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독일 ‘성폭력’ 후폭풍…위기의 난민들

입력 2016.01.20 (18:10) 수정 2016.01.2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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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연초 독일 쾰른에서 일어난 집단 성폭력 사건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독일에서 반 난민 정서에 불이 붙은 건 물론이고, 다른 유럽 국가들도 잇따라 난민에게 적대적인 정책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살펴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시작은 쾰른 성폭력 사건이잖아요, 지금까지의 진행 상황, 정리해보죠.

<답변>
네, 새해 첫날 일어난 사건이니까 벌써 20일이 흘렀습니다.

독일 경찰이 알제리 출신의 난민 2명을 처음으로 체포했습니다.

이 남성들은 절도와 강도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쾰른 인근의 난민 시설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수사 중인 용의자는 20여 명 가량인데, 이처럼 북아프리카와 중동 출신의 난민들이 많습니다.

이번 사건의 시작으로 돌아가 볼까요?

범죄가 일어난 곳은 새해맞이 명소인 독일의 쾰른 대성당과 중앙역 광장이었습니다.

불꽃놀이 등으로 시끌벅적하던 틈을 노려 이렇게 남성 여러 명이 여성들을 둘러싸더니 강제로 추행하거나 물건을 훔쳤습니다.

<녹취> 쾰른 사건 피해자 : "그들은 여성들에게 아무 짓이나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제 몸을 마구 만졌습니다. 정말 끔찍했어요."

<녹취> 쾰른 사건 피해자 : "밤마다 악몽을 꾸고 잠을 잘 수가 없어요. 너무 무서워서 혼자서는 밖에 못 나가고, 큰 도시에 가는 게 너무 무서워요."

용의자들 국적은 알제리와 모로코 쪽이 각각 9명과 8명으로 많고요.

이란과 시리아가 각각 너덧 명, 독일인들과 미국인도 끼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접수된 범죄 피해 신고 건수는 766건으로, 이 가운데 성범죄는 성폭행 3건을 포함해 380건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독일 내 반 난민 정서 어느 정도인가요?

<답변>
그동안 난민들에게 관용적으로 대해 왔는데 이런 사건이 터졌으니까, 독일 시민들이 충격을 받을 만도 합니다.

우선 호신용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기총은 지난 한 해 100정이 허가가 됐는데, 올해는 벌써 73건의 공기총 소지 면허가 발급됐습니다.

후춧가루 스프레이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녹취> 퀘트너(총기 상점) : "후추 스프레이를 1년에 150개에서 200개 정도 팔았는데, 요즘엔 하루에 100개 씩 팔립니다."

독일 극우파들은 연일 난민 반대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건물을 훼손하고, 차량을 방화하는 등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는데요.

신 나치나 적군파에 소속된 일부 극우주의자들이 난민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면서 이게 또, 독일 사회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독일 무슬림 협회는 하루에도 수십 통의 협박 전화와 수백 통의 증오 메일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갈등이 점점 커지는 것 같은데, 독일 주 정부 움직임도 심상치 않네요.

<답변>
네, 수영장 출입금지나 카니발 취소 등 난민들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독일 보른하임 시는 남성 난민들이 수영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쾰른 사건 이후 여성 이용객들의 불만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쾰른 인근의 라인베르크시도 안전을 우려해 다음달로 예정된 카니발 축제를 취소했습니다.

남부 바이에른주의 란츠후트란 지역에서는 더 이상 난민을 못 받겠다면서 난민 40여 명을 태운 버스를 독일 총리 청사로 돌려보내기도 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도 난민 정책 변화를 시사했습니다.

<녹취> 메르켈(독일 총리) : "시간이 좀 필요하겠지만 우리가 해야할 일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선은 난민 유입을 크게 줄여야 합니다."

범죄를 저지른 난민을 더 쉽게 추방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움직임이 독일 뿐 아니라, 다른 유럽으로도 퍼지고 있잖아요.

