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미인도’ 진위 논란 재점화…유족들 새 증거 공개
입력 2015.11.10 (08:32)
수정 2015.11.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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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멘트>
최근 대한민국 대표 여류화가인 천경자 화백의 타계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천 화백은 꽃과 여인의 화가로 잘 알려져 있죠.
이 작품 한 번 보실까요?
머리에 꽃을 얹은 여인, 어깨엔 살포시 나비가 내려앉아 있습니다.
1991년 세상에 공개된 이후 위작 논란이 일고 있는 미인도입니다.
천 화백이 타계하면서, 유족들이 다시 진위를 밝혀달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한민국 대표 여류 화가로 꼽히는 천경자 화백.
뇌출혈로 투병중이던 천 화백은 지난 8월6일 미국 뉴욕에서 별세했습니다.
고인의 큰딸이 천 화백의 작품이 보관돼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에 유골함을 들고 방문하면서 사망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고인이 미국에서 여생을 마치게 된 것은 한 그림 탓이 큽니다.
바로 ‘미인도’라 불리는 이 작품입니다.
1991년 국립 현대미술관의 한 행사에서 공개된 이 작품은, 천 화백 스스로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위작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인터뷰> 천경자(화백/1991년 인터뷰 내용) : "입 같은 것도 그렇고 모든 게 엉성한 그림이에요. 그래서 제가 악을 쓰다시피 해서 가짜다. 악을 썼어요."
당시 천 화백은 지인들에게도 이런 답답함을 호소했는데요.
<인터뷰> 김종근(미술평론가/천경자 화백 지인) : "저녁에 전화를 주셔서 “집에 급히 한번 좀 와줄 수 없겠냐.”고 그래서 제가 댁에 갔더니 그 위작 포스터를 보면서 이게 내 그림이냐 아닌데 이렇게 해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자기 작품으로 인정하고 전시를 한다 하면서 대단히 분노하고 역정을 내셨어요."
미인도를 본 천 화백의 지인들도 화법이 천 화백과 다르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르네추(서양화가) : "천 화백님은 그림을 한 번으로 끝내지 않습니다. 여러 번에 걸쳐서 명암과 원근과 느낌까지 그림 위에 다 표현을 하는데 (미인도는) 대단히 가볍게 한두 번으로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화가가 ‘내 자식이 아니’라며 부인하는 작품,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화랑협회 감정 등을 근거로 이 작품은 진품이 맞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김종근(미술평론가/천경자 화백 지인) : "선생님 입장에서는 정말 수없이 목놓아서 절규했던 것처럼 “내가 낳은 자식이 아닌데 그걸 내 자식이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러면서 자기 예술을 사퇴하고 그림을 전혀 그리고 싶지 않다고 붓을 던지고 싶을 정도로 역정을 내시면서……."
그렇게 묻히는 듯 했던 위작 논란은 1999년 한 그림 위작단이 검거되면서 다시 불거졌습니다.
위조범 중 한 명이 수사 검사에게 충격적인 자백을 한 겁니다.
<인터뷰> 최순용(변호사/99년 당시 서울지검 문화재 전담 검사) : "‘검사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러는 거예요. 근데 표정을 보면 뭔가 진심어린 얘기를 할 것 같아서 앉혀놓고 무슨 일인데 그러냐 물어봤더니 하는 소리가 ‘사실 지금 국립 현대 미술관에 있는 천경자 씨 미인도라고 하는 그림이 제가 그린 겁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미인도를 그렸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난 겁니다.
<인터뷰> 최순용(변호사/99년 당시 서울지검 문화재 전담 검사) : "지인으로부터 얼마의 돈을 받고 달력 그림을 조합해서 석 점을 그려줬고 그중 하나가 미인도였다. 그때 친구 이름 다 얘기한 걸로 기억해요. 신빙성이 가고 전혀 거침없이 이야기했었거든요."
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이 주장도 반박했습니다.
미인도가 미술관에 들어온 게 1980년인데 위조범이 미인도를 그렸다고 밝힌 시점이 1984년이어서 신빙성이 없다는 겁니다.
