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노리는 구단은?…BOS·PIT·TEX 유력

입력 2015.11.02 (11:07) 수정 2015.11.0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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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 지난해와 올해, KBO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쏘아 올린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가 2일 KBO 선수로는 이번 비시즌 들어 처음으로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에 나섰다.

시장이 열리자마자 출사표를 내밀 정도로 넥센과 박병호, 그의 에이전트는 자신만만하다.

지난해까지 팀 동료인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데뷔 첫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프로야구의 수준을 낮게 보는 시선이 걷힌 것이 박병호에게는 호재다.

미국 현지에서도 스카우트들의 평가를 참고해서 박병호의 실력을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야구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 12가 박병호의 몸값에 영향을 줄 수 있었는데, 그 변수를 없앤 것도 현명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시기적으로 나쁠 게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박병호가 과연 메이저리그 어느 구단의 유니폼을 입느냐다.

지금까지 박병호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인 메이저리그 구단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텍사스 레인저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으로 압축된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콜로라도 로키스는 지역 언론이 앞장서서 박병호 영입을 부추기고 있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도 박병호 영입전에 나설 후보로 물망에 오른다.

이 중 보스턴은 가장 오랫동안 박병호를 주시한 구단 중 하나다. 지난 1월 넥센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 스카우트가 방문해 박병호를 관찰할 정도로 일찍부터 박병호를 지켜봤다.

관건은 보스턴의 수뇌부 교체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느냐다. 벤 셰링턴 단장이 지난 8월 물러나면서 보스턴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단장이었던 데이브 돔브로스키를 새로운 사장으로 영입했다.

오프시즌 핸리 라미레스와 파블로 산도발을 영입하면서 리그 최강의 라인업을 구축, 월드시리즈 우승후보로 꼽혔던 보스턴은 그러나 두 선수의 성적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지구 최하위로 추락했다.

박병호에게 깊은 관심을 보인 셰링턴 단장이 교체된 점을 들어 박병호의 보스턴행은 물 건너갔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보스턴은 올 시즌 유격수에서 좌익수로 전향한 라미레스를 내년 시즌에는 수비 부담이 덜한 1루수로 보직을 옮길 복안을 갖고 있다.

하지만 돔브로스키가 라미레스를 좌익수로 기용했다가 재앙과 같은 결과를 낳았던 셰링턴 단장의 실패를 답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물론 보스턴의 1루수 자리에는 트래비스 쇼라는 또 하나의 대안이 있지만, 내년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정조준할 돔브로스키가 올해 5월 9일에 빅리그에 데뷔한 신인에게 중책을 맡길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트레이드에 능한 돔브로스키가 라미레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계획이라면 박병호는 어쩌면 보스턴의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오프시즌 최우선 과제로 공격력 증강을 꼽은 피츠버그도 1루수 페드로 알바레스와 계약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별할 경우 박병호 영입전에 가세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야구를 대하는 자세나 철저한 자기관리 등을 통해 한국 선수들이 중남미 선수들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팀 미팅에서 박병호를 비롯해 오승환, 손아섭, 황재균 건을 논의했는데, 네 선수 모두 흥미롭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한다. 좀 더 상황을 주시하자는 분위기였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올 시즌 골드글러브 1루수 최종 후보에 오른 브랜든 벨트가 있고 버스터 포지 역시 1루수 백업 요원이다. 박병호를 3루수로 돌린다고 해도 맷 더피가 있어서 박병호 영입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샌디에이고도 박병호를 자주 지켜보기는 했지만 고위급 인사까지 체크했는지는 모르겠다"며 "막판에 관심이 줄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드러난 분위기로만 따지면 좁혀지는 팀은 피츠버그, 텍사스, 보스턴 정도다.

텍사스는 1루수인 미치 모어랜드가 잔 부상이 많아서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고, 보스턴과 피츠버그는 1루수 요원이 마땅치 않다.

문제는 피츠버그가 박병호의 몸값을 감당하기에는 영세한 구단이라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통해서 벌어들인 광고 수익이 1천만~2천만 달러 정도인데, 박병호를 영입해서 과연 4천만 달러 수준까지 수익을 늘릴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각 메이저리그 구단은 포스팅에서 언론 보도와는 상관없이 자신들이 생각한 액수를 적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뉴욕 메츠 단장 출신인 짐 두켓은 박병호의 포스팅 금액으로 2천만달러(약 226억 원)를 써내는 구단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뜻밖에 응찰액이 낮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관계자는 "포스팅 금액이 800만 달러 정도면 몇몇 팀이 뛰어들겠지만, 1천200만~1천300만 달러 정도 올라가면 많은 구단이 나설지 의문"이라며 "하지만 박병호에게 올인하는 팀이 하나쯤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직 섣부르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박병호 영입전이 '머니 게임'으로 번진다면 승자는 부자 구단인 보스턴 또는 텍사스가 될 가능성이 무척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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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02 11:07:04
    • 수정2015-11-02 15:28:29
    연합뉴스
주사위는 던져졌다. 지난해와 올해, KBO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쏘아 올린 박병호(29·넥센 히어로즈)가 2일 KBO 선수로는 이번 비시즌 들어 처음으로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에 나섰다.

