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국회 선진화법 향방은…

입력 2016.01.25 (07:34) 수정 2016.01.2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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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해설위원]

국회 선진화법 개정을 둘러싸고 국회가 시끄럽습니다. 야당이 반대하면 단 한 개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하게 돼있는 악법이라는 것이 여당의 시각입니다. 일단은 쟁점이 되고 있는 경제법안과 노동법안 처리에 선진화법이 걸림돌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직권 상정이 보다 자유롭게 선진화법을 고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현행 선진화법은 지금의 여당이 만든 법이라는 사실입니다.

국회 선진화법은 지금 여당의 주도로 18대 국회 마지막 날 통과되고 19대 국회 임기 개시와 함께 시행됐습니다. 날치기 법안 통과와 의회 내 폭력 방지가 목적입니다. 그래서 직권 상정 요건을 천재지변과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의결률을 60%로 높게 정했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 의결률을 과반수로 개선하자는 중재안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여당의 개정안에 대해서는 상정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여당은 상임위에서 부결된 법안도 의원 30인 이상이 요구하면 본회의에 부의하게 돼 있는 국회법 87조를 통해 선진화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부의했지만 의장에 의해 차단된 것입니다. 여당은 현행 직권 상정 요건을 그대로 둔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하고 야당은 선진화법을 손대는 것 자체에 반대하면서 의장의 중재안은 힘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68년 동안 국회 운영 절차에 관한 법을 어느 일방이 단독 처리한 적이 없는 만큼 직권 상정을 할 수 없다는 의장의 버티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선진화법이 만능일 수는 없는 만큼 고칠 필요가 있으면 고쳐야 합니다. 하지만 고치는 명분도 절차도 일방적이거나 편법적이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결국 선진화법은 여당의 심판 청구로 헌재에서 위헌 여부가 다뤄질 전망입니다. 당장 이번 주 중에는 공개 변론이 열립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만든 법의 위헌 여부를 스스로 묻게 된 경위에 대한 설명이 무엇보다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요?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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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국회 선진화법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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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01-25 08: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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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해설위원]

국회 선진화법 개정을 둘러싸고 국회가 시끄럽습니다. 야당이 반대하면 단 한 개의 법안도 통과시키지 못하게 돼있는 악법이라는 것이 여당의 시각입니다. 일단은 쟁점이 되고 있는 경제법안과 노동법안 처리에 선진화법이 걸림돌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직권 상정이 보다 자유롭게 선진화법을 고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현행 선진화법은 지금의 여당이 만든 법이라는 사실입니다.

국회 선진화법은 지금 여당의 주도로 18대 국회 마지막 날 통과되고 19대 국회 임기 개시와 함께 시행됐습니다. 날치기 법안 통과와 의회 내 폭력 방지가 목적입니다. 그래서 직권 상정 요건을 천재지변과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의결률을 60%로 높게 정했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 의결률을 과반수로 개선하자는 중재안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여당의 개정안에 대해서는 상정을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여당은 상임위에서 부결된 법안도 의원 30인 이상이 요구하면 본회의에 부의하게 돼 있는 국회법 87조를 통해 선진화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부의했지만 의장에 의해 차단된 것입니다. 여당은 현행 직권 상정 요건을 그대로 둔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하고 야당은 선진화법을 손대는 것 자체에 반대하면서 의장의 중재안은 힘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68년 동안 국회 운영 절차에 관한 법을 어느 일방이 단독 처리한 적이 없는 만큼 직권 상정을 할 수 없다는 의장의 버티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선진화법이 만능일 수는 없는 만큼 고칠 필요가 있으면 고쳐야 합니다. 하지만 고치는 명분도 절차도 일방적이거나 편법적이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결국 선진화법은 여당의 심판 청구로 헌재에서 위헌 여부가 다뤄질 전망입니다. 당장 이번 주 중에는 공개 변론이 열립니다. 그러나 자신들이 만든 법의 위헌 여부를 스스로 묻게 된 경위에 대한 설명이 무엇보다 먼저 필요하지 않을까요?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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