<녹취> 국립 현대 미술관 관계자(2005년 인터뷰 내용) : "저희 소장품이죠. 지금 현재는 전시는 안 되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진짜라고 얘기를 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그 이상은 저희가 거기에 대해서 얘기를 어떻게 할 수가 없죠."
유족들은 천 화백의 사망을 계기로 작품의 진위를 다시 가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문범강(교수/천경자 화백 유족) : "1991년 당시에 이것이 진품이라고 감정을 내린 그 과정이 전부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이었기 때문에 다시 감정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미인도가 위작임을 보여주는 근거라며, 두 자료를 새로 공개했습니다.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작품의 일련번호가 제시됐지만, 유족들은 일련번호라는 게 실체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 근거로 천 화백이 이용한 표구점 대표의 녹취를 공개했습니다.
<녹취> 91년 당시 표구점 대표(음성변조) : "목공장에서 그 액자 틀을 만들 적에 여러 개 잘라서 놨다가 나중에 맞추기 위해 나온 번호이지 일련번호는 아닙니다. 일련번호라 하면 완성된 작품에 뒤에 우리가 다른 일련번호 표시를 해서 붙이죠."
또 유족들은 91년 당시 미술관 직원들이 작품이 위작임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메모 하나를 공개했습니다.
1991년 4월, 천 화백이 가져간 미인도를 회수하기 위해 찾아 온 미술관 직원이 작성한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 위작작품을 저희가 갖게 된 것은 80년도였고‘, ‘그 과정에서 평론가, 전문가 등의 심의 과정이 없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미인도 재감정을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이석현(국회부의장) : "국립현대미술관에 재감정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그 취지는 작가가 생전에 이게 내 작품이 아니다. 자식 몰라보는 부모가 있느냐라고 줄기차게 주장을 했고 최근에 그 가짜 그림을 자기가 그렸다고 위조범이 얘기를 했어요."
이와 관련해 국립 현대미술관 측은 입장을 정리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저희가 미술관 입장을 정리 중이거든요. 우선 저희가 정리가 돼야 그다음 좀 정리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에야 말로 미인도 진위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미술계 안팎의 관심이 큽니다.
최근 대한민국 대표 여류화가인 천경자 화백의 타계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천 화백은 꽃과 여인의 화가로 잘 알려져 있죠.
이 작품 한 번 보실까요?
머리에 꽃을 얹은 여인, 어깨엔 살포시 나비가 내려앉아 있습니다.
1991년 세상에 공개된 이후 위작 논란이 일고 있는 미인도입니다.
천 화백이 타계하면서, 유족들이 다시 진위를 밝혀달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한민국 대표 여류 화가로 꼽히는 천경자 화백.
뇌출혈로 투병중이던 천 화백은 지난 8월6일 미국 뉴욕에서 별세했습니다.
고인의 큰딸이 천 화백의 작품이 보관돼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에 유골함을 들고 방문하면서 사망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고인이 미국에서 여생을 마치게 된 것은 한 그림 탓이 큽니다.
바로 ‘미인도’라 불리는 이 작품입니다.
1991년 국립 현대미술관의 한 행사에서 공개된 이 작품은, 천 화백 스스로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위작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인터뷰> 천경자(화백/1991년 인터뷰 내용) : "입 같은 것도 그렇고 모든 게 엉성한 그림이에요. 그래서 제가 악을 쓰다시피 해서 가짜다. 악을 썼어요."
당시 천 화백은 지인들에게도 이런 답답함을 호소했는데요.
<인터뷰> 김종근(미술평론가/천경자 화백 지인) : "저녁에 전화를 주셔서 “집에 급히 한번 좀 와줄 수 없겠냐.”고 그래서 제가 댁에 갔더니 그 위작 포스터를 보면서 이게 내 그림이냐 아닌데 이렇게 해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자기 작품으로 인정하고 전시를 한다 하면서 대단히 분노하고 역정을 내셨어요."
