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드라마 징계 정당”…법원 첫 판결 의미는?

입력 2016.01.25 (17:34) 수정 2016.01.2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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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륜 등을 다룬 줄거리, 폭언 등 거친 대사가 넘쳐나는 드라마.

흔히 막장드라마로 불리는데요.

가족이 주 시청하는 시간대에 이 같은 드라마를 방송한 것에 대해서 내린 징계는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과연 이번 판결이 안방극장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은 이른바 막장드라마 방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입니다.

문화평론가 정덕현 씨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먼저 자세한 말씀 나누기 전에 먼저 이번 법원의 판결내용부터 저희가 구성으로 해 봤는데요.

함께 보시죠.

극중 모녀가 서로 싸우는 장면입니다.

등장인물이 그 흐름과 무관하게 갑자기 사망하기도 합니다.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는 비윤리적인 내용이라는 이유로 작년 4월 방통위로부터 드라마 관계자 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에 방송사는 드라마 심의에 불복해 소송을 냈는데요.

오늘 서울행정법원은 지상파 방송사는 가족 시청시간대 가족구성원 모두의 정서와 윤리수준에 적합한 내용을 방송할 책임이 있다며 방통위 제재는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방송사가 드라마 심의와 제재에 대해서 불복하면서 이렇게 소송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죠.

-처음이죠.

-방송의 제재는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어요.

이번 판결 어떻게 보셨습니까?

-사실 이 해당 드라마가 방영됐을 때 상당히 문제가 컸었거든요.

기존의 막장드라마다 해서 이런 것들이 사실은 이전부터 많이 나왔지만 특히 이 드라마에 대해서 국민적인 정서가 일어날 정도로 굉장히 큰 반향들이 있었어요.

-논란이 많이 됐었죠.

-논란도 많이 됐죠.

그래서 방송사 쪽에서 여기에 대해서 약간 제재에 대해서 우리는 막장이 아니다,그런 문제가 있는 거 아니다라고 이렇게 어필을 했지만 실제적으로 지금 법원쪽에서 얘기가 나온 거고요.

나온 것에 대해서 대중들의 현재 반응은 굉장히 긍정적인 걸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판결에 대해서.

흔히 막장드라마 아침드라마의 단골소재다 이런 말도 있었는데 이번 판결이 나온 압구정백야 이건 일일드라마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 가족시간대 패륜·폭언 논란 ▼

이게 저녁시간대 들어와 있다는 게 사실 큰 문제거든요.

아침시간대는 아무래도 아이들 다 학교 가고 그리고 출근한 입장에서 주로 주 시청층이 주부들이 보는 시간대인데.

그 시간대에 맞춰서 늘 했던 똑같은 패턴의 그런 어떤 드라마 형태가 있거든요.

그 통속극 형태를 반복하다 보니 이게 굉장히 강해지고 그래서 지금 막장드라마 형태까지 오게 된 건데.

이 시간대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적게 본다는 부분들이 있다는 거죠.

그런데 저녁 가족시간대는 사실 다들 집에 돌아와서 같이 저녁 먹으면서 나이 어린 친구서부터 다 같이 모여서 가족이 함께 보는 시간대인데 그 시간대에 막장드라마를 배치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은 그 비판의 여지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이 지금 사실은 굉장히 대중들이 그때 당시에 그렇게 정서적으로 굉장히 불편한 것들이 많았던 지점에는 그 부분이 상당히 컸다고 봅니다.

▼ 드라마 ‘막장’ 소재 줄어들까? ▼

-그럼 이번 판결로 인해서 막장드라마가 좀 줄어들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실은 이 드라마가 사실 막장드라마 중에서도 특히 좀 강한 면들이 많이 있었고요.

약간 이게 막장인지 아니면 그냥 보통의 통속적인 드라마인지 애매한 지점에 있는 드라마들이 사실은 많이 나오고 있어요.

그래서 그 경계에서 넘나드는 드라마들이 계속 나오는 한 사실은 이번 제재, 이런 판결문이 나왔지만 그것 때문에 줄어들 것 같지는 않고요.

충분히 이런 뭐라고 해야 되나요, 소비층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그걸 보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아주 강하게 나가지는 못하겠지만 비슷비슷한 어떤 형태의 드라마는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게 막장이라는 말이 탄광에서 쓰는 말 아닙니까? 탄광의 맨 마지막 부분.

▼ 막장 드라마, 특징은? ▼

그런데 그 정도로 갈 때까지 갔다 그런 뜻으로도 쓰이는데 막장드라마는 어떤 특징들을 갖고 있습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사실은 거기서 일하시는 분들한테는 참 안 좋은 얘기예요.

