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했다던 北 은행, 中 단둥서 “영업 중”

입력 2015.12.25 (07:23) 수정 2015.12.2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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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은 물론 중국의 제재까지 받아 2년 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 은행이 중국 단둥에서 여전히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사금고로 알려진 이 은행은 장소만 인근 건물로 옮겨 은밀히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 현장을 KBS 취재진이 찾았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국 단둥 시내 30층짜리 신축건물입니다.

출입증 없이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녹취> "계단으로 가야할 것 같은데..."

계단을 통해 조선광선은행이 있다고 알려진 13층을 찾아가 봤습니다.

유리 칸막이 너머 돈뭉치가 보이고, 창구 바깥에선 무언가 상담이 한창입니다.

직원에게 북한과의 무역을 원한다고 하자 경계감을 드러냅니다.

<녹취> 조선광선은행 직원(음성변조) : "밑도 끝도 없이 조선(북한)하고 거래할 수 있는 보따리를 내놓을 수 있느냐, 없느냐고 물어보는데 (할 말이 없어.)"

그러나 이내 계좌를 만드는데 필요한 절차를 알려줍니다.

<녹취> 조선광선은행 직원(음성변조) : "한 번 거래를 해 봐야 해요. 그(북한) 사람들 요구조건이 있을 거 아닙니까? 계좌를 개설할 수도 있고..."

미국과 중국의 제재를 받아 2년 전 공식 철수 발표까지 났던 은행이, 실제론 채 1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다른 건물로 장소만 옮겨 영업을 재개한 겁니다.

조선광선은행 입구에는 간판도 없고, 은행의 기본업무인 입·출금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또 다른 대북 송금 은행인 '조선하나은행'의 영업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조선하나은행 대표(음성변조) : "(조국으로 송금 좀 하려고 하는데?) 네. 인민피 보내든, 달러로 보내든 (다 가능합니다.) (어디 가면 만날 수 있습니까?) 전화주십시오. 그럼 알려줍니다."

북한의 돈줄을 죄기 위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구멍이 뚫리면서 중국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중국 단둥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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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수했다던 北 은행, 中 단둥서 “영업 중”
    • 입력 2015-12-25 07:27:41
    • 수정2015-12-25 08: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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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은 물론 중국의 제재까지 받아 2년 전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 은행이 중국 단둥에서 여전히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사금고로 알려진 이 은행은 장소만 인근 건물로 옮겨 은밀히 영업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 현장을 KBS 취재진이 찾았습니다.

황현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국 단둥 시내 30층짜리 신축건물입니다.

출입증 없이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녹취> "계단으로 가야할 것 같은데..."

계단을 통해 조선광선은행이 있다고 알려진 13층을 찾아가 봤습니다.

유리 칸막이 너머 돈뭉치가 보이고, 창구 바깥에선 무언가 상담이 한창입니다.

직원에게 북한과의 무역을 원한다고 하자 경계감을 드러냅니다.

<녹취> 조선광선은행 직원(음성변조) : "밑도 끝도 없이 조선(북한)하고 거래할 수 있는 보따리를 내놓을 수 있느냐, 없느냐고 물어보는데 (할 말이 없어.)"

그러나 이내 계좌를 만드는데 필요한 절차를 알려줍니다.

<녹취> 조선광선은행 직원(음성변조) : "한 번 거래를 해 봐야 해요. 그(북한) 사람들 요구조건이 있을 거 아닙니까? 계좌를 개설할 수도 있고..."

미국과 중국의 제재를 받아 2년 전 공식 철수 발표까지 났던 은행이, 실제론 채 1킬로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다른 건물로 장소만 옮겨 영업을 재개한 겁니다.

조선광선은행 입구에는 간판도 없고, 은행의 기본업무인 입·출금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또 다른 대북 송금 은행인 '조선하나은행'의 영업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녹취> 조선하나은행 대표(음성변조) : "(조국으로 송금 좀 하려고 하는데?) 네. 인민피 보내든, 달러로 보내든 (다 가능합니다.) (어디 가면 만날 수 있습니까?) 전화주십시오. 그럼 알려줍니다."

북한의 돈줄을 죄기 위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구멍이 뚫리면서 중국의 역할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중국 단둥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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