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의민족서 퍼스널 컬러로 ‘색의 진화’

입력 2015.11.15 (22:56) 수정 2015.11.1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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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 46살 권혁진 씨가 집을 나섭니다.

웃옷은 짙은 감색, 바지는 검은 색입니다.

<녹취> "(평상시에도 짙은 색을 주로 입으세요?) 네, 짙은 색을 주로 입는 편이고..."

비교적 복장에 제한이 없는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도 습관처럼 늘 고르는 옷은 무채색들.

<녹취> "친구가 하물며 저보고 하는 이야기가 너는 옷이 이거밖에 없니 이런식으로 항상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죠,"

권 씨는 오늘도 그렇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프닝>

흔히들 콘크리트 빌딩 가득한 도시를 쟂빛이라고 표현합니다.

색상과 채도가 없는 색인데요.

사실 주변에는 우리가 느낄 수 있는 2백만 가지의 색이 있습니다.

대부분 흰색 옷을 입었던 과거부터 개인별로 맞춤형 색상을 찾는 현재까지,

시대가 바뀌면서 색은 취향에서 개성으로 또 힐링으로 끊임없이 우리에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매장에 도착한 권 씨.

직원들은 권 씨를 상징하는 색상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인터뷰> 김소연(직원) : "약간 어두운 계열로...무채색. 밝은 옷을 입은 걸 못 뵌 것 같아요."

출퇴근길 마주치는 직장인의 대부분의 모습은 권 씨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백여 년 전 우리의 모습도 대부분 무채색이었습니다.

<녹취> "양반 같은데..."

역시 하얀색 한복을 입고 있는 상황.

1882년 미국의 자연과학자가 쓴 <은자의 나라>에는 한복을 입고있는 모습이 마치 논에 앉아있는 백조를 연상케한다고 적혀있습니다.

<녹취> 정성화(명지대 사학과 교수) : "하얀 옷을 대부분이 보기에는 그 당시에 세탁도 어렵고 지저분했을텐데 많은 서양인들이 그렇게 지저분하게 안 느끼더라고요. 아름답다고 하고..."

하지만 우리에게도 다양한 색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삼국시대부터 사용되어 온 색동입니다.

<녹취> 정성화(명지대 사학과 교수) : "특히 명절 때 강가에서 연을 날릴 때 색동옷 입은 그런 모습..."

흰색, 노랑, 빨강, 파랑,

특히 잔치때마다 더욱 다채로운 색상을 향유하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6.25 이후 금기의 색이 생깁니다.

레드 컴플렉스, 반공 이데올로기와 함께 찾아 온 빨강색에 대한 공포입니다.

<녹취> "대~한민국"

지난 2002년 대반전이 시작됐는데요.

빨강이 곧 정열과 젊음의 동의어가 된 겁니다.

<인터뷰> 하재근(문화평론가) : "이념 콤플렉스가 있었으나 이것도 2000년 대 이후에는 점점 약해지는 가운데 빨강색에 어떤 젊음이의 활력, 혁신 이런 이미지가 생기면서 이제는 보수 정당마저도 빨강색을 캐치프레이즈(구호)로 내세워서..."

현재의 한국색채연구소의 분석 결과, 한일 월드컵 뒤 급기야 빨강은 남녀 모두가 제일 선호하는 색으로 뽑혔고 최근까지 여자들이 선호하는 색계열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녹취> 박세진(이미지 메이킹 강사) : "퍼스널 컬러를 이용하면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 그리고 내가 대접받을 수 있는 그거를(이미지를) 좀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거죠."

나만의 색상을 뜻하는 퍼스널 컬러, 다소 생소한 용어가 들립니다.

말 그대로 각자를 돋보이게 해주는 개인 맞춤색을 찾아주는 수업.

시작은 다양한 색상의 천을 얼굴에 대보는 겁니다.

<녹취> 박세진(이미지 메이킹 강사) : "어울리는 컬러에서 대면 얼굴색이 더 화사해지는거예요."

얼굴과 머리카락, 눈동자 색을 고려해 잘 어울리면서도 이목구비를 뚜렷하게 해주는 색상 계열을 찾아내는 과정입니다.

따뜻하면서 생동감 넘치는 색은 봄, 화사하면서 시원한 느낌은 여름, 차분하면서 깊은 색감은 가을, 차가우면서 강렬한 느낌은 겨울,

1960년대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사람의 몸색, 즉 신체색을 4계절의 이미지에 비유해 분류한데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몇 안되는 남자 수강생 사이에 조금 전에 본 얼굴이 보이는데요.

