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색조 전술·선수 교체…신태용의 ‘신의 한수’

입력 2016.01.2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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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에 따라 전술과 전력을 바꾸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오늘까지 다섯 가지 전술을 보여줬습니다."

한국 축구가 2018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보하면서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본선 진출의 신기록을 달성한 것은 신태용 감독이 보여준 변화무쌍한 '팔색조 전술'이 큰 몫을 차지했다.

27일(한국시간)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이 치러진 카타르 도하의 카타르 도하의 알사드 스타디움. 킥오프 1시간 전을 앞두고 신 감독은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신 감독이 택한 전술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꺼내 든 3-4-3 전술이었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치러진 두 차례 평가전은 물론 조별리그와 8강전까지 포백(4-back)을 전술의 기본으로 삼았다.

'공격축구'를 외쳐온 신 감독은 4-4-2 전술을 기본으로 4-1-4-1 전술과 4-2-3-1 전술을 가동해왔다.

이런 가운데 수비에 중심을 둔 스리백(3-back)인 3-4-3 전술을 가동하자 팬들도 잠시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포백에서 가장 중요한 중앙 수비수인 송주훈(미토 홀리호크)과 연제민(수원)의 컨디션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신 감독은 그동안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 박용우(서울)를 스리백 수비의 중심에 놓고 송주훈과 연제민을 좌우 수비로 배치했다.

박용우가 지난 시즌 소속팀인 서울에서 스리백을 경험한 것을 파악한 신 감독의 '모험수'였다.

카타르가 조별리그와 8강전을 치르는 동안 4경기 동안 11골을 쏟아내는 무서운 결정력을 과시했던 터라 신 감독은 초반부터 강하게 맞붙는 대신 수비 상황에서 수비수를 5명까지 늘릴 수 있는 스리백 전술로 신중하게 경기를 치렀다.

스리백 카드를 선택한 것에 대해 신 감독은 "수비수의 짐을 덜어주고 싶어서 쉬운 축구를 하자고 있다"며 "'신태용식 축구'로 보자면 답답하게 보일 수도 있었지만 이기는 것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보여준 '실리축구'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신 감독은 지난해 연말 카타르로 출국하면서 4∼5가지 전술을 준비했다며 상대에 따라 다양한 전술을 채택하겠다고 공언했다.

그의 말대로 한국은 조별리그와 8강전까지 다양한 전술을 가동하며 상대팀에 혼란을 줬다.

이런 가운데 리우 올림픽 티켓 확보의 최대 고비처인 준결승에서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3-4-3 전술을 꺼내 들어 '안정 뒤 공세'라는 경기 운영으로 끝내 승리를 따냈다.

이날 승리의 또 다른 요인은 '팔색조 전술'과 함께 '선수교체 타이밍'이었다. 신 감독은 후반에는 4-4-2 전술로 변화를 줬다.

발목 부상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황희찬(잘츠부르크)을 후반 34분께 교체 투입하자 1-1로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이 급격히 한국으로 기울었다.

사실상 김현(제주) 혼자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했던 대표팀은 황희찬의 투입으로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지친 카타르 수비들도 황희찬의 등장에 흔들렸고, 황희찬은 결승골과 쐐기골에 모두 관여하는 활약으로 3-1 대승의 원동력을 마련했다.

상대의 허를 찌른 신 감독의 전술 변화와 '적재적소'에서 이뤄진 선수 교체가 한국의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밑거름이 됐다.

"이제 보여줄 전술을 다 보여줬다. 그동안 가장 잘했던 전술을 결승전에 쓰겠다"고 말한 신 감독이 결승에서 '숙적' 일본까지 꺾고 우승으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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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색조 전술·선수 교체…신태용의 ‘신의 한수’
    • 입력 2016-01-27 08:27:54
    연합뉴스
"상대에 따라 전술과 전력을 바꾸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오늘까지 다섯 가지 전술을 보여줬습니다."

한국 축구가 2018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티켓을 확보하면서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본선 진출의 신기록을 달성한 것은 신태용 감독이 보여준 변화무쌍한 '팔색조 전술'이 큰 몫을 차지했다.

27일(한국시간)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결승이 치러진 카타르 도하의 카타르 도하의 알사드 스타디움. 킥오프 1시간 전을 앞두고 신 감독은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신 감독이 택한 전술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꺼내 든 3-4-3 전술이었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치러진 두 차례 평가전은 물론 조별리그와 8강전까지 포백(4-back)을 전술의 기본으로 삼았다.

'공격축구'를 외쳐온 신 감독은 4-4-2 전술을 기본으로 4-1-4-1 전술과 4-2-3-1 전술을 가동해왔다.

이런 가운데 수비에 중심을 둔 스리백(3-back)인 3-4-3 전술을 가동하자 팬들도 잠시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포백에서 가장 중요한 중앙 수비수인 송주훈(미토 홀리호크)과 연제민(수원)의 컨디션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신 감독은 그동안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 박용우(서울)를 스리백 수비의 중심에 놓고 송주훈과 연제민을 좌우 수비로 배치했다.

박용우가 지난 시즌 소속팀인 서울에서 스리백을 경험한 것을 파악한 신 감독의 '모험수'였다.

카타르가 조별리그와 8강전을 치르는 동안 4경기 동안 11골을 쏟아내는 무서운 결정력을 과시했던 터라 신 감독은 초반부터 강하게 맞붙는 대신 수비 상황에서 수비수를 5명까지 늘릴 수 있는 스리백 전술로 신중하게 경기를 치렀다.

스리백 카드를 선택한 것에 대해 신 감독은 "수비수의 짐을 덜어주고 싶어서 쉬운 축구를 하자고 있다"며 "'신태용식 축구'로 보자면 답답하게 보일 수도 있었지만 이기는 것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보여준 '실리축구'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신 감독은 지난해 연말 카타르로 출국하면서 4∼5가지 전술을 준비했다며 상대에 따라 다양한 전술을 채택하겠다고 공언했다.

그의 말대로 한국은 조별리그와 8강전까지 다양한 전술을 가동하며 상대팀에 혼란을 줬다.

이런 가운데 리우 올림픽 티켓 확보의 최대 고비처인 준결승에서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3-4-3 전술을 꺼내 들어 '안정 뒤 공세'라는 경기 운영으로 끝내 승리를 따냈다.

이날 승리의 또 다른 요인은 '팔색조 전술'과 함께 '선수교체 타이밍'이었다. 신 감독은 후반에는 4-4-2 전술로 변화를 줬다.

발목 부상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황희찬(잘츠부르크)을 후반 34분께 교체 투입하자 1-1로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이 급격히 한국으로 기울었다.

사실상 김현(제주) 혼자 최전방에서 고군분투했던 대표팀은 황희찬의 투입으로 공격의 활로를 찾았다.

지친 카타르 수비들도 황희찬의 등장에 흔들렸고, 황희찬은 결승골과 쐐기골에 모두 관여하는 활약으로 3-1 대승의 원동력을 마련했다.

상대의 허를 찌른 신 감독의 전술 변화와 '적재적소'에서 이뤄진 선수 교체가 한국의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밑거름이 됐다.

"이제 보여줄 전술을 다 보여줬다. 그동안 가장 잘했던 전술을 결승전에 쓰겠다"고 말한 신 감독이 결승에서 '숙적' 일본까지 꺾고 우승으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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