미인도를 본 천 화백의 지인들도 화법이 천 화백과 다르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르네추(서양화가) : "천 화백님은 그림을 한 번으로 끝내지 않습니다. 여러 번에 걸쳐서 명암과 원근과 느낌까지 그림 위에 다 표현을 하는데 (미인도는) 대단히 가볍게 한두 번으로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화가가 ‘내 자식이 아니’라며 부인하는 작품,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화랑협회 감정 등을 근거로 이 작품은 진품이 맞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김종근(미술평론가/천경자 화백 지인) : "선생님 입장에서는 정말 수없이 목놓아서 절규했던 것처럼 “내가 낳은 자식이 아닌데 그걸 내 자식이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러면서 자기 예술을 사퇴하고 그림을 전혀 그리고 싶지 않다고 붓을 던지고 싶을 정도로 역정을 내시면서……."
그렇게 묻히는 듯 했던 위작 논란은 1999년 한 그림 위작단이 검거되면서 다시 불거졌습니다.
위조범 중 한 명이 수사 검사에게 충격적인 자백을 한 겁니다.
<인터뷰> 최순용(변호사/99년 당시 서울지검 문화재 전담 검사) : "‘검사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러는 거예요. 근데 표정을 보면 뭔가 진심어린 얘기를 할 것 같아서 앉혀놓고 무슨 일인데 그러냐 물어봤더니 하는 소리가 ‘사실 지금 국립 현대 미술관에 있는 천경자 씨 미인도라고 하는 그림이 제가 그린 겁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미인도를 그렸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난 겁니다.
<인터뷰> 최순용(변호사/99년 당시 서울지검 문화재 전담 검사) : "지인으로부터 얼마의 돈을 받고 달력 그림을 조합해서 석 점을 그려줬고 그중 하나가 미인도였다. 그때 친구 이름 다 얘기한 걸로 기억해요. 신빙성이 가고 전혀 거침없이 이야기했었거든요."
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이 주장도 반박했습니다.
미인도가 미술관에 들어온 게 1980년인데 위조범이 미인도를 그렸다고 밝힌 시점이 1984년이어서 신빙성이 없다는 겁니다.
<녹취> 국립 현대 미술관 관계자(2005년 인터뷰 내용) : "저희 소장품이죠. 지금 현재는 전시는 안 되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진짜라고 얘기를 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그 이상은 저희가 거기에 대해서 얘기를 어떻게 할 수가 없죠."
유족들은 천 화백의 사망을 계기로 작품의 진위를 다시 가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문범강(교수/천경자 화백 유족) : "1991년 당시에 이것이 진품이라고 감정을 내린 그 과정이 전부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이었기 때문에 다시 감정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미인도가 위작임을 보여주는 근거라며, 두 자료를 새로 공개했습니다.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작품의 일련번호가 제시됐지만, 유족들은 일련번호라는 게 실체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 근거로 천 화백이 이용한 표구점 대표의 녹취를 공개했습니다.
<녹취> 91년 당시 표구점 대표(음성변조) : "목공장에서 그 액자 틀을 만들 적에 여러 개 잘라서 놨다가 나중에 맞추기 위해 나온 번호이지 일련번호는 아닙니다. 일련번호라 하면 완성된 작품에 뒤에 우리가 다른 일련번호 표시를 해서 붙이죠."
또 유족들은 91년 당시 미술관 직원들이 작품이 위작임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메모 하나를 공개했습니다.
1991년 4월, 천 화백이 가져간 미인도를 회수하기 위해 찾아 온 미술관 직원이 작성한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 위작작품을 저희가 갖게 된 것은 80년도였고‘, ‘그 과정에서 평론가, 전문가 등의 심의 과정이 없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미인도 재감정을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이석현(국회부의장) : "국립현대미술관에 재감정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그 취지는 작가가 생전에 이게 내 작품이 아니다. 자식 몰라보는 부모가 있느냐라고 줄기차게 주장을 했고 최근에 그 가짜 그림을 자기가 그렸다고 위조범이 얘기를 했어요."
이와 관련해 국립 현대미술관 측은 입장을 정리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저희가 미술관 입장을 정리 중이거든요. 우선 저희가 정리가 돼야 그다음 좀 정리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에야 말로 미인도 진위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미술계 안팎의 관심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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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5-11-10 08: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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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민국 대표 여류화가인 천경자 화백의 타계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천 화백은 꽃과 여인의 화가로 잘 알려져 있죠.
