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한일 관계 실마리 찾았다

입력 2015.11.03 (07:36) 수정 2015.11.0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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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해설위원]

한일 정상이 3년 반 만에 서울에서 만났습니다. 과거사 부분에 대한 이견 때문에 그저 만나는 데 의미를 둬야 할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한다는 접점을 어렵게 찾아낸 것입니다. 꽉 막혀있던 한일 관계에 한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청와대 측 발표를 보면 이렇습니다. “두 정상은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전환점에 해당되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조기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 한일 국교 수립 50주년인 올해 안에 해결이 되면 최선이지만 여기서 ‘염두에 두고’라는 표현을 쓴 것은 그 시기를 놓고 상당한 신경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가능한 조기에’라는 표현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양 국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읽힙니다.
일각에서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 치의 진전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평가절하합니다. 하지만 위안부와 관련한 과거 아베 총리의 발언을 기억하고 있는 입장에서 그렇게 보기만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그저 ‘전쟁과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위안부를 보는 아베 총리의 시각이었습니다. 여기서 무라야마 담화로 친숙한 무라야마 전 일본 총리의 발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두 나라 간 외교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과거사 문제를 두고 대척점에 서 있는 인사의 얘기를 아베 총리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결국 수용한 셈입니다. 이는 결코 쉽게 무시할 대목은 아닙니다.

다만, 앞으로 있을 실무협의에서 일본이 어떻게 나올지는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태도를 계속 고집한다면 어렵게 열린 두 나라 간의 통로는 다시 막히고 말 것입니다. 한일 두 나라 앞에는 북한 핵 문제와 TPP, 한일 FTA 등 이른바 미래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갈 것인지 이제 선택은 일본에게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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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한일 관계 실마리 찾았다
    • 입력 2015-11-03 07:47:24
    • 수정2015-11-03 08: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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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이 3년 반 만에 서울에서 만났습니다. 과거사 부분에 대한 이견 때문에 그저 만나는 데 의미를 둬야 할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한다는 접점을 어렵게 찾아낸 것입니다. 꽉 막혀있던 한일 관계에 한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청와대 측 발표를 보면 이렇습니다. “두 정상은 올해가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전환점에 해당되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가능한 조기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 한일 국교 수립 50주년인 올해 안에 해결이 되면 최선이지만 여기서 ‘염두에 두고’라는 표현을 쓴 것은 그 시기를 놓고 상당한 신경전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가능한 조기에’라는 표현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양 국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읽힙니다.
일각에서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한 치의 진전도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평가절하합니다. 하지만 위안부와 관련한 과거 아베 총리의 발언을 기억하고 있는 입장에서 그렇게 보기만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그저 ‘전쟁과 인신매매의 피해자’가 위안부를 보는 아베 총리의 시각이었습니다. 여기서 무라야마 담화로 친숙한 무라야마 전 일본 총리의 발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두 나라 간 외교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과거사 문제를 두고 대척점에 서 있는 인사의 얘기를 아베 총리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결국 수용한 셈입니다. 이는 결코 쉽게 무시할 대목은 아닙니다.

다만, 앞으로 있을 실무협의에서 일본이 어떻게 나올지는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태도를 계속 고집한다면 어렵게 열린 두 나라 간의 통로는 다시 막히고 말 것입니다. 한일 두 나라 앞에는 북한 핵 문제와 TPP, 한일 FTA 등 이른바 미래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갈 것인지 이제 선택은 일본에게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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