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소두증 ‘지카바이러스’ 비상사태 가나?

입력 2016.02.01 (18:12) 수정 2016.02.0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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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14년 에볼라, 2015년 메르스에 이어 올해는 지카 바이러스입니다.

일각에서는 지카 바이러스가 만 여 명을 죽게 한 에볼라보다 더 위험하다고 주장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검토중입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살펴봅니다.

김 기자, 안녕하세요.

<질문>
지카바이러스, 확산세가 정말 무섭네요.

<답변>
네, 발병국가가 계속 늘면서 조만간 30개 나라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태국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동남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인도네시아가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는 내용의 현지 뉴스입니다.

감염된 사람은 수마트라섬 잠비 주에 사는 27살 남성인데요.

해외 여행을 간 적이 없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안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도네시아 연구소는 이 남성의 시료를 지난 2014년 말에서 지난해 초쯤에 채취했다고 합니다.

적어도 지난해 초 쯤에는 인도네시아에 이미 지카 바이러스가 전파됐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이 남성의 증세가, 중남미 감염자와는 달랐고 오히려 뎅기열 환자들과 비슷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이 사람처럼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도 모르고 그냥 넘어간 사람들이 더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문>
동남아 감염자가 있다면, 우리도 안심할 수 없는데요...

남미에서도 확산세가 무섭죠?

<답변>
네, 브라질 뿐 아니라 콜롬비아에서도 임신부 2천 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콜롬비아에서는 지금까지 2만여 건의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됐습니다.

이 중 10% 가량인 2천 백여 명이 임신부입니다.

아직 소두증 보고는 없다고 콜롬비아 정부는 발표했습니다.

다만 브라질 사례를 볼 때 올해 안에 5백 건 가량의 소두증 아기가 태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는 브라질이 최소 150만 명, 콜롬비아가 최소 2만 명, 엘살바도르 5400명, 베네수엘라가 4700명입니다.

콜롬비아와 자메이카는 젊은 부부들에게 6개월 동안 피임을 하라고 권고했고, 엘살바도르는 아예 2018년까지 임신을 연기하라고 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소극적인 권고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숩니다.

<질문>
그래서 중남미에서는 낙태를 합법화하자는 여론도 일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중남미는 대부분 가톨릭 국가들이어서 낙태가 엄격하게 금지됩니다.

엘살바도르나 칠레 같은 나라는 어떤 경우라도 낙태를 할 경우 징역형을 받고요.

다른 중남미 나라도 산모 생명이 위험하거나 성범죄를 당했을 경우에만 아주 제한적으로 허용합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한시적으로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브라질에서는 바이러스 감염 여성들에게 낙태를 허가해달라는 요청이 대법원에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중남미에서는 가뜩이나 불법 낙태로 인한 피해가 많습니다.

연 평균 약 440만 건의 불법 낙태 시술이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임신부들이 숨지고 있습니다.

<질문>
일단 발병국들은 모기를 잡는데 집중하고 있죠?

<답변>
네, 브라질은 대통령이 나서서 모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녹취> 호세프(브라질 대통령) : "모기가 번식하는 한 '모기와의 전쟁'에서 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투를 이기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합니다."

브라질은 군 병력 37만 명 중 22만명을 모기 퇴치 작전에 투입했습니다.

공공건물은 물론이고 민간시설에도 들어가 이집트 숲 모기를 잡기로 했는데요.

워낙 광범위하다 보니,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숩니다.

특히 빈민가일수록 생활 환경이 열악해서 더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녹취> 바로스(빈민가 임신부) : "우리는 부자 동네처럼 수돗물이 안 나와요. 동네에 쥐도 많고 유해한 게 많아요.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죠."

이집트 숲모기는 생수 뚜껑 정도의 물만 있어도 알을 낳는다고 합니다.

곳곳이 웅덩이고, 비 위생적인 빈민가 여성들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부자 피라고 맛이 다르지는 않지만 그들은 수돗물과 에어컨, 방충망이 있고 여차하면 다른 곳으로 떠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질은 지금 미국과 백신을 공동 개발중인데, 시기는 알 수 없습니다.

모기를 퇴치하려면 맹독성 살충제인 DDT를 사용해야 한다, 또 성체가 되기 전에 죽는 유전자를 가진 수컷을 풀자는 등 다양한 대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오늘 세계보건기구도 긴급 회의를 열었죠?

<답변>
네, WHO가 긴급회의를 열고,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만약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해당 지역에 대한 여행과 교역이 금지됩니다.

WHO는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사태 때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비상사태를 선포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가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UN은 올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미주 대륙에서만 4백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만약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올 여름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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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이슈] 소두증 ‘지카바이러스’ 비상사태 가나?
    • 입력 2016-02-01 18:32:03
    • 수정2016-02-01 19:56:39
    글로벌24
<앵커 멘트>

2014년 에볼라, 2015년 메르스에 이어 올해는 지카 바이러스입니다.