<녹취> "이 분을 보면 피부색이 야간 노란기가 있어요."

조금은 창피하지만 무채색을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참여했습니다.

<녹취> "얼굴이 작아보이는 컬러입니다."

누가봐도 봄의 색채들이 상대적으로 잘 어울린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권혁진(자영업자) : "저는 좀 어두운 색깔이 많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전체적으로 보면 밝은 계통이 저한테 어울린다고해서 일단은 궁금도 하고 그런 계통의 옷을 한번 입어보고 싶어요."

자신의 선호하는 색상을 뛰어넘어 자신을 돋보이게 해주는 색상을 찾는 것, 색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최근 들어 부쩍 더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세진/이미지 메이킹 강사 예전에는 이미지메이킹 그러면 그런 직업에 대해서 모르시는분들도 많았는데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하면 '나도 진단해줘' '나한테 어울리는 색이 뭐야' 이런거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고.

실제 색의 중요성에 처음 눈 뜬 곳은 마케팅 분야입니다.

평소 스피치나 소통 등을 직원들에게 강의하던 기업들이 최근 컬러를 교육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허정미/서비스커리어센터 원장 기업에서 상의가 사실 쇄도하고 있거든요. 근데 작년에 비해서 두세배 정도 이렇게 제안이 들어오고 있어요.나의 이미지를 정확하게 어떻게 표현하고 구성을 해서 어떻게 고객에게 이것을 그대로 전달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느냐.

이같은 색에 대한 관심은 한 나라의 경제활동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국민총생산, 즉 GNP와도 뚜렷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기업이 색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단계, GNP가 대략 3만 달러 수준에 이르면 나타납니다.

온 국민이 색에 관심을 갖게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계는 GNP 4만 달러 이상일 때, 한 마디로 경제적으로 넉넉해질 때ㅂ니다.

우리의 경우 아직 4만 달러 이상 수준은 아니지만 더욱 자신을 가꾸고 싶다, 개성을 드러내고 싶다는 욕구가 막 터져나오고 있는 단계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인터뷰> 지상현(한성대학교 미디어디자인컨텐츠학부 교수) : "사람들은 누구나 항구적인 심리적 욕구를 갖고 삽니다. 인테리어라던가 자동차라던가 뭐든 자기가 컬러나 형태같은 걸 고를 때 그런 심리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방향으로 고르려고 해요."

다양한 색에 대한 갈망은 남녀에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남성복 시장의 작고 미세한 변화는 색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얼핏 보기에 다 엇비슷한 감색같지만 계절마다 세심하게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녹취> "남자들이 좋아해요."

올 겨울에만 6가지를 새로 출시했습니다.

<인터뷰> 윤재원(삼성물산 디자인실장) : "블랙이나 감색같은 컬러도 똑같이 보이지만 컬러는 실제로 보면 100여 가지 이상 컬러가 되거든요. 굉장히 미묘한 것에 의해서도 판매가 안되고가 굉장히 차이가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더 디테일하고 심도있게 컬러를 선정해야 하고요."

이른바 색상명의 대변신!

화면에 네일컬러 나타나고 흔히 코발트 블루라고 색상표에 나타나 있는 이 색상은 '하늘빛 닮은 김녕 바다'로 반짝이는 베이지 색상은 '바람이 쌓은 백사장'으로 이름 붙여졌습니다.

색상명만 들어도 바다가 연상되는데요.

'와랑와랑 김녕 파도', 이제 어떤 색상인지 감이 오시나요?

여러색의 반짝이가 들어간 이 색, 바로 하얗게 반짝이는 깊은 파랑색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색상들을 관통하는 감성은 제주의 '김녕 바다'.

연한 파랑, 진한 파랑, 조금 더 진한 파랑으로 부르는 대신 바다를 걸을 때 드는 감성과 떠오르는 추억을 담아주는 이름으로 부르는 방식입니다.

이같은 네이밍 마케팅은 화장품 업계를 중심으로 최근 2년 사이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유나(화장품업체 브랜드 매니저) : "어떤 식으로 컬러를 감성적으로, 서정적으로 나타낼 수 있을까 하다가 보니까 딱딱 커러만 그냥 핑크, 레드, 오렌지 이렇게 이야기 한다기 보다는/너무 (색상명이) 따로 논다 좀 묶어보자 하다보니까 스토리가 나오게 됐고..."

