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혁신과 저널리즘
입력 2016.01.03 (17:09)
수정 2016.01.0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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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년 전 이 시간이죠.
<미디어 인사이드>는 국내외 언론사들의 디지털 우선 전략, ‘디지털 퍼스트’에 대해 소개드렸습니다만, 이제는 PC 기반의 웹 사이트를 넘어서 모바일을 최우선으로 하는 ‘모바일 퍼스트’,더 나아가 모바일로 모든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모바일 온리’를 외치고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업계의 혁신적인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2016년 새해 첫 순서로 미디어 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와 과제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류 란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질문>
류 기자, 우선 최근 해외 언론에서 첨단기술을 적용해 시도하고 있는 변화들을 살펴볼까요?
<답변>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영상 부문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용자가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이른바 '가상현실 저널리즘'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리포트>
수단 난민들이 모여 구호물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비행기에서 쏟아진 자루들이 흩뿌려지고, 사방을 돌려보면 앞다퉈 달려와 자루를 집는 사람들의 절박한 움직임으로 가득합니다.
홀로 칠판 글쓰기에 열심인 소년, 찬찬히 둘러보면 폭탄으로 폐허가 돼버린 교실이 고스란히 눈앞에 펼쳐집니다.
내전으로 고향을 잃고 떠도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아동 난민들 이야기를 다룬 뉴욕타임스의 가상현실 기사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가상현실 기사를 선보였습니다.
발레리나의 움직임을 쫓아 화면이 빙글빙글 돌고, 무대 뒤편에선 몸을 푸는 무용수, 화려한 의상, 카메라가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화면과 각도가 아니라, 이용자가 보고 싶은 방향에 따라 다른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동영상과 달리 상하좌우 360도, 미디어 이용자의 관점에서 시선이 닿는 어디든 그 현장 그대로 보여주는 것, 바로 ‘가상현실 저널리즘’입니다.
이 영상을 제대로 느끼려면 장비가 필요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저렴하고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종이로 된 전용 안경을 가상현실 기사 공개와 함께 독자들에게 배포했습니다.
스마트폰에 가상현실기사 앱을 다운 받은 뒤, 안경 앞에 끼우고 보면, 입체적이고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개를 돌리거나 스마트폰을 들고 방향을 움직이면 내 시선에 따라 하늘, 땅, 좌, 우 어디든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겁니다.
<인터뷰> 강정수(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 : "360도 영상은 카메라의 각도나 시점들을 이용자가 결정하게 만드는 그만큼 개인화된 것이...이용자가 감독이 돼서 각도라든지 시점을 결정하는 시대로까지 간다는 부분에서 VR( 가상현실)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뉴스에서"
<질문>
류 기자, 지금 들고 있는 건 뭔가요?
<답변>
가상현실을 가능하게 하는 360도 촬영 카메라입니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데, 사용법이 아주 간단합니다.
이 스튜디오를 한번 찍어볼까요? (보기에는 아무 작동을 안 하는 것 같은데, 지금 찍고 있는 거죠?)
그렇습니다. 보기에는 아무 작동을 안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안이 360도로 촬영되고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리포트>
스마트폰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시청자분들께서 보셨던 앵커와 저의 모습뿐 아니라, 이렇게 돌려서 보면 카메라 뒤편의 감독들과 천장의 조명들까지 스튜디오 공간 전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IT와 미디어 업계에선 이 같은 영상기술을 활용한 가상현실 저널리즘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관련 기술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 지나면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워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현장성과 현실감을 극대화하는 만큼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보도의 객관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영상에 뿐만 아니라 기사 쓰는 데에도 첨단 기술이 활용되고 있죠?
<답변>
네,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기사를 쓰는, 이른바 로봇 저널리즘도 시도되고 있는데요, 이미 이렇게 쓰인 기사가 보도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리포트>
<녹취> 프로야구 뉴스로봇 기사(2015.5.6.) : "두산은 6일 열린 홈 경기에서 LG를 5대4, 1점 차로 간신히 꺾으며 안방에서 승리했다."
흔히 볼 수 있는 야구 경기 기사 같지만, 모두 로봇이 작성한 겁니다.
프로야구 중계 데이터와 규칙들을 활용해 기사를 쓰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든 겁니다.
서울대 연구팀은 이 로봇 기자가 쓴 기사를 지난해 7개월 동안 페이스북에 공개했습니다.
같은 경기, 일반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의 문장과 비교해 봐도 큰 차이를 찾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언론진흥재단이 로봇이 작성한 한 기사를 제시하고 누가 쓴 기사인지 물어본 결과 일반인의 81.4%, 기자의 74.4%가 인간 기자가 썼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에선 아직 로봇이 쓴 기사가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일부 분야에서 이미 실제 기사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녹취> LA타임스 퀘이크봇 기사(14.3.17)
LA타임스에 실린 이 기사는 퀘이크봇이라는 로봇이 쓴 기사입니다.
지진데이터를 24시간 체크해 일정기준을 넘으면 이를 자동으로 기사로 쓰는 겁니다.
미국의은 기업의 실적 기사 같은 단순 경제뉴스를 로봇이 작성하고 있고,
영국 <가디언지>의 기사 작성 로봇은, 자사의 기사들 중에서 네티즌 댓글과 SNS 공유 상황 등을 고려해 기사를 선별하고, 읽기 편한 길이로 편집까지 합니다.
<가디언>에서 발행하는 주간지 ‘더 롱 굿 리드’가 바로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고정된 틀 안에 몇몇 데이터만 바꿔 넣도록 프로그램된 로봇 기자는, 빠른 기사 작성 속도와 많은 양의 자료 수집,처리가 가능합니다.
이처럼 로봇이 쓰는 기사 영역이 점차 확대되면 기자들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철(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 “아무래도 기자 직업의 인정성인데요. 대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면 상당수의 기자들이 대체가 되면 이제 일자리를 잃게 되고, 해고현상이 일어나게 되니까 그러면 기자 직업의 인정성 문제가 생기게 되고요.”
하지만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도 분명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이재경(이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알고리즘을 가지고 기사를 만들어내는 건 제법 시간이 지났습니다. 증권 쪽, 날씨라든지 이런 데이터만 집어넣으면 양식에 맞춰서 기사를 생산해낼 수 있는 것... 그런데 ‘지금 이 시장이 구조적으로 뭐가 문제가 있다’ 이런 건 못 하죠."
또 오히려 단순 기사 작성 업무에서 벗어나 언론이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질문>
영상을 찍고 보는 것뿐만 아니라 기사를 쓰는 데에도 첨단 기술이 활용되고 있죠?
<답변>
네.이제 같은 뉴스라도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볼 수 있게 됐는데요,
특히 모바일 플랫폼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지면서, 언론사와 IT기업들의 뉴스 서비스 제휴도 활발합니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국내외 뉴스 플랫폼 시장의 변화와 과제는 박현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MBC 뉴스데스크(2015.12.19.) : "11살짜리 여자아이를 2년 동안 학대해 온 친아버지와 그 동거녀가 붙잡혔습니다. 때리고 가두고 굶겼습니다"
지난달, 2년 넘게 집에 갇힌 채 아버지로부터 모진 학대를 당해 온 11살 어린이의 소식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방송과 신문 대부분이 관련 소식을 전한 가운데, 인터넷에는 다양한 형식의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사건 진행 경과를 시간대 별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기사도 있었고 ‘아동 학대’ 문제를 사진과 간단한 글로 압축한 카드 뉴스도 있었습니다.
방송과 신문 지면에서 못다 한 이야기는 취재 후기로 작성되거나, 인터넷 ‘팟캐스트’를 통해 더 상세히 다뤄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SBS 골룸(골라듣는 뉴스룸/2015.12.23.) : "정상적인 보육, 가정 내 보육이 어려운 아동들을 거두어서 잘 케어할 수 있는 기관도 많이 늘려야 하겠고, (4950) 법적인 조치도 명문화돼야 되겠죠."
이처럼 한 가지 뉴스도 보다 다양하게 독자에게 전달되는 요즘.
TV와 신문이 독점하던 뉴스 유통 시장은 인터넷 웹을 거쳐 점차 모바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성인 5명 중 3명은 (59.6%) 휴대전화 등 모바일을 통해 뉴스를 접합니다.