이렇게 막장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는 부분들이 있는 건데.

이렇게 된 이유는 아까 말씀하신 대로 공식들이 있어요.

늘 드라마에서 맨날 나오는 것들인데 그 공식 중에 대표적인 게 출생의 비밀.

알고 보니 형제였다더라 아니면 남매였다더라 이런 것들.

부모가 같았다더라.

그다음에 주로 나오는 게 불륜에 관련된 부분들.

사실 요즘은 불륜을 넘어서 이번에 제재받은 이 드라마 같은 경우는 불륜을 넘어서 거의 폐륜까지 가는 상황이 있었거든요.

그런 것들이 기본공식으로 많이 나오고 있죠.

-원래 욕하면서 본다.

그리고 욕하는 드라마가 인기가 많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시는데.

사실 그런 삼각관계라든지 출생의 비밀 같은 그런 것들은 통속극에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소재잖아요.

그런데 이 막장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사실 이런 거죠.

통속극과 막장의 차이는 진짜 종잇장 하나 차이 정도 있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통속극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틀을 막장도 거의 비슷하게 갖고 있어요.

그런데 막장이라고 우리가 표현할 때는 거기에는 약간 감정적인 표현이 들어가 있는 거죠.

그래서 통속극은 그나마 얼개를 지킬 건 지켜나가는 이런 드라마 문법이란 게 있는데 지켜나가는 틀 안에서 뭔가를 보여준다면 자극적이라고 하더라도 막장은 그 얼개 자체를 파괴하는 부분들도 있어요.

심지어 이번에 나온 이 제재받은 드라마는 주인공이 그냥 아무 상관없이 갑자기 죽어버리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아까 보여드렸죠.

-그런 것들은 사실 개연성을 완전히 파괴하는 거기 때문에 드라마 문법을 파괴한다고 볼 수 있어요.

그건 사실 드라마 전체에 굉장히 큰 영향,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봅니다.

-음식으로 치면 맛과 상관없이 자극적인 요소들을 많이 넣은 그런 음식이란 말씀이신 건데요.

법원 판결이 나온 이번 드라마 말고도 방통위에서 경고를 받은 드라마 장면들을 저희가 모아봤습니다.

보시죠.

-심신미약으로 만들어.

증언 효력 없게.

-드라마 돌아온 황금복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갈등관계의 인물을 정신질환자로 만들고 상대방을 협박해서 납치하는 장면인데요.

주의조치를 받았습니다.

드라마 내딸금사월입니다.

비밀이 담긴 녹음기를 가지고 몸싸움을 하다가 난간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윤리성 문제로 방송심의 경고를 받았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에서 경고를 받은 드라마 장면들이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이 막장드라마에 대해서 경고를 하거나 제재를 가하는 어떤 기준이 있습니까?

-이게 어느 정도냐에 따라서 약간씩 다르거든요.

그래서 행정지도 정도면 사실은 좀 약한 제재라고 볼 수 있는 거고 법정제재까지 가면 사실 벌금도 물고 해당 관련자를 처벌하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약간 강한 제재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이 기준에 대해서 대중들 입장에서는 모호하다라는 표현들 많이 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기준에 의해서 이게 막장이고 어떤 부분에서 아니냐.

저도 개인적으로 이쪽 현업에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그 질문을 상당히 많이 받습니다.

막장드라마의 기준이 도대체 뭐냐.

어떤 정도까지 가야 이게 제재를 받는 것이냐.

사실은 이 부분은 방통위 제재가 특별히 들어갈 때는 이건 실질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뭐냐하면 대중들 그러니까 국민들의 정서, 국민정서 같은 것들 이런 부분들이 사실은 많이 작용한다고 봅니다.

-시청자들이 이거는 흐름상 필요하다고 자연스럽게 느낀다면 그건 막장이 아닐 소지가 높은 건데요.

막장드라마를 봤을 때 어떤 점이 나쁜지 궁금해요.

어떨 때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런 분들도 계시잖아요.

이게 유일한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단점들은 뭐가 있을까요?

-사실은 룰을 어기는 게 항상 문제예요.