이 작품 한 번 보실까요?
머리에 꽃을 얹은 여인, 어깨엔 살포시 나비가 내려앉아 있습니다.
1991년 세상에 공개된 이후 위작 논란이 일고 있는 미인도입니다.
천 화백이 타계하면서, 유족들이 다시 진위를 밝혀달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한민국 대표 여류 화가로 꼽히는 천경자 화백.
뇌출혈로 투병중이던 천 화백은 지난 8월6일 미국 뉴욕에서 별세했습니다.
고인의 큰딸이 천 화백의 작품이 보관돼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에 유골함을 들고 방문하면서 사망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고인이 미국에서 여생을 마치게 된 것은 한 그림 탓이 큽니다.
바로 ‘미인도’라 불리는 이 작품입니다.
1991년 국립 현대미술관의 한 행사에서 공개된 이 작품은, 천 화백 스스로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위작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인터뷰> 천경자(화백/1991년 인터뷰 내용) : "입 같은 것도 그렇고 모든 게 엉성한 그림이에요. 그래서 제가 악을 쓰다시피 해서 가짜다. 악을 썼어요."
당시 천 화백은 지인들에게도 이런 답답함을 호소했는데요.
<인터뷰> 김종근(미술평론가/천경자 화백 지인) : "저녁에 전화를 주셔서 “집에 급히 한번 좀 와줄 수 없겠냐.”고 그래서 제가 댁에 갔더니 그 위작 포스터를 보면서 이게 내 그림이냐 아닌데 이렇게 해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자기 작품으로 인정하고 전시를 한다 하면서 대단히 분노하고 역정을 내셨어요."
미인도를 본 천 화백의 지인들도 화법이 천 화백과 다르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르네추(서양화가) : "천 화백님은 그림을 한 번으로 끝내지 않습니다. 여러 번에 걸쳐서 명암과 원근과 느낌까지 그림 위에 다 표현을 하는데 (미인도는) 대단히 가볍게 한두 번으로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화가가 ‘내 자식이 아니’라며 부인하는 작품,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화랑협회 감정 등을 근거로 이 작품은 진품이 맞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김종근(미술평론가/천경자 화백 지인) : "선생님 입장에서는 정말 수없이 목놓아서 절규했던 것처럼 “내가 낳은 자식이 아닌데 그걸 내 자식이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러면서 자기 예술을 사퇴하고 그림을 전혀 그리고 싶지 않다고 붓을 던지고 싶을 정도로 역정을 내시면서……."
그렇게 묻히는 듯 했던 위작 논란은 1999년 한 그림 위작단이 검거되면서 다시 불거졌습니다.
위조범 중 한 명이 수사 검사에게 충격적인 자백을 한 겁니다.
<인터뷰> 최순용(변호사/99년 당시 서울지검 문화재 전담 검사) : "‘검사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러는 거예요. 근데 표정을 보면 뭔가 진심어린 얘기를 할 것 같아서 앉혀놓고 무슨 일인데 그러냐 물어봤더니 하는 소리가 ‘사실 지금 국립 현대 미술관에 있는 천경자 씨 미인도라고 하는 그림이 제가 그린 겁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미인도를 그렸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난 겁니다.
<인터뷰> 최순용(변호사/99년 당시 서울지검 문화재 전담 검사) : "지인으로부터 얼마의 돈을 받고 달력 그림을 조합해서 석 점을 그려줬고 그중 하나가 미인도였다. 그때 친구 이름 다 얘기한 걸로 기억해요. 신빙성이 가고 전혀 거침없이 이야기했었거든요."
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이 주장도 반박했습니다.
미인도가 미술관에 들어온 게 1980년인데 위조범이 미인도를 그렸다고 밝힌 시점이 1984년이어서 신빙성이 없다는 겁니다.
<녹취> 국립 현대 미술관 관계자(2005년 인터뷰 내용) : "저희 소장품이죠. 지금 현재는 전시는 안 되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진짜라고 얘기를 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그 이상은 저희가 거기에 대해서 얘기를 어떻게 할 수가 없죠."