모바일이 우선시되는 ‘모바일 퍼스트’를 넘어 모바일로 모든 콘텐츠를 이용하는 ‘모바일 온리’ 시대에 대한 전망이 나오면서, 해외 언론들은 그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신음하는 그린란드 지역을 취재한 뉴욕타임스의 기사.
중간 중간에 다양한 사진과 동영상이 있어 이해를 돕습니다.
휴대전화 화면을 위 아래로 움직이면 특정 지역이 가까워지면서 관련 설명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주요 뉴스를 15초 안팎의 짧은 영상으로 압축해 서비스하는 ‘나우 디스 뉴스’와, 다른 매체의 기사를 보기 쉽게 정리해 제공하는 ‘버즈피드’ 등은 아예 처음부터 모바일 독자를 겨냥했습니다.
이동하면서 짧은 시간안에 보는 모바일 독자 특성에 맞게 형식과 내용을 달리 한 겁니다.
이런 가운데,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뉴스 유통 창구, 플랫폼 시장은 한층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포털 검색을 넘어, SNS를 통한 뉴스 소비가 점점 늘어가면서, 하루 이용자만 10억 명에 이르는 페이스북은 지난해 5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녹취> 월스트리트저널 라이브(2015.5) : "페이스북이 오늘 9개 언론사와 손잡고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기사에 링크된 언론사 사이트로 넘어가지 않고 페이스북에서 1초 안에 직접 뉴스를 볼 수 있도록 한 겁니다.
또 다른 SNS 업체인 트위터 역시 두달 전, 트위터 안에서 만들어진 콘텐츠 중에 화제가 되는 내용을 선별해 제공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최근엔 구글과 애플, 삼성 등 전통적인 IT 기업들까지 잇따라 뉴스 유통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 언론사와 이들 기업들 간의 다양한 제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뉴스라는 매력적인 콘텐츠에 대한 플랫폼 기업의 수요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뉴스를 제공하려는 언론사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괍니다.
<인터뷰> 최진순(건국대 겸임교수) : "종전의 포털 사이트나 자사 플랫폼에서 뉴스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이제는 좀 더 많은 이용자들이 몰려 있고 또 많은 퍼포먼스가 일어나고 있는 곳이 어디인가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제 이동하고 있는 거죠. 뉴스 시장이 굉장히 혼란스럽고 복잡한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국내의 변화도 큽니다.
지난해 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 대상을 수상한 SBS의 ‘스브스 뉴스’
모바일과 SNS에 기반한 다양한 형식의 흥미로운 콘텐츠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페이스북과 기사 제휴도 맺었습니다.
<인터뷰> 심석태(SBS 뉴미디어실장) : "한국의 주류 언론들이 이미 뉴미디어 쪽에서는 플랫폼을 상실한 상태 비슷하게 돼 있는 거니까 그렇다고 하면 오히려 다양한 플랫폼을 좀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게 불가피한 선택 아니냐..."
모바일에 맞춘 카드 뉴스 형식은 이미 일반화된 상황.
언론사들은 각기 다른 구성과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는 뉴스래빗이라는 모바일 특화 콘텐츠를 통해, 한 컷의 그림을 넘어 동영상이 들어간 뉴스와, 현실감 있는 360도 영상 등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 KBS의 고봉순, 경향신문의 향이네 등은 SNS상에서 기존 언론사의 이름 대신, 캐릭터를 내세워 뉴스를 보다 친근하고 쉽게 풀어내려는 시도입니다.
<인터뷰> 김종목(경향신문 모바일팀장) : "옛날처럼 권위적으로 우리 스트레이트 기사 썼으니 읽어라가 아니라 조금 더 독자들이 알기 쉽게 그래픽 많이 넣어주고 쉽게 풀어쓰고... 불과 1~2년 전만해도 웹 편집을 하면 반응형으로 모바일이 따라오는 거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모바일쪽에 신경을 쓰면서 편집을 하는 거죠."
뉴스 이용자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참여 서비스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습니다.
한겨레와 동아일보는 독자 개인이 좋아하는 기사 분야와 형식을 선택해 자신만의 뉴스 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했고, 조선일보는 기자와 독자가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고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서비스로 독자와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을 넘어 모바일에 맞는 변화가 요구되면서, 언론사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건 인력 문젭니다.
<녹취> 기자협회보(2015.9.9.) : "업무량 증가에 따른 일선 기자들의 불만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각 부서별로 온라인 기사 출고수를 집계해 부서원 수와 비교한다”며 “실질적인 조직개편이나 인력 충원 없이 현장기자들만 쪼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콘텐츠가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분야에 집중하는 만큼 수익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도 문젭니다.
<인터뷰> 김위근(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 : "외국의 새로운 뉴스 플랫폼도 사실 콘텐츠별로 저작료를 지불하는 게 아니라 광고 수익을 분배하는 측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광고를 통한 수익이 창출될 수는 있으나, 콘텐츠를 가지고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 크게 개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고요."
뉴스 콘텐츠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도 있습니다.
뉴스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선정적이고 쉬운 콘텐츠가선호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어떻게 차별화 하느냐는 겁니다.
<인터뷰> 심석태(SBS 뉴미디어실장) : "어떻게 하면 시사적인 주제, 그리고 또 핵심적인 어떤 우리 사회의 중요한 어젠더를 뉴미디어적으로 녹여낼 수 있을까, 그걸 계속 염두에 두고 하죠."
이는 뉴스 플랫폼 소용돌이 속에, 언론사의 생존 전략과도 관련돼 있습니다.
기사의 품격을 지켜나가면서, 과거 일방적인 전달에서 벗어나 이용자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도구로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최진순(건국대 겸임교수) : "앞으로 5년 내에 페이스북이 계속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뉴스 읽기의 방식과 뉴스를 만나는 접점의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언론사 관점에서는 이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접근을 해서 굉장히 로열티 있는 독자군을 형성해야 하는 과제가 있는 것이죠."
<질문>
이렇게 기술이 가져온 미디어산업의 변화, 가히 혁신이라고 부를 만도 한데, 뉴스 유통의 창구라 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죠?
<답변>
네. 물론 기술과 변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원칙과 기본을 잃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CNN은 시리아 난민의 여정을 기자가 함께 따라가며 매일 CNN 디지털 플랫폼으로 그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또, CNN의 생생한 영상,사진들을 모두 올리며 이용자들과 소통했습니다.
CNN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자신들의 보도가 경쟁력이 있었던 것은 현장을 제대로 취재한 기자와 좋은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습니다.
<녹취> 토니매덕스(CNN 인터내셔널 총괄부사장) : "우수하고 뛰어난 저널리즘을 갖추고 생각을 바로 갖춘 사람들을 찾고 모든 플랫폼을 활용해 올바른 기사를 내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정보와 무료기사가 넘쳐나지만, 뉴욕타임즈는 자신들만이 만들 수 있는 품질 높은 콘텐츠로 4년여 만에 백만 명의 유료독자를 확보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언론들도, 깊이있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언론사들이 시도하기 시작한 데이터 저널리즘과 쌍방향, 인터랙티브 뉴스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국내에 출시된 차량 1407개 모델의 연비를 모두 공개하고 비교한 데이터 분석 뉴스.
내 차 ‘예상 기름값’까지 직접 조회해볼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기존 방송과 신문에서는 볼 수 없는 디지털 콘텐츠입니다.
또, KBS가 올해 중견기자들로 구성된 디지털에디터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디지털 기사에 깊이를 더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강덕(KBS 디지털뉴스국장) : “방송용 단신이나 리포트보다도 훨씬 심층적이고 정확한 내용을 담고 거기에 관련된 영상이나 자료들도 우리 뉴스시스템에 들어오면 금방 함께 볼 수 있는 종합 체제를 갖추도록 중점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디지털뉴스에디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유통 과정에서 기존 언론들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지만, 그럴수록 언론들은 저널리즘의 본질을 지키고 질높은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인터뷰> 김성철(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 "결국은 신문이나 뉴스기업의 본연의 역할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거니까, 콘텐츠적으로 어떻게 더 핵심역량을 강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해지게 되겠고요. 디지털퍼스트나 모바일퍼스트의 뉴미디어라는 새로운 도구를 갖고 와서 유통을 장착하자 이런 개념이 아니라."
미디어업계는 올 한해 지난해보다도 더욱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 같은 변화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론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또 언론이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1년 전 이 시간이죠.