막장드라마, 드라마가 사실 창작물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 처음에 캐릭터가 설정이 되면 캐릭터 관계 안에서 흘러가는 방향성은 어느 정도 정해지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작가가 개입해서 마구 난도질을 하거나 아니면 마음대로 방향성을 바꾼다거나 했을 때는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굉장히 불쾌함을 느낄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리고 작가가 마치 신적인 위치에서 움직이는 이런 상황들이 발생을 하게 되면 출연자들 입장에서도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이게 방심위에서 아무리 자꾸 심의를 하고 제재를 하고 경고를 하고 그래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이게 역시 시청률 경쟁 이런 부분들이 가장 큽니까?-그 부분이 가장 큽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이게 막장이라고 하더라도 욕을 하면서도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시청률은 굉장히 높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완성도 높은 드라마 이런 것들이 사실 시청률이 그만큼 나와야 되는 상황인데 그 정도의 시청률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굉장히 자극적인 코드로 조금 완성도를 망가뜨려가면서 하는 드라마들이 오히려 시청률이 높은 거죠.

그런데 거기에는 또 뭐가 들어가 있냐 하면 이게 정상적으로 시청을 해서 시청률이 높은 게 아니라 마치 거기에 있는 인물이 제재를 받았으면 하는 뭔가 감정을 건드리는 거죠.

그런 심리적인 면에서 드라마를 보는 약간 퇴행적인 시청패턴을 만든다는 거죠.

이게 문제가 많습니다.

-그렇군요.

댓글도 악플보다는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 이래서 욕하면서 보는 게 차라리 낫다 하는 여태까지 관행이 있었다면 요즘은 그런 것 없이도 호평을 받는 드라마들이 참 많잖아요.

-요즘에 조금씩 그런 것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요.

특히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까 우리나라 드라마만 보는 게 아니라 외국드라마들, 특히 미드라든지 일본드라마라든지 이런 드라마들을 많이 보면서 수준이 굉장히 높아지고 장르, 드라마에 대한 완성도를 굉장히 요구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 때문에 제작자들도 거기에 대해 맞춰서 조금 수준 높은 드라마들, 완성도 높은 드라마들을 추구하고 있고요.

이런 것들이 사실은 시청률만 많이 나온다고 해서 광고주가 광고를 많이 주고 그러면 그게 그대로 움직일 텐데 요즘 광고주들은 시청률 많이 나온다고 해서 주는 게 아니라 완성도 높고 화제성도 높고 대신 좋은 평을 받는 드라마에 대해서 광고도 집행을 한다고 합니다.

-이런 제재와 환경도 같이 좋아져야 막장드라마도 많이 없어지겠죠.

-맞습니다.

-좋은 드라마가 좀 아쉬운 시대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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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장 드라마 징계 정당”…법원 첫 판결 의미는?
    • 입력 2016-01-25 17:42:52
    • 수정2016-01-25 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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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륜 등을 다룬 줄거리, 폭언 등 거친 대사가 넘쳐나는 드라마.

흔히 막장드라마로 불리는데요.

가족이 주 시청하는 시간대에 이 같은 드라마를 방송한 것에 대해서 내린 징계는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과연 이번 판결이 안방극장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은 이른바 막장드라마 방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입니다.

문화평론가 정덕현 씨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먼저 자세한 말씀 나누기 전에 먼저 이번 법원의 판결내용부터 저희가 구성으로 해 봤는데요.

함께 보시죠.

극중 모녀가 서로 싸우는 장면입니다.

등장인물이 그 흐름과 무관하게 갑자기 사망하기도 합니다.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백야는 비윤리적인 내용이라는 이유로 작년 4월 방통위로부터 드라마 관계자 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에 방송사는 드라마 심의에 불복해 소송을 냈는데요.

오늘 서울행정법원은 지상파 방송사는 가족 시청시간대 가족구성원 모두의 정서와 윤리수준에 적합한 내용을 방송할 책임이 있다며 방통위 제재는 정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

-방송사가 드라마 심의와 제재에 대해서 불복하면서 이렇게 소송을 제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죠.

-처음이죠.

-방송의 제재는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어요.

이번 판결 어떻게 보셨습니까?

-사실 이 해당 드라마가 방영됐을 때 상당히 문제가 컸었거든요.

기존의 막장드라마다 해서 이런 것들이 사실은 이전부터 많이 나왔지만 특히 이 드라마에 대해서 국민적인 정서가 일어날 정도로 굉장히 큰 반향들이 있었어요.

-논란이 많이 됐었죠.

-논란도 많이 됐죠.

그래서 방송사 쪽에서 여기에 대해서 약간 제재에 대해서 우리는 막장이 아니다,그런 문제가 있는 거 아니다라고 이렇게 어필을 했지만 실제적으로 지금 법원쪽에서 얘기가 나온 거고요.

나온 것에 대해서 대중들의 현재 반응은 굉장히 긍정적인 걸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판결에 대해서.

흔히 막장드라마 아침드라마의 단골소재다 이런 말도 있었는데 이번 판결이 나온 압구정백야 이건 일일드라마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 가족시간대 패륜·폭언 논란 ▼

이게 저녁시간대 들어와 있다는 게 사실 큰 문제거든요.