<답변>
네, 쾰른 사건의 후폭풍이 유럽 다른 나라로도 급속히 번지고 있습니다.

난민 범죄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영상 함께 보시죠.

프랑스 칼레, 정글이라고 불리는 난민촌입니다.

젊은 남성 3명이 한 남성에게 달려들어 카메라를 빼앗으려 합니다.

3명 중 한 명의 손에는 흉기도 들려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덴마크 출신의 저널리스트로, 지난해 9월부터 이 곳에서 난민 다큐멘터리를 찍어 왔습니다.

이렇게 난민 범죄가 늘면서 각국의 대응도 강경해졌습니다.

핀란드는 자국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민병대가 등장해 마을을 순찰하고 있고요.

그동안 비교적 난민에 관대했던 스웨덴 등도 국경 통제를 강화했습니다.

특히 노르웨이는 러시아와의 북극 쪽 국경을 통해 자전거로 넘어오는 난민들이 많았거든요.

양국 모두 자전거로 입국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묵인을 해 왔는데요.

노르웨이는 자전거 난민 5500명을 추방하기로 했습니다.

<질문>
범죄와는 상관 없는 대다수 난민들이 곤란해졌네요.

<답변>
네, 특히 일부 국가들에서는 감정적인 대응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덴마크 중부 도시, 라네르스 의회는 공공기관 급식에 돼지고기 제공을 의무화했습니다.

덴마크가 돼지고기 수출국으로 유명하긴 합니다만, 안팎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이슬람 신자들을 고의로 배척하려는 것 아니냐는 거죠.

또 덴마크 남부 도시의 한 나이트 클럽은 덴마크어나 영어, 독일어를 못하면 출입을 금지시키는 언어 제한으로 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 신축을 어렵게 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가뜩이나 혹한이 몰아닥친 유럽에서 연초부터 난민들이 갈 곳을 잃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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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독일 ‘성폭력’ 후폭풍…위기의 난민들
    • 입력 2016-01-20 18:11:40
    • 수정2016-01-20 18:34:39
    글로벌24
<앵커 멘트>

연초 독일 쾰른에서 일어난 집단 성폭력 사건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독일에서 반 난민 정서에 불이 붙은 건 물론이고, 다른 유럽 국가들도 잇따라 난민에게 적대적인 정책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살펴봅니다.

김 기자, 어서 오세요.

<질문>
시작은 쾰른 성폭력 사건이잖아요, 지금까지의 진행 상황, 정리해보죠.

<답변>
네, 새해 첫날 일어난 사건이니까 벌써 20일이 흘렀습니다.

독일 경찰이 알제리 출신의 난민 2명을 처음으로 체포했습니다.

이 남성들은 절도와 강도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쾰른 인근의 난민 시설에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수사 중인 용의자는 20여 명 가량인데, 이처럼 북아프리카와 중동 출신의 난민들이 많습니다.

이번 사건의 시작으로 돌아가 볼까요?

범죄가 일어난 곳은 새해맞이 명소인 독일의 쾰른 대성당과 중앙역 광장이었습니다.

불꽃놀이 등으로 시끌벅적하던 틈을 노려 이렇게 남성 여러 명이 여성들을 둘러싸더니 강제로 추행하거나 물건을 훔쳤습니다.

<녹취> 쾰른 사건 피해자 : "그들은 여성들에게 아무 짓이나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요. 제 몸을 마구 만졌습니다. 정말 끔찍했어요."

<녹취> 쾰른 사건 피해자 : "밤마다 악몽을 꾸고 잠을 잘 수가 없어요. 너무 무서워서 혼자서는 밖에 못 나가고, 큰 도시에 가는 게 너무 무서워요."

용의자들 국적은 알제리와 모로코 쪽이 각각 9명과 8명으로 많고요.

이란과 시리아가 각각 너덧 명, 독일인들과 미국인도 끼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접수된 범죄 피해 신고 건수는 766건으로, 이 가운데 성범죄는 성폭행 3건을 포함해 380건입니다.