유족들은 천 화백의 사망을 계기로 작품의 진위를 다시 가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문범강(교수/천경자 화백 유족) : "1991년 당시에 이것이 진품이라고 감정을 내린 그 과정이 전부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이었기 때문에 다시 감정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미인도가 위작임을 보여주는 근거라며, 두 자료를 새로 공개했습니다.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작품의 일련번호가 제시됐지만, 유족들은 일련번호라는 게 실체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 근거로 천 화백이 이용한 표구점 대표의 녹취를 공개했습니다.
<녹취> 91년 당시 표구점 대표(음성변조) : "목공장에서 그 액자 틀을 만들 적에 여러 개 잘라서 놨다가 나중에 맞추기 위해 나온 번호이지 일련번호는 아닙니다. 일련번호라 하면 완성된 작품에 뒤에 우리가 다른 일련번호 표시를 해서 붙이죠."
또 유족들은 91년 당시 미술관 직원들이 작품이 위작임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메모 하나를 공개했습니다.
1991년 4월, 천 화백이 가져간 미인도를 회수하기 위해 찾아 온 미술관 직원이 작성한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 위작작품을 저희가 갖게 된 것은 80년도였고‘, ‘그 과정에서 평론가, 전문가 등의 심의 과정이 없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미인도 재감정을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이석현(국회부의장) : "국립현대미술관에 재감정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그 취지는 작가가 생전에 이게 내 작품이 아니다. 자식 몰라보는 부모가 있느냐라고 줄기차게 주장을 했고 최근에 그 가짜 그림을 자기가 그렸다고 위조범이 얘기를 했어요."
이와 관련해 국립 현대미술관 측은 입장을 정리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저희가 미술관 입장을 정리 중이거든요. 우선 저희가 정리가 돼야 그다음 좀 정리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에야 말로 미인도 진위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미술계 안팎의 관심이 큽니다.
최근 대한민국 대표 여류화가인 천경자 화백의 타계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천 화백은 꽃과 여인의 화가로 잘 알려져 있죠.
이 작품 한 번 보실까요?
머리에 꽃을 얹은 여인, 어깨엔 살포시 나비가 내려앉아 있습니다.
1991년 세상에 공개된 이후 위작 논란이 일고 있는 미인도입니다.
천 화백이 타계하면서, 유족들이 다시 진위를 밝혀달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한민국 대표 여류 화가로 꼽히는 천경자 화백.
뇌출혈로 투병중이던 천 화백은 지난 8월6일 미국 뉴욕에서 별세했습니다.
고인의 큰딸이 천 화백의 작품이 보관돼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에 유골함을 들고 방문하면서 사망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고인이 미국에서 여생을 마치게 된 것은 한 그림 탓이 큽니다.
바로 ‘미인도’라 불리는 이 작품입니다.
1991년 국립 현대미술관의 한 행사에서 공개된 이 작품은, 천 화백 스스로 자신의 작품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위작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인터뷰> 천경자(화백/1991년 인터뷰 내용) : "입 같은 것도 그렇고 모든 게 엉성한 그림이에요. 그래서 제가 악을 쓰다시피 해서 가짜다. 악을 썼어요."
당시 천 화백은 지인들에게도 이런 답답함을 호소했는데요.
<인터뷰> 김종근(미술평론가/천경자 화백 지인) : "저녁에 전화를 주셔서 “집에 급히 한번 좀 와줄 수 없겠냐.”고 그래서 제가 댁에 갔더니 그 위작 포스터를 보면서 이게 내 그림이냐 아닌데 이렇게 해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자기 작품으로 인정하고 전시를 한다 하면서 대단히 분노하고 역정을 내셨어요."
미인도를 본 천 화백의 지인들도 화법이 천 화백과 다르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르네추(서양화가) : "천 화백님은 그림을 한 번으로 끝내지 않습니다. 여러 번에 걸쳐서 명암과 원근과 느낌까지 그림 위에 다 표현을 하는데 (미인도는) 대단히 가볍게 한두 번으로 끝난 것으로 보입니다."
