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폭력 행사는 모두에게 손실

입력 2015.11.20 (07:35) 수정 2015.11.20 (09: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손봉호 객원 해설위원]

지난 토요일 서울 세종로에서 벌어진 시위는 관계자 모두에게 손해만 남겼습니다. 시위대와 경찰, 나아가 시민과 정부 당국에도 큰 상처였습니다. 시위의 당초 목적은 잊혀지고 폭력시위란 인상만 남겼으며 경찰은 또다시 과잉진압 논란에 휩쓸렸습니다.

과격한 시위와 필사적인 저지는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를 낳았습니다. 시위대 가운데 한 명은 진압 과정에서 크게 다쳐 사경을 헤매고 있고, 경찰도 여러 명 다쳤습니다. 애꿎은 국민들이 피땀 흘려 바친 세금은 시위대가 부순 버스 등을 바꾸는 데 허비될 것입니다. 이번 사태는 가뜩이나 사사건건 대립하는 정치권에게 새로운 싸움의 빌미를 주고 있습니다. 시급한 법안 처리는 더 뒷전으로 밀리고 심각한 사회갈등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폭력 행사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권리와 주장을 표현하는 수단인 시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폭력적인 방법으로 표현해야 할 만큼 우리 민주주의가 유치하지는 않습니다. 법에 따라 규정된 절차와 그 범위를 넘어서 마구잡이식 폭력이 공공연히 행사된다면 이는 독선을 넘어 독재가 될 것입니다.
자유로운 SNS를 이용해 시민들을 설득하며 다양한 여론을 만들 수 있습니다.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사법체계를 통해 법에 호소하는 길도 열려 있습니다.
후진적 시위 문화를 극복하려면 우선 정부는 시위의 권리와 자유를 충분히 보장하되 그 한계를 합리적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경찰도 합법적 시위대의 권리와 안전을 존중해 폭력시위의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과잉진압 시비가 적어질수록 폭력시위는 힘을 잃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얻은 역설적인 교훈은 그 어느 쪽의 것이든 폭력 행사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그런 거부감이 더욱 커져서 국민들의 정당한 분노로 표출된다면 이런 백해무익의 악순환은 끊어질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폭력 행사는 모두에게 손실
    • 입력 2015-11-20 07:39:24
    • 수정2015-11-20 09:14:51
    뉴스광장
[손봉호 객원 해설위원]

지난 토요일 서울 세종로에서 벌어진 시위는 관계자 모두에게 손해만 남겼습니다. 시위대와 경찰, 나아가 시민과 정부 당국에도 큰 상처였습니다. 시위의 당초 목적은 잊혀지고 폭력시위란 인상만 남겼으며 경찰은 또다시 과잉진압 논란에 휩쓸렸습니다.

과격한 시위와 필사적인 저지는 엄청난 인적·물적 피해를 낳았습니다. 시위대 가운데 한 명은 진압 과정에서 크게 다쳐 사경을 헤매고 있고, 경찰도 여러 명 다쳤습니다. 애꿎은 국민들이 피땀 흘려 바친 세금은 시위대가 부순 버스 등을 바꾸는 데 허비될 것입니다. 이번 사태는 가뜩이나 사사건건 대립하는 정치권에게 새로운 싸움의 빌미를 주고 있습니다. 시급한 법안 처리는 더 뒷전으로 밀리고 심각한 사회갈등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폭력 행사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권리와 주장을 표현하는 수단인 시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폭력적인 방법으로 표현해야 할 만큼 우리 민주주의가 유치하지는 않습니다. 법에 따라 규정된 절차와 그 범위를 넘어서 마구잡이식 폭력이 공공연히 행사된다면 이는 독선을 넘어 독재가 될 것입니다.
자유로운 SNS를 이용해 시민들을 설득하며 다양한 여론을 만들 수 있습니다.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사법체계를 통해 법에 호소하는 길도 열려 있습니다.
후진적 시위 문화를 극복하려면 우선 정부는 시위의 권리와 자유를 충분히 보장하되 그 한계를 합리적으로 설정해야 합니다. 경찰도 합법적 시위대의 권리와 안전을 존중해 폭력시위의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합니다. 과잉진압 시비가 적어질수록 폭력시위는 힘을 잃습니다.

이번 사태에서 얻은 역설적인 교훈은 그 어느 쪽의 것이든 폭력 행사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그런 거부감이 더욱 커져서 국민들의 정당한 분노로 표출된다면 이런 백해무익의 악순환은 끊어질 것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