내 감성까지 자극하는 서정적인 색상명, 반응은 뜨겁습니다.

<인터뷰> 서진선(대학생) : "'옅은 바다색' 이러면 확실히 그냥 파란색에 비해서는 색깔 생각하기에 조금 더 편한 것 같아요."

실제로 이같은 색깔 마케팅은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녹취> 이유나(화장품업체 브랜드 매니저) : "말린 장미 컬러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름이 예뻐서 자꾸 부르고 싶은 이름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자꾸 회자가 되다 보니까/ 다른 컬러에 비했을 때 3배 4배 정도의 매출이 올라가 있는 걸 (볼 수 있고)..."

오감으로 받아드리는 정보 가운데 87%를 차지하는 시각.

그 시각정보의 60%가 색입니다.

색을 다채롭게 누리는 것 그 자체가 인간의 다양성을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것과 맞닿아있는 셈입니다.

<인터뷰> 박연선(한국컬러유니버설협회장) : "색과 밀접한 관계속에서 사는데 평소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인체가 반응하고 있기 때문에 못 느끼지는거죠. 차별화를 할 수 있고, 우리의 감각을, 감성을 갖고 차별화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색이예요. (한국의 색은) 달라요."

봄의 이미지처럼 생동감 있는 화사한 색상이 잘 어울린다는 진단을 받았던 권 씨가 오랜만에 직접 옷을 사러 나섰습니다.

배운대로 이것 저것 시도를 해봅니다.

<녹취> "이런 걸 골랐으면 하는데...이것도 밝은 계통인가요?"

그에게 색은 이제 어떤 의미가 됐을까요?

<인터뷰> 권혁진(자영업자) : "안 입어본 색깔이니까 좀 어색한 것 같고. 앞으로 입어봐야 알겠죠. 근데 색다른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보는 그런 느낌..."

색다르다, 우리는 이 단어를 새롭다, 또 다른 모습이다 라는 의미와 같이 사용합니다.

백의민족에서 나만의 색을 찾기까지.

색상 감성은 우리의 현재와 발맞춰 지금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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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의민족서 퍼스널 컬러로 ‘색의 진화’
    • 입력 2015-11-15 23:03:36
    • 수정2015-11-15 23:18:26
    취재파일K
아침 8시, 46살 권혁진 씨가 집을 나섭니다.

웃옷은 짙은 감색, 바지는 검은 색입니다.

<녹취> "(평상시에도 짙은 색을 주로 입으세요?) 네, 짙은 색을 주로 입는 편이고..."

비교적 복장에 제한이 없는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도 습관처럼 늘 고르는 옷은 무채색들.

<녹취> "친구가 하물며 저보고 하는 이야기가 너는 옷이 이거밖에 없니 이런식으로 항상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죠,"

권 씨는 오늘도 그렇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프닝>

흔히들 콘크리트 빌딩 가득한 도시를 쟂빛이라고 표현합니다.

색상과 채도가 없는 색인데요.

사실 주변에는 우리가 느낄 수 있는 2백만 가지의 색이 있습니다.

대부분 흰색 옷을 입었던 과거부터 개인별로 맞춤형 색상을 찾는 현재까지,

시대가 바뀌면서 색은 취향에서 개성으로 또 힐링으로 끊임없이 우리에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매장에 도착한 권 씨.

직원들은 권 씨를 상징하는 색상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인터뷰> 김소연(직원) : "약간 어두운 계열로...무채색. 밝은 옷을 입은 걸 못 뵌 것 같아요."

출퇴근길 마주치는 직장인의 대부분의 모습은 권 씨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백여 년 전 우리의 모습도 대부분 무채색이었습니다.

<녹취> "양반 같은데..."

역시 하얀색 한복을 입고 있는 상황.

1882년 미국의 자연과학자가 쓴 <은자의 나라>에는 한복을 입고있는 모습이 마치 논에 앉아있는 백조를 연상케한다고 적혀있습니다.

<녹취> 정성화(명지대 사학과 교수) : "하얀 옷을 대부분이 보기에는 그 당시에 세탁도 어렵고 지저분했을텐데 많은 서양인들이 그렇게 지저분하게 안 느끼더라고요. 아름답다고 하고..."

하지만 우리에게도 다양한 색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삼국시대부터 사용되어 온 색동입니다.