화가가 ‘내 자식이 아니’라며 부인하는 작품,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화랑협회 감정 등을 근거로 이 작품은 진품이 맞다고 발표했습니다.
<인터뷰> 김종근(미술평론가/천경자 화백 지인) : "선생님 입장에서는 정말 수없이 목놓아서 절규했던 것처럼 “내가 낳은 자식이 아닌데 그걸 내 자식이라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러면서 자기 예술을 사퇴하고 그림을 전혀 그리고 싶지 않다고 붓을 던지고 싶을 정도로 역정을 내시면서……."
그렇게 묻히는 듯 했던 위작 논란은 1999년 한 그림 위작단이 검거되면서 다시 불거졌습니다.
위조범 중 한 명이 수사 검사에게 충격적인 자백을 한 겁니다.
<인터뷰> 최순용(변호사/99년 당시 서울지검 문화재 전담 검사) : "‘검사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러는 거예요. 근데 표정을 보면 뭔가 진심어린 얘기를 할 것 같아서 앉혀놓고 무슨 일인데 그러냐 물어봤더니 하는 소리가 ‘사실 지금 국립 현대 미술관에 있는 천경자 씨 미인도라고 하는 그림이 제가 그린 겁니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미인도를 그렸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난 겁니다.
<인터뷰> 최순용(변호사/99년 당시 서울지검 문화재 전담 검사) : "지인으로부터 얼마의 돈을 받고 달력 그림을 조합해서 석 점을 그려줬고 그중 하나가 미인도였다. 그때 친구 이름 다 얘기한 걸로 기억해요. 신빙성이 가고 전혀 거침없이 이야기했었거든요."
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이 주장도 반박했습니다.
미인도가 미술관에 들어온 게 1980년인데 위조범이 미인도를 그렸다고 밝힌 시점이 1984년이어서 신빙성이 없다는 겁니다.
<녹취> 국립 현대 미술관 관계자(2005년 인터뷰 내용) : "저희 소장품이죠. 지금 현재는 전시는 안 되고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진짜라고 얘기를 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그 이상은 저희가 거기에 대해서 얘기를 어떻게 할 수가 없죠."
유족들은 천 화백의 사망을 계기로 작품의 진위를 다시 가려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문범강(교수/천경자 화백 유족) : "1991년 당시에 이것이 진품이라고 감정을 내린 그 과정이 전부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이었기 때문에 다시 감정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미인도가 위작임을 보여주는 근거라며, 두 자료를 새로 공개했습니다.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작품의 일련번호가 제시됐지만, 유족들은 일련번호라는 게 실체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 근거로 천 화백이 이용한 표구점 대표의 녹취를 공개했습니다.
<녹취> 91년 당시 표구점 대표(음성변조) : "목공장에서 그 액자 틀을 만들 적에 여러 개 잘라서 놨다가 나중에 맞추기 위해 나온 번호이지 일련번호는 아닙니다. 일련번호라 하면 완성된 작품에 뒤에 우리가 다른 일련번호 표시를 해서 붙이죠."
또 유족들은 91년 당시 미술관 직원들이 작품이 위작임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메모 하나를 공개했습니다.
1991년 4월, 천 화백이 가져간 미인도를 회수하기 위해 찾아 온 미술관 직원이 작성한 것이라고 했는데요.
‘이 위작작품을 저희가 갖게 된 것은 80년도였고‘, ‘그 과정에서 평론가, 전문가 등의 심의 과정이 없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미인도 재감정을 요청했습니다.
<인터뷰> 이석현(국회부의장) : "국립현대미술관에 재감정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그 취지는 작가가 생전에 이게 내 작품이 아니다. 자식 몰라보는 부모가 있느냐라고 줄기차게 주장을 했고 최근에 그 가짜 그림을 자기가 그렸다고 위조범이 얘기를 했어요."
이와 관련해 국립 현대미술관 측은 입장을 정리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저희가 미술관 입장을 정리 중이거든요. 우선 저희가 정리가 돼야 그다음 좀 정리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에야 말로 미인도 진위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미술계 안팎의 관심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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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 기자 j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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