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대북 제재 실효성 핵심 열쇠는 중국에…

입력 2016.01.11 (21:12) 수정 2016.01.11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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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이 뜨거운데요.

특히 한·미·일 세 나라는 강력한 대북 공조체제를 유지하며 중국의 동참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중국이기 때문인데요.

핵 실험 사전 통보도 받지 못한 중국 정부는 애초 강력한 반대와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신호를 내보냈지만 지금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론을 강조하며 한 발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도에 최건일 기자입니다.

▼ “강력 반대”에서 “대화 해결”로 주춤 ▼

<리포트>

북한의 핵실험 직후 북한으로부터 어떤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던 중국의 반응은 강력했습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북한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핵실험을 시행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재룡 북한 대사가 참석한 외교 행사장에서도 공개적으로 북한의 핵실험을 비판했습니다.

중국 기관지들도 북한의 핵실험이 중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신속하게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논의가 본격화되자 중국의 기류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지난 8일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외교부장의 통화 후 중국 외교부는 북한에 대한 비판과 함께 국제사회에 평화적 해결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다른 국가들도 냉정하게 행동해, 평화적 해결이라는 기본 방향을 유지해야 합니다."

오늘(11일)은 한 발 더 나가 미국이 B-52 전략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진입시킨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녹취> 훙레이(중국 외교부 대변인) : "각국이 절제하고 신중하게 행동해 긴장상황이 악순환되는 것을 피하길 희망합니다."

핵실험 당일 분노에 가까웠던 중국이 반응이 제재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의 핵심 열쇠는 중국에…▼

<기자 멘트>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연결되는 압록강 철교입니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북한 경제는 연간 교역량이 6~70억 달러에 불과한데요.

이 가운데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 통로가 사실상 북한 경제의 생명줄인 셈입니다.

때문에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북한에 강력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먼저 원유를 볼까요. 북한은 연간 백만 톤의 원유를 수입하는데 92%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또 이 가운데 절반은 원조 성격으로 받는 겁니다.

만약 중국이 원유 공급을 차단하거나 축소한다면 북한의 산업은 물론 군사력이 마비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식량 수입도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2013년 한 해 동안 밀가루와 쌀 등 29만 톤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했습니다.

이 역시 중국이 북한의 목줄을 죌 수 있는 큰 카드 중에 하나죠.

또 하나는 금융제재입니다.

지난 2005년 미국이 마카오 방코델타은행의 북한 계좌를 동결하면서 김정일의 통치자금 성격의 돈 3천억 원이 묶인 적이 있는데요.

교역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의 중국 내 계좌를 차단한다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갖고 있는 중국이 본격 제재 국면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베이징 오세균 특파원이 전합니다.

▼ 중국은 왜?…깊어지는 고민 ▼

<리포트>

단둥 외곽, 압록강 변에 위치한 대북 송유관 가압시설입니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에도 이곳에서 석유는 계속 공급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에 쉽게 원유 압박 카드를 쓰지 않는 이유는 북한의 붕괴라는 파국은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지정학적, 안보적 완충 역할로서 북한이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녹취> 진찬롱(인민대 국제관계학원부원장) : "중국의 걱정은 만약에 석유 공급이 중단되면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끝날 것이라는 점입니다. 중국은 그렇게까지 되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북한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외교전략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사회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미국이 중국 책임론을 언급하는 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실제로 중국 외교부는 한반도의 핵 문제는 중국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고 중국이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라며 불쾌감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이전보다는 강력한 만큼 중국이 제한적이지만 과거보다 진전된 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높습니다.

중국이 북한 접경에서 방사능 오염 피해 조사에 나선 것도 북한 제재를 위한 사전 명분 쌓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오세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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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대북 제재 실효성 핵심 열쇠는 중국에…
    • 입력 2016-01-11 21:13:20
    • 수정2016-01-11 21:33:45
    뉴스 9
<앵커 멘트>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이 뜨거운데요.

특히 한·미·일 세 나라는 강력한 대북 공조체제를 유지하며 중국의 동참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중국이기 때문인데요.

핵 실험 사전 통보도 받지 못한 중국 정부는 애초 강력한 반대와 제재에 동참하겠다는 신호를 내보냈지만 지금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론을 강조하며 한 발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보도에 최건일 기자입니다.

▼ “강력 반대”에서 “대화 해결”로 주춤 ▼

<리포트>

북한의 핵실험 직후 북한으로부터 어떤 사전 통보도 받지 못했던 중국의 반응은 강력했습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북한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핵실험을 시행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재룡 북한 대사가 참석한 외교 행사장에서도 공개적으로 북한의 핵실험을 비판했습니다.

중국 기관지들도 북한의 핵실험이 중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신속하게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논의가 본격화되자 중국의 기류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지난 8일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외교부장의 통화 후 중국 외교부는 북한에 대한 비판과 함께 국제사회에 평화적 해결을 언급했습니다.

<녹취>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다른 국가들도 냉정하게 행동해, 평화적 해결이라는 기본 방향을 유지해야 합니다."

오늘(11일)은 한 발 더 나가 미국이 B-52 전략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진입시킨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녹취> 훙레이(중국 외교부 대변인) : "각국이 절제하고 신중하게 행동해 긴장상황이 악순환되는 것을 피하길 희망합니다."

핵실험 당일 분노에 가까웠던 중국이 반응이 제재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북 제재의 핵심 열쇠는 중국에…▼

<기자 멘트>

중국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연결되는 압록강 철교입니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된 북한 경제는 연간 교역량이 6~70억 달러에 불과한데요.

이 가운데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 통로가 사실상 북한 경제의 생명줄인 셈입니다.

때문에 중국이 마음만 먹으면 북한에 강력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먼저 원유를 볼까요. 북한은 연간 백만 톤의 원유를 수입하는데 92%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또 이 가운데 절반은 원조 성격으로 받는 겁니다.

만약 중국이 원유 공급을 차단하거나 축소한다면 북한의 산업은 물론 군사력이 마비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식량 수입도 9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2013년 한 해 동안 밀가루와 쌀 등 29만 톤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했습니다.

이 역시 중국이 북한의 목줄을 죌 수 있는 큰 카드 중에 하나죠.

또 하나는 금융제재입니다.

지난 2005년 미국이 마카오 방코델타은행의 북한 계좌를 동결하면서 김정일의 통치자금 성격의 돈 3천억 원이 묶인 적이 있는데요.

교역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의 중국 내 계좌를 차단한다면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을 통제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갖고 있는 중국이 본격 제재 국면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베이징 오세균 특파원이 전합니다.

▼ 중국은 왜?…깊어지는 고민 ▼

<리포트>

단둥 외곽, 압록강 변에 위치한 대북 송유관 가압시설입니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에도 이곳에서 석유는 계속 공급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에 쉽게 원유 압박 카드를 쓰지 않는 이유는 북한의 붕괴라는 파국은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지정학적, 안보적 완충 역할로서 북한이 필요하다는 판단입니다.

<녹취> 진찬롱(인민대 국제관계학원부원장) : "중국의 걱정은 만약에 석유 공급이 중단되면 중국과 북한의 관계가 끝날 것이라는 점입니다. 중국은 그렇게까지 되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북한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외교전략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사회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미국이 중국 책임론을 언급하는 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실제로 중국 외교부는 한반도의 핵 문제는 중국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고 중국이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라며 불쾌감을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이전보다는 강력한 만큼 중국이 제한적이지만 과거보다 진전된 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높습니다.

중국이 북한 접경에서 방사능 오염 피해 조사에 나선 것도 북한 제재를 위한 사전 명분 쌓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오세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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