<녹취> 정성화(명지대 사학과 교수) : "특히 명절 때 강가에서 연을 날릴 때 색동옷 입은 그런 모습..."

흰색, 노랑, 빨강, 파랑,

특히 잔치때마다 더욱 다채로운 색상을 향유하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6.25 이후 금기의 색이 생깁니다.

레드 컴플렉스, 반공 이데올로기와 함께 찾아 온 빨강색에 대한 공포입니다.

<녹취> "대~한민국"

지난 2002년 대반전이 시작됐는데요.

빨강이 곧 정열과 젊음의 동의어가 된 겁니다.

<인터뷰> 하재근(문화평론가) : "이념 콤플렉스가 있었으나 이것도 2000년 대 이후에는 점점 약해지는 가운데 빨강색에 어떤 젊음이의 활력, 혁신 이런 이미지가 생기면서 이제는 보수 정당마저도 빨강색을 캐치프레이즈(구호)로 내세워서..."

현재의 한국색채연구소의 분석 결과, 한일 월드컵 뒤 급기야 빨강은 남녀 모두가 제일 선호하는 색으로 뽑혔고 최근까지 여자들이 선호하는 색계열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녹취> 박세진(이미지 메이킹 강사) : "퍼스널 컬러를 이용하면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 그리고 내가 대접받을 수 있는 그거를(이미지를) 좀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거죠."

나만의 색상을 뜻하는 퍼스널 컬러, 다소 생소한 용어가 들립니다.

말 그대로 각자를 돋보이게 해주는 개인 맞춤색을 찾아주는 수업.

시작은 다양한 색상의 천을 얼굴에 대보는 겁니다.

<녹취> 박세진(이미지 메이킹 강사) : "어울리는 컬러에서 대면 얼굴색이 더 화사해지는거예요."

얼굴과 머리카락, 눈동자 색을 고려해 잘 어울리면서도 이목구비를 뚜렷하게 해주는 색상 계열을 찾아내는 과정입니다.

따뜻하면서 생동감 넘치는 색은 봄, 화사하면서 시원한 느낌은 여름, 차분하면서 깊은 색감은 가을, 차가우면서 강렬한 느낌은 겨울,

1960년대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사람의 몸색, 즉 신체색을 4계절의 이미지에 비유해 분류한데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몇 안되는 남자 수강생 사이에 조금 전에 본 얼굴이 보이는데요.

<녹취> "이 분을 보면 피부색이 야간 노란기가 있어요."

조금은 창피하지만 무채색을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참여했습니다.

<녹취> "얼굴이 작아보이는 컬러입니다."

누가봐도 봄의 색채들이 상대적으로 잘 어울린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권혁진(자영업자) : "저는 좀 어두운 색깔이 많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전체적으로 보면 밝은 계통이 저한테 어울린다고해서 일단은 궁금도 하고 그런 계통의 옷을 한번 입어보고 싶어요."

자신의 선호하는 색상을 뛰어넘어 자신을 돋보이게 해주는 색상을 찾는 것, 색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최근 들어 부쩍 더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세진/이미지 메이킹 강사 예전에는 이미지메이킹 그러면 그런 직업에 대해서 모르시는분들도 많았는데 제가 그런 이야기를 하면 '나도 진단해줘' '나한테 어울리는 색이 뭐야' 이런거 물어보시는 분들도 많고.

실제 색의 중요성에 처음 눈 뜬 곳은 마케팅 분야입니다.

평소 스피치나 소통 등을 직원들에게 강의하던 기업들이 최근 컬러를 교육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허정미/서비스커리어센터 원장 기업에서 상의가 사실 쇄도하고 있거든요. 근데 작년에 비해서 두세배 정도 이렇게 제안이 들어오고 있어요.나의 이미지를 정확하게 어떻게 표현하고 구성을 해서 어떻게 고객에게 이것을 그대로 전달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느냐.

이같은 색에 대한 관심은 한 나라의 경제활동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국민총생산, 즉 GNP와도 뚜렷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기업이 색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단계, GNP가 대략 3만 달러 수준에 이르면 나타납니다.

온 국민이 색에 관심을 갖게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단계는 GNP 4만 달러 이상일 때, 한 마디로 경제적으로 넉넉해질 때ㅂ니다.