<미디어 인사이드>는 국내외 언론사들의 디지털 우선 전략, ‘디지털 퍼스트’에 대해 소개드렸습니다만, 이제는 PC 기반의 웹 사이트를 넘어서 모바일을 최우선으로 하는 ‘모바일 퍼스트’,더 나아가 모바일로 모든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모바일 온리’를 외치고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업계의 혁신적인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2016년 새해 첫 순서로 미디어 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와 과제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류 란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질문>
류 기자, 우선 최근 해외 언론에서 첨단기술을 적용해 시도하고 있는 변화들을 살펴볼까요?
<답변>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영상 부문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용자가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이른바 '가상현실 저널리즘'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리포트>
수단 난민들이 모여 구호물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비행기에서 쏟아진 자루들이 흩뿌려지고, 사방을 돌려보면 앞다퉈 달려와 자루를 집는 사람들의 절박한 움직임으로 가득합니다.
홀로 칠판 글쓰기에 열심인 소년, 찬찬히 둘러보면 폭탄으로 폐허가 돼버린 교실이 고스란히 눈앞에 펼쳐집니다.
내전으로 고향을 잃고 떠도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아동 난민들 이야기를 다룬 뉴욕타임스의 가상현실 기사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가상현실 기사를 선보였습니다.
발레리나의 움직임을 쫓아 화면이 빙글빙글 돌고, 무대 뒤편에선 몸을 푸는 무용수, 화려한 의상, 카메라가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화면과 각도가 아니라, 이용자가 보고 싶은 방향에 따라 다른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동영상과 달리 상하좌우 360도, 미디어 이용자의 관점에서 시선이 닿는 어디든 그 현장 그대로 보여주는 것, 바로 ‘가상현실 저널리즘’입니다.
이 영상을 제대로 느끼려면 장비가 필요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저렴하고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종이로 된 전용 안경을 가상현실 기사 공개와 함께 독자들에게 배포했습니다.
스마트폰에 가상현실기사 앱을 다운 받은 뒤, 안경 앞에 끼우고 보면, 입체적이고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개를 돌리거나 스마트폰을 들고 방향을 움직이면 내 시선에 따라 하늘, 땅, 좌, 우 어디든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겁니다.
<인터뷰> 강정수(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 : "360도 영상은 카메라의 각도나 시점들을 이용자가 결정하게 만드는 그만큼 개인화된 것이...이용자가 감독이 돼서 각도라든지 시점을 결정하는 시대로까지 간다는 부분에서 VR( 가상현실)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뉴스에서"
<질문>
류 기자, 지금 들고 있는 건 뭔가요?
<답변>
가상현실을 가능하게 하는 360도 촬영 카메라입니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데, 사용법이 아주 간단합니다.
이 스튜디오를 한번 찍어볼까요? (보기에는 아무 작동을 안 하는 것 같은데, 지금 찍고 있는 거죠?)
그렇습니다. 보기에는 아무 작동을 안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안이 360도로 촬영되고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리포트>
스마트폰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시청자분들께서 보셨던 앵커와 저의 모습뿐 아니라, 이렇게 돌려서 보면 카메라 뒤편의 감독들과 천장의 조명들까지 스튜디오 공간 전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IT와 미디어 업계에선 이 같은 영상기술을 활용한 가상현실 저널리즘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관련 기술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 지나면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워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현장성과 현실감을 극대화하는 만큼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보도의 객관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영상에 뿐만 아니라 기사 쓰는 데에도 첨단 기술이 활용되고 있죠?
<답변>
네,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기사를 쓰는, 이른바 로봇 저널리즘도 시도되고 있는데요, 이미 이렇게 쓰인 기사가 보도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리포트>
<녹취> 프로야구 뉴스로봇 기사(2015.5.6.) : "두산은 6일 열린 홈 경기에서 LG를 5대4, 1점 차로 간신히 꺾으며 안방에서 승리했다."
흔히 볼 수 있는 야구 경기 기사 같지만, 모두 로봇이 작성한 겁니다.
프로야구 중계 데이터와 규칙들을 활용해 기사를 쓰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든 겁니다.
서울대 연구팀은 이 로봇 기자가 쓴 기사를 지난해 7개월 동안 페이스북에 공개했습니다.
같은 경기, 일반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의 문장과 비교해 봐도 큰 차이를 찾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언론진흥재단이 로봇이 작성한 한 기사를 제시하고 누가 쓴 기사인지 물어본 결과 일반인의 81.4%, 기자의 74.4%가 인간 기자가 썼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에선 아직 로봇이 쓴 기사가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일부 분야에서 이미 실제 기사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녹취> LA타임스 퀘이크봇 기사(14.3.17)
LA타임스에 실린 이 기사는 퀘이크봇이라는 로봇이 쓴 기사입니다.
지진데이터를 24시간 체크해 일정기준을 넘으면 이를 자동으로 기사로 쓰는 겁니다.
미국의
영국 <가디언지>의 기사 작성 로봇은, 자사의 기사들 중에서 네티즌 댓글과 SNS 공유 상황 등을 고려해 기사를 선별하고, 읽기 편한 길이로 편집까지 합니다.
<가디언>에서 발행하는 주간지 ‘더 롱 굿 리드’가 바로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고정된 틀 안에 몇몇 데이터만 바꿔 넣도록 프로그램된 로봇 기자는, 빠른 기사 작성 속도와 많은 양의 자료 수집,처리가 가능합니다.
이처럼 로봇이 쓰는 기사 영역이 점차 확대되면 기자들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철(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 “아무래도 기자 직업의 인정성인데요. 대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면 상당수의 기자들이 대체가 되면 이제 일자리를 잃게 되고, 해고현상이 일어나게 되니까 그러면 기자 직업의 인정성 문제가 생기게 되고요.”
하지만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도 분명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이재경(이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알고리즘을 가지고 기사를 만들어내는 건 제법 시간이 지났습니다. 증권 쪽, 날씨라든지 이런 데이터만 집어넣으면 양식에 맞춰서 기사를 생산해낼 수 있는 것... 그런데 ‘지금 이 시장이 구조적으로 뭐가 문제가 있다’ 이런 건 못 하죠."
또 오히려 단순 기사 작성 업무에서 벗어나 언론이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질문>
영상을 찍고 보는 것뿐만 아니라 기사를 쓰는 데에도 첨단 기술이 활용되고 있죠?
<답변>
네.이제 같은 뉴스라도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볼 수 있게 됐는데요,
특히 모바일 플랫폼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지면서, 언론사와 IT기업들의 뉴스 서비스 제휴도 활발합니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국내외 뉴스 플랫폼 시장의 변화와 과제는 박현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MBC 뉴스데스크(2015.12.19.) : "11살짜리 여자아이를 2년 동안 학대해 온 친아버지와 그 동거녀가 붙잡혔습니다. 때리고 가두고 굶겼습니다"
지난달, 2년 넘게 집에 갇힌 채 아버지로부터 모진 학대를 당해 온 11살 어린이의 소식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방송과 신문 대부분이 관련 소식을 전한 가운데, 인터넷에는 다양한 형식의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사건 진행 경과를 시간대 별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기사도 있었고 ‘아동 학대’ 문제를 사진과 간단한 글로 압축한 카드 뉴스도 있었습니다.
방송과 신문 지면에서 못다 한 이야기는 취재 후기로 작성되거나, 인터넷 ‘팟캐스트’를 통해 더 상세히 다뤄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SBS 골룸(골라듣는 뉴스룸/2015.12.23.) : "정상적인 보육, 가정 내 보육이 어려운 아동들을 거두어서 잘 케어할 수 있는 기관도 많이 늘려야 하겠고, (4950) 법적인 조치도 명문화돼야 되겠죠."
이처럼 한 가지 뉴스도 보다 다양하게 독자에게 전달되는 요즘.
TV와 신문이 독점하던 뉴스 유통 시장은 인터넷 웹을 거쳐 점차 모바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성인 5명 중 3명은 (59.6%) 휴대전화 등 모바일을 통해 뉴스를 접합니다.
모바일이 우선시되는 ‘모바일 퍼스트’를 넘어 모바일로 모든 콘텐츠를 이용하는 ‘모바일 온리’ 시대에 대한 전망이 나오면서, 해외 언론들은 그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신음하는 그린란드 지역을 취재한 뉴욕타임스의 기사.
