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미얀마의 봄’ 오나?

입력 2015.11.10 (18:09) 수정 2015.11.1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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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 세계적 관심이 집중된 미얀마 총선의 일부 개표결과 아웅 산 수 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의 압승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선거 결과가 이대로 굳어진다면 53년 동안의 군인 통치가 끝나게됩니다.

과연 미얀마는 민주화의 첫 걸음을 뗄 수 있을까요?

총선 속보...그리고 아직 험난해 보이는 미얀마의 앞날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조기자, 어서오세요.

<질문>
지금 개표가 진행중이죠?

<답변>
네, 현재 전체 의석의 3분의 1정도가 개표됐는데요.

아웅산 수 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 NLD가 90% 이상의 의석을 싹쓸이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하원 45석 가운데 44석, 상원은 12석을 전부 NLD가 차지했습니다.

미얀마 전체 14개 주 가운데 현재 4개 주의 164석이 개표가 완료됐는데요.

NLD가 154석을 휩쓸었습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승리입니다.

<질문>
이런 분위기라면 야당의 압승인 것으로 보이네요?

<답변>
이런 추세라면 야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인 NLD는 군부가 미리 배정받은 166석을 제외하고 이번에 선거가 치러지는 498석의 67%인 329석이상을 얻어야 단독 집권할 수 있는데요.

야당측은 전체 의석의 70%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수 치 여사도 선거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인터뷰> 아웅 산 수 치 : "아직 공식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여러분 모두가 결과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집권여당의 타이 우 대표대행도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면서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여당의 전현직대표가 모두 지역구에서 낙선하는 등 전통적으로 여당에 강력한 지지를 보여줬던 지역에서까지 패배했기 때문인데요.

현재까지 여당은 하원에서 단 3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번 선거의 최종 결과는 검표 등을 거쳐서 이르면 이번 주말에 발표됩니다.

<질문>
미얀마 현지는 축제분위기던데요?

<답변>
미얀마에서는 투표에 참여하면 새끼손가락에 보라색 잉크를 묻히는데요.

투표 이후 소셜미디어에 이런 인증사진이 쏟아졌습니다.

투표율도 80%에 이르는 등 선거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초반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NLD 당사 앞에 모여있던 수천 명의 지지자들은 수 치 여사를 상징하는 공작새가 그려진 붉은 티셔츠를 입고 환호했습니다.

지지자들은 빗속에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독재는 가라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며 승리를 가축했는데요.

수치 여사의 애칭인 어머니 수를 연호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NLD 지지자 : "NLD가 이길 것으로 믿습니다. NLD가 국민들의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지지자들은 여전히 NLD 당사 앞에서 최종 결과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에 야당이 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확정되면 53년 만에 군인통치가 막을 내리게 되는 건가요?

<답변>
네, 미얀마는 1962년 네윈 당시 육군 총 사령관이 쿠데타로 집권한 뒤 53년간 군부가 통치해왔습니다.

아웅산 수치 여사로 대표되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은 군부에 가로막혀 번번히 실패했는데요.

1988년 8월 8일 시작된 전국적인 '8888' 민주화 운동으로 군부 독재자 네 윈은 쫒아냈지만 군부의 진압과정에서 3천명이 숨졌습니다.

이후 치러진 1990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 치 여사가 가택연금 중인 상황에서도 야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군부는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2010년까지 미얀마는 의회 조직 없이 군사평의회가 통치해왔는데요.

국내외 민주화 열기에 떠밀려 2010년 총선을 치렀지만 수 치 여사가 이끄는 NLD는 불공정 선거라며 불참하면서 군부의 지원을 받는 현재 집권 여당이 승리하게 됩니다.

NLD는 이번에 25년만에 선거에 참여했는데요.

선거 압승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미얀마 국민들은 1990년처럼 군부가 선거결과를 무효화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질문>
야당이 단독집권하게 된다해도 여전히 민주화를 위해서는 갈길이 멀다 이런 얘기도 나오던데요?

<답변>
네, 미얀마는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 의회에서 선출되기 때문에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한 정당 지도자가 대통령이 됩니다.

하지만 이번에 NLD가 과반의석을 확보하더라도 영국인과 결혼한 수 치 여사는 내년 2월 초로 예상되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습니다.

외국인을 배우자로 두거나 외국 국적의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헌법조항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수 치 여사는 선거에서 승리하면 자신은 '대통령직 위의' 지도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거기다 여전히 막강한 군부의 힘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미얀마 군부는 국방부, 내무부, 국경경비대 등 주요 3개 부처 장관을 지명할 수 있고 유사시 정부 통제권까지 넘겨받을 수 있습니다.

미얀마가 실질적인 민주화를 이루면서 민족·종교 갈등을 넘어서 경제 성장이라는 과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지 아직은 갈길이 멀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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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10 18:10:32
    • 수정2015-11-10 18:42:11
    글로벌24
<앵커 멘트>

전 세계적 관심이 집중된 미얀마 총선의 일부 개표결과 아웅 산 수 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의 압승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선거 결과가 이대로 굳어진다면 53년 동안의 군인 통치가 끝나게됩니다.