우리의 경우 아직 4만 달러 이상 수준은 아니지만 더욱 자신을 가꾸고 싶다, 개성을 드러내고 싶다는 욕구가 막 터져나오고 있는 단계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인터뷰> 지상현(한성대학교 미디어디자인컨텐츠학부 교수) : "사람들은 누구나 항구적인 심리적 욕구를 갖고 삽니다. 인테리어라던가 자동차라던가 뭐든 자기가 컬러나 형태같은 걸 고를 때 그런 심리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방향으로 고르려고 해요."

다양한 색에 대한 갈망은 남녀에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남성복 시장의 작고 미세한 변화는 색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얼핏 보기에 다 엇비슷한 감색같지만 계절마다 세심하게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녹취> "남자들이 좋아해요."

올 겨울에만 6가지를 새로 출시했습니다.

<인터뷰> 윤재원(삼성물산 디자인실장) : "블랙이나 감색같은 컬러도 똑같이 보이지만 컬러는 실제로 보면 100여 가지 이상 컬러가 되거든요. 굉장히 미묘한 것에 의해서도 판매가 안되고가 굉장히 차이가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더 디테일하고 심도있게 컬러를 선정해야 하고요."

이른바 색상명의 대변신!

화면에 네일컬러 나타나고 흔히 코발트 블루라고 색상표에 나타나 있는 이 색상은 '하늘빛 닮은 김녕 바다'로 반짝이는 베이지 색상은 '바람이 쌓은 백사장'으로 이름 붙여졌습니다.

색상명만 들어도 바다가 연상되는데요.

'와랑와랑 김녕 파도', 이제 어떤 색상인지 감이 오시나요?

여러색의 반짝이가 들어간 이 색, 바로 하얗게 반짝이는 깊은 파랑색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색상들을 관통하는 감성은 제주의 '김녕 바다'.

연한 파랑, 진한 파랑, 조금 더 진한 파랑으로 부르는 대신 바다를 걸을 때 드는 감성과 떠오르는 추억을 담아주는 이름으로 부르는 방식입니다.

이같은 네이밍 마케팅은 화장품 업계를 중심으로 최근 2년 사이 빠르게 번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유나(화장품업체 브랜드 매니저) : "어떤 식으로 컬러를 감성적으로, 서정적으로 나타낼 수 있을까 하다가 보니까 딱딱 커러만 그냥 핑크, 레드, 오렌지 이렇게 이야기 한다기 보다는/너무 (색상명이) 따로 논다 좀 묶어보자 하다보니까 스토리가 나오게 됐고..."

내 감성까지 자극하는 서정적인 색상명, 반응은 뜨겁습니다.

<인터뷰> 서진선(대학생) : "'옅은 바다색' 이러면 확실히 그냥 파란색에 비해서는 색깔 생각하기에 조금 더 편한 것 같아요."

실제로 이같은 색깔 마케팅은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녹취> 이유나(화장품업체 브랜드 매니저) : "말린 장미 컬러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름이 예뻐서 자꾸 부르고 싶은 이름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자꾸 회자가 되다 보니까/ 다른 컬러에 비했을 때 3배 4배 정도의 매출이 올라가 있는 걸 (볼 수 있고)..."

오감으로 받아드리는 정보 가운데 87%를 차지하는 시각.

그 시각정보의 60%가 색입니다.

색을 다채롭게 누리는 것 그 자체가 인간의 다양성을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것과 맞닿아있는 셈입니다.

<인터뷰> 박연선(한국컬러유니버설협회장) : "색과 밀접한 관계속에서 사는데 평소에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인체가 반응하고 있기 때문에 못 느끼지는거죠. 차별화를 할 수 있고, 우리의 감각을, 감성을 갖고 차별화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색이예요. (한국의 색은) 달라요."

봄의 이미지처럼 생동감 있는 화사한 색상이 잘 어울린다는 진단을 받았던 권 씨가 오랜만에 직접 옷을 사러 나섰습니다.

배운대로 이것 저것 시도를 해봅니다.

<녹취> "이런 걸 골랐으면 하는데...이것도 밝은 계통인가요?"

그에게 색은 이제 어떤 의미가 됐을까요?

<인터뷰> 권혁진(자영업자) : "안 입어본 색깔이니까 좀 어색한 것 같고. 앞으로 입어봐야 알겠죠. 근데 색다른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저의 또 다른 모습을 보는 그런 느낌..."

색다르다, 우리는 이 단어를 새롭다, 또 다른 모습이다 라는 의미와 같이 사용합니다.

백의민족에서 나만의 색을 찾기까지.

색상 감성은 우리의 현재와 발맞춰 지금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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