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은] 끔찍한 속도전, ‘청년 신화’로 둔갑 외

입력 2016.01.30 (08:01) 수정 2016.01.3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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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최근 소식을 알아보는 ‘요즘 북한은’입니다.

북한TV가 연일 청년돌격대원들의 속도전을 담은 특집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차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끔찍한 공사 장면을 반복해 내보내며 ‘영웅 청년 산화’로 포장하고 있는데요, 의도가 뭘까요?

함께 보시죠.

<리포트>

북한 TV가 새로 공개한 지난해 10월 백두산 2호 발전소 완공 행사 모습입니다.

<녹취> "기뻐하십시오, 아버지 장군님!"

수천 명의 청년 돌격대원들이 빼곡히 한자리에 모여 한 목소리로 울부짖듯 찬양가요를 부릅니다.

<녹취> "자나 깨나 뵙고 싶은 우리의 장군님..."

두꺼운 얼음장을 깨고 맨몸으로 강에 들어가 다리를 세우는 청년 돌격대원들, 이른바 함마대오로 불리는 여성 돌격대원들은 혹한 속에서도 바위를 깨기 위해 손으로 정을 붙잡고 수백 번씩 해머를 내리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낮과 밤이 따로 없이 진행되는 함마전에 금방 잡혔던 물집이 터져 밥숟가락도 다 제대로 잡지 못하게 쓰리고 아팠지만, 오히려 웃음을 띄우고 또다시 힘있게 함마를 틀어잡는 처녀돌격대원들."

또 다른 특집 프로그램에서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선군청년전위대로 불리던 돌격대원들의 속도전 모습도 소개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흙 마대를 끌고 끌다 끝내 주저앉았을 때 돌격대원의 심장 속에서 터져 나온 목소리, ‘어서 가자 마대야, 장군님께로 가는 시간이 늦어진다.’"

최악의 작업 환경에서 이뤄진 끔찍한 공사 현장이지만, 북한 TV는 ‘청년 신화’로 포장해 성과를 독려하고 있는데요.

특히, 그 공로를 최고 지도자에게 돌리는 우상화도 빼놓지 않습니다.

<녹취> 김상민(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 대장)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우리 백두 청춘들을 청년 돌격 정신, 선군 청년 문화의 창조자로 하늘 높이 내세워 주셨으니 그 사랑, 그 믿음 무슨 말로 다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까."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에는 대북 제재가 구체화될 경우 여러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내부 결속을 강화해나가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입니다.

北 체제 선전에 외국 청소년도 이용

<앵커 멘트>

체제 선전에 여념이 없는 북한이 이번엔 외국 청소년들까지 선전전에 이용하고 나섰습니다.

북한 청소년 캠프에 참가한 외국인 학생들이 북한의 선전가요 ‘가리라 백두산으로’를 합창하는 모습까지 공개했는데요.

직접 보시죠.

<리포트>

강원도 원산에 있는 ‘송도원 국제소년단 야영소’.

외국 청소년들과 북한 학생들이 단결팀과 친선팀으로 나눠 축구 경기를 진행합니다.

<녹취> "잘한다, 잘한다, 친선팀!"

북한TV가 최근 공개한 지난해 여름 소년단 캠프 모습입니다.

<녹취> 김성일(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부부장) : "우리나라(북한)를 비롯해서 일곱 개 나라에서 온 300여 명의 외국 야영생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야영생들이 한 데 어울려서 지금 서로의 지혜와 열정을 합쳐 가면서 경기를 열정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밤이 되자 공연장에서 펼쳐진 각국 대표들의 장기 자랑 행사.

<녹취> "봄날에도 가리라 겨울에도 가리라 백두산 백두산 내 마음의 고향에..."

서툰 발음으로 외국 청소년들이 부른 노래는 북한의 대표적인 선전 가요인 ‘가리라 백두산으로’입니다.

<녹취> "가리라 가리라 백두산으로 가리라..."

북한 TV가 체제 선전 가요를 부르는 외국인들의 모습 등 입맛에 맞는 장면을 편집해 프로그램으로 내보낸 건데요.

프로그램 사이사이 북한 체제에 우호적인 인터뷰까지 골라 덧붙였습니다.

<녹취> 캠프 참가 외국인 학생 : "북한에서 숙식 조건과 오락 환경 등 모든 것을 훌륭히 마련해 준 데 대하여 고맙게 생각합니다. 만세! 위대한 영도자 만세!"

북한은 여름철이면 매년 숙박비와 항공료 등을 제공하며 외국인 학생들을 송도원 야영소에 유치하고 있는데요.

