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마’ 전세 대출 심사…“우리 돈 아니니까”

입력 2015.11.17 (21:27) 수정 2015.11.17 (23:2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 대출 보증이 대출 사기꾼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는 소식, 어제(16일) 보도해드렸는데요.

도대체 주택금융공사의 어떤 부분이 허술해서 사기꾼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걸까요?

박현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3년 이 모 씨는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으로 1억 원의 전세대출을 받습니다.

문제는 이 씨가 전세 계약한 집의 재무 상태.

주택 가격이 3억 원인데, 집주인이 이미 2억 5천만 원의 대출을 안고 있던 상황.

은행 등 다른 곳은 집값의 70% 정도 이상의 대출이 있으면 전세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인터뷰> △△ 은행 대출 담당자(음성변조) : "2억이 대출이 나가 있는데 거기에 후순위로 전세 대출이 힘들죠."

또, 은행이나 다른 보증회사는 집주인의 보증은 물론 대출 여부까지 철저히 살피지만 주택금융공사는 그런 규정 자체가 없습니다.

빚에 쪼들리는 집주인들이 브로커 유혹에 넘어가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은행권 관계자(음성변조) : "자기네들 돈이 아니니까 심사 같은 걸 충분히 안 하고 있는 것이지. 이거는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관한 것이거든요."

은행의 허술한 심사도 문제입니다.

대출 사기를 당해 은행이 돈을 떼여도 보증을 선 주택금융공사로부터 떼인 돈의 90%를 지급 받습니다.

나머지 10%는 대출 수수료와 이자로 충당해 손해 볼 게 없는 겁니다.

<인터뷰> 00은행 대출 담당자 : "(은행에서는) 자기 돈도 아니고 정부 돈 나가는데 공사에서 하라면 하는 거고...주택금융공사에서 90% 받고 끝내버리고..."

주택금융공사가 은행에 대신 갚아준 돈은 계속 늘어나 지난해만 2000억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서영대(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보증부장) : "(계약조건을 강화하면) 임대인분들이 계약을 안 해요. 전세를 안 놔줘요. 그러다 보면 저희가 연간 40 몇 만 건을 공급을 해야 되는데..."

주택금융공사가 사기당한 금액은 정부출연금으로 이뤄진 국민주택기금 등의 부실화를 초래해 결국, 세금 낭비로 이어집니다.

KBS 뉴스 박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묻지 마’ 전세 대출 심사…“우리 돈 아니니까”
    • 입력 2015-11-17 21:27:52
    • 수정2015-11-17 23:24:40
    뉴스 9
<앵커 멘트>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 대출 보증이 대출 사기꾼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는 소식, 어제(16일) 보도해드렸는데요.

도대체 주택금융공사의 어떤 부분이 허술해서 사기꾼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걸까요?

박현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013년 이 모 씨는 주택금융공사의 보증으로 1억 원의 전세대출을 받습니다.

문제는 이 씨가 전세 계약한 집의 재무 상태.

주택 가격이 3억 원인데, 집주인이 이미 2억 5천만 원의 대출을 안고 있던 상황.

은행 등 다른 곳은 집값의 70% 정도 이상의 대출이 있으면 전세대출이 불가능합니다.

<인터뷰> △△ 은행 대출 담당자(음성변조) : "2억이 대출이 나가 있는데 거기에 후순위로 전세 대출이 힘들죠."

또, 은행이나 다른 보증회사는 집주인의 보증은 물론 대출 여부까지 철저히 살피지만 주택금융공사는 그런 규정 자체가 없습니다.

빚에 쪼들리는 집주인들이 브로커 유혹에 넘어가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은행권 관계자(음성변조) : "자기네들 돈이 아니니까 심사 같은 걸 충분히 안 하고 있는 것이지. 이거는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관한 것이거든요."

은행의 허술한 심사도 문제입니다.

대출 사기를 당해 은행이 돈을 떼여도 보증을 선 주택금융공사로부터 떼인 돈의 90%를 지급 받습니다.

나머지 10%는 대출 수수료와 이자로 충당해 손해 볼 게 없는 겁니다.

<인터뷰> 00은행 대출 담당자 : "(은행에서는) 자기 돈도 아니고 정부 돈 나가는데 공사에서 하라면 하는 거고...주택금융공사에서 90% 받고 끝내버리고..."

주택금융공사가 은행에 대신 갚아준 돈은 계속 늘어나 지난해만 2000억 원이 넘습니다.

<인터뷰> 서영대(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보증부장) : "(계약조건을 강화하면) 임대인분들이 계약을 안 해요. 전세를 안 놔줘요. 그러다 보면 저희가 연간 40 몇 만 건을 공급을 해야 되는데..."

주택금융공사가 사기당한 금액은 정부출연금으로 이뤄진 국민주택기금 등의 부실화를 초래해 결국, 세금 낭비로 이어집니다.

KBS 뉴스 박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