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요양원 태부족…그마저 운영 갈등

입력 2016.01.05 (23:12) 수정 2016.01.06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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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치매환자가 65만명에 이르지만 이들이 머물고 치료받을 요양시설과 병원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나마 있는 시설도 주민들 기피 대상이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해 문을 연 공공 요양병원입니다.

주로 치매나 중풍에 걸린 노인들이 치료를 받습니다.

그런데 곳곳에 이상한 게시물이 눈에 띕니다.

"환자 산책이 불쾌하다는 아파트 주민들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돼 산책을 제한한다"는 내용입니다.

접수처, 엘리베이터, 주차장에 까지 붙어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5월부터 구청과 병원에 민원이 끊이지 않자 병원이 내린 조치입니다.

<녹취> 인근 주민 : "보기 좋은 건 아니죠. 병원 앞마당도 아니고 여기 환자들이 쫙 있으니까..."

바로 옆 요양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인터뷰> 요양원 직원 : "혐오 시설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요. 치매 어르신들도 정말 소중한 우리 가족인데요..."

정부는 2011년 공공 요양원과 병원을 짓는 조건으로 이 지역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줬습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주택 단지가 함께 들어섰고 마을 이름도 '어르신 행복 타운'입니다.

<녹취> 환자 가족 : "그린벨트를 풀어서 (아파트를) 만들어 줬으면 자기네들도 득을 본 사람들인데 이해할 거는 이해해야지..."

<인터뷰> 한상희(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노인 분들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표현들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게시판에) 부착하는 것은 관공서의 직무유기라고 봐야 되겠죠."

막무가내식 민원에 자치단체는 오히려 억지 대책을 고민해야하는 실정입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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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05 23:26:58
    • 수정2016-01-06 00:3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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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치매환자가 65만명에 이르지만 이들이 머물고 치료받을 요양시설과 병원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나마 있는 시설도 주민들 기피 대상이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해 문을 연 공공 요양병원입니다.

주로 치매나 중풍에 걸린 노인들이 치료를 받습니다.

그런데 곳곳에 이상한 게시물이 눈에 띕니다.

"환자 산책이 불쾌하다는 아파트 주민들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돼 산책을 제한한다"는 내용입니다.

접수처, 엘리베이터, 주차장에 까지 붙어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5월부터 구청과 병원에 민원이 끊이지 않자 병원이 내린 조치입니다.

<녹취> 인근 주민 : "보기 좋은 건 아니죠. 병원 앞마당도 아니고 여기 환자들이 쫙 있으니까..."

바로 옆 요양원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인터뷰> 요양원 직원 : "혐오 시설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요. 치매 어르신들도 정말 소중한 우리 가족인데요..."

정부는 2011년 공공 요양원과 병원을 짓는 조건으로 이 지역의 그린벨트를 해제해 줬습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주택 단지가 함께 들어섰고 마을 이름도 '어르신 행복 타운'입니다.

<녹취> 환자 가족 : "그린벨트를 풀어서 (아파트를) 만들어 줬으면 자기네들도 득을 본 사람들인데 이해할 거는 이해해야지..."

<인터뷰> 한상희(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노인 분들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표현들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게시판에) 부착하는 것은 관공서의 직무유기라고 봐야 되겠죠."

막무가내식 민원에 자치단체는 오히려 억지 대책을 고민해야하는 실정입니다.

KBS 뉴스 김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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