프로그램 대부분이 체제 선전 일색이라는 비판이 캠프 참가자들로부터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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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북한은] 끔찍한 속도전, ‘청년 신화’로 둔갑 외
    • 입력 2016-01-30 08:24:34
    • 수정2016-01-30 08: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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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최근 소식을 알아보는 ‘요즘 북한은’입니다.

북한TV가 연일 청년돌격대원들의 속도전을 담은 특집 프로그램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차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끔찍한 공사 장면을 반복해 내보내며 ‘영웅 청년 산화’로 포장하고 있는데요, 의도가 뭘까요?

함께 보시죠.

<리포트>

북한 TV가 새로 공개한 지난해 10월 백두산 2호 발전소 완공 행사 모습입니다.

<녹취> "기뻐하십시오, 아버지 장군님!"

수천 명의 청년 돌격대원들이 빼곡히 한자리에 모여 한 목소리로 울부짖듯 찬양가요를 부릅니다.

<녹취> "자나 깨나 뵙고 싶은 우리의 장군님..."

두꺼운 얼음장을 깨고 맨몸으로 강에 들어가 다리를 세우는 청년 돌격대원들, 이른바 함마대오로 불리는 여성 돌격대원들은 혹한 속에서도 바위를 깨기 위해 손으로 정을 붙잡고 수백 번씩 해머를 내리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낮과 밤이 따로 없이 진행되는 함마전에 금방 잡혔던 물집이 터져 밥숟가락도 다 제대로 잡지 못하게 쓰리고 아팠지만, 오히려 웃음을 띄우고 또다시 힘있게 함마를 틀어잡는 처녀돌격대원들."

또 다른 특집 프로그램에서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 선군청년전위대로 불리던 돌격대원들의 속도전 모습도 소개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흙 마대를 끌고 끌다 끝내 주저앉았을 때 돌격대원의 심장 속에서 터져 나온 목소리, ‘어서 가자 마대야, 장군님께로 가는 시간이 늦어진다.’"

최악의 작업 환경에서 이뤄진 끔찍한 공사 현장이지만, 북한 TV는 ‘청년 신화’로 포장해 성과를 독려하고 있는데요.

특히, 그 공로를 최고 지도자에게 돌리는 우상화도 빼놓지 않습니다.

<녹취> 김상민(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 대장) :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우리 백두 청춘들을 청년 돌격 정신, 선군 청년 문화의 창조자로 하늘 높이 내세워 주셨으니 그 사랑, 그 믿음 무슨 말로 다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까."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에는 대북 제재가 구체화될 경우 여러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내부 결속을 강화해나가겠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입니다.

北 체제 선전에 외국 청소년도 이용

<앵커 멘트>

체제 선전에 여념이 없는 북한이 이번엔 외국 청소년들까지 선전전에 이용하고 나섰습니다.

북한 청소년 캠프에 참가한 외국인 학생들이 북한의 선전가요 ‘가리라 백두산으로’를 합창하는 모습까지 공개했는데요.

직접 보시죠.

<리포트>

강원도 원산에 있는 ‘송도원 국제소년단 야영소’.

외국 청소년들과 북한 학생들이 단결팀과 친선팀으로 나눠 축구 경기를 진행합니다.

<녹취> "잘한다, 잘한다, 친선팀!"

북한TV가 최근 공개한 지난해 여름 소년단 캠프 모습입니다.

<녹취> 김성일(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부부장) : "우리나라(북한)를 비롯해서 일곱 개 나라에서 온 300여 명의 외국 야영생들이 참가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야영생들이 한 데 어울려서 지금 서로의 지혜와 열정을 합쳐 가면서 경기를 열정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밤이 되자 공연장에서 펼쳐진 각국 대표들의 장기 자랑 행사.

<녹취> "봄날에도 가리라 겨울에도 가리라 백두산 백두산 내 마음의 고향에..."

서툰 발음으로 외국 청소년들이 부른 노래는 북한의 대표적인 선전 가요인 ‘가리라 백두산으로’입니다.

<녹취> "가리라 가리라 백두산으로 가리라..."

북한 TV가 체제 선전 가요를 부르는 외국인들의 모습 등 입맛에 맞는 장면을 편집해 프로그램으로 내보낸 건데요.

프로그램 사이사이 북한 체제에 우호적인 인터뷰까지 골라 덧붙였습니다.

<녹취> 캠프 참가 외국인 학생 : "북한에서 숙식 조건과 오락 환경 등 모든 것을 훌륭히 마련해 준 데 대하여 고맙게 생각합니다. 만세! 위대한 영도자 만세!"

북한은 여름철이면 매년 숙박비와 항공료 등을 제공하며 외국인 학생들을 송도원 야영소에 유치하고 있는데요.

프로그램 대부분이 체제 선전 일색이라는 비판이 캠프 참가자들로부터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요즘 북한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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