중간 중간에 다양한 사진과 동영상이 있어 이해를 돕습니다.
휴대전화 화면을 위 아래로 움직이면 특정 지역이 가까워지면서 관련 설명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주요 뉴스를 15초 안팎의 짧은 영상으로 압축해 서비스하는 ‘나우 디스 뉴스’와, 다른 매체의 기사를 보기 쉽게 정리해 제공하는 ‘버즈피드’ 등은 아예 처음부터 모바일 독자를 겨냥했습니다.
이동하면서 짧은 시간안에 보는 모바일 독자 특성에 맞게 형식과 내용을 달리 한 겁니다.
이런 가운데,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뉴스 유통 창구, 플랫폼 시장은 한층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포털 검색을 넘어, SNS를 통한 뉴스 소비가 점점 늘어가면서, 하루 이용자만 10억 명에 이르는 페이스북은 지난해 5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녹취> 월스트리트저널 라이브(2015.5) : "페이스북이 오늘 9개 언론사와 손잡고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기사에 링크된 언론사 사이트로 넘어가지 않고 페이스북에서 1초 안에 직접 뉴스를 볼 수 있도록 한 겁니다.
또 다른 SNS 업체인 트위터 역시 두달 전, 트위터 안에서 만들어진 콘텐츠 중에 화제가 되는 내용을 선별해 제공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최근엔 구글과 애플, 삼성 등 전통적인 IT 기업들까지 잇따라 뉴스 유통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 언론사와 이들 기업들 간의 다양한 제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뉴스라는 매력적인 콘텐츠에 대한 플랫폼 기업의 수요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뉴스를 제공하려는 언론사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괍니다.
<인터뷰> 최진순(건국대 겸임교수) : "종전의 포털 사이트나 자사 플랫폼에서 뉴스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이제는 좀 더 많은 이용자들이 몰려 있고 또 많은 퍼포먼스가 일어나고 있는 곳이 어디인가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제 이동하고 있는 거죠. 뉴스 시장이 굉장히 혼란스럽고 복잡한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국내의 변화도 큽니다.
지난해 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 대상을 수상한 SBS의 ‘스브스 뉴스’
모바일과 SNS에 기반한 다양한 형식의 흥미로운 콘텐츠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페이스북과 기사 제휴도 맺었습니다.
<인터뷰> 심석태(SBS 뉴미디어실장) : "한국의 주류 언론들이 이미 뉴미디어 쪽에서는 플랫폼을 상실한 상태 비슷하게 돼 있는 거니까 그렇다고 하면 오히려 다양한 플랫폼을 좀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게 불가피한 선택 아니냐..."
모바일에 맞춘 카드 뉴스 형식은 이미 일반화된 상황.
언론사들은 각기 다른 구성과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는 뉴스래빗이라는 모바일 특화 콘텐츠를 통해, 한 컷의 그림을 넘어 동영상이 들어간 뉴스와, 현실감 있는 360도 영상 등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 KBS의 고봉순, 경향신문의 향이네 등은 SNS상에서 기존 언론사의 이름 대신, 캐릭터를 내세워 뉴스를 보다 친근하고 쉽게 풀어내려는 시도입니다.
<인터뷰> 김종목(경향신문 모바일팀장) : "옛날처럼 권위적으로 우리 스트레이트 기사 썼으니 읽어라가 아니라 조금 더 독자들이 알기 쉽게 그래픽 많이 넣어주고 쉽게 풀어쓰고... 불과 1~2년 전만해도 웹 편집을 하면 반응형으로 모바일이 따라오는 거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모바일쪽에 신경을 쓰면서 편집을 하는 거죠."
뉴스 이용자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참여 서비스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습니다.
한겨레와 동아일보는 독자 개인이 좋아하는 기사 분야와 형식을 선택해 자신만의 뉴스 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했고, 조선일보는 기자와 독자가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고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서비스로 독자와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을 넘어 모바일에 맞는 변화가 요구되면서, 언론사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건 인력 문젭니다.
<녹취> 기자협회보(2015.9.9.) : "업무량 증가에 따른 일선 기자들의 불만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각 부서별로 온라인 기사 출고수를 집계해 부서원 수와 비교한다”며 “실질적인 조직개편이나 인력 충원 없이 현장기자들만 쪼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콘텐츠가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분야에 집중하는 만큼 수익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도 문젭니다.
<인터뷰> 김위근(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 : "외국의 새로운 뉴스 플랫폼도 사실 콘텐츠별로 저작료를 지불하는 게 아니라 광고 수익을 분배하는 측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광고를 통한 수익이 창출될 수는 있으나, 콘텐츠를 가지고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 크게 개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고요."
뉴스 콘텐츠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도 있습니다.
뉴스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선정적이고 쉬운 콘텐츠가선호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어떻게 차별화 하느냐는 겁니다.
<인터뷰> 심석태(SBS 뉴미디어실장) : "어떻게 하면 시사적인 주제, 그리고 또 핵심적인 어떤 우리 사회의 중요한 어젠더를 뉴미디어적으로 녹여낼 수 있을까, 그걸 계속 염두에 두고 하죠."
이는 뉴스 플랫폼 소용돌이 속에, 언론사의 생존 전략과도 관련돼 있습니다.
기사의 품격을 지켜나가면서, 과거 일방적인 전달에서 벗어나 이용자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도구로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최진순(건국대 겸임교수) : "앞으로 5년 내에 페이스북이 계속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뉴스 읽기의 방식과 뉴스를 만나는 접점의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언론사 관점에서는 이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접근을 해서 굉장히 로열티 있는 독자군을 형성해야 하는 과제가 있는 것이죠."
<질문>
이렇게 기술이 가져온 미디어산업의 변화, 가히 혁신이라고 부를 만도 한데, 뉴스 유통의 창구라 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죠?
<답변>
네. 물론 기술과 변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원칙과 기본을 잃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CNN은 시리아 난민의 여정을 기자가 함께 따라가며 매일 CNN 디지털 플랫폼으로 그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또, CNN의 생생한 영상,사진들을 모두 올리며 이용자들과 소통했습니다.
CNN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자신들의 보도가 경쟁력이 있었던 것은 현장을 제대로 취재한 기자와 좋은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습니다.
<녹취> 토니매덕스(CNN 인터내셔널 총괄부사장) : "우수하고 뛰어난 저널리즘을 갖추고 생각을 바로 갖춘 사람들을 찾고 모든 플랫폼을 활용해 올바른 기사를 내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정보와 무료기사가 넘쳐나지만, 뉴욕타임즈는 자신들만이 만들 수 있는 품질 높은 콘텐츠로 4년여 만에 백만 명의 유료독자를 확보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언론들도, 깊이있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언론사들이 시도하기 시작한 데이터 저널리즘과 쌍방향, 인터랙티브 뉴스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국내에 출시된 차량 1407개 모델의 연비를 모두 공개하고 비교한 데이터 분석 뉴스.
내 차 ‘예상 기름값’까지 직접 조회해볼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기존 방송과 신문에서는 볼 수 없는 디지털 콘텐츠입니다.
또, KBS가 올해 중견기자들로 구성된 디지털에디터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디지털 기사에 깊이를 더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강덕(KBS 디지털뉴스국장) : “방송용 단신이나 리포트보다도 훨씬 심층적이고 정확한 내용을 담고 거기에 관련된 영상이나 자료들도 우리 뉴스시스템에 들어오면 금방 함께 볼 수 있는 종합 체제를 갖추도록 중점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디지털뉴스에디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유통 과정에서 기존 언론들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지만, 그럴수록 언론들은 저널리즘의 본질을 지키고 질높은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인터뷰> 김성철(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 "결국은 신문이나 뉴스기업의 본연의 역할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거니까, 콘텐츠적으로 어떻게 더 핵심역량을 강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해지게 되겠고요. 디지털퍼스트나 모바일퍼스트의 뉴미디어라는 새로운 도구를 갖고 와서 유통을 장착하자 이런 개념이 아니라."
미디어업계는 올 한해 지난해보다도 더욱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 같은 변화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론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또 언론이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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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 혁신과 저널리즘
-
- 입력 2016-01-03 17:23:12
- 수정2016-01-05 10:53:09
<앵커 멘트>
1년 전 이 시간이죠.