과연 미얀마는 민주화의 첫 걸음을 뗄 수 있을까요?

총선 속보...그리고 아직 험난해 보이는 미얀마의 앞날 국제부 조지현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조기자, 어서오세요.

<질문>
지금 개표가 진행중이죠?

<답변>
네, 현재 전체 의석의 3분의 1정도가 개표됐는데요.

아웅산 수 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 NLD가 90% 이상의 의석을 싹쓸이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하원 45석 가운데 44석, 상원은 12석을 전부 NLD가 차지했습니다.

미얀마 전체 14개 주 가운데 현재 4개 주의 164석이 개표가 완료됐는데요.

NLD가 154석을 휩쓸었습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승리입니다.

<질문>
이런 분위기라면 야당의 압승인 것으로 보이네요?

<답변>
이런 추세라면 야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인 NLD는 군부가 미리 배정받은 166석을 제외하고 이번에 선거가 치러지는 498석의 67%인 329석이상을 얻어야 단독 집권할 수 있는데요.

야당측은 전체 의석의 70%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수 치 여사도 선거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인터뷰> 아웅 산 수 치 : "아직 공식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여러분 모두가 결과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집권여당의 타이 우 대표대행도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면서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여당의 전현직대표가 모두 지역구에서 낙선하는 등 전통적으로 여당에 강력한 지지를 보여줬던 지역에서까지 패배했기 때문인데요.

현재까지 여당은 하원에서 단 3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번 선거의 최종 결과는 검표 등을 거쳐서 이르면 이번 주말에 발표됩니다.

<질문>
미얀마 현지는 축제분위기던데요?

<답변>
미얀마에서는 투표에 참여하면 새끼손가락에 보라색 잉크를 묻히는데요.

투표 이후 소셜미디어에 이런 인증사진이 쏟아졌습니다.

투표율도 80%에 이르는 등 선거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초반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NLD 당사 앞에 모여있던 수천 명의 지지자들은 수 치 여사를 상징하는 공작새가 그려진 붉은 티셔츠를 입고 환호했습니다.

지지자들은 빗속에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독재는 가라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며 승리를 가축했는데요.

수치 여사의 애칭인 어머니 수를 연호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NLD 지지자 : "NLD가 이길 것으로 믿습니다. NLD가 국민들의 정당이기 때문입니다."

지지자들은 여전히 NLD 당사 앞에서 최종 결과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질문>
이번에 야당이 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확정되면 53년 만에 군인통치가 막을 내리게 되는 건가요?

<답변>
네, 미얀마는 1962년 네윈 당시 육군 총 사령관이 쿠데타로 집권한 뒤 53년간 군부가 통치해왔습니다.

아웅산 수치 여사로 대표되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은 군부에 가로막혀 번번히 실패했는데요.

1988년 8월 8일 시작된 전국적인 '8888' 민주화 운동으로 군부 독재자 네 윈은 쫒아냈지만 군부의 진압과정에서 3천명이 숨졌습니다.

이후 치러진 1990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 치 여사가 가택연금 중인 상황에서도 야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군부는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2010년까지 미얀마는 의회 조직 없이 군사평의회가 통치해왔는데요.

국내외 민주화 열기에 떠밀려 2010년 총선을 치렀지만 수 치 여사가 이끄는 NLD는 불공정 선거라며 불참하면서 군부의 지원을 받는 현재 집권 여당이 승리하게 됩니다.

NLD는 이번에 25년만에 선거에 참여했는데요.

선거 압승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미얀마 국민들은 1990년처럼 군부가 선거결과를 무효화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습니다.

<질문>
야당이 단독집권하게 된다해도 여전히 민주화를 위해서는 갈길이 멀다 이런 얘기도 나오던데요?

<답변>
네, 미얀마는 대통령이 상하원 합동 의회에서 선출되기 때문에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한 정당 지도자가 대통령이 됩니다.

하지만 이번에 NLD가 과반의석을 확보하더라도 영국인과 결혼한 수 치 여사는 내년 2월 초로 예상되는 대선에 출마할 수 없습니다.

외국인을 배우자로 두거나 외국 국적의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될 수 없다는 헌법조항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수 치 여사는 선거에서 승리하면 자신은 '대통령직 위의' 지도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거기다 여전히 막강한 군부의 힘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미얀마 군부는 국방부, 내무부, 국경경비대 등 주요 3개 부처 장관을 지명할 수 있고 유사시 정부 통제권까지 넘겨받을 수 있습니다.

미얀마가 실질적인 민주화를 이루면서 민족·종교 갈등을 넘어서 경제 성장이라는 과제까지 해결할 수 있을지 아직은 갈길이 멀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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