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자녀 학대 ‘사회안전망’ 복원해야

입력 2016.02.05 (07:36) 수정 2016.02.0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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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자녀들에 대한 부모들의 폭행과 학대의 정도는 이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냉동고 시신 유기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여중생 미라 시신 사건까지, 잇단 엽기적인 사건에 충격의 단계를 넘어 이제 놀랍지도 않다는 역설적인 탄식까지 나오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목사이자 신학대 교수이기도 한 47살의 아버지는 여중생인 딸을 5시간 동안 폭행해 숨지게 하고 11달 동안이나 방안에 그대로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에도 친아버지가 저지른 일이었고 집안에서 발생해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해당 학교에서는 가해자와 전화 통화만 하고 형식적인 출석독려서 발송 후 '정원 외'로 방치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초등학생들과 달리 중학생은 주민 센터에 파악을 요청할 의무도 없다고 합니다. 그나마 경찰이 장기 미귀가자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가출신고를 했던 부모들의 수상한 태도를 보고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오랜 시일이 걸려 세상에 알려졌을지 모를 일입니다.
최근 들어 연간 만 건이 넘는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고 있으며 신고 안 된 사건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가해자의 80% 이상이 부모들이며 대부분 가정 내에서 발생하고 있기에 문제 해결이 더 어려운 상황입니다. 자녀에 대한 폭행을 훈육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아동 학대는 가정문제가 아닌 범죄라는 인식을 반드시 심어 줘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전국 230여 곳의 시군구 가운데 50여 곳에 불과한 아동보호기관의 확충과 가정폭력의 신고와 처벌을 강화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의 조속한 마련도 시급합니다. 또 아동 학대 상담 절차를 체계화해 지금도 고통을 당하고 있을지 모를 피해자들을 하루빨리 찾아내야 합니다.

아동 학대는 일부 개인들의 병리적 현상이기도 하지만, 사회구조적인 문제이며 대한민국 전체의 병리s 현상이기도 합니다. 피해 어린이들의 비명을 한 가정의 비극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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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자녀 학대 ‘사회안전망’ 복원해야
    • 입력 2016-02-05 07:39:06
    • 수정2016-02-05 08: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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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자녀들에 대한 부모들의 폭행과 학대의 정도는 이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냉동고 시신 유기 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여중생 미라 시신 사건까지, 잇단 엽기적인 사건에 충격의 단계를 넘어 이제 놀랍지도 않다는 역설적인 탄식까지 나오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목사이자 신학대 교수이기도 한 47살의 아버지는 여중생인 딸을 5시간 동안 폭행해 숨지게 하고 11달 동안이나 방안에 그대로 방치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에도 친아버지가 저지른 일이었고 집안에서 발생해 주변 사람들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해당 학교에서는 가해자와 전화 통화만 하고 형식적인 출석독려서 발송 후 '정원 외'로 방치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초등학생들과 달리 중학생은 주민 센터에 파악을 요청할 의무도 없다고 합니다. 그나마 경찰이 장기 미귀가자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가출신고를 했던 부모들의 수상한 태도를 보고 수사에 착수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오랜 시일이 걸려 세상에 알려졌을지 모를 일입니다.
최근 들어 연간 만 건이 넘는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고 있으며 신고 안 된 사건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가해자의 80% 이상이 부모들이며 대부분 가정 내에서 발생하고 있기에 문제 해결이 더 어려운 상황입니다. 자녀에 대한 폭행을 훈육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로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아동 학대는 가정문제가 아닌 범죄라는 인식을 반드시 심어 줘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전국 230여 곳의 시군구 가운데 50여 곳에 불과한 아동보호기관의 확충과 가정폭력의 신고와 처벌을 강화하는 법적 제도적 장치의 조속한 마련도 시급합니다. 또 아동 학대 상담 절차를 체계화해 지금도 고통을 당하고 있을지 모를 피해자들을 하루빨리 찾아내야 합니다.

아동 학대는 일부 개인들의 병리적 현상이기도 하지만, 사회구조적인 문제이며 대한민국 전체의 병리s 현상이기도 합니다. 피해 어린이들의 비명을 한 가정의 비극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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