<미디어 인사이드>는 국내외 언론사들의 디지털 우선 전략, ‘디지털 퍼스트’에 대해 소개드렸습니다만, 이제는 PC 기반의 웹 사이트를 넘어서 모바일을 최우선으로 하는 ‘모바일 퍼스트’,더 나아가 모바일로 모든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모바일 온리’를 외치고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업계의 혁신적인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2016년 새해 첫 순서로 미디어 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와 과제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류 란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질문>
류 기자, 우선 최근 해외 언론에서 첨단기술을 적용해 시도하고 있는 변화들을 살펴볼까요?
<답변>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영상 부문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용자가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이른바 '가상현실 저널리즘'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리포트>
수단 난민들이 모여 구호물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비행기에서 쏟아진 자루들이 흩뿌려지고, 사방을 돌려보면 앞다퉈 달려와 자루를 집는 사람들의 절박한 움직임으로 가득합니다.
홀로 칠판 글쓰기에 열심인 소년, 찬찬히 둘러보면 폭탄으로 폐허가 돼버린 교실이 고스란히 눈앞에 펼쳐집니다.
내전으로 고향을 잃고 떠도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아동 난민들 이야기를 다룬 뉴욕타임스의 가상현실 기사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가상현실 기사를 선보였습니다.
발레리나의 움직임을 쫓아 화면이 빙글빙글 돌고, 무대 뒤편에선 몸을 푸는 무용수, 화려한 의상, 카메라가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화면과 각도가 아니라, 이용자가 보고 싶은 방향에 따라 다른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동영상과 달리 상하좌우 360도, 미디어 이용자의 관점에서 시선이 닿는 어디든 그 현장 그대로 보여주는 것, 바로 ‘가상현실 저널리즘’입니다.
이 영상을 제대로 느끼려면 장비가 필요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저렴하고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종이로 된 전용 안경을 가상현실 기사 공개와 함께 독자들에게 배포했습니다.
스마트폰에 가상현실기사 앱을 다운 받은 뒤, 안경 앞에 끼우고 보면, 입체적이고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개를 돌리거나 스마트폰을 들고 방향을 움직이면 내 시선에 따라 하늘, 땅, 좌, 우 어디든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겁니다.
<인터뷰> 강정수(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 : "360도 영상은 카메라의 각도나 시점들을 이용자가 결정하게 만드는 그만큼 개인화된 것이...이용자가 감독이 돼서 각도라든지 시점을 결정하는 시대로까지 간다는 부분에서 VR( 가상현실)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뉴스에서"
<질문>
류 기자, 지금 들고 있는 건 뭔가요?
<답변>
가상현실을 가능하게 하는 360도 촬영 카메라입니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데, 사용법이 아주 간단합니다.
이 스튜디오를 한번 찍어볼까요? (보기에는 아무 작동을 안 하는 것 같은데, 지금 찍고 있는 거죠?)
그렇습니다. 보기에는 아무 작동을 안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안이 360도로 촬영되고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리포트>
스마트폰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시청자분들께서 보셨던 앵커와 저의 모습뿐 아니라, 이렇게 돌려서 보면 카메라 뒤편의 감독들과 천장의 조명들까지 스튜디오 공간 전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IT와 미디어 업계에선 이 같은 영상기술을 활용한 가상현실 저널리즘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관련 기술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 지나면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워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현장성과 현실감을 극대화하는 만큼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보도의 객관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영상에 뿐만 아니라 기사 쓰는 데에도 첨단 기술이 활용되고 있죠?
<답변>
네,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기사를 쓰는, 이른바 로봇 저널리즘도 시도되고 있는데요, 이미 이렇게 쓰인 기사가 보도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리포트>
<녹취> 프로야구 뉴스로봇 기사(2015.5.6.) : "두산은 6일 열린 홈 경기에서 LG를 5대4, 1점 차로 간신히 꺾으며 안방에서 승리했다."
흔히 볼 수 있는 야구 경기 기사 같지만, 모두 로봇이 작성한 겁니다.
프로야구 중계 데이터와 규칙들을 활용해 기사를 쓰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든 겁니다.
서울대 연구팀은 이 로봇 기자가 쓴 기사를 지난해 7개월 동안 페이스북에 공개했습니다.
같은 경기, 일반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의 문장과 비교해 봐도 큰 차이를 찾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언론진흥재단이 로봇이 작성한 한 기사를 제시하고 누가 쓴 기사인지 물어본 결과 일반인의 81.4%, 기자의 74.4%가 인간 기자가 썼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에선 아직 로봇이 쓴 기사가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일부 분야에서 이미 실제 기사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녹취> LA타임스 퀘이크봇 기사(14.3.17)
LA타임스에 실린 이 기사는 퀘이크봇이라는 로봇이 쓴 기사입니다.
지진데이터를 24시간 체크해 일정기준을 넘으면 이를 자동으로 기사로 쓰는 겁니다.
미국의은 기업의 실적 기사 같은 단순 경제뉴스를 로봇이 작성하고 있고,
영국 <가디언지>의 기사 작성 로봇은, 자사의 기사들 중에서 네티즌 댓글과 SNS 공유 상황 등을 고려해 기사를 선별하고, 읽기 편한 길이로 편집까지 합니다.
<가디언>에서 발행하는 주간지 ‘더 롱 굿 리드’가 바로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고정된 틀 안에 몇몇 데이터만 바꿔 넣도록 프로그램된 로봇 기자는, 빠른 기사 작성 속도와 많은 양의 자료 수집,처리가 가능합니다.
이처럼 로봇이 쓰는 기사 영역이 점차 확대되면 기자들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철(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 “아무래도 기자 직업의 인정성인데요. 대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면 상당수의 기자들이 대체가 되면 이제 일자리를 잃게 되고, 해고현상이 일어나게 되니까 그러면 기자 직업의 인정성 문제가 생기게 되고요.”
하지만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도 분명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이재경(이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알고리즘을 가지고 기사를 만들어내는 건 제법 시간이 지났습니다. 증권 쪽, 날씨라든지 이런 데이터만 집어넣으면 양식에 맞춰서 기사를 생산해낼 수 있는 것... 그런데 ‘지금 이 시장이 구조적으로 뭐가 문제가 있다’ 이런 건 못 하죠."
또 오히려 단순 기사 작성 업무에서 벗어나 언론이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질문>
영상을 찍고 보는 것뿐만 아니라 기사를 쓰는 데에도 첨단 기술이 활용되고 있죠?
<답변>
네.이제 같은 뉴스라도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볼 수 있게 됐는데요,
특히 모바일 플랫폼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지면서, 언론사와 IT기업들의 뉴스 서비스 제휴도 활발합니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국내외 뉴스 플랫폼 시장의 변화와 과제는 박현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MBC 뉴스데스크(2015.12.19.) : "11살짜리 여자아이를 2년 동안 학대해 온 친아버지와 그 동거녀가 붙잡혔습니다. 때리고 가두고 굶겼습니다"
지난달, 2년 넘게 집에 갇힌 채 아버지로부터 모진 학대를 당해 온 11살 어린이의 소식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방송과 신문 대부분이 관련 소식을 전한 가운데, 인터넷에는 다양한 형식의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사건 진행 경과를 시간대 별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기사도 있었고 ‘아동 학대’ 문제를 사진과 간단한 글로 압축한 카드 뉴스도 있었습니다.
방송과 신문 지면에서 못다 한 이야기는 취재 후기로 작성되거나, 인터넷 ‘팟캐스트’를 통해 더 상세히 다뤄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SBS 골룸(골라듣는 뉴스룸/2015.12.23.) : "정상적인 보육, 가정 내 보육이 어려운 아동들을 거두어서 잘 케어할 수 있는 기관도 많이 늘려야 하겠고, (4950) 법적인 조치도 명문화돼야 되겠죠."
이처럼 한 가지 뉴스도 보다 다양하게 독자에게 전달되는 요즘.
TV와 신문이 독점하던 뉴스 유통 시장은 인터넷 웹을 거쳐 점차 모바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성인 5명 중 3명은 (59.6%) 휴대전화 등 모바일을 통해 뉴스를 접합니다.
모바일이 우선시되는 ‘모바일 퍼스트’를 넘어 모바일로 모든 콘텐츠를 이용하는 ‘모바일 온리’ 시대에 대한 전망이 나오면서, 해외 언론들은 그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신음하는 그린란드 지역을 취재한 뉴욕타임스의 기사.
