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결식아동 ‘급식 카드’ 외면…이유는?

입력 2016.01.27 (21:39) 수정 2016.01.27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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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 카드는 결식 우려가 있는 18세 미만 아동들이 밥을 사먹을 수 있도록 지급한 급식카드입니다.

대전을 제외한 전국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는데, 작년 한 해 발급된 카드가 37만 장입니다.

한 끼 당 책정된 식사비는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대략 4천원 정도 입니다.

그런데 이 카드는 한꺼번에 사용할 수 없도록 일정시간이 지나면 충전금액이 소멸되는데요.

대구에서만 이렇게 소멸되는 충전 금액이 전체의 20%나 된다고 합니다.

왜 결식아동들이 지원금을 다 사용하지 않을까요?

그 이유를 류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1살 박 모군은 오늘도 김밥 한 줄로 저녁을 때웁니다.

거의 매일 먹는 김밥이 이젠 물리기도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가끔 급식카드를 쓰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인터뷰> 박○○(급식카드 사용 아동) : "부끄러워서 잘 안 가는 것도 있고, 매일 먹는 게 김밥밖에 없어서 질리는 것같아요."

먹고 싶은 음식은 많지만 4천원 한도인 급식카드의 한 끼 책정액으로는 어림없습니다.

게다가 이 급식카드를 받아주는 식당은 김밥집이나 분식집 등 몇 군데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쓰지 않은 금액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냥 없어집니다.

대구시는 지난해 저소득층 아동 만 7천여 명에게 급식카드로 74억 원을 지원했지만, 이렇게 쓰지 않고 소멸한 금액이 20%인 15억 원이나 됩니다.

<인터뷰> 은재식(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 "급식 단가가 시중음식과 차이가 나다 보니까 이용하기가 너무 한정됐다는 겁니다. 그래서 급식 단가를 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현실 물가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잘못된 복지정책이 아동의 몸과 마음을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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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1-27 21:39:55
    • 수정2016-01-27 22: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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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 카드는 결식 우려가 있는 18세 미만 아동들이 밥을 사먹을 수 있도록 지급한 급식카드입니다.

대전을 제외한 전국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는데, 작년 한 해 발급된 카드가 37만 장입니다.

한 끼 당 책정된 식사비는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대략 4천원 정도 입니다.

그런데 이 카드는 한꺼번에 사용할 수 없도록 일정시간이 지나면 충전금액이 소멸되는데요.

대구에서만 이렇게 소멸되는 충전 금액이 전체의 20%나 된다고 합니다.

왜 결식아동들이 지원금을 다 사용하지 않을까요?

그 이유를 류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1살 박 모군은 오늘도 김밥 한 줄로 저녁을 때웁니다.

거의 매일 먹는 김밥이 이젠 물리기도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습니다.

가끔 급식카드를 쓰지 않는 날도 있습니다.

<인터뷰> 박○○(급식카드 사용 아동) : "부끄러워서 잘 안 가는 것도 있고, 매일 먹는 게 김밥밖에 없어서 질리는 것같아요."

먹고 싶은 음식은 많지만 4천원 한도인 급식카드의 한 끼 책정액으로는 어림없습니다.

게다가 이 급식카드를 받아주는 식당은 김밥집이나 분식집 등 몇 군데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쓰지 않은 금액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냥 없어집니다.

대구시는 지난해 저소득층 아동 만 7천여 명에게 급식카드로 74억 원을 지원했지만, 이렇게 쓰지 않고 소멸한 금액이 20%인 15억 원이나 됩니다.

<인터뷰> 은재식(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 "급식 단가가 시중음식과 차이가 나다 보니까 이용하기가 너무 한정됐다는 겁니다. 그래서 급식 단가를 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현실 물가 등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한 잘못된 복지정책이 아동의 몸과 마음을 멍들게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류재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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