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감독으로 우승 김태형 “말로 표현 못 해”

입력 2015.10.3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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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사령탑이 한국프로야구 마지막 경기, 배경을 바꿔놨다.

2015년 한국프로야구 마지막 경기가 열린 10월 31일, 김태형(48) 두산 베어스 감독은 선수들 손에 들려 높이 날아올랐다.

초보 사령탑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이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던 삼성 라이온즈를 누르고 2015년 챔피언이 됐다.

시상식을 마치고 선수들이 뿌린 샴페인을 온몸으로 뒤집어썼지만 김태형 감독의 표정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김 감독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다"라며 "사실 오늘 5차전을 시작할 땐 '오늘 이기면 우승'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비교적 여유 있게 앞선 상황에서 9회를 맞이하면서 '정말 우승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1995년 포수로 OB 베어스(두산 전신)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했다. 2001년에는 엔트리에는 등록되지 않았지만 플레잉코치로 팀 우승을 도왔다.

그리고 자신이 현역 시절을 보낸 팀의 사령탑에 올라,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와 감독으로 동일 팀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건, 김태형 감독이 처음이다.

김 감독은 "선수로 우승할 때도 정말 기뻤는데, 감독에 올라 정상에 서니 더 기쁘다"고 했다.

두산은 올 시즌 정규시즌 3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부터 가을 무대를 시작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까지 총 14차례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렀다.

김 감독은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크게 지면서(2-16) '정말 힘들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다행히 4차전에서 승리해 분위기를 바꿨다"고 떠올렸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는 사이, 두산 더그아웃에는 자신감이 자랐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8-9로 역전패 당했을 때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며 "타자들 감이 좋아서 충분히 시리즈를 우세하게 끌고 갈 수 있겠다고 판단했는데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고 떠올렸다.

두산은 '우승'을 목표로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그는 "두산 베어스다운 야구를 하고, 계약 기간인 2년 동안 평가를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전혀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김태형 감독이 꼽은 2015년 최고의 선택은 '이현승을 마무리로 낙점한 것'이다.

애초 마무리로 꼽은 노경은이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을 당하고, 대체 마무리 윤명준이 부진하자 김태형 감독은 부상에서 돌아온 이현승을 마무리로 기용했다.

6월 1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거둔 이현승은 올해 프로야구 마지막 경기인 한국시리즈 5차전에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다.

김태형 감독이 고생한 마무리에게 안긴 선물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이현승이 자리 잡지 못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제 김태형 감독은 초보 꼬리표를 떼고 '우승 감독'으로 2016시즌을 준비한다.

그는 "내년에도 올 시즌처럼 즐거운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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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감독으로 우승 김태형 “말로 표현 못 해”
    • 입력 2015-10-31 19:25:34
    연합뉴스
신임 사령탑이 한국프로야구 마지막 경기, 배경을 바꿔놨다. 2015년 한국프로야구 마지막 경기가 열린 10월 31일, 김태형(48) 두산 베어스 감독은 선수들 손에 들려 높이 날아올랐다. 초보 사령탑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이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던 삼성 라이온즈를 누르고 2015년 챔피언이 됐다. 시상식을 마치고 선수들이 뿌린 샴페인을 온몸으로 뒤집어썼지만 김태형 감독의 표정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김 감독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다"라며 "사실 오늘 5차전을 시작할 땐 '오늘 이기면 우승'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비교적 여유 있게 앞선 상황에서 9회를 맞이하면서 '정말 우승을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1995년 포수로 OB 베어스(두산 전신)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했다. 2001년에는 엔트리에는 등록되지 않았지만 플레잉코치로 팀 우승을 도왔다. 그리고 자신이 현역 시절을 보낸 팀의 사령탑에 올라,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선수와 감독으로 동일 팀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건, 김태형 감독이 처음이다. 김 감독은 "선수로 우승할 때도 정말 기뻤는데, 감독에 올라 정상에 서니 더 기쁘다"고 했다. 두산은 올 시즌 정규시즌 3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부터 가을 무대를 시작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까지 총 14차례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렀다. 김 감독은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크게 지면서(2-16) '정말 힘들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다행히 4차전에서 승리해 분위기를 바꿨다"고 떠올렸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통과하는 사이, 두산 더그아웃에는 자신감이 자랐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8-9로 역전패 당했을 때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며 "타자들 감이 좋아서 충분히 시리즈를 우세하게 끌고 갈 수 있겠다고 판단했는데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고 떠올렸다. 두산은 '우승'을 목표로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그는 "두산 베어스다운 야구를 하고, 계약 기간인 2년 동안 평가를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전혀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김태형 감독이 꼽은 2015년 최고의 선택은 '이현승을 마무리로 낙점한 것'이다. 애초 마무리로 꼽은 노경은이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을 당하고, 대체 마무리 윤명준이 부진하자 김태형 감독은 부상에서 돌아온 이현승을 마무리로 기용했다. 6월 1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즌 첫 세이브를 거둔 이현승은 올해 프로야구 마지막 경기인 한국시리즈 5차전에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다. 김태형 감독이 고생한 마무리에게 안긴 선물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이현승이 자리 잡지 못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제 김태형 감독은 초보 꼬리표를 떼고 '우승 감독'으로 2016시즌을 준비한다. 그는 "내년에도 올 시즌처럼 즐거운 야구를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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