중간 중간에 다양한 사진과 동영상이 있어 이해를 돕습니다.
휴대전화 화면을 위 아래로 움직이면 특정 지역이 가까워지면서 관련 설명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주요 뉴스를 15초 안팎의 짧은 영상으로 압축해 서비스하는 ‘나우 디스 뉴스’와, 다른 매체의 기사를 보기 쉽게 정리해 제공하는 ‘버즈피드’ 등은 아예 처음부터 모바일 독자를 겨냥했습니다.
이동하면서 짧은 시간안에 보는 모바일 독자 특성에 맞게 형식과 내용을 달리 한 겁니다.
이런 가운데,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뉴스 유통 창구, 플랫폼 시장은 한층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포털 검색을 넘어, SNS를 통한 뉴스 소비가 점점 늘어가면서, 하루 이용자만 10억 명에 이르는 페이스북은 지난해 5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녹취> 월스트리트저널 라이브(2015.5) : "페이스북이 오늘 9개 언론사와 손잡고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기사에 링크된 언론사 사이트로 넘어가지 않고 페이스북에서 1초 안에 직접 뉴스를 볼 수 있도록 한 겁니다.
또 다른 SNS 업체인 트위터 역시 두달 전, 트위터 안에서 만들어진 콘텐츠 중에 화제가 되는 내용을 선별해 제공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최근엔 구글과 애플, 삼성 등 전통적인 IT 기업들까지 잇따라 뉴스 유통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 언론사와 이들 기업들 간의 다양한 제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뉴스라는 매력적인 콘텐츠에 대한 플랫폼 기업의 수요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뉴스를 제공하려는 언론사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괍니다.
<인터뷰> 최진순(건국대 겸임교수) : "종전의 포털 사이트나 자사 플랫폼에서 뉴스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이제는 좀 더 많은 이용자들이 몰려 있고 또 많은 퍼포먼스가 일어나고 있는 곳이 어디인가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제 이동하고 있는 거죠. 뉴스 시장이 굉장히 혼란스럽고 복잡한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국내의 변화도 큽니다.
지난해 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 대상을 수상한 SBS의 ‘스브스 뉴스’
모바일과 SNS에 기반한 다양한 형식의 흥미로운 콘텐츠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페이스북과 기사 제휴도 맺었습니다.
<인터뷰> 심석태(SBS 뉴미디어실장) : "한국의 주류 언론들이 이미 뉴미디어 쪽에서는 플랫폼을 상실한 상태 비슷하게 돼 있는 거니까 그렇다고 하면 오히려 다양한 플랫폼을 좀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게 불가피한 선택 아니냐..."
모바일에 맞춘 카드 뉴스 형식은 이미 일반화된 상황.
언론사들은 각기 다른 구성과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는 뉴스래빗이라는 모바일 특화 콘텐츠를 통해, 한 컷의 그림을 넘어 동영상이 들어간 뉴스와, 현실감 있는 360도 영상 등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 KBS의 고봉순, 경향신문의 향이네 등은 SNS상에서 기존 언론사의 이름 대신, 캐릭터를 내세워 뉴스를 보다 친근하고 쉽게 풀어내려는 시도입니다.
<인터뷰> 김종목(경향신문 모바일팀장) : "옛날처럼 권위적으로 우리 스트레이트 기사 썼으니 읽어라가 아니라 조금 더 독자들이 알기 쉽게 그래픽 많이 넣어주고 쉽게 풀어쓰고... 불과 1~2년 전만해도 웹 편집을 하면 반응형으로 모바일이 따라오는 거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모바일쪽에 신경을 쓰면서 편집을 하는 거죠."
뉴스 이용자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참여 서비스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습니다.
한겨레와 동아일보는 독자 개인이 좋아하는 기사 분야와 형식을 선택해 자신만의 뉴스 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했고, 조선일보는 기자와 독자가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고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서비스로 독자와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을 넘어 모바일에 맞는 변화가 요구되면서, 언론사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건 인력 문젭니다.
<녹취> 기자협회보(2015.9.9.) : "업무량 증가에 따른 일선 기자들의 불만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각 부서별로 온라인 기사 출고수를 집계해 부서원 수와 비교한다”며 “실질적인 조직개편이나 인력 충원 없이 현장기자들만 쪼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콘텐츠가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분야에 집중하는 만큼 수익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도 문젭니다.
<인터뷰> 김위근(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 : "외국의 새로운 뉴스 플랫폼도 사실 콘텐츠별로 저작료를 지불하는 게 아니라 광고 수익을 분배하는 측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광고를 통한 수익이 창출될 수는 있으나, 콘텐츠를 가지고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 크게 개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고요."
뉴스 콘텐츠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도 있습니다.
뉴스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선정적이고 쉬운 콘텐츠가선호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어떻게 차별화 하느냐는 겁니다.
<인터뷰> 심석태(SBS 뉴미디어실장) : "어떻게 하면 시사적인 주제, 그리고 또 핵심적인 어떤 우리 사회의 중요한 어젠더를 뉴미디어적으로 녹여낼 수 있을까, 그걸 계속 염두에 두고 하죠."
이는 뉴스 플랫폼 소용돌이 속에, 언론사의 생존 전략과도 관련돼 있습니다.
기사의 품격을 지켜나가면서, 과거 일방적인 전달에서 벗어나 이용자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도구로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최진순(건국대 겸임교수) : "앞으로 5년 내에 페이스북이 계속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뉴스 읽기의 방식과 뉴스를 만나는 접점의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언론사 관점에서는 이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접근을 해서 굉장히 로열티 있는 독자군을 형성해야 하는 과제가 있는 것이죠."
<질문>
이렇게 기술이 가져온 미디어산업의 변화, 가히 혁신이라고 부를 만도 한데, 뉴스 유통의 창구라 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죠?
<답변>
네. 물론 기술과 변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원칙과 기본을 잃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CNN은 시리아 난민의 여정을 기자가 함께 따라가며 매일 CNN 디지털 플랫폼으로 그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또, CNN의 생생한 영상,사진들을 모두 올리며 이용자들과 소통했습니다.
CNN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자신들의 보도가 경쟁력이 있었던 것은 현장을 제대로 취재한 기자와 좋은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습니다.
<녹취> 토니매덕스(CNN 인터내셔널 총괄부사장) : "우수하고 뛰어난 저널리즘을 갖추고 생각을 바로 갖춘 사람들을 찾고 모든 플랫폼을 활용해 올바른 기사를 내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정보와 무료기사가 넘쳐나지만, 뉴욕타임즈는 자신들만이 만들 수 있는 품질 높은 콘텐츠로 4년여 만에 백만 명의 유료독자를 확보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언론들도, 깊이있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언론사들이 시도하기 시작한 데이터 저널리즘과 쌍방향, 인터랙티브 뉴스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국내에 출시된 차량 1407개 모델의 연비를 모두 공개하고 비교한 데이터 분석 뉴스.
내 차 ‘예상 기름값’까지 직접 조회해볼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기존 방송과 신문에서는 볼 수 없는 디지털 콘텐츠입니다.
또, KBS가 올해 중견기자들로 구성된 디지털에디터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디지털 기사에 깊이를 더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강덕(KBS 디지털뉴스국장) : “방송용 단신이나 리포트보다도 훨씬 심층적이고 정확한 내용을 담고 거기에 관련된 영상이나 자료들도 우리 뉴스시스템에 들어오면 금방 함께 볼 수 있는 종합 체제를 갖추도록 중점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디지털뉴스에디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유통 과정에서 기존 언론들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지만, 그럴수록 언론들은 저널리즘의 본질을 지키고 질높은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인터뷰> 김성철(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 "결국은 신문이나 뉴스기업의 본연의 역할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거니까, 콘텐츠적으로 어떻게 더 핵심역량을 강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해지게 되겠고요. 디지털퍼스트나 모바일퍼스트의 뉴미디어라는 새로운 도구를 갖고 와서 유통을 장착하자 이런 개념이 아니라."
미디어업계는 올 한해 지난해보다도 더욱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 같은 변화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론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또 언론이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1년 전 이 시간이죠.