아침시간대는 아무래도 아이들 다 학교 가고 그리고 출근한 입장에서 주로 주 시청층이 주부들이 보는 시간대인데.

그 시간대에 맞춰서 늘 했던 똑같은 패턴의 그런 어떤 드라마 형태가 있거든요.

그 통속극 형태를 반복하다 보니 이게 굉장히 강해지고 그래서 지금 막장드라마 형태까지 오게 된 건데.

이 시간대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적게 본다는 부분들이 있다는 거죠.

그런데 저녁 가족시간대는 사실 다들 집에 돌아와서 같이 저녁 먹으면서 나이 어린 친구서부터 다 같이 모여서 가족이 함께 보는 시간대인데 그 시간대에 막장드라마를 배치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은 그 비판의 여지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이 지금 사실은 굉장히 대중들이 그때 당시에 그렇게 정서적으로 굉장히 불편한 것들이 많았던 지점에는 그 부분이 상당히 컸다고 봅니다.

▼ 드라마 ‘막장’ 소재 줄어들까? ▼

-그럼 이번 판결로 인해서 막장드라마가 좀 줄어들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실은 이 드라마가 사실 막장드라마 중에서도 특히 좀 강한 면들이 많이 있었고요.

약간 이게 막장인지 아니면 그냥 보통의 통속적인 드라마인지 애매한 지점에 있는 드라마들이 사실은 많이 나오고 있어요.

그래서 그 경계에서 넘나드는 드라마들이 계속 나오는 한 사실은 이번 제재, 이런 판결문이 나왔지만 그것 때문에 줄어들 것 같지는 않고요.

충분히 이런 뭐라고 해야 되나요, 소비층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그걸 보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아주 강하게 나가지는 못하겠지만 비슷비슷한 어떤 형태의 드라마는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게 막장이라는 말이 탄광에서 쓰는 말 아닙니까? 탄광의 맨 마지막 부분.

▼ 막장 드라마, 특징은? ▼

그런데 그 정도로 갈 때까지 갔다 그런 뜻으로도 쓰이는데 막장드라마는 어떤 특징들을 갖고 있습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사실은 거기서 일하시는 분들한테는 참 안 좋은 얘기예요.

이렇게 막장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는 부분들이 있는 건데.

이렇게 된 이유는 아까 말씀하신 대로 공식들이 있어요.

늘 드라마에서 맨날 나오는 것들인데 그 공식 중에 대표적인 게 출생의 비밀.

알고 보니 형제였다더라 아니면 남매였다더라 이런 것들.

부모가 같았다더라.

그다음에 주로 나오는 게 불륜에 관련된 부분들.

사실 요즘은 불륜을 넘어서 이번에 제재받은 이 드라마 같은 경우는 불륜을 넘어서 거의 폐륜까지 가는 상황이 있었거든요.

그런 것들이 기본공식으로 많이 나오고 있죠.

-원래 욕하면서 본다.

그리고 욕하는 드라마가 인기가 많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시는데.

사실 그런 삼각관계라든지 출생의 비밀 같은 그런 것들은 통속극에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소재잖아요.

그런데 이 막장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사실 이런 거죠.

통속극과 막장의 차이는 진짜 종잇장 하나 차이 정도 있는 거거든요.

왜냐하면 통속극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틀을 막장도 거의 비슷하게 갖고 있어요.

그런데 막장이라고 우리가 표현할 때는 거기에는 약간 감정적인 표현이 들어가 있는 거죠.

그래서 통속극은 그나마 얼개를 지킬 건 지켜나가는 이런 드라마 문법이란 게 있는데 지켜나가는 틀 안에서 뭔가를 보여준다면 자극적이라고 하더라도 막장은 그 얼개 자체를 파괴하는 부분들도 있어요.

심지어 이번에 나온 이 제재받은 드라마는 주인공이 그냥 아무 상관없이 갑자기 죽어버리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아까 보여드렸죠.

-그런 것들은 사실 개연성을 완전히 파괴하는 거기 때문에 드라마 문법을 파괴한다고 볼 수 있어요.

그건 사실 드라마 전체에 굉장히 큰 영향,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봅니다.

-음식으로 치면 맛과 상관없이 자극적인 요소들을 많이 넣은 그런 음식이란 말씀이신 건데요.

법원 판결이 나온 이번 드라마 말고도 방통위에서 경고를 받은 드라마 장면들을 저희가 모아봤습니다.

보시죠.

-심신미약으로 만들어.

증언 효력 없게.