시장이 열리자마자 출사표를 내밀 정도로 넥센과 박병호, 그의 에이전트는 자신만만하다.

지난해까지 팀 동료인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데뷔 첫해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면서 한국프로야구의 수준을 낮게 보는 시선이 걷힌 것이 박병호에게는 호재다.

미국 현지에서도 스카우트들의 평가를 참고해서 박병호의 실력을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야구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 12가 박병호의 몸값에 영향을 줄 수 있었는데, 그 변수를 없앤 것도 현명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시기적으로 나쁠 게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박병호가 과연 메이저리그 어느 구단의 유니폼을 입느냐다.

지금까지 박병호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인 메이저리그 구단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보스턴 레드삭스, 텍사스 레인저스, 피츠버그 파이리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으로 압축된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콜로라도 로키스는 지역 언론이 앞장서서 박병호 영입을 부추기고 있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도 박병호 영입전에 나설 후보로 물망에 오른다.

이 중 보스턴은 가장 오랫동안 박병호를 주시한 구단 중 하나다. 지난 1월 넥센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 스카우트가 방문해 박병호를 관찰할 정도로 일찍부터 박병호를 지켜봤다.

관건은 보스턴의 수뇌부 교체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느냐다. 벤 셰링턴 단장이 지난 8월 물러나면서 보스턴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단장이었던 데이브 돔브로스키를 새로운 사장으로 영입했다.

오프시즌 핸리 라미레스와 파블로 산도발을 영입하면서 리그 최강의 라인업을 구축, 월드시리즈 우승후보로 꼽혔던 보스턴은 그러나 두 선수의 성적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지구 최하위로 추락했다.

박병호에게 깊은 관심을 보인 셰링턴 단장이 교체된 점을 들어 박병호의 보스턴행은 물 건너갔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보스턴은 올 시즌 유격수에서 좌익수로 전향한 라미레스를 내년 시즌에는 수비 부담이 덜한 1루수로 보직을 옮길 복안을 갖고 있다.

하지만 돔브로스키가 라미레스를 좌익수로 기용했다가 재앙과 같은 결과를 낳았던 셰링턴 단장의 실패를 답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물론 보스턴의 1루수 자리에는 트래비스 쇼라는 또 하나의 대안이 있지만, 내년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정조준할 돔브로스키가 올해 5월 9일에 빅리그에 데뷔한 신인에게 중책을 맡길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트레이드에 능한 돔브로스키가 라미레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계획이라면 박병호는 어쩌면 보스턴의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오프시즌 최우선 과제로 공격력 증강을 꼽은 피츠버그도 1루수 페드로 알바레스와 계약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결별할 경우 박병호 영입전에 가세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야구를 대하는 자세나 철저한 자기관리 등을 통해 한국 선수들이 중남미 선수들보다 훨씬 낫다는 평가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팀 미팅에서 박병호를 비롯해 오승환, 손아섭, 황재균 건을 논의했는데, 네 선수 모두 흥미롭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한다. 좀 더 상황을 주시하자는 분위기였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올 시즌 골드글러브 1루수 최종 후보에 오른 브랜든 벨트가 있고 버스터 포지 역시 1루수 백업 요원이다. 박병호를 3루수로 돌린다고 해도 맷 더피가 있어서 박병호 영입에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소식통은 "샌디에이고도 박병호를 자주 지켜보기는 했지만 고위급 인사까지 체크했는지는 모르겠다"며 "막판에 관심이 줄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드러난 분위기로만 따지면 좁혀지는 팀은 피츠버그, 텍사스, 보스턴 정도다.

텍사스는 1루수인 미치 모어랜드가 잔 부상이 많아서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고, 보스턴과 피츠버그는 1루수 요원이 마땅치 않다.

문제는 피츠버그가 박병호의 몸값을 감당하기에는 영세한 구단이라는 점이다.

익명을 요구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통해서 벌어들인 광고 수익이 1천만~2천만 달러 정도인데, 박병호를 영입해서 과연 4천만 달러 수준까지 수익을 늘릴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각 메이저리그 구단은 포스팅에서 언론 보도와는 상관없이 자신들이 생각한 액수를 적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뉴욕 메츠 단장 출신인 짐 두켓은 박병호의 포스팅 금액으로 2천만달러(약 226억 원)를 써내는 구단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뜻밖에 응찰액이 낮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관계자는 "포스팅 금액이 800만 달러 정도면 몇몇 팀이 뛰어들겠지만, 1천200만~1천300만 달러 정도 올라가면 많은 구단이 나설지 의문"이라며 "하지만 박병호에게 올인하는 팀이 하나쯤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직 섣부르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박병호 영입전이 '머니 게임'으로 번진다면 승자는 부자 구단인 보스턴 또는 텍사스가 될 가능성이 무척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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