<미디어 인사이드>는 국내외 언론사들의 디지털 우선 전략, ‘디지털 퍼스트’에 대해 소개드렸습니다만, 이제는 PC 기반의 웹 사이트를 넘어서 모바일을 최우선으로 하는 ‘모바일 퍼스트’,더 나아가 모바일로 모든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모바일 온리’를 외치고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업계의 혁신적인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2016년 새해 첫 순서로 미디어 업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와 과제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류 란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질문>
류 기자, 우선 최근 해외 언론에서 첨단기술을 적용해 시도하고 있는 변화들을 살펴볼까요?
<답변>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영상 부문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는데요, 이용자가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이른바 '가상현실 저널리즘'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리포트>
수단 난민들이 모여 구호물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하늘을 올려다보니 비행기에서 쏟아진 자루들이 흩뿌려지고, 사방을 돌려보면 앞다퉈 달려와 자루를 집는 사람들의 절박한 움직임으로 가득합니다.
홀로 칠판 글쓰기에 열심인 소년, 찬찬히 둘러보면 폭탄으로 폐허가 돼버린 교실이 고스란히 눈앞에 펼쳐집니다.
내전으로 고향을 잃고 떠도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아동 난민들 이야기를 다룬 뉴욕타임스의 가상현실 기사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가상현실 기사를 선보였습니다.
발레리나의 움직임을 쫓아 화면이 빙글빙글 돌고, 무대 뒤편에선 몸을 푸는 무용수, 화려한 의상, 카메라가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화면과 각도가 아니라, 이용자가 보고 싶은 방향에 따라 다른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동영상과 달리 상하좌우 360도, 미디어 이용자의 관점에서 시선이 닿는 어디든 그 현장 그대로 보여주는 것, 바로 ‘가상현실 저널리즘’입니다.
이 영상을 제대로 느끼려면 장비가 필요합니다.
뉴욕타임스는 저렴하고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종이로 된 전용 안경을 가상현실 기사 공개와 함께 독자들에게 배포했습니다.
스마트폰에 가상현실기사 앱을 다운 받은 뒤, 안경 앞에 끼우고 보면, 입체적이고 생생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개를 돌리거나 스마트폰을 들고 방향을 움직이면 내 시선에 따라 하늘, 땅, 좌, 우 어디든 자유롭게 볼 수 있는 겁니다.
<인터뷰> 강정수(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 : "360도 영상은 카메라의 각도나 시점들을 이용자가 결정하게 만드는 그만큼 개인화된 것이...이용자가 감독이 돼서 각도라든지 시점을 결정하는 시대로까지 간다는 부분에서 VR( 가상현실)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뉴스에서"
<질문>
류 기자, 지금 들고 있는 건 뭔가요?
<답변>
가상현실을 가능하게 하는 360도 촬영 카메라입니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데, 사용법이 아주 간단합니다.
이 스튜디오를 한번 찍어볼까요? (보기에는 아무 작동을 안 하는 것 같은데, 지금 찍고 있는 거죠?)
그렇습니다. 보기에는 아무 작동을 안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안이 360도로 촬영되고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리포트>
스마트폰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시청자분들께서 보셨던 앵커와 저의 모습뿐 아니라, 이렇게 돌려서 보면 카메라 뒤편의 감독들과 천장의 조명들까지 스튜디오 공간 전체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IT와 미디어 업계에선 이 같은 영상기술을 활용한 가상현실 저널리즘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관련 기술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조금 지나면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워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 현장성과 현실감을 극대화하는 만큼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보도의 객관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영상에 뿐만 아니라 기사 쓰는 데에도 첨단 기술이 활용되고 있죠?
<답변>
네,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기사를 쓰는, 이른바 로봇 저널리즘도 시도되고 있는데요, 이미 이렇게 쓰인 기사가 보도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리포트>
<녹취> 프로야구 뉴스로봇 기사(2015.5.6.) : "두산은 6일 열린 홈 경기에서 LG를 5대4, 1점 차로 간신히 꺾으며 안방에서 승리했다."
흔히 볼 수 있는 야구 경기 기사 같지만, 모두 로봇이 작성한 겁니다.
프로야구 중계 데이터와 규칙들을 활용해 기사를 쓰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든 겁니다.
서울대 연구팀은 이 로봇 기자가 쓴 기사를 지난해 7개월 동안 페이스북에 공개했습니다.
같은 경기, 일반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의 문장과 비교해 봐도 큰 차이를 찾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언론진흥재단이 로봇이 작성한 한 기사를 제시하고 누가 쓴 기사인지 물어본 결과 일반인의 81.4%, 기자의 74.4%가 인간 기자가 썼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에선 아직 로봇이 쓴 기사가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일부 분야에서 이미 실제 기사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녹취> LA타임스 퀘이크봇 기사(14.3.17)
LA타임스에 실린 이 기사는 퀘이크봇이라는 로봇이 쓴 기사입니다.
지진데이터를 24시간 체크해 일정기준을 넘으면 이를 자동으로 기사로 쓰는 겁니다.
미국의
영국 <가디언지>의 기사 작성 로봇은, 자사의 기사들 중에서 네티즌 댓글과 SNS 공유 상황 등을 고려해 기사를 선별하고, 읽기 편한 길이로 편집까지 합니다.
<가디언>에서 발행하는 주간지 ‘더 롱 굿 리드’가 바로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고정된 틀 안에 몇몇 데이터만 바꿔 넣도록 프로그램된 로봇 기자는, 빠른 기사 작성 속도와 많은 양의 자료 수집,처리가 가능합니다.
이처럼 로봇이 쓰는 기사 영역이 점차 확대되면 기자들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철(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 “아무래도 기자 직업의 인정성인데요. 대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면 상당수의 기자들이 대체가 되면 이제 일자리를 잃게 되고, 해고현상이 일어나게 되니까 그러면 기자 직업의 인정성 문제가 생기게 되고요.”
하지만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도 분명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이재경(이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알고리즘을 가지고 기사를 만들어내는 건 제법 시간이 지났습니다. 증권 쪽, 날씨라든지 이런 데이터만 집어넣으면 양식에 맞춰서 기사를 생산해낼 수 있는 것... 그런데 ‘지금 이 시장이 구조적으로 뭐가 문제가 있다’ 이런 건 못 하죠."
또 오히려 단순 기사 작성 업무에서 벗어나 언론이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는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질문>
영상을 찍고 보는 것뿐만 아니라 기사를 쓰는 데에도 첨단 기술이 활용되고 있죠?
<답변>
네.이제 같은 뉴스라도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볼 수 있게 됐는데요,
특히 모바일 플랫폼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지면서, 언론사와 IT기업들의 뉴스 서비스 제휴도 활발합니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국내외 뉴스 플랫폼 시장의 변화와 과제는 박현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녹취> MBC 뉴스데스크(2015.12.19.) : "11살짜리 여자아이를 2년 동안 학대해 온 친아버지와 그 동거녀가 붙잡혔습니다. 때리고 가두고 굶겼습니다"
지난달, 2년 넘게 집에 갇힌 채 아버지로부터 모진 학대를 당해 온 11살 어린이의 소식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습니다.
방송과 신문 대부분이 관련 소식을 전한 가운데, 인터넷에는 다양한 형식의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사건 진행 경과를 시간대 별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한 기사도 있었고 ‘아동 학대’ 문제를 사진과 간단한 글로 압축한 카드 뉴스도 있었습니다.
방송과 신문 지면에서 못다 한 이야기는 취재 후기로 작성되거나, 인터넷 ‘팟캐스트’를 통해 더 상세히 다뤄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SBS 골룸(골라듣는 뉴스룸/2015.12.23.) : "정상적인 보육, 가정 내 보육이 어려운 아동들을 거두어서 잘 케어할 수 있는 기관도 많이 늘려야 하겠고, (4950) 법적인 조치도 명문화돼야 되겠죠."
이처럼 한 가지 뉴스도 보다 다양하게 독자에게 전달되는 요즘.
TV와 신문이 독점하던 뉴스 유통 시장은 인터넷 웹을 거쳐 점차 모바일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성인 5명 중 3명은 (59.6%) 휴대전화 등 모바일을 통해 뉴스를 접합니다.
모바일이 우선시되는 ‘모바일 퍼스트’를 넘어 모바일로 모든 콘텐츠를 이용하는 ‘모바일 온리’ 시대에 대한 전망이 나오면서, 해외 언론들은 그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적극적입니다.