-드라마 돌아온 황금복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갈등관계의 인물을 정신질환자로 만들고 상대방을 협박해서 납치하는 장면인데요.

주의조치를 받았습니다.

드라마 내딸금사월입니다.

비밀이 담긴 녹음기를 가지고 몸싸움을 하다가 난간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윤리성 문제로 방송심의 경고를 받았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에서 경고를 받은 드라마 장면들이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이 막장드라마에 대해서 경고를 하거나 제재를 가하는 어떤 기준이 있습니까?

-이게 어느 정도냐에 따라서 약간씩 다르거든요.

그래서 행정지도 정도면 사실은 좀 약한 제재라고 볼 수 있는 거고 법정제재까지 가면 사실 벌금도 물고 해당 관련자를 처벌하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약간 강한 제재거든요.

그런데 사실은 이 기준에 대해서 대중들 입장에서는 모호하다라는 표현들 많이 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기준에 의해서 이게 막장이고 어떤 부분에서 아니냐.

저도 개인적으로 이쪽 현업에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그 질문을 상당히 많이 받습니다.

막장드라마의 기준이 도대체 뭐냐.

어떤 정도까지 가야 이게 제재를 받는 것이냐.

사실은 이 부분은 방통위 제재가 특별히 들어갈 때는 이건 실질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뭐냐하면 대중들 그러니까 국민들의 정서, 국민정서 같은 것들 이런 부분들이 사실은 많이 작용한다고 봅니다.

-시청자들이 이거는 흐름상 필요하다고 자연스럽게 느낀다면 그건 막장이 아닐 소지가 높은 건데요.

막장드라마를 봤을 때 어떤 점이 나쁜지 궁금해요.

어떨 때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이런 분들도 계시잖아요.

이게 유일한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단점들은 뭐가 있을까요?

-사실은 룰을 어기는 게 항상 문제예요.

막장드라마, 드라마가 사실 창작물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 처음에 캐릭터가 설정이 되면 캐릭터 관계 안에서 흘러가는 방향성은 어느 정도 정해지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작가가 개입해서 마구 난도질을 하거나 아니면 마음대로 방향성을 바꾼다거나 했을 때는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굉장히 불쾌함을 느낄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리고 작가가 마치 신적인 위치에서 움직이는 이런 상황들이 발생을 하게 되면 출연자들 입장에서도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들이 많이 발생합니다.

-이게 방심위에서 아무리 자꾸 심의를 하고 제재를 하고 경고를 하고 그래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이게 역시 시청률 경쟁 이런 부분들이 가장 큽니까?-그 부분이 가장 큽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이게 막장이라고 하더라도 욕을 하면서도 사람들이 보기 때문에 시청률은 굉장히 높거든요.

그래서 사실은 완성도 높은 드라마 이런 것들이 사실 시청률이 그만큼 나와야 되는 상황인데 그 정도의 시청률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굉장히 자극적인 코드로 조금 완성도를 망가뜨려가면서 하는 드라마들이 오히려 시청률이 높은 거죠.

그런데 거기에는 또 뭐가 들어가 있냐 하면 이게 정상적으로 시청을 해서 시청률이 높은 게 아니라 마치 거기에 있는 인물이 제재를 받았으면 하는 뭔가 감정을 건드리는 거죠.

그런 심리적인 면에서 드라마를 보는 약간 퇴행적인 시청패턴을 만든다는 거죠.

이게 문제가 많습니다.

-그렇군요.

댓글도 악플보다는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 이래서 욕하면서 보는 게 차라리 낫다 하는 여태까지 관행이 있었다면 요즘은 그런 것 없이도 호평을 받는 드라마들이 참 많잖아요.

-요즘에 조금씩 그런 것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요.

특히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까 우리나라 드라마만 보는 게 아니라 외국드라마들, 특히 미드라든지 일본드라마라든지 이런 드라마들을 많이 보면서 수준이 굉장히 높아지고 장르, 드라마에 대한 완성도를 굉장히 요구하게 됐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 때문에 제작자들도 거기에 대해 맞춰서 조금 수준 높은 드라마들, 완성도 높은 드라마들을 추구하고 있고요.

이런 것들이 사실은 시청률만 많이 나온다고 해서 광고주가 광고를 많이 주고 그러면 그게 그대로 움직일 텐데 요즘 광고주들은 시청률 많이 나온다고 해서 주는 게 아니라 완성도 높고 화제성도 높고 대신 좋은 평을 받는 드라마에 대해서 광고도 집행을 한다고 합니다.

-이런 제재와 환경도 같이 좋아져야 막장드라마도 많이 없어지겠죠.

-맞습니다.

-좋은 드라마가 좀 아쉬운 시대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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