실 잔인하고 씁쓸하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글쎄요 노장들이 트렌드를 빨리 못 쫓아가서 일까요 [ 노장 감독 대우하지 못하는 대기업 ]  최: 그것도 한 이유라고 할 수 있겠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대기업이 노장 감독들을 대우하지 못하는 거죠 박: 또 대기업 최: 네네. 왜냐면 그들 입장에서는 스타감독이라든가 자기들 말을 잘 듣는 신인 감독들을 우선적으로 선호하다보니까 중견 감독들을 대우할 필요를 못 느끼는 거죠 박: 어머나 세상에. 아니 근데 나이가 들고 연륜이 생기면 그 나이때 할 수 있는 얘기들이 있는 건데 정말 안타깝습니다. 아니 세상에 나이 안드는 사람이 어딨냐고요 최: 저도 뭐 영화평론가 나이 들면 내쳐질 거 같아요. 그래서 그 전에 미리 은퇴하려고요 그래서 50 넘으면 영화평론가 은퇴하려고 생각중입니다 박: 무슨말씀이세요. 저랑 오래오래 까칠한 시선 하셔야죠. 그리고 요 힘만 있고 요 힘만 있으면 다 할 수 있는게 평론가 아니겠습니까 최: 오래오래? 검은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박: 결혼하는 거 같은데 검은머리 파뿌리까지는 좀 그런거 같고 아무튼 오늘 너무 뒤에 계셔가지고 제가 목이 아플 지경이예요. 다음주는 나란히 앉아서 했으면 좋겠고요. 지금까지 최광희의 까칠한 시선이었습니다. 최: 십년만 더 합시다 박: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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