지구 온난화로 신음하는 그린란드 지역을 취재한 뉴욕타임스의 기사.
중간 중간에 다양한 사진과 동영상이 있어 이해를 돕습니다.
휴대전화 화면을 위 아래로 움직이면 특정 지역이 가까워지면서 관련 설명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주요 뉴스를 15초 안팎의 짧은 영상으로 압축해 서비스하는 ‘나우 디스 뉴스’와, 다른 매체의 기사를 보기 쉽게 정리해 제공하는 ‘버즈피드’ 등은 아예 처음부터 모바일 독자를 겨냥했습니다.
이동하면서 짧은 시간안에 보는 모바일 독자 특성에 맞게 형식과 내용을 달리 한 겁니다.
이런 가운데,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뉴스 유통 창구, 플랫폼 시장은 한층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포털 검색을 넘어, SNS를 통한 뉴스 소비가 점점 늘어가면서, 하루 이용자만 10억 명에 이르는 페이스북은 지난해 5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녹취> 월스트리트저널 라이브(2015.5) : "페이스북이 오늘 9개 언론사와 손잡고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기사에 링크된 언론사 사이트로 넘어가지 않고 페이스북에서 1초 안에 직접 뉴스를 볼 수 있도록 한 겁니다.
또 다른 SNS 업체인 트위터 역시 두달 전, 트위터 안에서 만들어진 콘텐츠 중에 화제가 되는 내용을 선별해 제공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최근엔 구글과 애플, 삼성 등 전통적인 IT 기업들까지 잇따라 뉴스 유통 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 언론사와 이들 기업들 간의 다양한 제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뉴스라는 매력적인 콘텐츠에 대한 플랫폼 기업의 수요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뉴스를 제공하려는 언론사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괍니다.
<인터뷰> 최진순(건국대 겸임교수) : "종전의 포털 사이트나 자사 플랫폼에서 뉴스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이제는 좀 더 많은 이용자들이 몰려 있고 또 많은 퍼포먼스가 일어나고 있는 곳이 어디인가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이제 이동하고 있는 거죠. 뉴스 시장이 굉장히 혼란스럽고 복잡한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국내의 변화도 큽니다.
지난해 온라인저널리즘어워드 대상을 수상한 SBS의 ‘스브스 뉴스’
모바일과 SNS에 기반한 다양한 형식의 흥미로운 콘텐츠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페이스북과 기사 제휴도 맺었습니다.
<인터뷰> 심석태(SBS 뉴미디어실장) : "한국의 주류 언론들이 이미 뉴미디어 쪽에서는 플랫폼을 상실한 상태 비슷하게 돼 있는 거니까 그렇다고 하면 오히려 다양한 플랫폼을 좀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게 불가피한 선택 아니냐..."
모바일에 맞춘 카드 뉴스 형식은 이미 일반화된 상황.
언론사들은 각기 다른 구성과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는 뉴스래빗이라는 모바일 특화 콘텐츠를 통해, 한 컷의 그림을 넘어 동영상이 들어간 뉴스와, 현실감 있는 360도 영상 등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 KBS의 고봉순, 경향신문의 향이네 등은 SNS상에서 기존 언론사의 이름 대신, 캐릭터를 내세워 뉴스를 보다 친근하고 쉽게 풀어내려는 시도입니다.
<인터뷰> 김종목(경향신문 모바일팀장) : "옛날처럼 권위적으로 우리 스트레이트 기사 썼으니 읽어라가 아니라 조금 더 독자들이 알기 쉽게 그래픽 많이 넣어주고 쉽게 풀어쓰고... 불과 1~2년 전만해도 웹 편집을 하면 반응형으로 모바일이 따라오는 거였는데 지금은 오히려 모바일쪽에 신경을 쓰면서 편집을 하는 거죠."
뉴스 이용자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참여 서비스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습니다.
한겨레와 동아일보는 독자 개인이 좋아하는 기사 분야와 형식을 선택해 자신만의 뉴스 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했고, 조선일보는 기자와 독자가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고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서비스로 독자와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을 넘어 모바일에 맞는 변화가 요구되면서, 언론사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건 인력 문젭니다.
<녹취> 기자협회보(2015.9.9.) : "업무량 증가에 따른 일선 기자들의 불만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종합일간지 기자는 “각 부서별로 온라인 기사 출고수를 집계해 부서원 수와 비교한다”며 “실질적인 조직개편이나 인력 충원 없이 현장기자들만 쪼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콘텐츠가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분야에 집중하는 만큼 수익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도 문젭니다.
<인터뷰> 김위근(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 : "외국의 새로운 뉴스 플랫폼도 사실 콘텐츠별로 저작료를 지불하는 게 아니라 광고 수익을 분배하는 측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광고를 통한 수익이 창출될 수는 있으나, 콘텐츠를 가지고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 크게 개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고요."
뉴스 콘텐츠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도 있습니다.
뉴스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선정적이고 쉬운 콘텐츠가선호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어떻게 차별화 하느냐는 겁니다.
<인터뷰> 심석태(SBS 뉴미디어실장) : "어떻게 하면 시사적인 주제, 그리고 또 핵심적인 어떤 우리 사회의 중요한 어젠더를 뉴미디어적으로 녹여낼 수 있을까, 그걸 계속 염두에 두고 하죠."
이는 뉴스 플랫폼 소용돌이 속에, 언론사의 생존 전략과도 관련돼 있습니다.
기사의 품격을 지켜나가면서, 과거 일방적인 전달에서 벗어나 이용자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도구로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최진순(건국대 겸임교수) : "앞으로 5년 내에 페이스북이 계속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인지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로 뉴스 읽기의 방식과 뉴스를 만나는 접점의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언론사 관점에서는 이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접근을 해서 굉장히 로열티 있는 독자군을 형성해야 하는 과제가 있는 것이죠."
<질문>
이렇게 기술이 가져온 미디어산업의 변화, 가히 혁신이라고 부를 만도 한데, 뉴스 유통의 창구라 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죠?
<답변>
네. 물론 기술과 변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원칙과 기본을 잃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CNN은 시리아 난민의 여정을 기자가 함께 따라가며 매일 CNN 디지털 플랫폼으로 그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또, CNN의 생생한 영상,사진들을 모두 올리며 이용자들과 소통했습니다.
CNN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자신들의 보도가 경쟁력이 있었던 것은 현장을 제대로 취재한 기자와 좋은 콘텐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습니다.
<녹취> 토니매덕스(CNN 인터내셔널 총괄부사장) : "우수하고 뛰어난 저널리즘을 갖추고 생각을 바로 갖춘 사람들을 찾고 모든 플랫폼을 활용해 올바른 기사를 내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정보와 무료기사가 넘쳐나지만, 뉴욕타임즈는 자신들만이 만들 수 있는 품질 높은 콘텐츠로 4년여 만에 백만 명의 유료독자를 확보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언론들도, 깊이있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 언론사들이 시도하기 시작한 데이터 저널리즘과 쌍방향, 인터랙티브 뉴스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국내에 출시된 차량 1407개 모델의 연비를 모두 공개하고 비교한 데이터 분석 뉴스.
내 차 ‘예상 기름값’까지 직접 조회해볼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기존 방송과 신문에서는 볼 수 없는 디지털 콘텐츠입니다.
또, KBS가 올해 중견기자들로 구성된 디지털에디터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디지털 기사에 깊이를 더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강덕(KBS 디지털뉴스국장) : “방송용 단신이나 리포트보다도 훨씬 심층적이고 정확한 내용을 담고 거기에 관련된 영상이나 자료들도 우리 뉴스시스템에 들어오면 금방 함께 볼 수 있는 종합 체제를 갖추도록 중점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디지털뉴스에디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 유통 과정에서 기존 언론들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지만, 그럴수록 언론들은 저널리즘의 본질을 지키고 질높은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인터뷰> 김성철(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 "결국은 신문이나 뉴스기업의 본연의 역할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거니까, 콘텐츠적으로 어떻게 더 핵심역량을 강화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중요해지게 되겠고요. 디지털퍼스트나 모바일퍼스트의 뉴미디어라는 새로운 도구를 갖고 와서 유통을 장착하자 이런 개념이 아니라."
미디어업계는 올 한해 지난해보다도 더욱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 같은 변화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론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또 언론이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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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란 기자 nany@kbs.co.kr
류란 기자의 기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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