일각에서는 지카 바이러스가 만 여 명을 죽게 한 에볼라보다 더 위험하다고 주장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검토중입니다.

국제부 김시원 기자와 살펴봅니다.

김 기자, 안녕하세요.

<질문>
지카바이러스, 확산세가 정말 무섭네요.

<답변>
네, 발병국가가 계속 늘면서 조만간 30개 나라에 육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태국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동남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인도네시아가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는 내용의 현지 뉴스입니다.

감염된 사람은 수마트라섬 잠비 주에 사는 27살 남성인데요.

해외 여행을 간 적이 없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안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도네시아 연구소는 이 남성의 시료를 지난 2014년 말에서 지난해 초쯤에 채취했다고 합니다.

적어도 지난해 초 쯤에는 인도네시아에 이미 지카 바이러스가 전파됐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목할 점은 이 남성의 증세가, 중남미 감염자와는 달랐고 오히려 뎅기열 환자들과 비슷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이 사람처럼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지도 모르고 그냥 넘어간 사람들이 더 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질문>
동남아 감염자가 있다면, 우리도 안심할 수 없는데요...

남미에서도 확산세가 무섭죠?

<답변>
네, 브라질 뿐 아니라 콜롬비아에서도 임신부 2천 명 이상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콜롬비아에서는 지금까지 2만여 건의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됐습니다.

이 중 10% 가량인 2천 백여 명이 임신부입니다.

아직 소두증 보고는 없다고 콜롬비아 정부는 발표했습니다.

다만 브라질 사례를 볼 때 올해 안에 5백 건 가량의 소두증 아기가 태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는 브라질이 최소 150만 명, 콜롬비아가 최소 2만 명, 엘살바도르 5400명, 베네수엘라가 4700명입니다.

콜롬비아와 자메이카는 젊은 부부들에게 6개월 동안 피임을 하라고 권고했고, 엘살바도르는 아예 2018년까지 임신을 연기하라고 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이런 소극적인 권고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숩니다.

<질문>
그래서 중남미에서는 낙태를 합법화하자는 여론도 일고 있다면서요?

<답변>
네, 중남미는 대부분 가톨릭 국가들이어서 낙태가 엄격하게 금지됩니다.

엘살바도르나 칠레 같은 나라는 어떤 경우라도 낙태를 할 경우 징역형을 받고요.

다른 중남미 나라도 산모 생명이 위험하거나 성범죄를 당했을 경우에만 아주 제한적으로 허용합니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한시적으로 낙태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브라질에서는 바이러스 감염 여성들에게 낙태를 허가해달라는 요청이 대법원에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중남미에서는 가뜩이나 불법 낙태로 인한 피해가 많습니다.

연 평균 약 440만 건의 불법 낙태 시술이 이뤄지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임신부들이 숨지고 있습니다.

<질문>
일단 발병국들은 모기를 잡는데 집중하고 있죠?

<답변>
네, 브라질은 대통령이 나서서 모기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녹취> 호세프(브라질 대통령) : "모기가 번식하는 한 '모기와의 전쟁'에서 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투를 이기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합니다."

브라질은 군 병력 37만 명 중 22만명을 모기 퇴치 작전에 투입했습니다.

공공건물은 물론이고 민간시설에도 들어가 이집트 숲 모기를 잡기로 했는데요.

워낙 광범위하다 보니,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숩니다.

특히 빈민가일수록 생활 환경이 열악해서 더 큰 피해가 우려됩니다.

<녹취> 바로스(빈민가 임신부) : "우리는 부자 동네처럼 수돗물이 안 나와요. 동네에 쥐도 많고 유해한 게 많아요.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죠."

이집트 숲모기는 생수 뚜껑 정도의 물만 있어도 알을 낳는다고 합니다.

곳곳이 웅덩이고, 비 위생적인 빈민가 여성들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부자 피라고 맛이 다르지는 않지만 그들은 수돗물과 에어컨, 방충망이 있고 여차하면 다른 곳으로 떠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질은 지금 미국과 백신을 공동 개발중인데, 시기는 알 수 없습니다.

모기를 퇴치하려면 맹독성 살충제인 DDT를 사용해야 한다, 또 성체가 되기 전에 죽는 유전자를 가진 수컷을 풀자는 등 다양한 대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오늘 세계보건기구도 긴급 회의를 열었죠?

<답변>
네, WHO가 긴급회의를 열고,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만약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해당 지역에 대한 여행과 교역이 금지됩니다.

WHO는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사태 때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비상사태를 선포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가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UN은 올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미주 대륙에서만 4백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만약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올 여름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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