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더 늦기 전에 바로 지금

입력 2015.11.06 (07:36) 수정 2015.11.0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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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기 객원 해설위원]

한반도가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중부지방은 올해 누적 강수량이 예년의 겨우 절반 수준으로 말 그대로 사상 최악의 상태입니다. 저수율이 5분의 1로 떨어진 댐도 있습니다. 생활용수는 물론 식용수마저 부족하다고 합니다. 내년 장마 이전까지는 큰 비를 기대하기 힘들어서 더욱 문젭니다.

가뭄은 물 공급에 영향을 줄만큼 건조한 날씨가 비정상적으로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는 상태입니다. 즉 지표면에 내리는 빗물의 양이 실제 수요량보다 적으면 가뭄이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연 강수량의 변동이 심해 가뭄 발생에 취약한 편입니다. 대체로 10년에 서너 번씩 가뭄이 발생하는 데 그 발생 빈도가 차츰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후학적으론 연 강수량이 평년 대비 75% 이하이면 가뭄이고 50% 이하이면 심한 가뭄으로 분류합니다.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해진 영향으로 지난 장마 때 강수량이 평년대비 67%에 그쳤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많은 비를 뿌려주는 태풍도 없었습니다. 9월 이후 저기압이 주로 남쪽으로 지나가면서 중부지방의 가뭄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가뭄이 지속될수록 작물이나 가축 관련 사업에 타격이 커서 나중에는 사회경제적 가뭄으로 확산됩니다. 가뭄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 그 특성상 사전 대비 없이는 대응이 어렵습니다. 장기 예측 체계의 구축이 그래서 시급합니다. 인공위성을 통한 식생이나 토양 수분 등에 대한 상시 감시 체계도 필요합니다. 물 부족이 심각한 만큼 우선 댐이나 보로부터의 수로 연결 공사를 서둘러야 합니다. 길게 봐서는 귀한 수자원의 유실을 막도록 상수도 정비공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한반도의 가뭄은 이제 상시적으로 구조화되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재해 관리의 패러다임을 사후 복구가 아닌 사전 예방으로 전환해 국가의 자원을 최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지금 나서지 않으면 우리는 나중에 훨씬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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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기 객원 해설위원]

한반도가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중부지방은 올해 누적 강수량이 예년의 겨우 절반 수준으로 말 그대로 사상 최악의 상태입니다. 저수율이 5분의 1로 떨어진 댐도 있습니다. 생활용수는 물론 식용수마저 부족하다고 합니다. 내년 장마 이전까지는 큰 비를 기대하기 힘들어서 더욱 문젭니다.

가뭄은 물 공급에 영향을 줄만큼 건조한 날씨가 비정상적으로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는 상태입니다. 즉 지표면에 내리는 빗물의 양이 실제 수요량보다 적으면 가뭄이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연 강수량의 변동이 심해 가뭄 발생에 취약한 편입니다. 대체로 10년에 서너 번씩 가뭄이 발생하는 데 그 발생 빈도가 차츰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후학적으론 연 강수량이 평년 대비 75% 이하이면 가뭄이고 50% 이하이면 심한 가뭄으로 분류합니다. 올해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약해진 영향으로 지난 장마 때 강수량이 평년대비 67%에 그쳤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많은 비를 뿌려주는 태풍도 없었습니다. 9월 이후 저기압이 주로 남쪽으로 지나가면서 중부지방의 가뭄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가뭄이 지속될수록 작물이나 가축 관련 사업에 타격이 커서 나중에는 사회경제적 가뭄으로 확산됩니다. 가뭄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 그 특성상 사전 대비 없이는 대응이 어렵습니다. 장기 예측 체계의 구축이 그래서 시급합니다. 인공위성을 통한 식생이나 토양 수분 등에 대한 상시 감시 체계도 필요합니다. 물 부족이 심각한 만큼 우선 댐이나 보로부터의 수로 연결 공사를 서둘러야 합니다. 길게 봐서는 귀한 수자원의 유실을 막도록 상수도 정비공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해야 합니다.

한반도의 가뭄은 이제 상시적으로 구조화되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재해 관리의 패러다임을 사후 복구가 아닌 사전 예방으로 전환해 국가의 자원을 최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지금 나서지 않으면 우리는 나중에 훨씬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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