<질문>
그렇다면 독일 내 반 난민 정서 어느 정도인가요?

<답변>
그동안 난민들에게 관용적으로 대해 왔는데 이런 사건이 터졌으니까, 독일 시민들이 충격을 받을 만도 합니다.

우선 호신용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기총은 지난 한 해 100정이 허가가 됐는데, 올해는 벌써 73건의 공기총 소지 면허가 발급됐습니다.

후춧가루 스프레이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녹취> 퀘트너(총기 상점) : "후추 스프레이를 1년에 150개에서 200개 정도 팔았는데, 요즘엔 하루에 100개 씩 팔립니다."

독일 극우파들은 연일 난민 반대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건물을 훼손하고, 차량을 방화하는 등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는데요.

신 나치나 적군파에 소속된 일부 극우주의자들이 난민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면서 이게 또, 독일 사회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독일 무슬림 협회는 하루에도 수십 통의 협박 전화와 수백 통의 증오 메일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갈등이 점점 커지는 것 같은데, 독일 주 정부 움직임도 심상치 않네요.

<답변>
네, 수영장 출입금지나 카니발 취소 등 난민들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독일 보른하임 시는 남성 난민들이 수영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쾰른 사건 이후 여성 이용객들의 불만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쾰른 인근의 라인베르크시도 안전을 우려해 다음달로 예정된 카니발 축제를 취소했습니다.

남부 바이에른주의 란츠후트란 지역에서는 더 이상 난민을 못 받겠다면서 난민 40여 명을 태운 버스를 독일 총리 청사로 돌려보내기도 했습니다.

메르켈 총리도 난민 정책 변화를 시사했습니다.

<녹취> 메르켈(독일 총리) : "시간이 좀 필요하겠지만 우리가 해야할 일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선은 난민 유입을 크게 줄여야 합니다."

범죄를 저지른 난민을 더 쉽게 추방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질문>
그런데 이런 움직임이 독일 뿐 아니라, 다른 유럽으로도 퍼지고 있잖아요.

<답변>
네, 쾰른 사건의 후폭풍이 유럽 다른 나라로도 급속히 번지고 있습니다.

난민 범죄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 영상 함께 보시죠.

프랑스 칼레, 정글이라고 불리는 난민촌입니다.

젊은 남성 3명이 한 남성에게 달려들어 카메라를 빼앗으려 합니다.

3명 중 한 명의 손에는 흉기도 들려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덴마크 출신의 저널리스트로, 지난해 9월부터 이 곳에서 난민 다큐멘터리를 찍어 왔습니다.

이렇게 난민 범죄가 늘면서 각국의 대응도 강경해졌습니다.

핀란드는 자국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민병대가 등장해 마을을 순찰하고 있고요.

그동안 비교적 난민에 관대했던 스웨덴 등도 국경 통제를 강화했습니다.

특히 노르웨이는 러시아와의 북극 쪽 국경을 통해 자전거로 넘어오는 난민들이 많았거든요.

양국 모두 자전거로 입국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상 묵인을 해 왔는데요.

노르웨이는 자전거 난민 5500명을 추방하기로 했습니다.

<질문>
범죄와는 상관 없는 대다수 난민들이 곤란해졌네요.

<답변>
네, 특히 일부 국가들에서는 감정적인 대응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덴마크 중부 도시, 라네르스 의회는 공공기관 급식에 돼지고기 제공을 의무화했습니다.

덴마크가 돼지고기 수출국으로 유명하긴 합니다만, 안팎에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이슬람 신자들을 고의로 배척하려는 것 아니냐는 거죠.

또 덴마크 남부 도시의 한 나이트 클럽은 덴마크어나 영어, 독일어를 못하면 출입을 금지시키는 언어 제한으로 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 신축을 어렵게 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가뜩이나 혹한이 몰아닥친 유럽에서 연초부터 난민들이 갈 곳을 잃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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